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하다라는 말을 했을때 물의 모습-
물- 손영목
둥근 해 솟아오르면
계곡으로 내려가
흐르는 물의 생명을 보리라
겉살속살 같은
네 담백한 흰 가슴을 본다
유유히 흐르다가도
때로는 절벽을 만나면
망서림 없이 댓시하는
너의 용맹과 희생을 본다
살아 흐르기 위해서는
때론 철저히 자신이 부서질 줄도 안다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는
네 겸손함과 지혜를 본다
함께 살아 남기 위해
자신을 깨드리는 법
때론 기다리며 움추리는 법
어떤 모양이 되던
타의 형틀에 맞게 수용하는
너의 부드러운 품성, 그 넉넉함
그러나 변하지 않은 본질
네 고집을 본다

-공격적인 말을 했을 때 물의 모습-
일본사람인 에모토 마사루는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에서
물에게 말을 들려주고, 글씨를 보여주고,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 물이 보여주는
신비하고 놀라운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물과 파동에 대한 연구를 해온 저자는
어느날 ‘눈(雪) 결정은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는 데서 물의 결정
연구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합니다.
그렇게 5년간의 연구 끝에 물 결정 사진을 얻었는데, 그 결과는 정말로 놀라웠습니다.
‘사랑·감사’라는 글을 보여준 물에서는 완전한 아름다운 육각형 결정이 나타났고
‘악마’라는 글을 보여준 물은 중앙이 검은 형상을 보였습니다.
또 ‘고맙습니다’라고 했을 때는 단단하고 깨끗한 결정을 보여주었지만,
‘멍청한 놈’ ‘바보’ ‘짜증나, 죽여버릴 거야’ 등과 같이 부정적인 말에는
마치 어린애가 학대를 당하는 듯한 형상이 나왔습니다.
또 ‘그렇게 해주세요’라는 말에는 꽃처럼 예쁜 육각형 결정이 나왔지만
‘그렇게 해!’라는 명령조의 말에는 ‘악마’라고 말할 때의 형상을 보였습니다.
또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해준 물과 가끔 해준 물 그리고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물의 결정이 각각 달랐는데
아예 관심을 두지 않은 물은 완전히 결정이 깨져 있었습니다.
우리 몸은 70%인 물로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똑같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아주 오래 전 대학 때 일입니다.
아무 것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지쳐 있었습니다.
간단히 짐을 꾸려 대학 뒷산에 올랐습니다.
기도원 가까히 텐트를 치고 없을 때 좀 봐달라고
부탁하러 기도원을 찾아 갔더니 여자원장은 아주 선선히 승락을 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이것 저것 챙겨주기까지 했습니다.
전도하려고 그러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저녁엔 10리 되는 시내로 나가 과외를 해주고 집에 들어오면 밤 10시였습니다.
며칠 후 원장은 제가 올 줄 이미 알았다는 것입니다.
낮잠을 잤는데 수염이 하얀 노인이 나타나서 어떤 학생이 올라 올데니
잘 보살펴 주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언제인가 페결핵에 걸린 남자가 올라 왔는데 그 때부터 집 옆에 있는
샘물이 말라 버리더니 그가 죽자 다시 물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직접 가 보았지만 도저히 그 말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나오는 샘물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웃으면서 전도하려고 그러는구나 하며 웃었습니다.
물론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물도 사람을 가린다는 말이었습니다.
우리의 몸 역시 물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역시도 가린다는 말입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여자 분은 아주 잘 가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잘 가려 무섭다는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흔들림이 없습니다.
끊을 것 끊고 할 것 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매정하게 보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기 질서에는 철두철미한 사람입니다.
질질 끌려다니지 않습니다.
법정스님은
자기 삶의 질서를 지니고 사는 자주적인 인간은
남의 말에 팔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누가 귀에 거슬리는 비난을 하든 달콤한 칭찬을 하든,
그것은 그와는 상관이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이 지나가는 한 때의 바람이어서.
일시적인 바람에 속거나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타율에 의해 억지로 참는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를 지키는 것은 곧 자신의 질서이고, 그리고 자기 삶의 양식이랍니다.
자신의 질서요, 삶의 양식이기 때문에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남을 괴롭힐 수 없으며,
또한 남한테서 괴로움을 받을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엉거주춤 거절도 못하고,
그렇다고 기꺼이 받아 주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제 삶은 흔들리고 갈등합니다.
아마 제 몸의 물을 사진을 찍으면 혼탁스러울 것입니다.
물은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아마 죽을때까지 저는 끊임없이 흔들리며 갈 것입니다.
그게 저의 업이기도 합니다.
저도 물 처럼 가릴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