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생의 천년백첩랑ㅡ5권
千年百妾廊
第 5 卷
발행년도 : 1989. 6. 20
출 판 사 : 예문서림
저 자 : 臥龍生
譯 者 : 朴光壹
제 38 장 危機의 女人
제 39 장 武林十傑의 奇緣
제 40 장 二奇功을 얻다
제 41 장 血魔 超魂之氣
제 42 장 鳳玉璟의 사랑, 그리고 江湖再出道
제 43 장 中原은 변하고 있었다
제 44 장 죽을자리를 잘못 택했다
제 45 장 廣東蔡의 敗死
제 46 장 중원에 正의 기운이 솟기 시작했다
제 38 장 危機의 女人
---왜 이리 불안한가!
한명의 아름다운 미인이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완숙한 미를 지닌 스물 대여살 정도의 풍만함과 요염함, 그리고 도발적인 미를
지닌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유난히 큰 눈은 차라리 요요함이 깃들어 있는 것이었다.
사천성(四川省)에 위치한 금보장의 한 지단,
여인은 그곳에서 눈가에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훔쳐올리며 심장으로 스미는
알지못할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 여인,
더구나 금보장의 심처에서 서성거리는 여인이라면 필시 태궁영의 여인임이 분명하리라.
시녀가 아닌 아름다운 복장을 갖춘 여인이라면 태궁영의 여인이 분명하였다.
홍의나찰 화서군,
그녀의 얼굴은 온통 불안의 그림자로 일렁이고 있었다.
(소야, 그분이 떠난 지 채 두시진도 지나지 않았건만 왜 이리도 불안한 것인가?
단 한 번도 이런 기분을 맛본적이 없건만.... )
여인의 직감,
그것은 종종 엄연한 현실로 밀려오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불안과 초조,
미칠 듯 초조한 심정한 그녀를 한곳에 그냥 놔두지를 않는 것이다.
이미 소야의 여인이 된 그녀는 조금의 신경도 태궁영에게 떠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 × ×
휘----- 이----- 익----!
갈대가 무성한 벌판을 섬전처럼 가로지르는 희미한 그림자가 있었다.
사위는 온통 갈대로 가득찼으며 멀리 희미하게 무산(巫山)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었다.
신형을 날리고 있는 자,
관옥과 같은 얼굴에 용포를 걸친 준수미려한 서생이었다.
그러나 그가 시전하는 경공술은 감히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절정의 경공이다.
벌판!
무림인들은 이 드넓은 벌판을 가리켜 완선평(完善坪)이라고 불렀다.
마차로 하루를 달려야 마을이 나타난다는 사천의 무인지경인 것이다.
이 완선평에 기쾌하게 신형을 날리고 있는 인물은 소야 태궁영이었다.
섬전같이 몸을 날리고 있는 그의 발은 무성한 풀을 밟지도 않고 있었고
초두(草頭)의 끝에서 무려 세치나 떨어진 채 비상하고 있었다.
초상비(草上飛)의 신법,
물경 오갑자 이상의 내가고수만이 시전할 수 있는 경공절기,
태궁영은 가슴에 묵빛 지팡이를 품은 채 눈을 감고 섬전같이 몸을 날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태궁영은 단순하게 몸을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뇌리 깊숙한 곳에서는 피할 수 없는 의문이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미 지천무국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은 본 태자(太子)의
본국인 천무황국의 무공만이 그들을 상대할 수가 있다! )
생각에 잠긴 태궁영의 양미간이 좁혀졌다.
(천무황국에 들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의 기공(奇功)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이제 두 가지의 기공만을 익혔을 뿐이다. 적들이 지천무국이 아니라면 지금
얻은 두가지의 기공만으로도 능히 모든 무공을 상대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적은 지천무국이다.... )
지천무국이 표면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가슴은 터질것만 같았다.
(사천 회룡단(回龍團), 개방의 정보에 의하면 과거 무림십걸(武林十傑)이 이곳
회룡단에서 종적이 모두 끊겼다. 난 그들의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가 필요하다! )
오!
무림십걸이라고 했는가?
백십여 년전 극강한 무공을 자아하던 무림의 기인들을 말함인가?
각기 다른 한 방면에서 최강임을 자랑했다는 무림십걸,
그런 그들이 어느날 한낱 한시에 무림에서 사라졌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로지 자존심만으로 자신들의 무공에 자긍심을 불어넣었던 중원의 불멸혼들.....
이들이 회룡단의 이곳에 있단 말인가?
(무림십걸 중 개왕( 王), 당시 그는 개방의 태상방주 신분이었다. 그의 서찰에
의하면 함정이 분명하다. )
함정이라니....
무림십걸의 일인인 개왕이 누구에겐가 유인당해 함정에 빠졌단 말인가?
(개방이 남긴 표식에 의하면 사천 회룡단에서 끊어져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당시 개방은 격전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미 백년 전에 어떤 음모의 싹이 트고 있었단 말인가?
헌데,
"엉.......! "
바람같이 신형을 날리던 태궁영이 의아하다는 신음을 토하며 풀잎의 끝에
내려서며 신형을 멈추며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
태궁영은 의아한 음성을 흘리며 귀에 공력을 모아 청각을 세웠다.
바람소리 외에 어떠한 소리가 태궁영의 귀에 희미하게 들려옴을 감지했던 것이다.
휘이----- 잉------!
바람속에 서서 한참을 그렇게 청각을 돋구던 태궁영의 귀에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병장기 소리가 아니었다.
"살..... 살려주세요! "
어디선가 가냘픈 신음소리가 태궁영의 귀로 울려왔던 것이다.
"음...... 서남(西南)쪽 오백여 장의 거리에 있다. "
그의 입에서 경악에 물든 경호성이 울려나왔다고 느껴진 순간,
휘----- 익-----!
이미 태궁영의 신형은 섬전같이 허공을 스치며 날아가고 있었다.
"서남쪽이면 바로 회룡단이 있는 곳.. 급한 목소리가 틀림없다. "
그가 사라진 방향에서 미약하지만 그가 내뱉은 음성이 바람소리에 섞여 희미하게
들려오며 바람에 실린 갈대가 쓰러지면서 흐느적거리며 몸을 비벼대었다.
× × ×
회룡단(回龍團),
장강은 중원십팔만리의 젖줄로서 동해(東海)에서부터 육개성(六個省)을 거치고
다섯 개의 거대한 호수를 만들며 사천에 이른다.
그러나 거함(巨艦)이 사천에서 머문다는 것이지 소선(小船)이 드는 것은 더욱
많은 성과 소호(小湖)를 거칠 수가 있다.
아무튼 장강을 말할 때 사천성에 이른다고 말한다.
실질적인 지류(支流)는 청해와 서강에 이르고 있는 대강이다.
그런데 이 긴 강은 중원대륙을 흐르며 수도없이 많은 절경과 험한 물길을 만들고
서로 뽐내듯이 폭포를 만들어낸다.
회룡탄,
청해에서 발원한 장강의 한 지류가 사천에 이르러 장강의 본류에 합류되기 전
가장 무서운 소용돌이를 만들어 험한 굽이를 만드니 회룡탄이라고 했다.
장가의 전 지류에서 가장 험하다는 곳이기도 했다.
회룡탄,
회룡탄의 분지위에는 거대한 암반이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백석(白石)의 암반은 넓이가 십여 장이나 되고 있으며 아래서 들리는 회룡탄의
물소리와 더불어 너무도 아름다운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정경이 이곳에 펼쳐져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아름다운 백석의 위에서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광경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기(畵器),
바위위에는 상당히 구하기 어려운 화기가 놓여져 있었다.
그런데 화기는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으며 애써 갈아놓은 먹도 엎질러져 있었다.
한곳,
아, 이곳을 인세의 광경이라고 해야 할까?
미인(美人),
홍의궁장을 걸친 미인이었다.
오똑한 코에 불면 날아갈 듯 가냘픈 몸매가 어울리지 않는 미인이었다.
추수처럼 맑은 눈은 우주의 모든 기를 빨아들일 듯 아름다웠고 섬섬옥수는
그야말로 백옥같이 희여 차라리 창백한 여인,
아아.....
차라리 표현을 말기로 하자.
서투른 표현은 그녀의 미를 욕되게 하는 것이 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는 무엇에 질린 듯 얼굴을 창백하게 찡그린 채 전면을 노려보며 몸을
떨며 마치 벼락 맞은 참새의 가련함이 보이지 않는가.
전면,
미인의 전면에는 기이한 뱀이 있었다.
길이는 불과 두자에 불과했으나 중간부터 갈라져 두 개의 머리를 달고 있는
쌍두사(雙頭蛇)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머리에는 녹색의 관을 쓰고 있으며 뱀의 몸은 붉은 색이었다.
"오... 오지마! 난..... 난 징그러워..... "
미인은 추수같은 눈을 불안으로 물들이며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었다.
스스----- 스스슷------
그러나 뱀은 혀를 날름거리며 여인에게 다가들며 흉흉한 눈빛을 토하고 있었다.
"누..... 누구 좀 도.... 도와주세요! 징.... 징그러워.... "
여인은 땅에 몸을 끌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두 눈은 아주 강한 절망으로 물들어 갔다.
쉬----- 이----- 익-----
쌍두사의 머리가 여인의 허벅지를 향해 쾌속하게 덮쳐왔다.
순간,
크르----- 릉----
스파----- 팟!
한줄기 흰 빛줄기가 어리는가 싶더니 무자비하게 덮쳐들던 쌍두사의 몸이
수십 토막으로 분리되며 핏줄기가 흰 암반을 붉게 물들였다.
이어,
희미한 그림자가 어리며 여인의 앞에 헌앙한 미청년의 모습이 드러났다.
태궁영---- 그가 아닌가?
"소저, 괜찮습니까? 이 흉칙한 뱀은 이제.... 별 문제가.... "
말을 하던 태궁영이 자신이 베어버린 뱀의 육편을 돌아보며 한소리 비명성을 내질렀다.
"윽! 큰일났다. 녹관쌍두사(綠冠雙頭蛇)! "
태궁영은 한소리 신음성을 토함과 동시에 급히 숨을 멈추며 팔만사천모공에
진기를 주입시켜 모공을 막았다.
그러나 이미 그의 안색은 절망으로 일그러들었다.
그의 눈이 충혈되며 자신이 베어버린 녹관쌍두사의 육편조각을 노려보았다.
녹관쌍두사가 무엇이기에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는 태궁영이 이리도 두려운
표정으로 안색을 절망으로 일그러뜨린단 말인가?
녹관쌍두사(綠冠雙頭蛇)!
사천지방에서만 서식하는 특이한 형태의 뱀으로서 사천외에는 살지 않는다.
최고로 성장한 것이 불과 두자를 넘지 않으며 머리가 두 개가 달린 특이한 형태의 뱀이다.
태어날 때 다른 뱀과는 달리 부모의 몸을 잡아먹고 태생하며 태어날때는 불과
어린아이의 새끼손가락만하나 불과 일년이면 한자의 길이로 자란다.
그러나 두자의 길이로 자라려면 십년의 세월이 필요한 특이한 뱀,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공한 것은 뱀이 지니고 있는 독이다.
그런데 이 녹관쌍두사가 지니고 있는 독은 일반독과는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다른 뱀들은 생물을 죽이는 맹독이지만 녹관쌍두사는 미혼독(迷魂毒)으로써 이름을
떨치는 음양사(陰陽蛇)였던 것이다.
녹관쌍두사의 이빨에서 나오는 독이 있지만 죽으면서 내뿜는 피부의 독은 더욱
가공하다고 알려져 있으니만큼 무림인들은 모두 피하는 뱀이었다.
그런데 너무나 급한 나머지 태궁영은 녹관쌍두사를 베어버린 것이다.
이미 미혼독은 경각심에 이르기전 태궁영의 호흡기와 모공으로 스며든 것이다.
갑자기 태궁영은 신체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껴야 했다.
그때,
"으으으..... "
백색의 바위에 누워있던 여인의 입을 뚫고 신음이 터져나왔다.
"소저.... 소저... 괜찮소? 본인의 불찰을 용서하시구료. "
비틀비틀....
태궁영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여인에게 다가가며 자신의 내부에서 치솟아
오르는 욕정을 짓누르며 사죄의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몸을 날리려고 몸을 돌렸다.
그러나 한마디의 여인의 말은 그를 붙잡는데 충분한 것이었다.
"소야, 당신은...... 헉! 속은 것이예요... 헉! 모든 것이 계ㅎ.... "
"무엇이..... "
태궁영은 몸을 휙 돌렸다.
"소녀는.. 헉! 지천무국의 마후.. 당신은 헉헉... 치밀한 안배에 의해 의곳에....
오게되.... 헉헉.... 난 당신을 죽여야 해요... "
"무슨 소리.... 지천무국의 마후라니..... "
태궁영은 치밀어오르는 욕정을 억누르며 반문했다.
"소녀는 목숨을.... 헉헉..... 보전하기 위해 당신을 이런.... 방법으로
죽여야... 그러나 헉헉.... 당신의 원수는 갚아주겠어요.... "
(으으.... 이런 일이 나의 신변에 생기다니..... 큰일이다! )
태궁영은 냉정한 이성을 발휘해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판단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이미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자신의 욕정을 감당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소녀는 살고 싶어요.... 당신을 죽이는 대신.... 헉헉... 원수를 갚아주겠어요....
이유가 어쨌든.... 당신은 이 마후의 남편이 되는 것이니까.... "
미녀가 입에서 단내를 풍기며 신음을 토했다.
오오.....
백안제갈에게서 태궁영의 죽음을 명받은 그녀가 이곳에 나타나 이러한 방법으로
그를 죽이려 한단 말인가?
북----- 북!
갑자기 욕정을 참고있던 마후가 자신의 옷을 거칠게 찢어 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내공의 힘으로 미혼향을 이길수 없자 자제하지 못하고 이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녀는 지금 욕정이 극으로 치달려 전신이 새빨갛게 불타고 있었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은 욕정을 억누르고 있던 태궁영의 이성을 흔들어 놓는 결과가 되었다.
옷을 찢어버린 채 자신의 유방이며 검은 방초지대를 쥐어뜯던 마후의 붉게 변한
눈에 태궁영이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불나비가 불에 뛰어들 듯 태궁영의 가슴으로 뛰어들었다.
"아... 몸이 타요.. 소녀를 어떻게 좀..... 해 주세요... "
순간,
그녀의 매끄러운 신체가 태궁영의 억누르던 이성을 마비시켰다.
동시 그의 눈에 붉은 욕정의 기운이 일어나며 옷을 북북 찢어버리고 알몸이 되었다.
찌---- 이------ 익-----!
옷은 순식간에 찢어져 태궁영의 알모이 드러내었다.
그의 내심과는 달리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욕정이 그의 신체 한부분에서 거세게
타오르며 그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
"우우---- 우---- 우----- "
짐승의 울부짖음을 토하며 태궁영은 여인의 몸을 거센 힘으로 안아갔다.
