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만 찾다가 실패한 벌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자기 애벌레를 꺼내놔도 자기 새끼인지 모르고 밟고 지나다니던 게
비따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외형, 위치, 특히 입구는 그대로 두고
뒤쪽으로 증축만 해 주기로 생각했죠.
증축도 내가 해주는 게 아니라 마무리는 새들이 하는 걸로...
이런 전제를 깔고 하루 반 나절 고심을 거듭하다가
오늘 아침 머리 속에 구상한 설계대로
증축할 박스를 잘랐습니다.
추후 칸막이가 될 부위는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구멍을 뚫고 햇살모양으로 칼집을 줘서
최종 마무리는 부모새들이 할 수 있도록...
그래서 당장은 공간의 변화가 없는 것 처럼...
제일 큰 문제가 기존 플라스틱 통을 떼어 뒤쪽을 잘라내고
박스에 붙이는 과정...
떼낼 때 비따의 엄청난 입질...
새끼들의 불안감...
새장에서 떼내어 자르던 도중
거실에서 쿵 소리가 들리고 이어오는 막내아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가보니 장난치다 뒤로 넘어져 뒤통수를 바닥에 부딪혔나 봅니다.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울어제끼는 아들... 둥지... 비따와 새끼새...
썅... 어떡해야 되나...
아들 상태가 관찮은 것 같아 뽀로로를 틀어주고
다시 새장으로 왔습니다.
둥지 떼낼 때 비따가 들어가 있는 틈을 타
입구를 테이프와 플라스틱 조각으로 살짝 막은 상태여서
비따와 새끼새들이 같이 있는 상태였죠.
품고 있더군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둥지 뒤쪽을 잘라내어 비따의 입질을 피해서 붙이기에 성공했습니다.
테이프로 단단히 기존둥지와 증축할 박스를 고정시키고
원위치 시킨 후
입구를 막고 있던 플라스틱 조각과 테이프를 떼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공격하던 비따...
다시 개방된 입구로 나와 둥지 주변을 찬찬히 살피던 비따와 비올...
얘들아, 얼른 들어가... 너희 집이야.
너희 집 맞아.
너희 집과 너네 새끼들이야.
긴장된 순간...
드디어 비따가 둥지로 들어가서 다시 새끼들과 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일어나서 박수를 칠 뻔했어요.
나는 가수다 처음 방송했을 때처럼...
이제 남은 건 부모새들이 알아서 공간 증축하는 겁니다.
남아 있는 박스 조각들을 제거만 하면 두 배로 넓은 둥지를 얻게 되죠.
계산해 보니 0.002평 정도 증축되었네요 ^^
그저께처럼 다시 뻗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좀 차리고 글을 올리는 거네요.
이젠 좀 생각을 많이 버려야 할 거 같습니다.
뭔가 해 주고 싶다는 생각...
절이나 수도원 같은 데서 수양을 좀 할까 봐요.
금강&초롱&보리님네 절에서 수양을 좀 할까요 ^^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는 잊혀지지 않을 거 같습니다.
첫댓글 ㅎㅎㅎ 아이들을 위한 사랑인게지요
손 솜씨가 있으시니 ^^
수양까지는 그냥 차나 한잔 하고
가시지요 ㅎㅎ
돌이켜보면 다 제 욕심이었습니다.
차라도 한 잔 주신다면 감사히 수양이 될 것 같습니다.
못살아... ㅋㅋㅋㅋ 수고하셨어요.
제가 라쿤님까지 못살게 했군요.
열정도 대단하고 수고도하셨네요 저도 애들한테 관심을 조금덜 할까합니다 밤낮 어떡해하면 더 좋게해주나 생각하면서 자꾸바꾸니까 도리어 애들에겐 스트레스가 되는것같아서 요즘은 한템포 늦춥니다 그래서 요즘은 더도말고 덜도말고 지금만 같아라 합니다^^
벌써 깨달음을 얻으셨군요.
저도 느끼는 바가 큽니다.
휴~~ 고생하셨어요 이젠 비따도 공격 안하고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애들 건강하게 잘 키우면 좋겠네요 ^^
글게요.
새끼들이 탈없이 잘 커주면 즣겠어요.
ㅎㅎ 애쓰셨어요. 비올 비따가 그 마음을 알아야할텐데요^^
이번 일로 비따가 저 싫어할 거 같아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