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dLGgvqpFdBw?si=3f9cwEXn0GD_FCE8
현생이슈+삼탈워 중독+정치뉴스 보면 짜증남+도파민 터질 거리 없음+세리에 개막 등등의 이유로 한동안 뉴스를 잘 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연휴를 맞이하여 책따위 던져놓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핸드폰 들고 빈둥거리다 보니 이런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내용인즉슨 괴한들이 어떤 중국집에 영업이후시간에 침입해 난장을 벌여놓고 사라졌는데, 이들은 중국인들이고 가게 상호명은 '시진핑'이었다는 겁니다. 역시 유튜브답게 기사 댓글은 인종주의+무비자 철폐 등등으로 혐중대잔치가 열리고 있죠. 이곳은 신성한 대한민국이고 비단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외국인이 저렇게 난동을 부린 뒤 출국해버리면 공분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왜?'라는 것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짜장면 탕수육 러버들이고 이 땅에는 전통깊은 쭝국집부터 퓨전까지 각양각색의 중식집이 다양한 상호를 걸고 장사합니다. 개중에는 흔히 넷상에서 사상검증(?)과 중국인 읍읍 용도로 즐겨 쓰이는 '천안문'도 있고요. 근데 왜 저 중국놈들은 굳이 저 가게를 골라서 저지랄을 한 걸까요. 그건 상기했듯 상호명이 '시진핑'이라는 이유에서일 겁니다.
대한민국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화를 이루어냈고, 서구화로 불릴 수 있는 고도의 경제/사회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이는 우리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작용으로 우리는 지나치게 서구에 경도되었고, 서구적 가치에서 벗어난 것들을 폄하하고, 무시하며, 이해하려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에 반하는 독재는 미개한 것이고, 고도 발전에 반하는 저발전 또는 개발도상국 역시 덜떨어진 대상이 되었죠. 중국은 이 모든 것을 가진 나라였습니다. 중국은 독재국가고, 감시사회에 순응하는 개돼지들이며, 중국인들은 여전히 목청크고 질서를 지키지 않으며 비위생적인 야만인이었습니다. 우리가 접한 중국, 그리고 우리의 명예 서구인적 태도는 중국의 공격적 패도와 차이나포비아와 어우러져 지금과 같은 혐중의식의 확산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우리는 한발짝 멈추어 침착하게, 더 넓게 세상을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중이 기본값이고 약간이라도 옹호와 이해의 여지를 보이면 즉각 친중파가 되어버리는 이 극단의 시대에서 이성을 유지하려면 말입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를 종교로 숭배하는 한국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많은 독재국가들도 아래로부터 오는 견고한 지지, 그러니까 컨센서스에 의해 유지됩니다. 당장 우리도 박정희 전두환 정권이 폭압적으로 국민들을 탄압했다 여기지만, 사실 거기에는 지금 국힘당 지지의 일정 비율을 아직까지도 차지할 권위주의와의 컨센서스가 엄연히 존재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죠. 러시아도 마찬가지고, 미국의 트럼프도 마찬가지고, 당연히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독재'라고 비판하는 폭압적인 공권력과 AI를 이용한 감시체계는 누군가에게는 자유를 박탈하는 숨막히는 통제겠지만 많은 누군가에게는 폭력과 무법이 난무하던 과거와는 달리 최소한의 공공안전과 사회적 보장을 유지해주는 안전망이 됩니다. 우리가 '독재자'라 비판하는 핑핑을 비롯한 중공 지도자들은, 누군가에게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무시하는 21세기의 전제군주지만 다른 누군가들에겐 옛 천자들처럼 천하에 안정과 번영을 마련해준 존재입니다.