태궁영의 손이 거칠게 그녀의 나신 전체를 더듬기 시작했다.
너무나 거친 그의 손은 터질 듯 풍만한 여인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 "
여인은 전신을 파고드는 열화같은 충격에 전신을 부스러뜨리는 듯한 비명을
토했으나 그것이 태궁영의 귀에 들릴리가 없었다.
뜨거운 열기에 젖은 태궁영의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마술사,
태궁영의 거친손은 마치 마술사의 손처럼 여인의 육체를 더듬어 여인으로
하여금 불꽃같은 정념을 타오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음약의 힘에 그들의 정사는 너무나 난폭한 것이었다.
여인의 전신은 사내의 억센 손에 손때가 묻어갔으며 사내의 등에는 여인의
손톱으로 인한 길고 긴 홈이 파여 핏줄기가 보이고 있었다.
사내의 거친 손은 미친 듯 뜨겅누 샘을 찾았고 숲 속의 샘은 뜨겁게 익어
홍수가 범람하듯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여인의 매끈한 두팔은 억센 힘으로 사내를 부등켜 안았고 대리석같은 두 다리는
방자하게도 허공을 향해 휘저어지고 있었다.
녹관쌍두사의 최음샹,
최음향은 일말의 이성도 남기지 않는 극악의 마향(魔香).
"으으윽..... "
태궁영은 미친 듯 자신의 허리를 움직여 여인의 비궁에 자신의 일부를 깊숙히 삽입했다.
"으.... 윽! "
이성이 사라진 마후는 충격을 느꼈는지 신음을 토하며 몸을 활처럼 굴절시켰다.
태궁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잔인하게 여인을 탐했다.
여인은 자신의 비궁이 너무도 뜨겁게 달아올라 견딜수 없는 듯 사내의 동체를
더욱 강한 힘으로 끌어안으며 조여갔다.
광란의 열풍....
이것을 어찌 인간들이 엮어내는 정사의 한 장면이라 생각할 수가 있으랴.
한순간,
그녀의 신비문에 액체가 흐르며 묘한 소리와 함께 힘껏 개방되어 열리기 시작했다.
사내의 허리가 더욱 거세게 움직였다.
거친 호흡을 토하던 여인의 안색이 능금처럼 새빨간 색을 띄우며 변해갔다.
"....... "
자지러지는 듯한 여인의 음성은 회룡탄의 거센 물줄기에 실려가고 있었다.
숨이 끊어질 듯 울리는 여인의 음성은 태궁영의 귀에 들리지도 않았으며 이미
이성을 상실한 그에게 들릴 리가 없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녀의 신비지문이 파괴되고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 칠
때 태궁영은 이미 모든 것을 나락으로 쏟아붓고 있었다.
태궁영,
그의 몸체는 힘찬 굴곡을 이루며 율동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 "
여인은 파과의 고통을 잊은 듯 사내의 율동에 맞추어 풍만한 허리를 뒤틀며
사내에 호응하는 들썩거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너무도 뜨거운 열풍이 이 회룡탄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인은 희열을 참을 수 없는 듯 손톱으로 바위를 긁어 흠집을 내고 있었다.
쾌락,
죽음에 상응하는 참을 수 없는 쾌락,
비록,
이성을 잃고 하고있는 정사라고는 하지만 본능에서 피어오르는 거역할 수 없는
희열이 그녀에게 전신을 환락과도 같은 작용을 가져온 것이었다.
그녀의 손이 머무르지 못하고 사내의 머리속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마비된 이성속에서 쉬지않고 허리의 율동을 계속하는 태궁영은 희미한 빛
속에서 어떤 환락과도 같은 현상에 빠져들고 있었다.
구름에 뜬 듯한 그의 심정은 점점 몽롱해져가고 있었다.
자신의 한곳에서 엄청난 분출이 있었다고 믿었을 때 그는 자신의 이성을 놓치며
회색으로 칠해진 나락으로 서서히 몸을 굴렸다.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이었다.
오로지 어둠만이 그에게 있을 뿐이었다.
제 39 장에 계속
[3163]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39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08 12:13 읽음 :1384 관련자료 없음 ------------------------------------------------------------------------------
제 39 장 武林十傑의 奇緣
깊은 어둠,
깊은 어둠속에서 태궁영은 부유물(浮流物)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사위는 온통 암흑으로 물들어 한점의 빛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저갱(無低坑) 속이었다.
사방은 막혀있는 듯 두터운 철벽의 감촉으로 느껴오고 있었다.
태궁영은 끈적끈적한 액체 위에 떠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전신은 무엇에 찔리는 듯한 감촉으로 인하여 심한 충격을 주고 있었다.
반짝----
갑자기 한곳에서 찬란한 한쌍의 빛이 스며들며 자신을 쳐다보듯 비추어지는
것을 느끼고 태궁영은 급히 다가갔다.
이 어둠속에서 비친 빛은 그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철퍽철퍽----
태궁영은 끈적끈적한 액체를 가르며 전 힘을 다하여 헤엄쳐 나갔다.
그런데 빛도 태궁영을 알아보았는지 무서운 속도로 그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태궁영은 의아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의 수공(水功)은 쌍해쌍존에게 물려받은 것으로서 중원천하에 감히 그의
무공을 상대할 수 있는 수공은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였다.
그러나,
그가 겨우 십여 장을 헤엄쳐 갔을 때 적어도 수백 장 밖에 있는 듯 느껴지던
불빛이 어느새 그의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 아닌가?
"엇......! "
태궁영은 불빛을 보려고 고개를 쳐들다 더할 수 없이 커다란 신음성을 토하고 말았다.
쌍두사(雙頭蛇)!
무려 십여 장에 달하는 쌍두사가 그의 앞에서 두 개의 입을 벌리고 노려보고 있는
것이 이미 그를 덮칠 기세가 아닌가?
횃불처럼 빛나던 불빛은 쌍두사의 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쌍두사는 머리에 녹색관을 쓰고 몸은 붉은색을 띠고 있는 녹색 쌍두사의
모습 그대로가 아닌가?
다른 것이 있다면 여타의 녹관쌍두사와 다르게 몸집이 십여 장에 이른다는 것이다.
태궁영은 급히 쌍장을 어지럽게 흔들었다.
그러나 그의 쌍수에서는 한점의 강기도 피어오르지 않는 것이 아닌가.
슈----- 아----- 악!
녹관쌍두사의 거대한 입이 덮쳐들어 태궁영의 몸을 삼킬 듯이 다가왔다.
태궁영의 눈에 물경 두척(二尺)에 이르는 거대한 독니(毒牙)가 다가들며
녹관쌍두사의 입속이 어둠속에서 다가왔다.
턱!
태궁영은 죽을힘을 다해 덮쳐드는 녹관쌍두사의 독니를 잡았다.
그러나 무려 십여 장에 이르는 녹관쌍두사의 힘은 너무도 강맹하여 커다란
독아는 태궁영의 목을 찍어버렸다.
한순간 모든 힘이 빠진 태궁영은 자신의 머리가 녹관쌍두사의 머리속에 덮쳐지고
있다는 의식을 차린 것은 불과 찰라였다.
"헉! "
태궁영은 소스라치는 신음을 토하며 몸을 번쩍 일으켰다.
그런데.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거대한 녹관쌍두사의 머리속도 뱃속도 아니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정경,
너무도 화려한 내실임을 그는 쉽지않게 눈치를 챌수가 있었다.
사방은 온통 유리로 되어있으며 기둥은 아름다운 그림이 조각된 거대한 대리석을
깎아 받쳐놓아 우람함을 뽐내고 있었다.
대리석 기둥은 적어도 장정 둘이 합쳐야 껴안을 수가 있는 굵기였으며 내실은
모두 여인의 침실처럼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었다.
유리로 이루어진 벽에 옥빛의 광(玉光)이 나는 천과 아름다운 칠채무늬의 그림이
그려진 천이 차광(遮光)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옥빛이 감도는 천에는 칠채무늬로 십장생도(十長生圖)가 그려져 있었다.
태궁영은 자신의 배 부분으로 향했다.
자신의 배가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몸은 매화(梅花)가 수놓아진 문사복이 입혀져 있었으며 자신이 누워있는
곳은 금침이 깔린 침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배부분에는 한 소녀가 머리를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반쯤 보이는 소녀의 용모는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어떠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고한 미가 내재되어 보이는 천상의 미녀였다.
아마도 그 소녀는 자신을 침상에 눕히고 지켜보고 있었던 듯이 보였다.
그 순간,
태궁영의 머리속에 회룡탄의 암반위에서 치루었던 모든 것이 환상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녹관쌍두사를 베었던 그 시각부터,
아름다운 여인과의 정사,
그리고 여인이 울음과 함께 터뜨렸던 자신의 원수는 갚아주겠다던 절규,
태궁영은 머리를 흔들었다.
깊은 잠속에서 깨어나보니 이러한 신비한 내실에 있으며 더구나 자신은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의 치료를 받고 있었으니.....
믿을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 아닌가.....?
"소저..... 소저...... "
태궁영은 소녀의 어깨를 흔들며 소녀를 깨웠다.
순간,
"으응...... "
나즈막한 잠꼬대를 하다말고 소녀는 고개를 들고 멍청하게 태궁영을 바다보다
갑자기 놀라며 내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할아버지들.... 할머니, 어머니.... 공자께서 깨어나셨어요. "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은 얼굴에 두 줄기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며 목소리는
감격으로 인한 흥분이 스며있는 듯 떨리기조차 하고 있었다.
멍----
태궁영은 한참을 멍청한 표정으로 침상에 그린 듯 앉아있었다.
우루루.....
한참이 지나자 십여인이 실내로 무더기로 몰려들었다.
뛰어나간 소녀와 신태비범한 노인, 그리고 중후한 미가 풍기는 중년의 아름다운
여인이 들어온 것이다.
"깨어나셨군요. "
중년의 아름다운 여인이 은쟁반에 구르는 옥같은 소리를 내었다.
"당신들이 소생을 구해주셨구료. 고맙습니다. "
태궁영은 가볍게 포권으로 예를 올렸다.
그런데,
"사조(師祖)! "
열명의 신태비범한 노인 중 문사복을 걸치고 머리에는 소요건을 단정하게 쓴
노인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한소리 외침을 토했다.
"노.... 노인장, 이 무슨 일이시오. 사조라니..... "
의아스러워하는 음성을 토하며 태궁영은 침대에서 일어나며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부복한 노인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나,
"노복(老僕) 중원일현(中原一賢)이 조사를 뵈오이다. "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으나.... 노인장, 그만 일어나사오. "
태궁영은 다가가 노인을 일으키려 하였으나 노인은 그 자리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음.. 가공한 신위로군. 이갑자의 내공에도 견딜 수가 있는 내공의 소유자라니.. )
태궁영은 노인을 일으키며 깊은 의구심을 터뜨렸다.
"사조, 사조의 팔에 끼고있는 쌍륜(雙輪)은 천기노사(天氣老士)의 신물인 유림계
(儒林界)의 지존신물입니다. "
"노인장은 음양쌍륜(陰陽雙輪)을 알고 있소이까? "
태궁영은 팔소매를 걷어 팔에 끼어져 있는 음양쌍륜을 바라보았다.
음양쌍륜,
그가 다섯 가지의 기공중 첫 번째의 기공 유현천자공(儒賢天子功)을 얻기위해
궁중서고에 들어갔다가 유현천자공과 함께 얻은 기보가 아닌가?
"사조, 유림계(儒林界)의 무상(武相) 중원일현이 사조를 뵈오이다. "
노인은 다시 깊숙하게 허리를 굽혔다.
.........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거대한 원탁을 둘레로 십 삼인이 앉아 있었다.
열명의 신태비범한 노인과 중년의 여인, 그리고 한명의 소녀와 단아한 신색의 태궁영이었다.
........
"무엇이? 이곳이 혈마궁(血魔宮)이란 말이오? "
태궁영은 한소리 호성과 함께 방금 말한 중년여인의 얼굴로 향했다.
"그래요 공자, 공자는 수로를 따라 이곳에 흘러든 것이지요. 당신의 시신을 내
딸아이가 발견했어요. 당신의 팔찌를 보고 중원일현 노선배가 당신을 살렸어요. "
중년여인은 아름다운 옥음을 토했다.
"아니, 진정 이곳이 혈마궁이란 말이오? "
"그래요, 공자..... "
태궁영의 물음에 중년여인이 웃으며 말을 받았다.
그때,
"궁주, 이것을 알아 보시겠소? "
갑자기 태궁영은 쌍장을 합쳐 앞으로 밀어내었다.
슈우우----- 욱-----!
순간,
갑자기 태궁영의 쌍장에서 붉은 혈기류가 일어나며 혈기류 속에 부처의 모습을
한 아수라마신상이 투영되는 것이 아닌가?
아!
그것은 태궁영이 금보장의 서고에서 기연을 얻은 혈마(血魔)의 절정마공
천마혈령지공(天魔血靈之功)이 아닌가!
혈마가 말하기를 천마혈령지공은 자신이 남겨놓은 세력 혈마궁의 지존신공으로서
자신의 후예들은 그것을 알아보리라 하였지 않은가?
한순간,
"혈마...... "
"천마... 혈령..... 지공..... "
똑같이 신음을 토한 혈마궁의 모녀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으며
부르짖는 것이 아닌가?
"오오.... 지존.... 지존께서 오시다니..... "
중년여인은 감격하여 눈물을 쏟으며 오열을 터뜨렸다.
갑자기 닥쳐온 이 변화는 태궁영으로 하여금 경악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오오.. 혈마노인, 당신의 분신같은 혈마궁을 찾았소이다! )
태궁영은 감격의 신음같은 감정을 맛보아야 했다.
그리고 이어 들려온 중원일현의 전음성은 그의 몸을 굳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조, 사조께서 잠들어 계실 때 깨어나시지 못해..... 사경에 있을 때 저
혈마궁의 소궁주께서 사조를 구하셨습니다. "
"무슨 소리......? "
태궁영의 눈이 중원일현에게로 향했다.
"사조, 그 아이는 이제 주모가 되셔야 합니다. 그 소녀는 소조를 깨우기 위해
정절을 주군께 바치신 것입니다. "
순간,
태궁영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정절을 바쳤다는 것은 음양교합이나 자신의 음기로서 팽창된
태궁영의 양기를 잠재웠다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마음의 정리가 끝난 순간,
태궁영은 몸을 숙여 두 여인의 어깨를 부드러운 힘으로 일으켰다.
"궁주..... 아니 장모, 일어나십시오. 비록 혈마조사의 무공을 익혔다고는 하나
혈마궁의 지존은 아니외다. 일어나십시오. "
이어,
태궁영은 자신의 앞에 부복한 소녀의 어깨를 잡아갔다.
"소저, 자세한 이야기는 차후에 합시다. 일어나시오. "
그러나 혈마궁주와 소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태궁영이 내공의 힘을 삼갑자로 늘렸을 때서야 모녀는 일어났다.
그러나 두 여인의 가슴은 뛸듯한 기쁨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옥경(玉璟), 저 아이가 이 공자를 위해 헌신하더니 진정 주군이었단 말인가?
