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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은 사는 사람 한테만 행운을 안겨주지만
불행이란 놈은 원하질 않아도 불현듯 찾아오나 봅니다.
어제 농구선수 박승일의 루게릭 병에 대한 SBS 스페셜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예고도 없이 찾아온 전신 마비 루게릭
눈동자만으로 대화를 하는 슬픔이 많은 병
임수혁 선수도 생각이 나고
얼마전 이상묵 교수 방송도 모두 가슴이 찡 합니다.
올 한해도 그 분께 얼마나 감사해야 할지
블로그에 책 리뷰를 쓸 때면 언제다 '독자'의 입장으로 리뷰를 써왔습니다. 일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기도하고, 저 역시 한명의 독자이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의 정체를 물어보시는 이웃님들께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를 하기도 했었고요. 그치만 올해는 뜻하지 않게 저의 정체가 밝혀지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한 부분이었지만 책을 썼던 부분 때문이기도하고, 대학내일 인터뷰 때문이기도 했고요. 친한 몇몇 이웃님들과는 방명록으로, 쪽지로 인사를 하고 오랜시간 지내다보니 또 자연스럽게 알게 된 부분도 있고요.
오늘은 '독자'의 입장을 떠나 책을 만드는 '편집자'의 입장으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하지만 이것 역시 결국은 편하게,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개인이 풀어내는 의견이니너무 긴장은 마시고요^^;;). 한 권의 책을 기획하면서, 만들면서, 그리고 이 한권의 책이 세상에서낳은 기적을바라보며 개인적으로, 그리고 이 책의 편집자로꼭 블로그에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에 을 통해, 혹은 인터넷 뉴스를 통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수 션이 루게릭병 환우를 위해 '1억원'을 기부했습니다.그리고 그 일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바로 <눈으로 희망을 쓰다>라는 책이었죠. 교회 목사님으로 선물 받은 이 책을 읽은 션은 단숨에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절망의 순간이라고 느끼는 그 순간에서도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행복을 말하는 박승일 선수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합니다.
마침 자신이 1년 간 강연회를 통해 모았던 돈 1억원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그 돈이 어디로 가야할지 알았답니다.그 다음날 션은 박승일의 집을 찾았고, 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두번째 방문 때 션은 1억원이 적힌 수표를 그에게 건넸습니다. 박승일 선수가 꿈꾸는 '루게릭 환우들을 위한 요양소'건립에 건립 기금으로 사용해주기를 바란다고요.
제가 전화를 받은 건 토요일, 그러니깐 션이 1억원 수표를 놓고 간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이 책을 함께 써내려간 이규연 님은 흥분에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일에대해 말씀을 해주셨지요.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습니다. 박승일 선수의 책을 만들면서, 그리고 그가 안구 마우스로 써내려간 글을 보면서 저는 이미 그가 '기적의 거인'이라고 믿었는데, 그런 그가 또 한번의 기적을 낳은 것입니다. 날아갈듯 기뻤고, 션의 기증식 행사때 박승일 선수의 어머님 손을 꼭 잡고 함께 기뻐했습니다. 박승일 선수는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지만, 눈동자 하나로 희망을 현실에서 이루어내고 많은 환우들에게, 그리고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는 우리네들에게 기적이 살아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이 기적을 나은 것입니다. 베스트셀러를 경험하는 것보다 저는 더 값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것을 행동으로 만들어냈다는 것. 편집자로서 그리고 한명의 독자로서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때마침 <기획회의>에 썼던 서평이 담긴 책이 도착했더군요. 책에 대한 다른 설명은 없이 그냥 제가 썼던 내용 전문을 소개할게요. 책을 만들면서 함께 만들었던 동영상과 함께요. 박승일 선수의 꿈이 정말로 실현되기를 한명의 독자로서 간절히 바래봅니다.
참! 박승일 선수의 팬 카페가 있습니다. 찾아오셔서 많은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http://cafe334.daum.net/_c21_/home?grpid=NyAd
아, 그리고 또하나! 예전에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 JK가 박승일 선수를 위해 발매한 싱글앨범이 있습니다. '행복의 조건'이라는 음악 꼭 들어보기실^^
<기획회의 259호>
행복한 사람 박승일, 기적을 꿈꾸다
“편집자 님도 꼭 감상문 쓰세요.” 지난 24일 토요일, 박승일 선수의 집에서 열린 조촐한 출간 기념 파티에서 그가 눈으로 내게 처음 건넨 말이다. 저자에게 ‘고생 많았어요’, ‘감사해요’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감상문 쓰세요’라는 말은 짧은 편집자 생활이지만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 그렇게 그는 다소 긴장했던 나의 마음을 웃음으로 풀어주었다.
박승일.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는 루게릭 환자다. 한때는 한 손으로 커다란 농구공을 쥐었고, 건장한 두 다리로 농구 코트 위를 누비던 농구 선수 박승일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눈동자를 굴리는 일 뿐이다. 농구장에서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던 2미터가 넘는 그의 키는 이제 육체의 감옥이 되어버렸다.
박승일 선수를 처음 만난 건 2005년 1면에 실렸던 기사를 통해서였다. 띄어쓰기 하나 없고, 비문이 난무하고, 오타까지 있는 박승일 선수의 글은 그의 사진보다도 먼저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혹시 사고인가? 라는 생각으로 읽게 된 그의 사연 뒤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농구가 유일한 꿈이었고 희망이었던 박승일은 2002년 힘든 유학생활을 마치고 ‘국내 최연소 농구 코치’로 발탁되어 화려하게 귀국한다. 기쁨도 잠시. 그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희귀병인 루게릭병 확진 판정을 받고 단 한 게임만을 치른 채 코트 위를 내려와야만 했다. 투병생활에 지친 아내는 결국 그의 곁을 떠났고, 친정이라 할 수 있던 농구인들마저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루게릭은 그렇게 박승일이 가진 모든 것들을 하나 둘 사라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삶에 대한 열망과 희망은 더욱 강해졌다.
그는 ‘안구 마우스’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1분에 다섯 글자도 버거운 힘든 작업이지만 온 힘을 다해 눈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갔다. 그렇게 눈으로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 건립의 꿈을 부르짖고, 일흔이 넘은 부모에게 미안함과 감사의 말을 건넸으며, 아내마저 떠나간 빈자리를 따듯하게 채워준 여자 친구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아이러니하지만 박승일 선수는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 아무 연고가 없는 팬 카페 회원들은 박승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용인의 박 선수 집까지 올라왔으며, 어머님을 배려해 각자가 음식을 준비해와 파티를 열어주었다. 박승일 선수의 방에 옹기종기 모인 20여 남짓의 팬카페 회원들은 한 마음으로 그를 응원했고 그의 가족을 격려했다.
4년간 그를 취재하고 함께 이 책을 쓴 이규연 는 “세계 최초로 루게릭을 이긴 기적의 거인 박승일이 되기를” 이라는 헌사를 낭독했다. 아버님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셨고 나는 힘차게 박수를 쳤다. 살아 있음의 가슴 벅참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 준 박승일. 기적의 거인이라는 그의 별명처럼 벌떡 일어날 그날을 나도 조용히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