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취미(향산묵화실) 26-11, 벌써 한 달!
화실 수강료 이체 날이다.
수업 시작하고 한 달이 되었다는 뜻이다.
벌써 한 달!
길을 익히려고 걸어서 화실을 오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흘러 이제는 취미활동과 관련한 것 거의 대부분을 아저씨 혼자 해낸다.
수강료 영수증을 출력하여 박경안 선생님 사인 받으러 화실로 향했다.
강 건너에 주차하고 강변을 걸었다.
읍내를 천천히 걷다 보니 주위 상가들이 꽤 자리를 비웠다.
임대 글이 붙은 곳이 여럿이다.
두 집 건너 한 집이 빈 것 같았다.
인파로 북적이던 예전 거리와 상가를 생각하면 지금은 적막할 정도로 사람 발길이 끊겼다.
상황이 이러니 점점 이웃 간의 인정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향산묵화실’, 화실 간판이 정겹다.
4층까지 느긋하게 계단을 올랐다.
노크하고 들어가니 아저씨가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어서 와요. 선생님하고 공부하고 있었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아저씨, 공부 잘하고 계시나 보러 왔습니다.”
“아유, 날이 추운데 걸어서 왔어요? 난롯가로 앉으세요. 따뜻한 차도 한잔 드시고요.”
“선생님, 오늘 수강료 이체하는 날이라 수업에 방해되는 줄 알면서도 선생님 사인 받으러 들렀습니다. 화선지와 먹물 재료비도 함께 넣었습니다.”
“그래요? 그러구로 벌써 한 달이 되었어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아저씨는 일찍 오셨지요?”
“시간 맞차 나왔어요. 내가 오고 선생님이 바로 왔어요.”
“항상 나보다 먼저 와계세요. 오래 기다리는가 싶어서 그랬더니 그건 아니라 하시데요. 참 부지런한 분인 것 같애요.”
“오늘은 무슨 공부하고 계셨어요?”
“줄 긋고 글 쓰고 있었어요. 이제 줄 긋는 것은 곧잘 하세요.”
붓을 잡는 것도, 그 붓을 잡고 줄을 긋는 것도 낯선 때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 환경에, 그곳에서 함께한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물들어 가는 것이 삶이 아닐까.
2026년 2월 12일 목요일, 김향
박경안 선생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신아름
그러게요. 벌써 한 달! 곧 벌써 일 년, 하겠지요. 하하!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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