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둘 낳고 행복했던 시간도 잠깐,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열심히 키웠어요.
아이들은 잘 자라줬고, 명문대를 나와 취직해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죠.
이제 다 이룬 것 같은데 허전한 이 마음...
저를 돌아보게 되었고, 저학력으로 평생 주눅들어 살아왔던 저를 다시 찾았어요.
산에 다니며 절에 들려 기도하고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
주부학교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58세의 나이에 중학교 1학년이 되었어요.
평생 소망하던 중학교. 나도 진학을 해 영어, 수학, 한문 등 여러 과목을 배우니
옛날 진학 못해 서럽던 마음은 다 풀렸어요.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나의 소중한 학교,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 오면 정말 모든 것을 잊고
오직 나만을 생각하며 소녀 시절로 돌아가 공부를 합니다. 행복해요.
두 아들은 따로 잘 살고 있고, 나 혼자 덩그런 집에서 심심할 법도 하지만 조용하고 공부하기 좋아
공부는 또 다른 장점도 있네요.
옛날 우리 여자들 중학교 많이 못갔었죠. 그리고 우리 일성여자자중고등학교는 고등학교 실력도 대단해
지난 2월에는 고3 전원 284명이 대학 진학도 했어요.
공부할 수 있는 내 삶, 감사하고 행복해요. 김용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