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보중학교 19회 졸업생인 인기 작사가 김병걸(57)씨가 작사한 '안동역에서'가 최근 각종 가요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경북일보 북부본부 소속 이상만 기자가 이를 상세히 취재하여 11일자 1면을 장식했다. [다음은 안동역에서 기사 내용 원문입니다]
'안동역에서'라는 노래가 가요계 40여년만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조용필이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후 멜론, 저작권협회 모니터링 1위, 검색순위 1위, 유흥, 단란주점, 노래방 선곡 1위 등 40여년만에 모든 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안동역에서'라는 곡은 경쾌한 리듬속에 가사는 첫눈 오는 날 헤어진 연인을 기다리는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어 장르를 떠나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사가 김병걸(57) 선생은 예천 지보중 18회 졸업생이며, 작곡가 최강산 선생은 포항 출신, 노래를 부른 진성 가수는 전북 부안 출신이다. 각종 트로트 음원차트에서 1위를 달리는 '안동역에서'의 주 장소인 안동역이다.
이 노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첫사랑', '사랑하는 여인과의 만남', '자주 가던 곳', '헤어진 추억' 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김병걸씨는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조항조의 '사나이 눈물', 편승엽의 '찬찬찬'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만든 유명한 작곡가이다.
그는 "실제 이 노래의 배경은 안동시청 앞 분수대다. 8년 전 '안동시청 분수대 앞에서'를 제목이 길어서 '안동역에서'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김병걸 작곡가는 "많은 히트곡의 작사를 맡아서 해왔지만 이번처럼 트로트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곡은 40여년만에 처음이다"고 말했다. 역무원들의 애절한 사연을 전해주는 연리지가 안동역사 주차장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황 성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예천군지회 감사(전 사무국장)는 '안동역에서'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지자체마다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노래 교실을 운영하다 보면 지역마다 수강생들이 지자체의 역사로 편집해 불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인기 비결은 따라 부르기가 쉽고 경쾌한 리듬과 감성적인 작곡이 주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우리 지역을 알리는 '안동역에서'가 히트를 치고 있어 그동안 안동을 잘 몰랐던 타 도와 수도권에서 많은 문의가 오고 위치를 묻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동역사(驛舍)에는 노랫말의 애절한 사연처럼 역무원과 승객의 애절한 사랑을 전해주는 연리지 나무가 있다. 안동역사 주차장 뒤편에는 신라시대에 세워진 오층 전탑과 오래된 벚나무가 서 있다.
사연은 해방이전 어느 해 겨울 밤, 한 젊은 역무원이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한 처녀를 역무실로 업고와 정성스레 간호해주고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며칠 뒤 처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그 역무원을 찾아왔고,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됐다.
당시 역 주변에는 두 사람이 같이 시간을 보낼 만한 이렇다 할 장소도 없고 해서, 늘 오층 전탑 주위를 거닐며 사랑을 나누곤 했다. 그리고 그 옆에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며 벚나무 두 그루를 같이 심었다. 그러다 얼마 쯤 뒤 그는 갑자기 일본 고등계 형사들에게 쫓기게 됐다.
사실 그는 비밀 독립운동단체의 단원이었는데, 일본 형사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애인이 걱정할 것을 우려해 "같이 심은 벚나무가 죽지 않는 한 자신에게도 별 일이 없을 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기고는 황급히 만주로 떠났다.
그 후 처녀는 수시로 역을 찾아와 전탑 앞에서 간절히 기도를 하며 벚나무를 보살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6·25 전쟁이 일어났고, 피란을 떠났던 그녀는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안동역부터 찾았다. 그런데 정말 뜻밖에도 역에는 그가 와 있었다.
만주에서 독립군 생활을 하던 그는 해방이 되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북한군에 편입됐다가 전쟁이 일어나 안동까지 내려오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벚나무를 보고는 그녀 생각에 도저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어 국군에 투항을 한 후 그녀를 기다리다 만나는 사연을 담고 있다.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말해 주려는 듯 연리지처럼 밑둥치가 하나로 붙은 채 오늘도 푸른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치고 있다. 안동지역에는 조선시대 사랑과 영혼으로 알려진 '원이엄마'와 안동역사의 '연리지 사랑'이 현대인들에게 사랑의 감동을 전해 주는 명소가 되고 있다. [경북일보 이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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