나에게 장모라고 한 것은 필시 중원일현이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
(오, 이분이 어머니께 장모라고.... 내가 주군의... 중원일현 할아버지가 말을
했단 말인가? 하느님, 이 소녀의 소망이 헛되지는 않았군요.... )
두 여인의 가슴속은 희열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참으로 공교로운 인연이 아닐 수 없었다.
지천무국의 마후와 정사를 치룬 태궁영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먼저 잠을 잔 마후는 자신의 순결한 이성으로 판단할 때 자신과 정사를 나눈
사람을 결코 죽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록 태궁영을 죽이려고 계ㅎ된 일이었으나 지천무국의 벌이 무서워서지 결코
자신의 순결을 받쳐가며 그를 죽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태궁영의 얼굴은 그녀의 마음을 더욱 여리게 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운명을 하늘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태궁영에게 운명을 결정하게 그를 그대로 회룡탄에 집어던졌다.
그러나 소용돌이의 한 지류가 이 혈마궁으로 스며들었고 때마침 물놀이를 하던
혈마궁의 소궁주 봉옥경(鳳玉璟)에게 발견된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태궁영의 체내에도 녹관쌍두사의 음기가 남아 있었다.
때마침 그것을 본 중원일현은 태궁영의 팔에 끼워져 있는 유림계 사조의 신물
음양쌍륜을 보게 된 것이다.
중원일현은 그 사실을 봉옥경에게 말한 것이다.
더욱 기이한 것은 소녀의 방심이다.
방년 십팔세의 봉옥경은 한눈에 태궁영의 모습에 깊은 연민에 빠져 가슴에
정념이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진정 사랑을 느낀 것이다.
그녀는 대번에 태궁영을 사랑하게 되어 음양교합으로서 태궁영을 구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알까?
자신이 몸을 바쳐 구한 이 소년이 가공한 신분의 소년이라는 것을.....
더구나 당금의 부마이며 백첩을 거느린 중원의 풍류남아 태궁영이란 것을.....
"지존, 모든 것이 궁금하리라 여기실 것입니다. 이 늙은이들은 백년전
중원십걸이라고 불리우던 쓸모없는 노인들입니다. "
중원일현은 조금은 장난스럽게 자신의 곁에 앉아있는 노인들의 신상을 알려왔다.
"주... 중원십걸? "
태궁영의 입에서 놀람의 외침이 토해져 나왔다.
이어 급히 포권으로서 예를 취하며 후배의 도리를 취했다.
"중원십걸은 백년전 사라졌다고 전해졌는데 어찌 이곳에서 은둔하고 계십니까? "
이미 중원십걸에 대해 알고 있는 태궁영은 의아스러운 음성을 토했다.
사실,
그는 중원십걸의 행적을 ㅉ아 회룡탄까지 오지 않았던가.
"우리는 지천무국의 꾀임에 빠져 모두 회룡탄에서 추락하게 되었소이다.
백안제갈이라는 지천무국의 모사꾼... "
중원십걸의 대부격인 비도천신(飛盜天神)의 말은 다음과 같다.
중원의 정의를 수호하는 열 개의 비밀세력이 있으니 조사들은 그것을 중원십천
(中原十天)이라고 불렀으며 그들은 비밀리에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진정한 힘을 알고있는 자들은 없었으며 그들도 전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백년전 우리들은 무림에 혈운이 덮쳤음을 알고 신분을 속이고 각
열곳에서 일어나 무림십걸이란 이름을 얻고 혈운을 잠재우고 있었소.
그러던 어느날 우리들은 이상한 편지를 한 장씩 받게 되었소이다.
무림태자(武林太子)라는 이름으로 발신되었으며 우리들은 모두 무림태자라는
암중인물과 대적하기 위해 형산의 회룡탄으로 달려갔소.
그런데 나타난 자는 언젠가 안면이 있는 백안제갈이라는 자였소이다.
그러나 백안제갈은 무림에서 더없이 교활하기로 소문난자였소이다.
평상시 우리들은 백안제갈을 모두 잘알고 있었기에 그자가 나타나기에 수상한
기미를 눈치챌 수 있었소이다.
그자의 무공은 우리 일인에게 상대도 되지 않았소.
그런 그가 무림태자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회룡탄으로 회동시켰다는 것은
음모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소.
순간,
수천 명의 극강고수가 우리를 에워싸고 나타났소.
우리는 그때서야 완벽한 함정임을 알고 내공을 끌어올렸소.
그런데 우리는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을 맛보아야만 했으니 우리들의 내공이
모여지지 않는 것이었소.
그때서야 우리는 이미 독에 중독되었음을 알 수가 있었소.
그러나 우리는 암중 중원을 지키는 정도지천(正道之天)의 수뇌자.
목숨을 걸고 싸웠으나 그들에게 밀려 회룡탄으로 추락하였소.
우리가 중독된 독은 독이 아니라 기이한 금속으로 체내에서 녹으면 내공을
끌어올릴 수가 없는 금속의 잔재였소.
백년전 우리는 회룡탄에서 소공과 같은 길로 이 혈마궁으로 스며들어 당시의
혈마궁주 봉무황(鳳武皇)에게 구함을 받았소.
다행히도 이곳은 지하 수십장 아래에 형성된 곳이라 지저혈태(地底血苔)가
있어 우리의 독을 해독시킬 수가 있었소이다.
우리는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그들이 암중 중원을 노리던 지천무국의
세력으로밖에 판단할 수가 없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소.
그러나 우리의 독을 해독하는데 무려 백년이란 세월이 흘렀소이다.
시기가 이러할 때 마침 소공(少公)이 이곳에 들게 된 것이오.
비도천신의 말은 끝이 났다.
비도천신을 비롯한 구명의 노인들은 분노의 기색이 다분했다.
태궁영은 그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말하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무림십걸이
합쳐져서 이룩했다는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를 얻기로 했다.
"본인(本人)은 천무황국의 태자 태궁영이라 하오이다. "
"오...... "
순간 그를 주시하던 십이인의 눈이 경악이 어리며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이구동성으로 발하고야 말았다.
그들에게 있어 천무황국이란 이름은 경외의 대상이며 이미 사라져간 전설
속의 무국(武國)이 아니던가.
그러한 무국의 태자가 자신들의 앞에 있다니 모두들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태궁영의 말은 모든 중인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태궁영이 천무황국의 태자로서 천년의 긴잠에 빠져 있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거니와 이미 지하로 사라져갔다는 전설이 말하고 있는 천무황국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태궁영에 대해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더구나,
태궁영이 천무황국을 구하려면 그들이 가진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을 때는 그들은 극도의 놀라움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은 재신(財神)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태궁영이 다섯가지의 기공을 금보장의 장주 금적산에게 들었다고 했을 때
온몸에 금붙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던 재신이 대소를 터뜨렸다.
당연하다.
그는 전대 금보장의 장주였으니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무림십걸(武林十傑)!
각각 재물과 경공, 장공, 검, 지 등 각각 한부분에서 누구도 따르지 못할 무공을
지닌 초절정 고수들이 그들이었다.
아직까지도 그들의 이름은 중원의 신화가 되어 있지 않는가.
비도천신(飛盜天神) 성문경(成文京),
재신(財神) 희자영(姬紫永),
개왕( 王) 차두포(車斗鋪),
오검신제(五劍神帝) 경두연(京杜燕),
구류신장(九流神掌) 역궁탄(易弓彈),
중원일현(中原一賢) 주후성(朱後星),
패도무극(覇道無極) 호유완(胡有完),
십기달통(十技達通) 금작곡(琴作曲),
일후백살(一吼百殺) 감탄사(甘彈士),
지천일살(指天一殺) 예춘호(芮春浩),
각각 일부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들은 각각 열 개의 단체를 거느리던
중원의 실질적인 정도무맥(正道武脈)이라고 할만했다.
숨겨진 그들의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재신의 숨겨진 힘은 금보장만 하더라도 적어도 이십만의 군병을 동원할 수 있는
막강한 재력과 무공을 가진 단체가 아니던가.
지존부재(至尊不在)의 상황에서 유림계를 이끌던 무상 중원일현의 무공과 지략은
이미 중원천하에 널리 알려진 바가 아닌가.
또한,
태궁영은 이미 오래전에 노산진의 천기서원에서 유림계의 지존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실력을 가늠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는 마음만 먹으면 중원의 모든 유생들을 동원시킬 수가 있으리라.
또한 그것으로 인해 태궁영의 무림서열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태궁영과 당금 개방의 태상장로 화화신개는 중원십걸중 개와 차두포의
사숙질간으로서 태궁영과의 관계도 사숙질로 맺어지게 되는 것이다.
아뭏튼,
이미 이백여 살에 이른 신태비범한 노인들은 태궁영에게 자신들의 일생의 무공을
합쳐 만든 대자연지기를 전하기에 이른다.
"좋아요. 할아버지들. 성의를 봐서 내가 대자연지기를 익히기로 하지요. "
또, 태궁영의 입에서는 장난스러운 행동에 상응하는 대답이 나왔다.
그러나,
그러한 그를 지켜보는 열명의 노인들의 얼굴에는 짙은 감동과 형언할 수 없는
감격이 어울려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이미 그들은 태궁영에게 지천무국의 행동을 들어 알고 있었으며,
그들이 생각해도 지천무국을 막을 수 있는 인물은 자칭 천무황국의 태자라는 이
어린소년 태궁영 밖에 없었다.
여유있고 능글능글거리는 저 소년의 내면은 너무나 다정하고 뜨거운 것이다.
더구나 그는 나타날 때부터 가공할 무공과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곳 혈마궁의 태상궁주,
자신들과 중원십걸의 일인인 중원일현의 지존의 신분,
그것 뿐인가?
태궁영은 원하든 원하지 않던간에 개왕과 재신과는 이미 밀접한 관계가 맺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그가 부마이며 당금의 중원십강중 만마궁을 접수했으며 남해해궁의
실질적인 궁주신분임을 알리면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그에게 백첩이 있음을.....
또한 그가 중원의 모든 군마를 움직일 수 있는 십매어사라는 사실은.....
제 40 장에 계속
[3164]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0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08 12:14 읽음 :1290 관련자료 없음 ------------------------------------------------------------------------------
제 40 장 二奇功을 얻다
수정실(水晶室),
천정벽 할것없이 모두 호화찬란한 수정으로 이루어진 옥실(玉室)이었다.
적어도 좌우 삼십여 장에 이르는 거대한 욕실은 무기고인 모양으로 사위에
신이기병(神異奇兵(이 가득하게 꽂혀 있었다.
수정벽은 온갖 모양으로 현란하게 꾸며져 있으며 그 수천 가지 문양 하나하나가
모두 현란한 무공의 자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다.
수정실의 중앙에는 둘레가 삼사장이나 이르는 거대한 탁자가 있었다.
아니 탁자라고 하기보다는 좌대(座臺)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수정좌대에는 신태비범한 노인 열명이 둥글게 둘러앉아 태산이라도 눌러버릴
듯한 기도를 뿜어내고 있었다.
연(蓮)의 모양으로 다듬어진 좌대는 이미 녹아버릴 듯 붉은 물들이 있어 신태비범한
열명의 노인이 강기를 운용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열명의 노인은 다름아닌 무림십걸(武林十傑)이었다.
과거 백 수십년전 중원을 열조각으로 나누며 위세를 떨쳤던 그들은 바로
중원십걸(中原十傑)이라는 지고무상한 신위를 가졌던 그들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의 중앙에는 한명의 소년이 앉아 있었다.
하늘이 질투할 정도의 미안과 어딘지 모르게 장난스러운 표정을 짖고 있는 소년.
태궁영밖에 또 누가 있겠는가?
"주군.. 이미 지천무국이 활동을 시작했다면 어제 오늘의 계ㅎ이 아니라 수십
수백년이 소요된 치밀한 계ㅎ이 분명합니다! "
중원일현이 침묵을 깨고 말했다.
그의 두 눈은 태궁영을 쳐다보고 있으나 걱정스러움이 깊이 잠재된 목소리였다.
"그렇소.... 파악한 바로는 적어도 백년은 넘은 계ㅎ이 이루어 졌을 것이오. "
"그렇다면... 태자의 말에 따르면 중원십이강중 중원팔강이 그들이 심어놓은
간세라고 하는데 그러한 힘이 있었다면 그들은 이미 중원을 정복할수도
있었을 것인데 왜 세월이 흐르도록 중원을 정복하지 않고 이제서야 마각을
드러낸다고 보시오. "
태궁영의 말을 듣고있던 패도무적 호유완이 의아스러운 음성을 토했다.
그는 이미 세수(世數)가 이백이 넘었음에도 검은 수염이 자라고 있었다.
"그것은 너무도 간단한 이치오.... 그들은 힘을 축적했지만 한가지 걱정이 있었소. "
"그것이 무엇인데.... 그들이 중원을 정복하지 못하였단 말이오......! "
"간단한 추측으로 알수 있소.... 그것은 천년전 숙명적으로 겨루었던 본국(本國)
천무황국의 재등장(再登場)을 두려워 하였던 것이오. "
태궁영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천무황국이 이미 천년전에 지하로 잠적했다는 소문은 이제 전설이 되었소이다.
그들이 잠적한 천무황국을 두려워할 필요가 뭐 있겠소. "
십기달통 금작곡이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말을 뱉았다.
"그들은 본국과 너무도 많은 결전을 치루었고 서로의 사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소. 그들은 이미 천년전에 나를 비롯한 다섯 명의 무장(武將)이 탈출한
것을 알았소. "
"어찌.... 그것이.... "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오..... 내가 누워 천년의 잠을 자던 주위에서 나를
지키던 태자호위대 오인의 유골을 금적산 할아버지는 보셨소. "
"오! "
"나 또한 그들과 같이 빠져나온 것을 기억하고 있소. 그 지옥의 유황불에서
빠져나오자 나를 주살하려던 당시의 지천무국 살객들도 기억하고 있소. "
"........ "
"그뿐만이 아니오....! 본국은 지하로 잠적하기전 지상(地上)에 하나의
밀궁(密宮)을 남겨놓은 상태였으며 지천무국은 그들을 감지하고 있었소. "
"오오.... 그런 일이..... "
태궁영의 맨 좌측에 앉아있던 중원일현 주후성이 놀람의 외침을 토했다.
"중원십걸.... 할아버지들 께서는 이미 지천무국의 군사라는 백안제갈의 면모를
파악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으로 보아 그는 이미 백년전부터 계ㅎ에
착수했을 것이오. "
"그런 일이.......! "
일동이 이구동성으로 놀라움의 외침을 토했다.
"그 증거로 백 오십년전 금보장의 쌍해상단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은 해경단이라는
전대미문의 해적 집단을 만들어 내었지요. "
"그렇단다! 네가 적산이와 조손(祖孫)의 예를 맺었으니 본 재신(財神)은 태자의
고조부(高祖父)가 되는 것. "
재신 희자영은 금적산의 장인으로서 실질적 금보장의 주인이었다.
