http://blog.daum.net/mrshinlove/399 2016년 2월 3일 수요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2015년이 저물고 2016년 새 해가 밝았다.
2016년도 금새 지나간 1월 그리고 2월로 냉큼 접어든 어느 날 연극 템페스트를 보게 되었다.
hump day, 낙타의 혹을 내려가 기분 좋은 수요일 저녁,
템페스트가 공연되고 있는 남산 국립극장에 가기 위해 우리는 2호선에서 6호선 지하철을 갈아 타고 동대입구역에 내렸다.
남산 국립극장에 오기 위해서 늘 거치는 동대입구역의 길 안내 표지판들이 정겹기만 하였다. 6번 출구로 나가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 길의 장충단 공원, 그 뒤로 남산 N 타워의 조명을 보니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느낌이 그저 좋았다.
친절한 기사님이 운전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편안히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 도착.
남산 자락 한 켠에 자리 잡은 국립극장, 해오름/달오름/별오름 극장들은 오랜만에 봐도 그 이름만큼이나 다정하고 포근하였다.
연극 펨페스트는 달오름 극장에서...
극장 내부로 들어가니 펨페스트 공연을 기다리는 여러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볼수 있었다.
그들속에서 가족과 함께 한껏 들떠 공연에 대한 기대를 하였다. 소풍이라도 온듯 즐겁고 경쾌한 마음으로...
8시 공연, 상냥한 안내를 받으며 객석에 자리를 잡았다.
조금 뒷쪽이였지만 무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아늑한 위치였다.
이윽고 막이 오르고...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가 오태석의 <템페스트>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삼국유사의 가락국가를 배경으로 연출이 되었다.
오태석님은 극화 목단을 창단하고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현 서울예술대학 석좌교수님이시라고 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간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과 빼어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4대 비극과 5대 희극으로 너무도 유명한 영국의 위대한 작가이지만 '템페스트'라는 작품은 다소 생소하였다.
공연을 보기에 앞서 템페스트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였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 로맨스극의 마지막 작품으로, 초자연적인 존재와 포용적인 자연을 배경으로 모든 불화 요소들이 화해와 조화를 이루게 되고 이상적인 세계를 이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폭풍우 : The Tempest>의 저작연대에 관해서는 여러 설들이 많으나, 셰익스피어가 연극계에서 은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직전인 1611년 무렵에 집필되었다는 설이 가장 일반적이다. 기록에 따르면 셰익스피어가 소속된 국왕 극단(King's Men)은 1611년 11월 1일 제임스 1세를 위해 이 극을 최초로 공연했고, 셰익스피어가 소재를 빌려 왔으리라 짐작되는 버뮤다 섬 근처의 조난 사건에 관한 체험기 또한 이 시기에 여럿 출판되었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 로맨스극의 마지막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작가관과 세계관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그의 최후 걸작이라고 평가받는다. 특히 작품 속 '프로스페로의 에필로그'는 작가이자 연극인으로서 자신의 인생과 무대에 바치는 셰익스피어 자신의 마지막 헌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한다.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접하고 나니 우리의 옛 가락국가를 배경으로 한 '템페스트'가 더욱 궁금해졌다.
거문고, 징, 북소리와 함께 장삼자락을 펄럭이며 군무를 추며 등장한 배우들.
힘 있고 반듯한 춤사위와 노랫 자락, 단호하였다가 익살스러운 표정들에서 그간의 땀방울들과 노고를 느낄수 있었다.
밀리노 공작 프로스페로가 추방된 외딴 섬은 5세기 가야와 신라가 다투고 있던 남해안의 섬으로, 프로페스트는 질지왕(가락국 8대왕), 나폴리 왕 알론조는 자비왕(신라 20대 왕)으로 대체되었다. 주술법을 배우기 위해 군주의 자리를 동생에게 맡기고 산으로 들어간 질지왕(프로스페로)은 도리어 동생의 권좌를 향한 야심에 밀려 쫓겨난다. 딸 아지(미랜더)와 유배당하다시피 살아오던 중 동생 일행이 탄 배를 태풍을 일으켜 난파시킨다. 질지왕(프로스페로)은 동생 일행에게 마술을 구사해 복수를 꿈꾸지만 아지(미랜더)는 원수 자비왕(알론조)의 아들 세자(퍼디난드)와
우리 말과 몸짓을 바탕으로 '한국적 연극 언어'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극단 목화에서 풀어낸 "셰익스피어 + 삼국유사 =템페스트"
셰익스피어의 주옥같은 대사와 극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울림으로 표현되었다. 한국식 3*4조, 4*4조 운율을 덧입고 우리의 정서와 이야기가 담긴 가장 한국적인 템페스트, 생략과 비약, 의외성과 즉흥성에 백중놀이, 만담, 씻김굿 등 우리 조상들이 즐기던 전통놀이가 더해져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었다.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80분동안 흠뻑 빠져 들어 본 템페스트. 배우들의 해학적인 대사와 몸짓에 큭큭 거리며 빵빵 웃음이 터진 관객들, 하나로 호흡된 그 분위기속에서 입춘을 앞둔 겨울밤은 훈훈하게 장식 되었다.
무대 밖으로 나와 질지왕과 사진 촬영도 너무나 고맙고 즐거운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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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예술과 함께 하는 나의 삶 원문보기 글쓴이: 바람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