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선녀탕 가는 길
-서북능선야간산행
이 말 용
산은 침묵했지만 적막은 가득하다
먼 길 나섬이라 서둘러 입산을 했다
모두들 꿈을 꾸고 있다
별들은 하늘 높이 앉아 촛불을 들고
그 많은 꿈들이 다 이루어지기 위한 몸부림
해맑은 눈동자 깜박거리고 있다
터질듯 부풀어 올라 토할 것 같은 숨결
숨결은 그냥 품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허파를 기름 짜듯 한 방울까지 모아
점점 가까워져 가는 허공을
통째로 삼키듯 흔들고 있다
입은 바삭바삭 마르고
확확 뽑혀지고 있는 삶의 흔적
놀란 산골 물은 내달리며 뛰어 내린다
능선에 오르도록 아직 바람은 깨어나지 않았고
별들은 촛불을 들고 있었지만
몸은 토하는 숨결에 흠뻑 젖고 있었다.
2011년 8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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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선녀탕 가는 길
이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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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25 09:5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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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산행하기좋은 계절
여름내내 장마와 맞서며 보내시간들
이제는 내려놓을시기 인가봅니다
"산은 침묵했지만 적막은 가득하다"
시어에 느낌을 받네요
설악으로 가있는듯 물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