그는 태궁영이 금적산을 조부로 맞았음을 이용하여 열명의 노인중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자 그러한 말을 한 것이다.
"해경단은 장강(長江)과 황하(黃河), 그리고 사해오호(四海五湖)에 흘러들어
금보장의 상단에 막강한 피해를 주었지요. "
"그..... 그렇다. "
재신 희자영은 얼굴에 분노의 빛을 떠올리며 해경단과 일전을 생각하는지 거친
음성을 뱉아내며 얼굴을 붉혔다.
"개왕( 王) 할아버지..... "
"왜 그러느냐? "
태궁영의 눈이 자신에게로 향하며 자신을 부르자 개와 차두포는 예의 그 걸걸한
음성으로 대답하며 초점없이 벌겋게 취한 눈으로 태궁영을 바라보았다.
"이것을.... 아시겠죠? "
갑자기 태궁영이 자신의 앞에 내미는 패(牌)를 보자 개왕은 황급히 머리를 조아렸다.
"아이쿠..... 개왕( 王)이 구절종사를 뵈오이다. "
그것은 과거 화화신개가 태궁영에게 신표로 준 구절신패(九絶神牌)였다.
화화신개는 구절종사였지만 개왕은 팔절밖에 이어받지 못했던 기인이었다.
개왕이 화화신개의 사숙이었지만 서열은 화화신개가 높은 편이었다.
"후후후... 나는 구절종사가 아니오. 다만 화화신개 노형이 준 신패일 뿐이오....
과거 화화신개 형님께 개왕의 모든 것을 들었지요. "
그러나,
강호의 법칙은 엄연한 것이었다.
비록 태궁영이 구절종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신패를 가지고 있는 이상 개왕은
태궁영에게 구절종사의 대우를 해야하는 것이다.
"오십년전 개방( 幇)은 중원십이강에서 밀려났습니다. "
"무.... 무엇이..... "
개왕은 소스라치듯 놀라 흰 수염을 곧추 세웠다.
자신이 중원십걸의 일인으로서 중원무림을 누빌 때 개방은 이미 중원십이강중
최강을 점하고 있었으며 비밀세력을 이끌고 있던 개왕은 개방을 이끌고 있었다.
이끌었다기 보다는 뒤에 숨어 돌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죠... 그 자리는 마운살루라는 마도의 살객(殺客)들이 메꾸었는데
얼마 전 천무황국의 밀궁인 남해해궁에게 괴멸되었지요. "
"오.... 오... 그런 일이. "
중인들은 이미 중원십이강 중 하나가 무너졌다는 소리에 탄성을 질렀다.
"놀랄일은 아닙니다. 이미 지천무국은 손발이 잘리고 있습니다. 지금 본 태자는
옥황성의 군사 신분으로 그들을 교란하고 대적하고 있지요. "
"오. 옥황성이 그리도 커다란 힘을 길렀단 말인가? "
일후백살 감탄사가 의아스럽고 경악한 음성을 토해 내었다.
그는 옥황성과 인연이 많은 기인으로 당금 옥황성주 절대무황 동방강의 사숙으로
그는 아직 동방강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일후백살이 회룡탄에서 사라지고 난 뒤 절대무황 동방강이 태어났던 것이다.
"그렇습니다. 감(甘)할아버지... 이미 금보장과 옥황성의 연합세력은 비도장을
회수(淮水)에서 격파했고 만마궁의 장인어른께서는 형산에서 독황림을 격파했습니다. "
"오오... 가공하군...... "
열명의 기인은 흘린 듯 신음을 토하며 태궁영을 바라보았다.
"해경단은 남해해궁이 견제하여 퇴로를 차단했으며 구대문파와 만마궁의 연합세력은
형산에서 마환천(魔幻天)을 부수고 있습니다. "
"오오.... "
일제히 탄성을 불어내는 기인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그들의 손발을 잘랐다고 지천무국을 굴복시킬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중원의 일반 무공으로는 지천무국의 종주(宗主)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
"그렇다면..... "
"그렇습니다. 그것은 본국인 천무황국에 비장된 단 한초의 무공만이 지천무국의
최후절초를 막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지천무국은 활동을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
"...... "
열명의 노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본 태자는 열분의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가 필요합니다. "
태궁영의 말소리가 떨어지자 열명의 노인은 서로의 눈길을 마주치며 침묵을 유지했다.
그들에게 있어 대자연지기는 너무도 가공하고 그들에게 타격을 주는 무공이었던 것이나,
그러나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중대한 결심으로 중원을 구하고 자신들에게 커다란 기연이 오리라는 것을....
대자연지기(大自然之氣),
중원십걸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이룰수가 있는 강기(剛氣)이다.
외력(外力)을 방어하는 호신벽(護身癖)의 일종으로 호신강기의 극치라고 할수 있다.
중원십걸은 과거 모종의 일을 이루기 위하여 대자연지기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대자연지기....
그것은 중원십걸 모두의 힘이 합쳐져야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각기의 다른 기(氣)가 합쳐져서 이루어지는 막강초거(莫强超巨)의 호신강기.
그러나,
그것을 시전하기 위해서는 시전자에게 있어 막강한 내공의 소모를 가지고오는
것으로서 중원십이강 모두가 시전하기 꺼려하는 것이었다.
어떠한 강기도 퉁겨낼 수 있는 초유의 호신벽,
"....... "
"열분 할아버지들.... 나는 천무황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꼭 다섯 가지의
절대기공이 필요합니다. 이제 두 가지의 기공을 얻었습니다. "
"오오.... 벌써 두 가지나.... "
노인들이 놀라움의 외침을 토했다.
당대에 한 가지도 얻기 힘든 기공을 두 가지 씩이나 몸에 지닐 수 있다니...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모두의 의견이 합일되었음인가?
"태자... 준비하시오. 우리는 태자께 대자연지기를 드리겠소. "
열명의 노인이 말을 하며 태궁영을 둥글게 에워싸며 일제히 쌍장을 들어 올리더니
차가운 공기에 파동을 일으켰다.
"고맙습니다..... 할아버지들. "
태궁영의 말을 끝나지 수정실에 강한 강기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한편,
수정실의 밖에서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아름다운 두 쌍의 눈이 있었다.
혈마궁의 모녀(母女),
바로 그녀들이었다.
그녀들의 눈에 수정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너무도 세세하게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휘류류류----- 류륭!
수정실은 강기의 파장이 일며 모든 것을 날려버릴 듯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노부가 거궐(巨闕)을 맡겠소.... "
말을 마친 비도천신 성문경이 바람같이 몸을 날리며 결가부좌를 틀고 있는 태궁영의
거궐혈에 붉게 달아올라있는 쌍장을 밀착시켰다.
"노부는 단전(丹田)을 맡겠소이다. "
오검신제 경두연은 쌍장을 단전에 밀착시키며 소리쳤다.
"노부는 태자의 백회혈(百會穴)을 제압하겠소이다. "
지천일살 예춘호는 몸을 빙글 회전시켜 공중에 몸을 띄운 채 백미의 노승처럼
굳어있는 태궁영의 백회혈에 우장(右掌)을 밀착시켰다.
"노부는 경문혈(京門穴)을 제압하겠소이다. "
십기달통 금작곡이 경문의 양혈(兩穴)에 쌍장을 밀착시켰다.
일순,
스----- 스----- 슥-----
네 개의 대혈을 제압한 노인뒤에 다시 네명의 중원십걸이 밀착하며 앞에 앉은
동료의 등에 쌍장을 밀착시켰다.
스----- 스---- 슥-----
한순간 남아있던 주후성과 희장영이 바람같이 몸을 날렸다.
중원일현 주후성은 태궁영의 뒤에 쌍장을 붙이고 선 노인들의 뒤에, 재신
희자영은 태궁영 앞에서 강기를 띄우고 있는 노인들의 뒤에 시립했다.
마치 여덟 명의 노인들이 호위하는 형태였다.
이때,
이미 태궁영은 입적한 고승과도 같은 장엄한 얼굴로 물들어 있었으며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자신의 강기를 피워올리고 있음을 미루어 알 수가 있었다.
한순간,
"무영(無影)은 비천(秘天)을 가른다 무영비천기(無影秘天氣)! "
비도천신 성문경이 한소리 경호성을 떨어 올리며 강기를 피어올려 태궁영의
거궐혈에 밀착된 상장을 통해 강기를 밀어넣었다.
구쿠쿠쿠쿠.....
거대한 파도와도 같은 강기가 태궁영의 체내로 밀려들었다.
"윽! "
한순간 뜨거운 강기가 밀려들자 태궁영은 입술을 깨물며 참아내었다.
헌데,
"백검지기(白劍之氣)가 단전(丹田)을 열리라! "
창노한 음성이 울리며 태궁영의 단전으로 오검신제 경두연이 쏟아낸 얼음보다도
차가운 백상지기(白霜之氣)가 밀려왔다.
쏴----- 아----- 아----아!
태궁영의 단전으로 밀려든 백상지기는 장강의 파도같이 거센 힘을 동반하며
태궁영의 각곳에 위치한 삼십육대혈(三十六大穴)을 향해 밀려갔다.
온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충격이 단전으로부터 태궁영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
태궁영의 온몸을 비틀었다.
"으.... 으으으......! "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태궁영은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백회혈! "
이러한 모습을 지켭던 주후성이 벼락같은 노갈을 뿜어내었다.
한순간,
"홍천지기(紅天之氣)는 암천을 홍기(紅氣)로 덮으리라! "
지천일살 예춘호는 말을 끝나기도 전에 바람같은 빠르기로 강기를 일으키고 있었다.
슈---- 류---- 류----- 류----- 류-----
붉은 강기가 수정신을 덮으며 중인들을 덮어버렸다.
그순간,
태궁영은 자신의 백회혈을 토하여 밀려드는 거역하기 힘든 극천지기(極天之氣)가
있음을 간파하고 고통속에서도 진기를 인도하여 단전으로 끌어내렸다.
우르르르르.....
"으..... 으..... "
부지불식간 태궁영의 입에서 이빨시린 신음을 토해내었다.
그런 그 순간 태궁영이 경문혈에서는 십기달통 예춘호가 제압한 강기가 경문혈을
찢어버릴 듯 충격을 주며 무서운 속도로 단전을 향해 치솟고 있었다.
"으.... 으.... 으.... "
태궁영도 고통을 참으며 비명성에 가까운 신음을 토해 내었다.
그러나,
태궁영의 몸에 내재된 막강한 내공의 힘은 스며드는 네 줄기의 힘에 거대한 반발을
일으키고 무서운 속도로 강기를 퉁겨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태궁영이 의도한 것이 아닌 강기 스스로의 힘이었다.
사실,
태궁영의 몸속에는 무수한 힘이 서로 대립한 상태로 잠재되어 충돌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가 천무황국에서 지니고 나온 거대한 본신지기(本身之氣)와 금보장의 수많은
무학기서에서 얻은 수십 줄기의 크고 작은 내공의 힘.
그 뿐인가?
금보장의 비밀서고에서 얻은 혈마의 무공과 황궁비고에서 알게 된 유현천자공은
그의 체내에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강기 중 최강의 것이었다.
그러한데다 지금 중원십걸의 강기가 스며들고 있었으니.....
우르르르르.....
거대한 강기는 태궁영의 체내로 스며들며 단전을 향해 밀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쿠르르르..... 쾅!
태궁영의 체내에서 일어난 강기는 스며드는 네 줄기의 내공을 퉁겨내고 있었다.
"으.... 윽..... "
"크...... 윽.... "
네 명의 노인은 반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울컥 한모금의 핏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태궁영의 전신대혈에서 손을 떼어내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손을 떼어낸다면 태궁영은 체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양의 내공을 잃게
되리라는 것을 노련한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척----!
처---- 척!
한순간 네명의 노인들 뒤에 시립해 있던 네명의 노인들이 각각의 등에 쌍장을
밀착시키며 내공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우르르르릉------
다시 배가된 그들의 힘은 무서운 힘을 동반하여 태궁영의 체내로 밀려들었다.
이미 호위하듯 서있던 희자영과 추후성의 쌍장이 합쳐지며 백회혈을 제압한
지천일살 예춘호의 배심으로 스며들었다.
우르르르르.....
중원십걸의 내공은 한줄기가 되어 무서운 속도로 태궁영의 단전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쾅---
다시 그들의 내공력은 태궁영의 체내에 반복된 반탄으로 퉁겨나갔다.
그러나,
한 번 퉁겨진 내공은 더욱 배가되어 무섭게 태궁영의 단전으로 치달았다.
쾅---
다시한번의 충돌음이 일었을 때 태궁영은 상체를 심하게 흔들며 위태위태하게
보일정도의 충격에 코에서 가는 핏줄기를 비추어 내었다.
(음.... 참아야 한다... 빨리 대자연지기를 혼합하여 천무황국을 열어 지천무국을
무너뜨리고 중원의 평화를 찾아야 한다. )
태궁영은 온몸에 흐르는 각기 다른 강기의 충돌을 느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우르르르.... 르릉..... 쾅!
갑자기 거대한 충격이 있자 그의 생각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이러다간 열명의 할아버지들에게 막대한 충격을 줄 것이다..... )
어느덧,
그의 입에서 유현천자공의 내공심법중 흡자결(吸子訣)을 운용하여 자신의 체내에
스며든 강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쾅,
다시한번의 거센 충격이 왔을 때 열명의 노인은 모두 퉁겨나가고 말았다.
휘----- 익----
휙! 휙! 휙!
털썩!
마치 썩은 집단처럼 날아간 중원십걸은 미동도 하지 못한채 그냥 널브러져 있었다.
"앗! "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봉옥경은 몸을 날려 수정실 안으로 날아갔다.
휘----- 이---- 익-----
이미,
그녀의 몸은 혈마궁주의 손에 제압당해 있었다.
"어머니.... 저분.... 저분의 생명이.... "
"걱정하지 말아라.... 더구나 지금 그를 건드린다면 반탄지기로 인하여 모두
중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냥 지켜보는 것이 그를 돕는 길이다. "
혈마궁주는 자신의 딸을 꼭 껴안았다.
사실,
봉옥정, 그녀는 태궁영이 자신의 낭군으로 귀중한 존재였으나 혈마궁주에
있어 태궁영이란 존재는 혈마궁의 지존이란 신분이었다.
혈마궁 삼천궁도들의 생명을 지켜야할 지존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장모의 신분이라 해도 그녀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가 그곳에 있는 것이다.
한순간,
"어머니..... 저.... 저기..... "
놀라움의 외침을 토하는 봉옥경의 손을 따라 혈마궁주 그녀는 수정실 안에 결가부좌의
자세로 굳어있는 태궁영을 바라보았다.
아아......!
보라!
태궁영의 몸에서 칠색의 서기가 마치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더구나,
더욱 가공한 것은,
태궁영의 반탄지기로 인하여 쓰러져 마치 걸레처럼 뒹굴던 중원십걸이 모두
일어나 앉아 있으며 그들의 자세는 이미 운공요상중의 자세였던 것이다.