한 정권과 국민간 컨센서스가 존재한다는 말은, 그 정권을 옹호하는 비율이 정권이 무너지지 않을 만큼은 존재한다는 말이고, 또 적어도 어느 정도는 정권의 지도자를 향한 지지에서 숭배에 이르는 충성파가 존재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중국인들에게 핑핑이는 단순 독재자가 아닌 중국을 이끌어가는 진정한 영도자로 인식된다는 거죠. 우리의 예로, 우리 카페의 예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모든 토탈앙 카페 회원은 서기장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그러나 누가 우리의 서기장을 모욕한다면 가만히 참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는 농담이고, 우리 카페 회원들의 정치성향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글을 쓰고 댓을 다는 등 활동유저들 기준으로는 대다수가 친 문재인 계열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자연인 문재인이 문통이었던 시절, 즉 저와 여러분이 확고한 충성파였던 시절 대한민국은 일본과 경제전쟁에 돌입하였습니다. 일본의 여러 언론매체들은 문통을 '반일마왕'이니 뭐니 하며 비난하고 폄하하는 모습을 보였죠. 우리는 그걸 보고 어느 정도는 분노했습니다. 어떤 일본인이 일본에다가 '문재인'이라 이름붙인 한식당을 열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시진핑'은 '천안문'이나 'ㅇㅇ각'처럼 중국집에 흔히 쓰이던 이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주인장의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상호명이라고 할 수 있죠. 아마 그분은 전형적인 한국인으로서 이런 식의 비아냥으로 유쾌하게 살고자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의 깊이는 너무나도 앝았고, 세상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나도 빈약했습니다. 짱깨 테러리스트들을 옹호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그들을 이곳으로 데려와 제가 낸 세금으로 산 556으로 때찌해준다면 오른팔을 하늘 높이 올려 찬성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며, 우리의 가치가 진리인 것도 아니며, 쟤들이 좋든 싫든 세계화와 정보혁명을 통해 너무나도 깊이 연관되어버렸습니다.
쟤들이 좋아서든, 쟤들과 갈등을 원만하게 조정하기 위해서든, 쟤들이 존나 싫어서 언젠가는 싸워 이기기 위해서든, 그래서 우리는 늘 한발 잠시 멈추어 공부하고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움직이는 원리가, 쟤들은 쟤들의 움직이는 원리가 있습니다. 그 원리를 알아야 쟤들을 이해할 수 있고, 쟤들과 더불어 나아갈 수 있으며, 쟤들을 이길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어렵죠. 다원적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민주와 독재, 서구와 비서구, 선진과 후진,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더 쉽습니다. 저 또한 많은 방면에서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보기도 하고요. 모두가 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듯 모두가 배울 수도 없습니다. 오만에 찌든 유럽 계몽주의자들이 실패하고 흑화했던 길이기도 하니요. 그래도 모두가 미친놈처럼 소리지르며 한 방향으로 달려갈 때 혼자서라도, 소극적으로라도 잠시 멈추어 숨을 골라볼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여담으로 저는 '중국인 차별'에 반대합니다. 국적과 인종, 성별,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 사회규율을 어기는 외국인은 모조리 존나 패버리고 강제구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문화 사회와 외국인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극우의 부상과 인종주의의 확산을 막으려면 관이 수시로 예방전쟁을 벌여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어.... 크흡 오른팔이 자꾸 키보드에서 떨어진다
첫댓글 오른팔:많이 정직하네?
올림픽공원 부류들이 시진핑이라는 글자에 눈깔돌아서 중국집 습격할 정도로 뇌절한줄 알았더니
엉뚱하게도 중국인들이 난리를 친거였네요
서부지법 폭동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한국인의 반달(?) 행위를 생각해보죠. 올공 바보들이나 혐중극우가 한 거라면 냅다 쳐들어가서 다 부숴놓는 대신 영업시간에 전화를 걸어 개지랄을 하거나, 리뷰테러를 하거나, 가게 외부에 짱깨꺼져 뭐시기뭐시기 그런 거를 붙여놓는 선이었을 겁니다.
애초에 행동의 수위를 고려할 시 한국물..이 아님이 거의 기정사실이었죠.
