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강해지는 계절… 선글라스는 패션 아닌 ‘눈 건강 보호막’
모자와 함께 여름철 외출 필수 아이템
각막·수정체·망막에 다양한 안질환 유발
백내장 등 질병 발병 시기 더 빨라질 수도
노화 요인… 자외선 노출도 원인 중 하나
광각막염·황반변성·군날개 등도 요주의
UVB 비율 높아 자외선 차단에 신경써야
선글라스 컬러 농도 75∼80% 정도 적당
햇빛이 강해지는 시기에 외출할 때면 꼭 챙겨야 하는 물건이 있다. 바로 선글라스와 모자. ‘강한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눈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각막부터 안쪽의 수정체와 망막까지 도달하면서 다양한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백내장, 황반변성, 군날개(익상편) 등은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자외선 차단에 소홀할 경우 발병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C(100~280㎚), UVB(280~315㎚), UVA(315~400㎚)로 구분된다. 이 중 신경 써야 할 자외선은 UVB(중파장)와 UVA(장파장)다.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흡수돼 지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은 자외선 지수 자체가 높고, 눈에 더 나쁜 영향을 주는 UVB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외선으로 수정체 ‘혼탁’ 백내장 연결
백내장은 카메라로 치면 렌즈에 해당하는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선천적 요인도 있지만 노화와 외상, 눈 속 염증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중요한 요인은 노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86만1778명이던 백내장 환자 수는 지난해 122만6208명으로 10년 새 42.3%가 늘어났다. 2022년 기준 백내장 환자의 83%가 60대 이상으로 나타난 데서 보듯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것이다.
노화 외에 백내장과 연결되는 대표적 외부요인 중 하나는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이 눈 속의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면 몸의 산화 균형이 깨지면서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스테로이드, 외상, 방사능 치료, 당뇨 등 비교적 백내장과 인과관계가 뚜렷한 경우도 있지만 그 외에는 정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외선 노출도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 중 하나”라면서 “강한 자외선을 오래 쬐는 것은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미 백내장을 앓고 있다면 백내장 진행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백내장의 증상은 수정체 혼탁의 위치와 정도,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수정체 혼탁이 시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백내장 진행으로 수정체 전체가 혼탁해지면 시력이 크게 떨어지고, 한쪽 눈으로 볼 때 사물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각막화상, 군날개 등도 주의… 선글라스 필요
백내장 외에도 각막 화상으로 불리는 광각막염,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 군날개(익상편) 등도 자외선과 연관있다. 특히 장기적인 자외선 노출로 발생하는 다른 질병과 달리 광각막염은 짧은 시간이라도 강하게 노출되면 발생할 수 있다. 화상을 입은 순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반나절 정도가 지난 후에는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눈이 따갑거나 가려운 통증과 과도한 눈물 분비, 눈부심, 눈 시림 또는 시야 흐림 증상이 나타난다.
자외선 차단에는 안경이나 선글라스, 모자 착용이 효과적이다.
전문의는 “UVA와 UVB를 비교하였을 때는 UVB가 눈에 더 안 좋기 때문에 차단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좋다”며 “선글라스 선택 시 UVB는 99%, UVA는 50% 이상 차단되는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구름이 낀 날은 자외선이 산란·반사돼 맑은 날보다 더 강하다”며 “흐린 날에 자극감이나 눈부심이 없더라도 최소한 수준의 자외선 차단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글라스의 색상이나 농도는 자외선 차단과 관계가 없다. 렌즈 색만 짙고 자외선 차단율이 낮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빛의 양을 늘리기 위해 동공이 확장되고 자외선 노출이 증가해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컬러 농도가 75~80% 정도로 사람 눈이 들여다보이는 렌즈가 더 나을 수 있다.
국내 안경원에서 판매되는 안경과 선글라스는 모두 자외선 차단 기능이 갖춰졌다. 다만 오래 사용하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차단율이 떨어진 선글라스는 교체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