휘------ 류---- 류-----
태궁영의 몸에서는 무지개와도 같은 칠채서기가 쏟아져 나와 자신과 자신의
주위에 흩어진 열명의 중원십걸을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휘--- 류---- 류-----
칠색의 서기는 이내 태궁영의 체내에 대자연지기가 융합되었음을 나타내어 주는
것임을 말할것도 없음이다.
"오..... "
혈마궁주는 이 장엄한 모습에 무릎을 꿇으며 경호성을 토해 내었다.
수정실 안에서는 쉴사이 없이 칠색의 무지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으며 수정실
밖에서는 혈마궁주가 무릎을 꿇은 채 이 장엄한 기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봉옥경은 그저 망연한 시선으로 태궁영을 바라볼 뿐이었다.
제 41 장에 계속
[3165]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1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08 12:15 읽음 :1402 관련자료 없음 ------------------------------------------------------------------------------
제 41 장 血魔 超魂之氣
---혈마각(血魔閣),
깨끗이 정리된 아담한 내실이었다.
삼천의 초극절정 무사들이 혈마궁주의 무사들을 이끄는 혈마궁주의 처소가 바로 이곳이다.
궁주의 처소답지 않게 장식하나 없는 너무나 단아하게 꾸며진 내실에다 여인의
육향이 차분하게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누가 보아도 너무도 단아한 내실,
혈마궁은 결코 마도답지 않은 마도의 단체였다.
마도 속의 정도(正道)를 내재했다고나 할까?
혈마각 에서는 삼인(三人)이 정좌하고 앉아 있었다.
그들은 혈마궁주(血魔宮主) 희연교(姬蓮橋)와 그 애녀(愛女) 봉옥경(鳳玉璟),
그리고 태궁영(太宮營)이었다.
태궁영은 이미 대자연지기를 체내에 갈무리한 상태이며 중원십걸로 전화위복이
되어 태궁영의 칠채서기로 인하여 막강한 무공을 갈무리하게 되었다.
그들은 과거의 명예를 되찾고 자신을 속인 백안제갈을 능지처참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태궁영은 만마궁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혈마궁의 조사인 혈마의 모든 무공을
익혀야 할 책이 있는 상태였다.
그에게 혈마의 지존마공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은 너무도 부족한 것이었다.
문득,
혈마궁주 희연교는 만면 가득한 미소를 떠올렸다.
"호호호... 사조께서는 너무도 멋있는 지존을 보내주셨군요. 아무도 사조가 남긴
혈마강벽(血魔强璧)의 비록을 이곳에 감추었는지 모를 거예요. "
혈마소궁주(血魔小宮主) 봉옥경(鳳玉璟).
그녀는 태궁영이 빈사지경에 처해있을 때 한 번의 인연으로 그를 사랑해버린 여인이다.
그러다가 그의 신분을 알자마자 더욱더 강한 희열이 항상 그녀의 마음을 감싸았다.
그러나 그가 백명의 첩을 거느렸음을 알았을 때 그녀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가.
그러나 그것이 그녀에게 닥친 숙명이라면 어쩔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만약 그녀가 태궁영을 사내로 맞아들이지 않았다면 평생을 지존으로 쳐다보며
후회속에 살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문득,
그녀의 옥용에 사르르 홍운이 일었다.
그녀의 눈은 어떤 결의의 빛을 역력히 드러내며 무지개를 타듯 몽롱해졌다.
(저분.... 이제... 나의 낭군......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이 백첩을 거느리고
있으면 어때요..... 당신이 천명의 첩을 거느리고 있어도 상관없어요. )
그녀가 굳은 사랑의 결실에 빠져들며 가슴을 붉게 달아올리고 있을 때,
혈마궁주 희연교는 성큼 태사의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가 반상(盤上)에 놓여있는
바둑판을 들어올렸다.
바둑판은 홍석(紅石)으로 만들어져 붉은 색을 띠고 있었다.
"........? "
태궁영은 의아한 시선을 띄우고 희연교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일순,
"호호호.... 지존이며 사위가 되시려면 지존신공외에도 마도 최강의 호신강기인
혈마강벽 속의 혈마초혼지기(血魔超魂之氣)를 익혀야 해요..... "
"혈마초혼직...... "
"그래요! 지존이 남긴 혈마의 기록에 보면 오늘날의 혈겁을 예연하셨고 기재를
보내신다고 하셨지요. 지존신공을 익힌 기재를. "
"오..... 오..... 어찌 천년후의 천기를..... "
"호호... 그래요. 그래서 지존은 지존신공을 익히고 이곳에 나타났지요. 사조의
예언과도 일치하게 그러나 그것은 살공(殺功)일뿐 수공(守功)이 아니예요. "
"수공(守功)? "
태궁영은 의아스러운 음성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래요! 혈마사조의 진수는 이 호신공인 혈마초혼지기에 있어요. 다른 말로
혈마강벽이라고도 불리고 있지요. "
순간,
"그.... 그것이.... 본인이 원하는 극마지기에 이르는 마공의 호신강..... "
"그래요.... "
오오....
그가 원하면 또하나의 기공이 바로 이 혈마궁에 있었단 말인가.
이어,
희연교는 들고있던 붉은 바둑판에 공력을 주입시켰다.
순간,
파앗-----!
홍석(紅石)의 바둑판이 산산이 부서지며 파편(破片)이 사방으로 비산(飛散)하며
붉은 먼지를 흩뿌렸다.
오오.....
바둑판이 부서지고 드러나는 것은,
피빛 혈광이 일렁이는 하나의 죽혈편(竹血篇)이 나타났다.
대나무를 꼿꼿하게 엮어 하나의 책을 만든 죽혈편,
죽혈편에서는 숨막힐듯한 마기와 사기가 숨을 억누르며 줄기줄기 뻗어나와 마치
사기의 그물속에 갖힌 듯한 착각을 일게 하였다.
일척(一尺)도의 첫 번 죽편(竹篇)에 쓰여 있는 글,
<혈마초혼지기(血魔超魂之氣). >
아.... 아.....
전설은 말을 한다.
혈마초혼지기.
그것의 유래는 적어도 일천년의 전으로 올라간다고 전설은 말을 하고 있다.
일천 년전-----!
마(魔)는 왜 번번히 천하(天下)를 지배하는데 실패하는 것인가!
마(魔)로서 위선에 가득찬 정도를 깨고 천시(賤視)를 면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일천 년전 지천무국과는 다른 마의 길을 걷고있던 고금최강의 거마(巨魔) 혈마는
통한의 울부짖음을 터뜨려야만 했다.
급기야,
그는 자신의 모든 마기를 한곳에 모았다.
천하각지를 유랑하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기를 수집하여 자신의 후세(後世)에
탄생될 절대마종주(絶大魔宗主)를 위해 안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태궁영의 조부 태영환과의 일전을 치룬 뒤 자신의 생각이 잘못됨을
의식하고 진정한 마도를 구축하기 위하여 혈마초혼지기를 만들었다.
헌데,
이 천고의 마물(魔物)이 이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
태궁영의 두 눈이 격동으로 인하여 빛나고 있었다.
(아.....! 혈마초혼지기... 마도의 강한 호신강기.. 저것이 이곳에 있었다니.... )
태궁영이 타오르는 격동을 누르고 있었다.
희연교,
그녀는 자신도 처음 접해보는 혈마초혼지기의 실체를 보고 격동으로 물들었다.
그녀의 눈이 문득 태궁영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눈가에 형언할 수 없는 감탄의 기색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하늘이 내린 기재(奇才)! 저 아이는 이제 중원을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 )
이어,
그녀는 한 옆에 앉아있는 자신의 금지옥엽(金枝玉葉)을 바라보았다.
봉옥경,
(호호.... 녀석! 이제는 다 컸구나..... 하지만..... )
그녀의 눈에는 우려의 빛이 떠올랐다.
희연교가 그녀를 얻은지 만 육개월만에 남편이 죽었으므로 그녀는 혼자서 자신의
딸에 의지해 키워왔던 것이다.
(부족하다.... 저 아이에 비해서.. 하지만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이니 알아서 잘
처신하리라.... 다만 저 아이가 백명의 첩을 거느렸다하니 그것이 걱정될 뿐.... )
부모의 마음은 그러한 것인가.
생각을 마친 희연교는 수중에 있는 죽절편을 태궁영의 앞으로 내밀었다.
"받게..... "
".......! "
태궁영은 묵묵히 희연교를 바라보았다.
"지존으로 모셔야 옳은 일이나 이미 태자는 본궁의 소궁주이며 내 딸인 옥경과
부부의 예를 취했으니 이제 본궁주가 장모의 예를 차리겠어요. "
희연교는 밝은 웃음으로 말했다.
옆에 있던 봉옥경의 옥용이 사과처럼 붉게 물들어 버린 것은 같은 시각이었다.
태궁영은 서서히 손을 들어 죽절편을 받아 들었다.
이윽고,
차가운 냉기(冷氣)가 그의 손을 거쳐 사지백해로 흘러들었다.
죽절편,
이 천고의 기물(奇物)이 천년의 시공을 건너뛰어 태궁영의 손으로 들어오며
또하나의 신화를 창조하려 하고 있었다.
× × ×
태궁영은 자신의 침실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 혈마궁주가 그에게 건네준 죽절편이 펼쳐져 있었다.
아니!
아니!
천무황국을 열수 있는 또 하나의 무공을 얻을 수가 있는 기회인데 이토록 침울한
표정으로 고심하고 있다니 태궁영다운 행동이 아니지 않는가.
의당 죽절편에 적혀있는 혈마초혼지기를 익혀야 할 것 아닌가.
그의 시선을 푸른 정광을 쏟아내며 죽절편에 적혀있는 글귀를 응시하고 있었다.
----중략(中略) 그리하여 본 혈마는 후인의 몸에 혈마초혼지기를 익힐 수 있는
요도(要圖)를 남겨 놓았다. 혈마초혼지기는 본 혈마의 후예의 몸에 나타나리라....
허나 남아(男兒)는 나타나지 않으리라.... 오직 여아(女兒)... 후략(後略)......
그럴수가!
혈마가 하늘의 천기마저 거스를 수가 있는 신기(神氣)의 소유자였단 말인가.
자신의 의도대로 여인의 몸에 혈마초혼지기를 익힐 수 있는 요도를 남겨 놓다니.
그때였다.
사르락....
옷깃스치는 음향과 함께 인기척이 들려왔다.
"공자님.... 소녀는 봉옥경이옵니다.... 들어가도 되겠는지요. "
과연 혈마궁의 소궁주 봉옥경의 꾀꼬리같은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왔군.... 드디어 후후후..... )
태궁영은 그녀가 찾아온 의도를 짐작하고 담담히 입을 떼었다.
"소저! 들어오시오. "
사르륵!
방문이 조용히 열리며 섬세한 인영이 문을 비키며 들어섰다.
"앉으시오.... "
태궁영은 그녀를 자신의 옆에 앉혔다.
사실 그녀는 자신의 죽음대신 정조를 받쳐 삶을 준 여인이 아닌가?
"공자님께서는 결코 혈마초혼지기를 익힐 수 없어요. 구결(口訣)을 익히셨다고
해도 혈마초혼지기가 그려진 요도가 있어야해요. "
"알고 있소이다. "
봉옥경의 말에 태궁영은 시큰둥한 대답을 토했다.
"조사께서 남기신 글을 읽으셨다면 왜 제가 이곳에 왔는지 아실 거예요. "
"...... "
그녀의 말이 뜻하는 바를 짐작한 태궁영은 어떠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조사께서 남기셨다는 요도는 바로 소녀의 전신에 마치 인간의 혈맥을
표시하듯 세밀하게 그려져 있지요...... "
"뭣이! 그럼 그게 사실이오......? 그럼 옥경의 온몸에 그림이.....? "
"예..... 있어요..... 분명히. "
그녀는 분명히라고 했다.
일순 태궁영은 전기라도 통한 듯 움찔 놀라며 외치듯 커다란 음성을 토해내었다.
"옥경....! 지금 당장 벗어보시구료? "
------지금 당장-----?
"......? "
봉옥경은 당황하며 손으로 앞섶을 움켜잡으며 귀밑까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세상에..... 어쩜.... 저리 쉽게 말을 할 수가 있담......! )
너무도 어이가 없는 듯 봉옥경은 멍한 시선으로 유들유들한 태궁영을 쏘아보았다.
너무도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닌가.
여인에게.... 아무리 자신에게 몸을 준 여인이라 하나..... 빨리 벗으라니.....
실언(失言)이 아닐 수 없었다.
태궁영,
그는 멍청한 시선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는 여인을 보고 아차 싶었다.
이윽고 자신의 얼굴에 떠올른 경악성을 지우며 황급히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하.... 오.. 옥경.. 오해하지 마시오... 하도... 놀라운 일이라서... "
"짖궂으셔요... "
그녀가 너무도 맑은 눈을 샐쭉하니 흘겼다.
"미.... 미안하오... "
"....... "
봉옥경은 말없이 일어나 옷섶에 손을 가져가 치마의 앞섶을 잡아당겼다.
"........? "
"........? "
일순,
태궁영과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돌아섰다.
그리고,
"자... 보세요. "
사르륵,
그녀는 용기를 낸 듯 서슴치 않고 자신의 몸안 옷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벗겨 내었다.
궁장이 벗겨지고 이어서 치마가 인어의 파닥거림같은 손에 의해 흘러내려
그녀의 발아래 쌓이며 젖가리개를 받아내었다.
이윽고,
그녀의 마지막을 가리고 있던 조그마한 천조각마저 그 위에 떨어져 내렸다.
순간,
오.....!
현란하게 드러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미녀의 백설같은 피부를 보라.
너무도... 너무도 싱그러운 내음과 탄력이 그녀의 전신안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태궁영,
"음.......! "
그는 지금 가끔씩 마른 침을 삼켜가며 그녀의 전신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그의 앞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녀가 모든 것을 드러낸 채 서 있었다.
여인의 수치심이 일어났는지 온통 붉게 물든 피부색을 지니고 있었으며 가끔씩
마른침을 삼키며 자신의 가슴과 비소를 가렸다.
그러나 너무도 풍만한 유방은 한 손으로 가릴 수는 없었다.
그러한 행동을 보일수록 사내의 눈은 더욱 붉게 변하며 은은한 핏발이 서고 있었다.
사내의 손은 땀에 젖었고 몸은 가는 경련이 일었으며 눈을 뚫어질듯한 강렬한
시선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인의 나신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의 앞에 서 있는 여인의 나신,
너무도 현란하지 않은가.
튀어나올 곳은 적당히 나왔고 들어갈 곳은 알맞게 들어간 채 양지유를 바른 듯 미끈한 동체와 인
어의 파닥거림이 들릴 듯한 그녀의 가슴,
앵두는 바람에 스치듯 가볍게 떨리고 그녀의 양손(兩手)는 비소를 가리고 있었다.
그러한 그녀의 전신에 가느다란 실선이 가로세로 무수히 그어져 있었다.
