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6-8, 고모님 명절 인사, 계획 의논
연초에 아저씨는 백권술 씨와 고모님 댁을 다녀왔다.
신년 인사를 제대로 나눈 셈이다.
해가 바뀌고 고모님과는 몇 번 전화로만 안부하고 오늘은 아저씨와 직접 찾아뵙기로 한 날이다.
“아저씨는 해 바뀌고 두 번째 찾아뵙는 거죠? 오늘 뵈면 명절 인사인데, 무얼 사가면 좋을까요?”
“고모님은 치킨 좋아해요. 저번에 권술이하고 갈 때 권술이는 두유하고 귤 한 박스 사고, 나는 빵 샀잖아요. 치킨집 문 열었으만 치킨 사 가지요.”
치킨집은 보통 오후 2시경에 문을 여는데, 조금 이른 시각이라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한 곳이 문을 열었고 주문에 성공했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아저씨는 보건소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치킨을 찾아 북상으로 향했다.
“치킨 냄새가 참 좋다. 맛있는 냄새가 나네.”
며칠 전 눈이 제법 내렸는데 기온이 높다 보니 지대가 높은 북상에도 눈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고모님은 조카 온다는 소식에 보일러 온도를 한껏 높이고 기다리고 계셨다.
“고모님, 저 왔어요.”
“춘덕이 왔는가? 날이 춥제. 어서 방으로 들어와. 이리 이불 위로 올라앉아.”
“고모님, 그간 평안하셨어요? 여전히 고우시네요.”
“곱기는 뭣이 곱아. 늙어서 보도 못 하구만. 그케, 잘 있었소? 우리 춘덕이 데꼬 온다고 애썼소. 어데 아픈 데는 없지요?”
“어르신 덕분에 건강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고요.”
치킨 먹기 전에 가져간 파일을 꺼내 작년 사진을 들추었다.
“이기 다 누고? 누가 이리 고운 옷을 입었노?”
“고모님이네요. 이거는 나고. 사진도 참 많다. 고모님하고 찍은 사진이 많네.”
“그케 말이라. 이기 다 내 사진이라? 이리 알록달록한 옷을 내가 언제 입었을꼬.”
두 분은 사진을 보며 작년 추억을 떠올렸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이거는 권술이하고 벌초 갔을 때 찍은 거네.”
“권술이하고 벌초했더나? 너그 엄마 아부지 산소 벌초했다꼬?”
“했지요. 올해는 권술이가 두 번 하자 카대요.”
“참 잘했다. 권술이 아들 치았다 카드만 또 둘째 치운다 카대.”
“가을에 치운다 캐요. 그때는 같이 가자 카대요.”
“오데, 결혼식에?”
“결혼식 보러 가자 캐요. 저번에는 멀어서 못 갔다꼬 가을에는 가자 카대요.”
“권술이가 참 착해. 저번에 너하고 여 왔다 안 갔나?”
“그랬지요.”
“아들 결혼시킨다고 그랬는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더라고요. 아저씨 모시고 병문안 다녀왔습니다. 아마 퇴원했을 거예요. 지금은 좀 어떤지 연락해 볼까요?”
“그래요. 한번 해 보소.”
고모님 부탁으로 백권술 씨에게 전화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퇴원해서 집에 왔습니다. 좀 괜찮아졌어요.”
“아저씨 모시고 지금 북상에 왔습니다. 고모님께서 목소리 듣고 싶어 하셔서요.”
“아, 그래요? 매번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모할머니, 건강하시지요?”
“나는 잘 있어. 아들 치운다고 아팠다민서. 욕봤다. 그래, 몸은 좀 어떠노?”
“많이 좋아졌어요. 제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고모할머니만 건강하시면 돼요.”
“늙은 사람은 빨리 가야지. 건강해서 오래 살만 괜히 짐만 돼. 니가 춘덕이 데꼬 결혼식 다닌다고 애썼다. 벌초도 했다 카대.”
“산소가 어딘지 알았으면 내가 했을 텐데, 이제라도 알았으니까 아재 계실 때까지는 챙겨야지요.”
“그케, 말이라도 고맙데이. 니가 복 받을 끼라. 아프지 말고 건강해라.”
“춘덕이 아재도 조심해서 가시고요. 명절 앞에 인사드릴게요.”
백권술 씨와 함께할 벌초, 작은형님 봉안당 방문, 창원 결혼식 등의 올해 계획과 고모님 댁에도 자주 오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아저씨는 고모님 기력이 더 나빠지지 않고 조카를 알아볼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고모님의 안부를 살펴드리기로 했다.
“그렇게 말하니 고맙고, 내가 자꾸 눈물이 난다. 춘덕이 니가 제일이다.”
두 분에게 작년 연말에 받았던 편지글 두 편을 읽어드렸다.
윤영부 목사님과 이상호 대표님이 아저씨를 생각하며 쓴 글이었다.
고모님은 아저씨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다며 고마워했다.
신년 계획을 나누는 일이 해가 갈수록 감동의 깊이도 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춘덕이가 내 줄라꼬 치킨을 사 왔더나? 일도 안 한다 카더만 니가 돈이 어데 있다꼬 이래 자꾸 돈을 쓰노.”
“고모님, 조카가 치킨 사 왔다고 또 자랑하실 거죠? 백권술 씨랑 왔을 때 아저씨가 털조끼 사다 줬다고 엄청 자랑하셨다고 들었거든요.”
“그라만 내가 자랑해야지, 누가 카겠소. 조카가 저래 좋은 걸 사다 주는데….”
고모님의 너스레에 한껏 웃고는 치킨 판을 벌였다.
“노인네가 주책없지. 이기 맛있다꼬 내가 및 개나 묵노. 춘덕이 많이 묵어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맛있게 드시는 두 분의 모습을 뵈니 흐뭇했다.
2026년 2월 6일 금요일, 김향
세심히 기록한 덕에 작년을 추억하며 계획을 나누셨네요. 언젠가부터 백춘덕 아저씨가 집안 어른으로 가족 행사 이끌고 챙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올해도 가족과 보낼 시간이 기대되네요. 박효진
고모님, 백권술 씨, 백춘덕 아저씨, 세 분 주고받는 말씀들이 얼마나 정답고 아름다운지요. 고모님 건강하게 평안하게 지내시기를 빕니다. 백권술 조카분 건강 잘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월평
백춘덕, 가족 26-1, 아재 모시고 북상 가려고요
백춘덕, 가족 26-2, 백지숙 씨와 신년 인사, 계획 의논
백춘덕, 가족 26-3, 아저씨와 신년 계획 의논
백춘덕, 가족 26-4, 백권술 씨와 신년 계획 의논
백춘덕, 가족 26-5, 백권술 씨 자녀 결혼 축하
백춘덕, 가족 26-6, 아들 결혼식을 마치고
백춘덕, 가족 26-7, 조카 병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