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해도 어느덧 마지막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날씨가 쌀싸로움과 같이 오는 무언가의 아쉬움.
지금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건가에 대한 혼자만의 자책.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또하나의 희망.
여러가지가 교차되는 11월이네요.
추운날 우리나라사람이라면 김장 한번 생각하게 되죠?
아직은 조금 이른감이 있으나 춥다는 핑계반,
심심하다는 핑계반으로 어제 김장을 했습니다.
물론 저는 김장을 잘 못해요.
그냥 거드는 정도...
심부름 하는 정도...
제가 김장김치에 손을 안대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가 가장 크구요.
그리고 이것만큼은 도저히 따라갈수 없는 어머님의 손맛.
바로 여기에 좌절을 한답니다.
어제 무언가 포스팅을 하려고 생각하다가
올해에는 김장 담그시는 어머님을 자세히 관찰하려고 하루 묵혀두었는데
글쎄....그럴 시간마져 없이 바람처럼 어머님이 김장을 끝내버리셨네요.
김치는....정말 어느 장인 못지 않은 솜씨라
아마도 공개하기가 꺼리셨는지...
정말 허무한 어제였답니다.
하지만....
애비야, 돼지고기나 삶아 수육좀 해먹자라는 어머님의 말씀은
김장은 내가 했으니 고기는 너가 삶아라라는 한석봉의 어머님이야기처럼 들리기에
퇴근 저녁 어두운 바람을 맞으면서 고기를 사왔답니다.
어머님은 돼지고기...저는 소고기...
둘이 단촐하게 먹은 수육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머...다들 고기 삶는것은 너무도 잘하시기에..간단히 사진정도로 설명드릴께요.
그럼 올해 2010년 김장을 어떻게 마무리 했는지 기대하세요~

2010년 김장...두가지버전의 수육 그리고 넉넉한 나눔
1. 통삼겹살 수육
통삼겹살 2kg, 대파1줄기, 양파 한개, 된장 한스푼, 로즈마리 3줄기, 월계수잎 3개, 통후추 20알, 생강 3톨, 맥주한캔
2. 아롱사태수육
아롱사태 600gm, 국간장 1스푼, 약간의 소금
흔히 보는 레시피입니다.
고기는 너무 푸욱 익히면 쫄깃함이 덜해집니다. 시간조절을 잘하셔야 맛있는 수육을 드십니다.


먼저 돼지고기를 삶았답니다.
돼지고기는 통삽겹으로 준비했구요...
돼지고기는 분량의 재료를 팔팔 끓일때 넣어야
표면이 깨끗한 수육을 얻을수 있답니다.
애비야...어디서 봤는데 수육삶을때는 커피를 넣어야 맛있다는데...
김장은 저 없을때 바람처럼 해놓으시고
고기는 저한테 맡기시면서 조언을 해주시네요.
하지만 커피대신 허브랑 맥주를 부어주었답니다.
돼지고기는 정말 로즈마리가 최고인것 같아요.
잡내 걱정은....싸악 날아간답니다.
그리고 맥주의 구수함이 고기에 더해져서 감칠맛이 나는 수육이 되실겁니다.


팔팔 끓으시면 조금 불을 줄이신다음에 뭉글하게 끓이는 모드로 들어갑니다.
된장은 너무 푸시면 된장국이 되니깐요.
심심하게 잡내 날리는 정도로 넣으시면 됩니다.
한스푼정도...
젓가랏이건 포크건 맘에드시는걸로 찔러서
약간의 저항이 살짝 느껴질때가 가장 쫀득한 수육이 된답니다.
푸욱...들어가면 고기가 퍼져서 그리 맛있지 않아요~


아롱사태입니다.
제가 가장 국거리로 사랑하는 넘이죠.
이넘이 수육이나 구워먹었을때 어떤 맛이 나는지...먹어본사람만 압니다.
아롱사태를 물에 살짝 씻어서
국간장 한스푼 넣어주시고 푸욱 끓여주십니다.
제가 몇번 포스팅을 했지만 국거리로 끓이실때는
다른거 절대로 넣지 마시고 국간장 한스푼만 넣으시고 정말..푸욱 끓이시면
구수한 고기국 맛을 보시게 되요.
나중에 소금으로 간하시고...다진마늘과 파정도 넣으면
행복해집니다.


같이 먹을 속을 준비합니다.
머 김장을 하셨으니 집에 널린것이 배추속입니다.
한대접 퍼와서 굴이랑 밤만 넣고 버무려주었어요.
굴을...아주 푸짐히 사왔답니다.
굴과 같이 먹는 배추속...
벌써 군침이 싸악 돌죠?



잠시 고기도 식힐겸 사진을 찍어봅니다.
애비야...먹을때는 뜨거울때 빨리 먹어야 맛있는거란다...
어머님의 잔소리가 시작되시네요.
제가 사진찍는게 그리 맘에는 안드시나봅니다.
하지만 저 모르게 김장을 하셔서 포스팅을 날려버리셨으니
저도 오늘은 포기할수 없네요.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돼지고기 수육입니다.
나이가 드셔서 그런지 쫄깃한 소고기 보다는
부드러운 돼지고기를 더 좋아하십니다.
돼지고기가 구수한것이...뭐를 넣었냐?
.....
안가르쳐드리렵니다.

아롱사태는 고기 사이사이에 속칭 힘줄이라고 불리우는 저넘...
저 쫄깃함이 생명이랍니다.
정말 맛있어요....


아침일찍부터 고기 삶고 김치 버무리고
남들이 보기에는 정말 진풍경이
집에서 이루어졌답니다.
그것도 어머님과 저...단둘이
어머님 김치를 버무리세요.
저는 고기를 삶겠습니다.
무슨 대사같죠?




김장은 나누어 먹는거라잖아요.
그런데 둘이 만들었으니 나누어 먹을 이웃도 없고....
아침 출근을 저렇게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근했답니다.
병원 분만실 식구들과 같이 먹으려구요.
회진돌때 터억 하고 올린 도시락.
옷에 살짝 묻은 고춧가루....
모두 쓰러집니다.
사실 요즘 분만실이 엄청 바빴답니다.
이렇게 겨울이 오는 길목에는 이상하리 대학병원 분만실은 바쁘답니다.
임신성 고혈압 환자도 많고 조산도 많고...
아마 추운 날씨가 한몫을 하지 않나 싶네요.
오늘은....고기와 김치로 점심에 멋지게 먹을 예정이에요.
아직 이 포스팅을 올릴때는 먹기 전이네요.
나중에 후기로 올려보겠습니다.



요 사진은 제가 아침에 먹은 소고기당면국이에요.
아롱사태를 삶고 남은 고깃국이 저를 어찌나 유혹을 하는지...
먹을게 지천이지만 이 기회를 놓지지 않고 당면을 삶아서 국을 끓였습니다.
아휴...지금도 배불러요.
보기만 해도 군침 확 돌죠?
저 당면 정말 맛있어요....



일찍 일어나서 몸을 움직였더니
배고푸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어서 몇장 더 올려봅니다.
바로 무쳐서 먹는 저 굴....
그리고 고기랑 같이 싸먹는 쌈.
돼지고기 위에 올려져 있는 배추속....
다들 정겨운 표정이죠?
대한민국의 김장에는 이런 보물들이 숨어있답니다.
조금은 힘들지만 이렇게 먹는 행복함을 놓칠수는 없겠죠.
그리고 하나더...
나누어 먹는 그 마음은 이런 행복함을 더욱 업시켜줍니다.
이제 점점 추워집니다.
올해에는 월동준비들....멋지게 하시고 행복한 추억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