그것이 혈마초혼지기의 요도인 것이다.
백설처럼 희고 윤기가 흐르는 그녀의 몸에서는 기이한 형상의 그림이 그녀의
전신을 뒤덮은 채 가로세로로 그어진 선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의 몸전체에 그어지고 이어진 선과 그림....
"옥경.... 힘드오? "
문득 태궁영이 그녀의 몸을 감상하다 말고 짖궂게 물었다.
봉옥경은 얼굴이 사과처럼 달아올라 귓불까지 새빨갛게 변했다.
"말씀 마시고... 어서..... "
"하하하.... 왠지 느긋한 마음으로 감상해야 할 것 같소이다. "
(얌채.. 도적같은.... 색마같으니라고..... )
"옥경... 나를 사랑하오..... "
태궁영은 무엇이 그리도 기분을 좋게 하였는지 손을 비비며 빙그레 웃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녀는 일순간 수치심을 잊고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
그녀의 목소리는 얼굴에 떠오른 미소와는 달리 조금 날카로왔다.
"하하... 그럼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로군.... "
"........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그가 자신의 몸에 그려진 그림을 빨리 보기를 바랄 뿐이었다.
어두운 곳에서 사내에게 몸을 보인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인데 이렇게 밝은
곳에서 자신의 나신을 보여주다니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아무리 그가 사랑하는 남자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얌채.... 여우.. 도둑.... 날강도같으니... 색마, 끝나기만 해봐라.. 가슴을
몽땅 꼬집어 줄테니까..... )
그녀는 가슴속에 이를 갈며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제 42 장에 계속
[3187]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2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13 16:29 읽음 :1340 관련자료 없음 ------------------------------------------------------------------------------
제 42 장 鳳玉璟의 사랑, 그리고 江湖再出道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궁영은 너무나 여유있는 태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상한 일이야..... "
"뭐가요? "
"나는 적어도 백명 이상의 첩이 있거든. 그런데도 나를 한 번 본 여인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하고 나를 갖고 싶어 안달이니까 말이야. "
일순,
봉옥경은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 너무나 수치스러운 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어찌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
샘.
여인이며 누구나 가지고 있는 폭발할 듯한 질투가 그녀의 가슴을 강타한 것이다.
"불쾌해요. 전 더 이상 당신에게 그림을 보여줄 필요를 느끼지 못해요. "
그녀는 자신의 옷가지를 집어들었다.
"돌아가시려오? "
"그래요. "
태궁영은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갈테면 가시오. 난 한가지를 빼놓고는 다 보았으니까. 한가지 보지못한 것이
조금 섭섭하기는 하지만... 할수 없지. "
"...... "
일순 그녀의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 질 줄 몰랐다.
"당신.... 그러면 진작 모든 것을 다 보셨군요. "
"그렇소. "
태궁영은 침대에 벌렁 누우며 신통지 않다는 듯이 대답해 버렸다.
그럴수록 여인은 더욱 애가 타는 법,
"당신이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이지요? "
"음..... 털. "
"털..... "
일순 알수 없다는 듯 의아해 있던 봉옥경의 얼굴이 홍시를 닮은 듯 붉게 변하며
귀밑은 물론 몸전체가 붉게 물들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태궁영이 말하는 털이 자신의 비소를 말함을 느낀 것이다.
그 순간,
"세상에 그럴수가... 그럼 당신은 응큼하게도 내 몸의.... 비... 비소를... "
봉옥경은 말을 맺지 못하고 더듬거리더니 와락 태궁영의 품속으로 뛰어들더니
태궁영의 가슴을 작은 손으로 마구 두드렸다.
"몰라요... 몰라요.... 물어내요. "
아니,
도대체 뭘 물어내라는 것인지?
그러나 한순간,
봉옥경은 모든 행동을 멈추고 번개맞은 참새처럼 몸을 떨어야했다.
사내의 고개가 숙여지며 여인의 입술을 점령해버린 것이다.
봉옥경,
그녀는 사내의 입술이 거칠게 파고들자 못내 짜릿한 희열의 교성을 토해 내었다.
허리가 활처럼 둥글게 휘어지고 검은 머리가 젖혀진 그녀의 머리는 흘러내려
폭포수를 연상케 하듯 그녀의 등뒤에 흘러내렸다.
(아.... 태랑, 이것이 진정 꿈은 아니지요.....? )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궁영의 억센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은 곳에서는 꿀물이 넘쳐 흘렀다.
그녀의 작고 가녀린 몸은 비맞은 참새처럼 바르르 떨며 힘겨운 신음을 뿜어내었다.
그리고,
태궁영이 자신의 옷을 훌훌 벗어던진 것은 불과 찰라의 시각이었다.
순간,
사내의 몸을 본 여인은 고개를 숙이며 눈을 감아 버렸다.
수줍음을 알고 있는 여인,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조금전까지 완전한 나체로 사내에게 몸을 보였던 그녀가 지금에서야 수줍음을 느끼다니!
허기는,
그것이 여자의 진정한 속성이 아닐까?
태궁영은 자신의 나신을 침상에 던지고 자신의 뜨거운 동체를 그녀의 몸에 실었다.
"아.... 당신..... "
봉옥경은 묵직한 사내의 몸에 눌려 뒷말이 무너지며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가슴은 정념의 불꽃으로 이미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격랑.
뜨거운 가슴에 일어난 격랑은 사내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서로 밀착되어 황소의 콧바람같은 거친 호흡을 토해내며 미친 듯
자신들의 정념을 뱅배시켜 나갔다.
그것은 연인들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행위였다.
학처럼 긴목,
갸냘프면서 애처로워 누가 보아도 감싸주고픈 여인의 어깨,
풍만한 젖가슴에 매달린 금단의 열매는 갈망하듯 떨리고 있었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태풍을 만난 듯 좌우로 쓰러진 삼각지대의 짙은 방초와
둔둑한 치주의 언덕은 철담의 부처도 무너지고 말리라.
그리고 탐스러운 희디흰 정강이,
그 모든 것이 경련을 이기지 못하고 푸들거렸다.
"기뻐요. "
어느새 숨이 찬 듯 희열의 교성이 봉옥경의 입에서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태궁영의 한손이 여인의 가슴을 유린하고 미끄러지듯 여인의 하체로 스며들었다.
태궁영의 거친 손이 봉옥경의 부드러운 숲을 헤집고 스며들자 봉옥경은
태궁영을 거친 동작으로 붙잡았다.
꿈이련가?
그녀는 모든 것을 망각한 듯 몽롱한 시선으로 태궁영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 "
그러나,
태궁영이 그녀의 검은 숲에 숨결을 토하며 그녀의 뜨거운 비지에 입술을 가져갔을 때,
그녀는 천지가 무너지는 신음을 토했다.
사내의 뜨거운 혀가 그녀의 부드러운 곳을 정신없이 유린하며 헤집자 그녀는
아예 세상의 모든 것을 망각하고 별천지를 보고 있는 착각이 일었다.
오직,
뜨거운 여자로서 존재하는 순간이었다.
한순간,
"........ "
그녀의 하복부에 사지를 꿰뚫는 고통이 밀려들자 그녀는 운명의 끈을 놓을 듯
자지러지는 고통을 토하며 비명으로 호소했다.
십 칠년,
그녀가 십칠년 동안 감추어온 그녀의 비소는 무너지고 있었다.
그녀가 태궁영이 정신을 잃었을 때는 그를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과 사랑이었지만
태궁영이 정신을 잃고 있어 그의 육물은 힘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 밀려드는 사내의 한곳은 단단하고 공포스러우리만치 강한 열기를
지니고 있어 그것은 지금까지 그녀가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과 쾌락이었다.
"....... "
"....... "
봉옥경은 고통이 변한 쾌락을 느끼며 온몸을 떨며 두 다리를 세웠다.
어느새 두 개의 육체는 하나가 되어 전신에 땀을 비오듯 흘려내고 있었다.
여인의 몸은 활처럼 튀어오르고 사내의 몸은 완만한 굴곡을 이루며 묘한 시각의
차이를 느끼듯 힘차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여인의 몸은 쾌락의 분산으로 망연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한순간,
그녀의 산처럼 거대하게 팽배한 둔부가 작살맞은 새처럼 푸들거렸다.
그녀는 자신의 몸 깊숙한 곳에서 무엇인가 강하게 분출되며 자신의 어느곳을
강타하며 주체치 못할 희열이 느껴진 것이다.
"크헉! "
그녀는 신음보다도 더욱 강한 격동의 욕정을 토해내며 축 늘어졌다.
그녀는 알까?
이미 새벽이 다가와 창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거대한 수정궁(水晶宮) 앞에 수천 명의 무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수정궁의 앞은 거대한 동굴이었으며 하나의 수로가 있을 뿐이었다.
아니,
수정궁이 동굴속에 자리했다고 해야 진정 옳으리라.
수정궁은 물이 흐르지 않는 곳중 한곳에 인공을 가미하여 거대한 궁을 만들어
이룩한 곳이었다.
수로는 끝없이 이어져 있었으며 동굴의 천정에는 붉은 야명주가 달려 있었다.
수정궁의 앞에는 삼천의 무사들이 무기를 꼬나쥔 채 도열하고 있었다.
그들은 누구를 기다리는 듯 엄숙한 표정이었으며 하나같이 가공한 무공을
소유하고 있는 듯 태양혈이 솟아있었다.
때로는 눈에서 번갯불같은 정광을 쏟아내고 있는 자도 있었다.
그들의 신색은 존엄하기까지 한 것으로서 너무도 엄숙한 분위기였다.
한편,
수정궁의 거대한 성문(城門) 안쪽에는 열 세명의 인물이 서 있었다.
무림십걸과 태궁영,
그리고 이 혈마궁의 궁주와 그녀의 딸 봉옥경인 것이다.
태궁영의 몸에는 날아갈듯한 비룡(飛龍)이 수놓아진 용포(龍布)가 치장되어
있으며 머리에는 용이 수놓아진 포룡건(布龍巾)을 매고 있었다.
그가 좋아하는 옷의 모양이 아닌가.
이것은 태궁영이 무고에서 무공을 익히는 동안 봉옥경이 한땀한땀 수를 놓아
무려 한달만에 수를 놓은 무복(武服)인 것이다.
그것은 혈마궁에서 서식하는 지하혈주(地下血蛛)의 배를 갈라 실을 뽑아낸 것으로
질기기로 말한다면 남만에서 서식하는 천잠사(天蠶絲)보다도 질긴 것이었다.
그러한 태궁영의 모습은 헌앙하기만 하였다.
문득,
희연교는 눈빛을 굳히며 말문을 열었다.
"사위, 정말 가려는가? 조금 더 쉬었다 가도 늦지 않을 것인데. 무공을 완성하자마자
조금도 쉬지않고 바삐 떠나려 하니 섭섭하구만. "
"아닙니다 장모...... 내가 이 혈마궁에서 보낸 시각만해도 삼개월... 중원은
어찌되었는지 모를 지경... 너무도 많은 시각을 허비했습니다. "
"....... "
그의 말에 희연교는 할말을 잊고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태궁영이 서둘러 지상으로 가려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운 것이었다.
"너무 말리지 마시오 궁주, 우리들도 백년동안 이곳에 머무르면서 백안제갈에
입었던 독도 해독했고 태자를 따라나가 몸을 풀어야겠소. "
중원십걸 중 한 노인이 나서며 말했다.
그런 말에 동의하듯 나머지 아홉 노인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다면 말리지 않겠네. 부디 지천무국을 깨뜨릴 수 있기 바라네. 우리 혈마궁은
언제든지 출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겠네. "
희연교는 태궁영과 자신의 딸을 번갈아 보며 말을 했다.
"하하.... 그래야지요. 장모께서는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십시오.
언제든지 장모의 도움을 청하겠습니다. "
태궁영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윽고 그는 돌아서며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는 봉옥경의 두 손을 꽉 쥐었다.
"옥경,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지천무국을 쳐부수고 이제 혈마궁도 이제 떳떳하게
지상으로 나가 신위를 떨치게 될 것이오. "
"흑흑... 낭군의 말을 믿으며 살겠어요. "
봉옥경은 못내 아쉬운 듯 나직하게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옥경아, 낭군께서 가시는데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단다. "
그녀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희연교가 자신의 딸을 감싸안으며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나 봉옥경의 속마음은 그것이 아니었다.
(바보같은 낭군, 저에게 이미 태기가 있단 말이예요. 당신은 꼭 돌아오셔야 해요.
우리의 아이에게 불행을 주어서는 안되요! )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차마 입으로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말이 자신이 사랑하는 낭군의 발을 잡아 나약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궁영은 그녀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 갑시다. "
말을 한 태궁영이 성큼성큼 성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그런 그의 뒤로 신태비범한 중원십걸이 신위를 떨치며 걸어 나갔다.
너무나 당당한 신위가 그들 모두의 몸에서 흐르고 있었다.
그들이 궁의 문을 나섰을 때,
"발(發)----- 검(劍)-----! "
한소리 우렁찬 음성이 도열한 무사들의 중간에서 범이 포효하듯 울려나왔다.
한순간,
차----- 창-----!
창----- 창---- 창------!
날카로운 병장기 소리가 울리며 무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천중(天中)을 향했다.
그들의 행동은 일사불란했고 한점의 흐트러짐도 없이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끼게
하는 절정(絶頂)을 묘미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이 한가지의 동작만 보더라도 그들의 무공이 얼마나 단련되어 있나를 볼 수가
있는 것으로써 무언의 측정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들이야말로 혈마궁의 힘(力)이 아닌가?
한순간,
"혈마태태천(血魔太太天)! "
"지존만세천(至尊萬歲天)! "
검을 뽑아든 삼천 명의 무인들이 일제히 터질듯한 함성을 토해내었다.
(가공하다. 이들의 내공은 개개인이 적어도 이갑자의 무력(武力)으로 이루어졌다! )
한순간 태궁영은 그들의 고함만으로도 그들의 무공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었다.
오......!
그의 무공은 어떠한 것이기에 목소리만으로도 그들의 내공을 측정할 수 있단 말인가?
한순간,
"착검(着劍)! "
다시 한 번의 우렁찬 호통소리가 들렸을 때 이미 태궁영은 도열한 삼천무인들과
중간을 지나고 있었으며 고함소리가 더불어 무사들은 일제히 검을 허리의 검집에
꽂았다.
이윽고,
퍽!
삼천의 무사는 일제히 허리를 접으며 그에게 부복의 예를 취했다.
(이들의 충성심은 너무도 강하다. 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들은 한치의 동요도
일으키지 않고 혈마의 유시를 지키고 있다! )
태궁영은 그러한 그들의 행동을 보며 가슴에 뜨거운 기운이 치미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걸음을 옮기던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한순간 걸음을 멈춘 그의 입에서 장엄한 음성이 터져나왔다.
