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
수업 시간 중 교수님께서 종이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은 과연 채워진 것인가 아니면 비어있는 것인가에 대해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이 내용을 듣고 나는 매우 놀랐다. 당연히 그저 구멍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더는 그냥 구멍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나는 구멍이 새롭게 즉,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은 누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다. 이 구멍 또한 시간이 지나자 다시 익숙해졌다. 이처럼 ‘낯설음’은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익숙한 낯설음’이란 살아가면서 변하는 시간, 가치관 등이 강한 영향을 주며 이러한 ‘낯설음’은 굉장히 순간적이며 시각과 관점 등의 차이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관점과 시각들은 나의 배경 등 다양한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지만 결국 이는 모두 나의 심리상태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했다. 이는 나는 최근에 경험한 인간관계에 대한 갈등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잘 지내던 사람과의 갈등에서 말이다. 사실 내가 겪었던 갈등은 머지않아 깨달음을 얻은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갈등을 통해서 나는 그 사람의 변화가 아닌 내 관점 즉, 내 심리 상태인 마음이 변화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제 3자의 눈으로,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갈등이 해결되었다. 내가 느낀 ‘익숙한 낯설음’의 경험이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익숙한 낯설음’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심리 상태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구멍이 있는가? 종이가 그만큼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는 이렇게 관점을 달리해서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목표로 하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망각하거나 소외시키고 있는 것들의 존재와 가치를 관점을 달리해서 봄으로써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자세히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시도했던 것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 친구에 대해서도 우리는 잘 알지 못하면서 제멋대로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대합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것의 존재와 의미, 가치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세계는 조금 더 확장되는 것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