유니클로 불매하고 렉서스 부수는건 '반'일이지만 중국 욕하는건 '혐'중이죠. 한식당 이름을 문재인이라고 지었어도 한국인들이 식당 들어가서 식자재에 농약을 뿌렸을까요? 글쎄요. 반중정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드 사태만 돌아봐도 우리가 이해해준다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경복궁 와서 '한푸'입고 돌아다닐뿐.
그때 한국에서 일본인 추방, 일본인 입국금지, 일본인이나 한일혼혈을 상대로 '화짱조'에 해당하는 멸칭을 붙여 혐오했나를 생각해보면, 그건 혐일은 아닌 반일이고 지금은 반중이 아닌 혐중이 맞는 겁니다.
글의 관건은 다짜고짜 저것들을 이해해야 한다가 아닙니다. 파악을 하자는 거죠. 인과를, 다른 세계관을. 말씀의 마지막 문장도 생각거리를 주네요. 과연 우리가 숭배하는 서양인이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전통 귀부인 복장을 입고 경복궁을 돌아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한푸'를 입고 돌아다니는 중국인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달라지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고요. 같이 가셔도 좋습니다. 다만 저는 그러기 싫어서 한발짝 멈추어보려는 거고요.
@bamdori 당시 일본의 선빵(무역분쟁, 초계기 사건)으로 반일감정 커졌던건 차치하고, 서울 모구 민주당 구청장이 나서서 노재팬 깃발 가로등에 달았을 정도로 관이 나서서 주도하던 형국이었습니다. 우파들이 일본 못잃어서 죽는다면 좌파는 유독 중국을 감싸는 행태는 분명 있다고 봅니다. 반일 반미 감정은 괜찮고 '혐'중 정서는 또 안돼죠. 반과 혐 사이 단어 프레이밍만 봐도 이 글에서 드러납니다. 동북공정으로 시작되었던 중국의 한국 문화 약탈이 심화되는 판에 조선 정궁에 중국인들이 한푸입고 돌아다니는 꼴을 너무 나이브하게 보시는거 같군요. 저열한 의도를 대놓고 보여주는데 같은 선상에서 보는게 가능할까요.
일본이 성가신 이웃으로 격화되었다면 중국은 미래 산업 먹거리를 다투는 라이벌이자 한국의 정체성 마저 위협하는 존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반중 정서가 날로 강해지는걸 '파악' 못할 건 또 무엇입니까. 상대가 싫어할 이유를 만들어주는데 그건 안돼! 라고 다그치면 편애라고밖에 볼 수 없죠. 과한 반중정서에 브레이크 걸어야할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합니다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엑셀을 밟아대는데 가능할까 회의적이긴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글의 취지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누가 한식당 이름으로 '박정희'를 쓴다면, 박정희 신도들이 테러하는 것은 상당히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될겁니다. 다만, 저는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에 동의하지 않는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에 마지막 줄에서는 멈칫하게 되네요. 중국인 차별에 찬성할 생각은 당연히 없지만, 다문화 사회에 반대하는 정서를 인종주의로 규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입니다. 여하간, 다시 덧붙이지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 너무 단순하게 써놓았네요. 저도 한 내셔널리즘 하는 사람으로서 다문화 반대가 인종주의에 기반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현실에서 접한 많은 이들이 확고한 민족주의 의식 대신 인종주의에 기반해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이나 도래를 반대하기에, 이걸 생각하다보니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단을 만들어버린 듯 합니다.
박정희 신도 테러 하니 생각난 게, 윤석열 탄핵 때였나? 탄핵을 공연히 축하하며 유명세를 탄 한 치킨집 점주가 이후 여러 공격을 받았었죠. 본문에서 언급한 문재인 케이스보다 이게 더 주제와 어울리는 예시였겠네요.
내용은 모두 동의 합니다. 다만 오래전부터 본문과 비슷한 주장을 해온 저로써는 요즘 세태에 지치네요. 그래도 자기 편의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종주의자들과 테러리스트들 사이에서 복잡한 세상을 어떻게든 평화롭게 이어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