"혈마궁도여! 여러분은 너무나 오랜 기간동안 잘 참아왔소. 나는 여러분의 피를
원할것잉. 그 피가 정의를 위해 뿌려질 때 우리는 사조의 유시를 이루게 될 것이오. "
그의 말은 작은 떨림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십인의 노인들,
(오오... 거대하다. 저것은 인간의 신위가 아니라 신위 위용일 따름이다! )
(오! 인간에게서 저러한 신위가 나타나다니! 태산과 같은 신위가 아닌가? )
열명의 노인은 허리를 접어 부복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언제나 장난스럽기만 하던 그의 등에서 그러한 가공한 신위가 뿜어져 나오다니...
이미 어느정도 짐작을 하고 있던 중원십걸이었지만 그들은 태궁영의 위용을 몰라보고 있었다.
아마,
지금 보는 신위도 태궁영이 지닌 신위의 십분의 일에나 해당하지 않을지 모른다.
한순간,
휘----- 이----- 익!
부복한 수많은 무사들을 둘러보던 태궁영이 바람같이 몸을 날려 사라져 갔다.
일순,
휙----- 휙----- 휙------!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중원십걸도 일제히 몸을 날려 태궁영이 사라진 방향으로
마치 스러지듯 사라져갔다.
그들의 신법은 너무나 쾌속한 것이었기에 그들의 모습은 불과 찰라의 시간에
무사들과 혈마궁주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더구나 수정궁은 거대한 지하의 공간에 세워진 곳이 아닌가.
따라서 수정궁을 제외한 동굴은 어둡기 그지 없었다.
태궁영과 중원십걸이 사라지자,
"혈마십사(血魔十邪)! "
혈마궁주 희연교의 입에서 나지막하고 다급한 음성이 떨어졌다.
스스스----- 슷-----!
나직한 파공성이 일어나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혈마궁주의 앞에 신태비범한
청년들이 도열해 있는 것이 아닌가?
불과 삼십세(三十歲)가 넘지 않은 청년들,
그들의 몸에는 사기(邪氣)와 마기(魔氣)가 어지럽게 헝크러져 풍겨나오고 있었다.
"가세요. 항상 지존을 따르며 보호하세요. "
"존명! "
희연교의 나직하지만 힘있는 음성에 그들은 복명을 반복하고 몸을 날렸다.
휘----- 이----- 익!
그들의 신형도 한순간 동굴의 어둠속에 잠적하고 말았다.
혈마십사(血魔十邪)!
천년 전부터 혈마를 모시던 가신이 있었으니 일컬어 혈마십사라 했다.
그들은 마공에 치중을 둔 사공(邪功)을 익혀 무공보다는 환술(幻術)과 경공에
능한 자들로서 가공한 살객들이었다.
그들은 단일맥으로 이루어져 내려오며 혈마의 후예가 출현하기만 기다렸다.
그들의 임무는 오직 혈마의 후예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단맥을 잇고 혈마의
후예가 나타나면 그를 따라다니면 신명을 다하는 것이다.
당금에 이르러 혈마의 후예가 나타났으니 어떤면으로 보아 그들은 행복한지도 모른다.
그들 전대인 십대에 이르러 혈마십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채
오로지 열망으로 살다가 죽어간 것을 생각할 때 말이다.
제 43 장에 계속
[3188]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3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13 16:31 읽음 :1252 관련자료 없음 ------------------------------------------------------------------------------
제 43 장 中原은 변하고 있었다
항주(航州),
절강성(浙江省)에 위치한 최고(最古)의 시진이며 항주의 진회하는 중원십판만리중
최고의 색향으로 치는 곳이다.
대운하(大運河)의 종점으로서 남해로는 기오산(畸吳山)이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거대한 서호(西湖)를 끼고 있는 대시진.
항주제일루(航州第一樓)!
중국에 있어 진회하와 더불어 이대(二代) 색향의 거리로 통하는 만화로(萬花路),
만화로의 중심에 위치하며 가장 커다란 건물에 붙여진 이름이다.
주루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적어도 삼백명에 이르는 미희(美姬)들을 상주시키고 있는 중원최고
의 기루(妓樓)인 것이다.
어느날 이 항주제일루에 기이한 열 한명의 객이 찾아들었다.
한명의 청년과 열명의 노인이었다.
더욱 신비한 것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베일속에 가려져 있던 항주제일루의 루주라는
만화제일요(萬花第一妖)가 맨발로 뛰어나와 청년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한 번도 얼굴을 보인적이 없는 여인이었다.
더구나 그녀는 한 번도 남자를 가까이 해본 적이 없다는 소문이 나있던 터였다.
그러한 그녀가 맨발로 뛰어나와 사내를 맞이하다니...
모를 일이다.
그로부터 항주에서는 항주제일루주 만화제일요가 사랑하는 낭군이 있으며 그가
항주제일루를 찾아왔다고 소문이 퍼져나가 경이의 소문을 낳게 하였다.
단아하게 꾸며진 밀실,
십 이인의 인물이 밀실을 메우고 있었다.
서리발같이 늙은 열명의 노인과 한명의 영기가 피어오르는 용포를 걸친 청년,
그리고 삼십이 채 되지 않은 여인이었다.
여인은 너무나 아름다워 누가 보아도 이십이 되지 못했을 거라고 여길 그런 여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히 삼십의 나이였으니......
천화요랑(天花妖郞)!
그것이 그녀의 명호이다.
금보장의 모든 기루와 전장을 다스리고 파악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금보장의 정보단주,
그녀가 바로 천화요랑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기거하는 항주제일루는.....
두말할 것도 없이 금보장의 백팔대루(百八大樓)중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중원에 산재한 금보장의 주루를 통괄하는 제일루(第一樓)였다.
지금 그녀의 앞에 앉아있는 인물들,
두말할 것도 없이 태궁영과 중원십걸, 그들이었다.
태사의에 온몸을 깊숙히 파묻고 용포를 걸치고 포룡건을 쓰고 있는 소년은 확실히
태궁영이 분명하다.
"보고하시오. "
태사의에 몸을 파묻던 태궁영이 단아한 목소리를 토했다.
태궁영의 좌우로는 무림십걸이 길게 앉아 있었으며 태궁영의 앞에는 천화요랑이
부복한 자세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예, 소야께서 잠적하신 삼개월동안 중원은 막대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본장은 막대한 피해로 중원상권의 오할을 잃었습니다. "
"오할. "
"그렇습니다. 운남(雲南), 광동(廣東), 광서(廣西), 사천(四川), 강서(江西),
청해(靑海)를 잃고 서강(西康)이 차단되었습니다. "
"흠... 진퇴양난이로군. "
"다행히도 사천은 만마궁이 막고 있으며 남해는 해궁이 끊임없이 충돌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남해는 해궁이 해경단을 막고 있음으로 상권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
"적은 강해. 옥황성이 위축되고 있으며 소야께서 실종되자 중원팔강 중 삼개파가
무서운 속도로 옥황성을 향해 짓쳐들고 있습니다. "
"음..... "
한동안 듣고 있던 태궁영의 얼굴에 분노의 표정이 일어났다.
"개방은...... "
"아수주개 소종사가 이미 항주에 들어섰다하여 항주분타에 사람을 보내어
이곳으로 모시도록 조처해 놓았습니다. "
"잘했소. "
"할아버지께서는.... "
태궁영은 금적산 생각이 나자 서둘러 물었다.
"소야께서 실종되시자 원수를 갚겠노라시며 각 지단의 무사들을 조련시키고
있습니다. 소야의 백첩은 지금도 상복을 입고 있습니다. "
"상복? "
태궁영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쓰디쓴 입맛을 다셨다.
"그녀들뿐이 아니라 황궁의 두 공주분.... 그리고 옥황성의 동방수려 낭자까지도
상복을 입고 소야의 원수를 갚겠다고 나섰지요. "
"황궁의 두 공주와 동방수려까지? 모를 일이군. "
주혜련 공주라면 자신이 부마로 간택되었기에 이해가 가지만 나머지 주하련공주가
상복을 입었다는 것은......
"그뿐인가요? 화서군단주와 심지어 아수주개도 상복을 입었더군요. "
맙소사!
그로인하여 상복을 입은 여인들이 그리도 많았다는 말인가?
그러고보니 자신의 앞에 부복해있는 천화요랑까지 화장기 하나 없었으며 몸에는
베로 만든 거친 상복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단 말인가? 아수주개가 여자였단 말인가? 또
단 한 번으로서 다들 자신의 낭군으로 생각했단 말인가? )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어찌 자신과 한 번도 대화조차 제대로 나누지 않은 여인들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상복을 입을 수가 있었단 말인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지금으로도 본장은 위급에 처해 있습니다. 절강에 위치해 절강의 상단을 지휘하던
진하장(陳霞莊)에 접수하겠다는 광동채(廣東蔡)의 협박이 있었답니다. "
"대책은? "
태궁영은 침울한 목소리로 물었다.
"금보당삼십육지단(金寶當三十六支團)이 투입되었으며 개방의 항주 분타가
준비를 끝냈습니다. "
"적의 세력은? "
"적어도 이만여 명의 인원과 광동채의 세력중 삼개채주(三個蔡主)가 이번에
절강성에서 세력을 잡기위해 온다는 소식입니다. "
"금보장의 세력이 너무 약하군. "
"그래서 서호(西湖)에 위치한 홍의나찰단주 화서군 단주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
"음.... "
"그러나 화서군단주가 제시가에 올지는 의문입니다. 너무도 먼 거리라서.... "
"그렇군. "
태궁영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누군가 접근하고 있군. "
태궁영이 차분한 음성으로 누군가가 밀실에 접근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 그럴 리가.... "
천화요랑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태궁영과 열명의 노인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무공은 지고한 것으로서 그녀의 청각을 속일 인물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의 귀에도 밀실로 향하는 발자국 소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
(가, 가공... 소문은 믿지 않았건만 소야의 무공은 절정이다! )
그러나 열명의 노인들은 미동도 하지않은 채 제자리에 굳은 듯 앉아 있었다.
(귀신같은 자들이로구나...... )
천화요랑은 중원십걸이 누구인지 의식하지 못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때,
"단주(團主)님, 개방 아수주개 소종사께서 오셨습니다. "
밀실의 밖에서 갸냘픈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모시도록 하라. "
그----- 그---- 긍-----
천화요랑의 음성이 떨어지자 밀실의 석문이 열리며 머리를 풀어헤치고 몸에는
상복을 걸친 아리따운 미녀가 들어섰다.
순간,
(정말 저 소녀가 아수주개란 말인가? 누더기를 입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그녀가
여인이라니. 더구나 처음 볼때와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졌군! )
태궁영은 들어선 여인을 바라보며 피식 실웃음을 터뜨렸다.
"어서오세요. 동생. "
천화요랑이 미소를 던지며 나타난 아수주개를 맞이했다.
이미 아수주개는 예전의 풍자적인 개방의 소종사가 아니었다.
늘 해학적이고 풍자스러웠던 분위기는 어디가고 착잡함과 쓸쓸함에 잠겨 있었다.
요염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초췌했으며 고뇌의 빛이 역력했다.
태궁영은 태사의에 몸을 묻은 채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순간,
아수주개가 갑자기 얼굴을 돌리며 태사의에 몸을 묻고 있는 태궁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으며 감격이 깃든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빛이 내재되어 태궁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순간,
"태대가..... "
휘----- 익!
한소리 부르짖음을 토하며 아수주개는 날쌔게 몸을 날려 태궁영의 품속으로 날아들었다.
부지불식간 태궁영은 자신의 품에 날아든 아수주개를 꼭 껴안은 형상이 되고 말았다.
나무도 돌발적인 사태였다.
"허..... 이것..... "
태궁영은 헛기침을 터뜨리다 말고 말을 멈추어야했다.
아수주개를 껴안고 있는 그의 눈을 쳐다보는 또다른 눈이 있었던 것이다.
그 눈의 주인은 그가 너무도 잘알고 있으며 조금전까지도 이야기를 나누던
금보장의 정보단주 천화요랑 그녀가 아닌가?
눈이 마주치자 천화요랑은 고개를 숙여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태궁영은 그녀의 눈에 잠재되어 있는 원망의 눈초리를 읽을 수 있었다.
(익! 그녀가 나를 자신의 낭군으로 생각하고 있단 말인가? 그녀가 상복을
입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
태궁영은 잠시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천화요랑을 내려다 보았다.
비록 기루를 관장하고 삼십이 다된 그녀였지만 순수한 이성을 가진 처녀였던 것이다.
(익! 드디어 태궁영이 여난에 빠져드는구나. 이런 일을 미리 예측하고 백첩을
두었지만 드디어 여난의 그물이 가까웠구나! )
태궁영은 소리없는 한숨을 지었다.
.......
잠시 후 실내는 다시 조용해졌다.
아수주개도 태궁영의 품에서 떨어져 자리를 잡고 앉았으며 아수주개와 천화요랑은
자신들 앞에 앉은 열명의 노인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가 있게 되었다.
더구나,
열명의 노인이 금보장주 금적산의 장인이었고 개왕이 개방의 인물이었으며 일후백살
감탄사가 옥황성주의 사숙이었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충격이었다.
따라서 당금의 천하를 가늠하는 막강한 세력의 후원자들이 나타나고 있었으며
그들은 태궁영을 소종사의 위치로 받들고 있는 것이다.
아수주개(亞修酒 ) 연화련(淵花蓮)!
당금 개방의 소종사인 그녀는 개왕이 살아있다는 소리를 듣고 기절할 듯 놀랐다.
그녀는 그녀의 사부 화화신개로부터 신화적인 명성을 날리던 개왕의 소식을 들었던 터였다.
그녀는 꿈만 같았다.
백수십년전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던 자신의 사숙조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났으니...
..........
"그래 광동채가 진하장에 포고한 날짜가 언제이오? "
태궁영의 물음이 떨어지자 열 두쌍의 눈이 일제히 아수주개의 입으로 떨어졌다.
백년만에 무림에 출도한 무림십걸에게 있어 이번에 그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사냥거리가 생겼으니 그들은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금일(今日) 자시(子時)예요. "
"자시라. 앞으로 세시진 남았군. 단주 이곳에서 진하장까지의 시간은 얼마나
소요될 것으로 보시오. "
태궁영은 천화요랑에게 물었다.
그녀에게 그녀의 소임이 배척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물은 것이었다.
"약 두시진이 소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소야와 중원십걸 사조께서
가신다면 불과 한시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흠..... "
태궁영은 가벼운 콧바람을 불러내었다.
"아직 내가 나타날 때가 아니지. "
태궁영은 태사의에서 일어나며 차가운 목소리를 흘려내었다.
"단주! "
"예! "
태궁영의 무릎에 천화요랑이 허리를 접으며 부복했다.
"금보장에 전서(傳書)를 띄우시오. 본인이 도착했다고. 그러나 먼저 옥황성과
황궁으로 가겠소. 황궁의 세력을 제압하고 사천을 부수겠소. "
"........ "
"만마궁에도 전서를 보내시오. 만마궁주 갈태황 어르신을 옥황성으로 오시게
하시오. 또한 옥황성에 전서구를 띄우시오. 접수자(接受者)는 거패사령 거웅! "
"존명! "
천화요랑이 다시 허리를 접으며 부복했다.
"다음부터는 그 상복좀 벗어버리시오. 단주가 상복을 입고있다면 지천무국에
은연중 노출되기가 쉽소. "
태궁영의 말이 떨어지자 천화요랑은 가슴이 덜컥했다.
(상복의 의미... 저분은 나에게 단 한마디의 의미로 희망을 주셨다! )
아....
여심(女心)이여....
그녀는 자신이 상복을 입고 자신을 기다리고 원수를 갚을 것을 맹세했기에
그녀가 심적으로 생각한만큼 태궁영이 사랑하겠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여인은 그러한 문제에는 눈치가 더할 수 없이 빠른 법이 아니던가?
한순간,
"갑시다. 진하장은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오. "
태궁영이 몸을 일으켰다.
우르르르----
그가 몸을 일으키자 그를 따라 열명이 마치 한동작처럼 몸을 일으켰다.
"후후후..... 오랜만에 건방진 놈들을 주물러주게 생겼군. "
"하하하... 내가 제일 먼저다. "
열명의 노인은 신이 난 표정으로 태궁영의 뒤를 따라 밀실을 나섰다.
한순간,
밀실에는 아수주개와 천화요랑만이 남아 눈길을 마주했다.
"언니, 용기를 내세요. 소야께서는 결코 냉정한 분이 아니예요. 저처럼 조금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의 눈에 기정사실로 만들어 버리세요. "
"그런 일이..... "
그제서야 천화요랑은 아수주개가 아까 태궁영의 품속에 뛰어들던 일을
생각해내고는 그녀의 대담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아수주개가 그녀보다는 사랑의 쟁취에서는 한발 앞선 것이 아닌가?
"언니, 용기를 내세요. "
휘----- 익----
한소리 음성을 남기고 아수주개는 바람같이 밀실에서 사라졌다.
모두가 떠난 텅빈 밀실에 천화요랑은 혼자 남아 태사의에 털썩 주저앉아
깊숙히 몸을 파묻으며 생각에 잠겼다.
태궁영이 앉아있던 태사의에서 태궁영의 채취라도 맡으려는 듯한 행동이었다.
× × ×
진하장(陳霞莊)!
금보장이 절강에 심어논 세력중 표면으로 드러난 세력중 하나였으며 당금
절강성에는 금보장의 세력 중 최강을 자랑하고 있는 전장이었다.
절강성의 서남 방향에는 절강절산(浙江絶山)이라고 세인들이 칭하는 절강제일산
(浙江第一山) 동관산(東關山)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관산의 기슭에는 무려 오백여 장을 차지하는 거대한 장원이 있으니 하루도
쉬지 않고 마필(馬匹)이 드나들고 수많은 인파가 들끓었다.
부근에서는 가장 큰 장원이었으며 장원을 지키는 무사만도 천여명에 이른다는
소문은 이미 비밀이 될 수가 없었다.
이곳을 아는 사람은 이곳이 금보장의 세력중 하나이며 진하장이란 이름을 알고 있었다.
항상 북적거리던 진하장은 오늘은 다른때와 달리 침묵속에 잠겨있었다.
평상시 왁자지껄하기만 하던 진하장은 저녁이 되며 거대한 대문을 걸어잠그었으며
평상시 밝게 비추어지던 진하장의 불은 반이나 꺼져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였다.
어둠의 그림자속에는 칼날을 번쩍이는 무인들이 보이고 있었다.
무인들의 눈은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움켜쥔 무기에서도 빛이 발하고 있었다.
불과 수백 명밖에 보이지 않는 진하장 내부,
서서히 어둠과 함께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었다.
대상전(大上殿).
진하장의 중심에 자리잡은 삼층의 누각 중 이층을 칭하는 이름이다.
대상전의 일층과 삼층은 장주가 사용하고 있지만 이층은 그도 사용할 수가 업는 곳이다.
왜?
그곳은 오로지 금적산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금지(禁地)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금보장의 세력이 있는 곳 어디에나 금보장주가 사용할 수 있는 밀실이 있기 마련,
그런데 지금 대상전에 불이 밝게 밝혀져 있었다.
보라!
드넓은 대상전에는 수많은 인영들이 도열해 있었다.
태사의에는 태궁영이 앉아 있었으며 그의 품에는 진하장의 금지옥엽 진벽하(陳碧河)가
웃음을 띄우며 안겨 있었다.
"장인어른, 이개지단(二個支團)은 도착했습니까? "
태궁영은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진벽하의 등을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진하장주(陳霞莊主) 진사민(陳思民)에게 물었다.
그때,
"소야, 여기 도착했습니다. "
대상전의 물을 밀치며 들어서는 두 명의 중년인이 있었다.
"소야, 절강지단주(浙江支團主)와 서호지단주(西湖支團主)가 소야를 뵈오이다. "
두명의 중년인은 들어서자마자 태궁영에게 깊숙히 허리를 굽혀 부북지례를 취했다.
"수고했소. 두분 지단주들..... "
"장인, 이곳 진하장에는 몇 명의 무인과 상단이 있습니까? "
태궁영은 적이 곧 몰아칠텐데도 태연한 목소리로 물었다.
"원래 천 백명(千百名)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출타하고 육백명(六百名)이 있습니다. "
진사민이 대답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군. 이개지단은 지단의 무사들을 모두 끌고왔소? "
태구영의 눈이 도착한 이개단주에게 향했다.
"소야, 절강지단에서 삼백(三百), 소호지단에서 각각 삼백(三百)의 고수들을 이끌고
왔으며 홍의나찰단에서 화서군단주가 출발했다는 전서를 받았습니다. "
얼굴에 구렛나룻이 멋있게 난 절강지단주가 부복하며 우렁찬 음성을 토했다.
"되었소. 이제부터 명을 내리겠소. "
그의 말이 떨어지자 수뇌급 인물들이 일제히 귀를 기울였다.
"금보당삼십육개지단은 진법에 강하오. 절강지단과 서호지단은 각각 독자적으로
차차전법을 전개하여 동서에서 적을 막으시오. "
"존명! "
"장인어른의 무인들은 대상전을 중심으로 원진(圓陣)을 형성하여 방어만 하십시오. "
"아니 그렇다면 적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소이까? "
진하장의 수비대주가 어이없다는 투로 불만스러운 음성을 토해내었다.
"걱정마시오. 여러분들은 이분들을 아시오? "
태궁영은 자신의 뒤에 그림같이 서 있는 다섯 명의 노인들을 가리켰다.
"........ "
"........ "
중인들은 갑작스러운 태궁영의 음성에 의아스러운 시선으로 그의 뒤에 서 있는
노인들을 바바로며 의아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이분들은 과거 중원십걸이라고 불리워졌던 고인들이시오. "
일순,
"오...... "
"아...... "
중인들은 경악에 가까운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사실 그들이 놀라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었다.
백년전에 중원십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이분들이 적들의 삼채주(三蔡主)를 상대해줄 것이오. 더구나 밀려드는 광동채의
수하들중에는 수좌의 수하들이 교란할 것이오. "
"오..... "
그의 말에 수명의 중심적 인물들이 경악스러운 감탄사를 불러내었다.
(후후후... 나는 혈마궁에서부터 나를 보호하며 따르는 열명의 그림자를 알고
있다. 그들은 광동채의 무리속에서 혼란을 일으키리라! )
오오.......!
알고 있었던가.
그것을 알고 있다니 그는 세상에 모르는 것이 무엇이란 말이낙?
"중원십걸의 나머지 분들과 개방의 항주분타와 절강분타의 고수들이 외곽에서
적을 교란시켜줄 것이오. "
"우와..... "
"과연 소야이시오. "
중인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열광에 들뜬 눈초리를 태궁영의 전신에 보내왔다.
"자 시각이 되어가고 있소. 모두들 격전의 채비를 차리시오. "
"존명! "
중인들이 썰물빠지듯 대상전을 빠져나갔다
모두들 사라지자 태궁영은 느긋하게 머리를 숙여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애첩(愛妾)
진벽하의 입술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제 44 장에 계속
[3189]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4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13 16:32 읽음 :1336 관련자료 없음 ------------------------------------------------------------------------------
제 44 장 죽을자리를 잘못 택했다
밤(夜),
이즈러진 편월이 대지를 어루만지며 월광을 쏟아붓고 있었다.
절강성에 위치한 동관산(東關山)에도 월파는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절강성에 부어져 내리는 달빛느 동관산의 서편 기슭에 위치한 거대한 장원에서도
쉬지않고 고루고루 은빛의 월파는 부서지고 있었다.
너무도 찬란하고 은혜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사위는 쥐죽은 듯 고요했고 정적속에 묻힌 동관산은 마치 무덤속같이 적막했다.
헌데,
그때였다.
츠츠츠츠......
시뻘건 적운(赤雲) 덩어리들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기쾌하게 동관산의 기슭으로
모여드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오오, 그것은 적운이 아니라 붉은 강기를 피워올리는 인간들이었다.
그들의 몸에서 쏟아져 나온 마기(魔氣)와 귀기(鬼氣)는 사람의 심혼(心魂)뿐만 아니라
녹색의 대지까지 얼려버릴 듯 으스스한 것이었다.
이들 동관산을 에워싸고 마기를 흘려내고 있는 일만에 달하는 혈영인(血靈人)들.....
그들은 바로 광동채의 일만마인들이 아닌가?
광동성과 강서성을 지배하며 무수한 양민의 피를 빨아 양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광동채는 절강성을 접수하기 앞서 금보장의 상권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노리는 세력은 동관산에 있었고 진하장이라고 불렀다.
슈----- 웃!
한 줄기 묵영(墨影)이 앞으로 나서며 귀기서린 웃음을 흘렸다.
"흐흐흐..... 진하장! 너희들이 본령의 첫 제물이 되리라! "
그는 광동십삼령(廣東十三靈)중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묵검사령(墨劍死靈)이었다.
그는 광동채의 십삼개 채주와 일만의 무리를 이끌고 진하장을 치기위해 달려온 자였다.
그는 광동채주로부터 진하장을 전멸시키고 절강성을 장악하라는 밀명(密命)을
받았으며 이명을 성공시킨다면 그는 광동채의 실질적인 이인자가 될 수도 있었다.
이인자의 유혹은 가뜩이나 마심(魔心)에 젖어있는 묵검사령을 부추겼고 묵검사령은
쉬지않고 달려 진하장을 괴멸시키려 한 것이다.
전면(前面),
너무나 선명한 거대한 장원이 쏟아지는 달빛아래 웅자를 드러내고 있었다.
비록 어둠속이었지만 달빛은 장원내의 고루거각을 너무나 자세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묵검사령의 입가에 처연하리만치 싸늘한 미소가 흘렀다.
"흐흐흐.... 진하장, 나에게 지위를 보상해줄 것이다. "
탐욕에 이글거리는 귀기스러운 웃음을 흘리던 그는 고개를 들었다.
뭉클.......
일만(一萬)을 넘고있는 절정(絶頂) 마인(魔人)들의 몸에서는 검붉은 마기(魔氣)가
악마가 뿜어내는 혈기류(血氣流)와도 같이 일렁거렸다.
묵검사령은 자신의 묵검(墨劍)을 빼어들고 앞으로 전진하며 음산하게 외쳤다.
"흐흐흐.... 본좌를 따르라. 가로막는 것은 모두 주살하라. "
그의 몸이 비조처럼 허공을 날아 진하장으로 쇄도했다.
순간,
츠츠츠....
스------ 스----- 슷-----
일만에 달하는 광동채의 마인들이 섬전같이 몸을 날려 묵검사령의 그림자를 ㅉ아
어둠속으로 날아올랐다.
파파팟-----
졸지에 허공은 암천과 더불어 적운이 감싸여져 온통 검붉은 일색으로 변하며
마기에 절은 으스스한 분위기의 바람이 몰아쳐왔다.
그러나,
그러한 모습을 보고있는 수명 수십명의 인물이 있다는 것을 묵검사령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듯 무작정 진하장으로 쏘아가고 있었다.
동관산의 한곳과 진하장의 중심부 대상전에서 그러한 모습을 보는 수인(數人)이 있었다.
묵검사령의 앞에는 거대한 철문(鐵門)이 가로막고 있었다.
편액에는 거대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진하장이라고.....
"크크크.... 진하장, 완전히 궤멸시켜주리라! "
조소와 함께 그의 쌍수에서 붉은 한줄기 혈강(血 )이 뻗어나와 편액에 부딪쳤다.
츠츠츠.....
편액은 극강한 철강들로 이루어졌건만 채 찰라의 시각을 못넘기고 녹아서 흩어졌다.
순간,
파파파팟-----
빛살같은 수백 가닥의 혈강이 철문을 향해 뻗어나가고,
콰콰콰콰---- 코쾅------!
혈강이 철문에 부딪치자 모든 것을 울려버릴 듯 엄청난 폭음이 터지며 적어도
일척의 두께에 달하던 철문이 산산조각이 되어 날아갔다.
"쳐라! "
츠츠츠.....
순간 묵검사령의 입에서 주살령이 떨어짐과 동시 일만에 달하는 마졸들이 몸을 날렸다.
그런데,
터----- 엉!
그들은 기세도 당당하게 철문을 깨고 들어섰건만 진하장은 불만 밝혀져있을 뿐
쥐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고 썰렁한 바람만 일어날 뿐이었다.
휘----- 이---- 잉------
싸늘한 바람이 불어 진하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소.... 속았다! 공성계(空城計)! "
사태를 짐작한 묵검사령은 한소리 신음을 흘리며 자신이 들어온 문을 향하여
바람같이 몸을 날리며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퇴각하라! 공성계다! "
그러나,
변화란 난측하며 추측이 불가한 오묘한 묘리가 있다고 하였던가?
팟----!
갑자기 진하장을 밝히고 있던 수많은 등(燈)들이 일제히 꺼지며 진하장을 일시에
어둠속으로 몰아가며 모든 사물의 그림자를 지워버렸다.
하늘에 밝은 달이 있다고는 하나 등이 꺼짐으로인해 시각의 장애를 가져와 일순간
천지는 암흑으로 덮이며 기세좋게 쇄도한 광동채의 고수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쳐라! "
한순간 어둠속에서 창노한 음성이 돌리는가 싶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광동채의 고수들에게 날아드는 것은 사람의 그림자가 아닌 무수한
암기의 세례로써 그것은 묵검사령이 미처 감지하지도 못했던 이변이었다.
쓰쓰쓰......
파파파----- 팟!
"커흐..... 흑! "
"기.... 기습이다! 크윽! "
어둠으로 변한 전장(戰場)에 갑작스러운 암기의 세례는 펼쳐졌고 기세가 당당하던
광동채의 일만 고수는 속수무책으로 암기에 맞아 뒹굴었다.
암기는 어디에서 날아드는지 분간할 수도 없었으며 알았다고 해도 반격할 수가 없었다.
속수무책의 무방비 상태에서 광동채의 마졸들은 속절없이 쓰러져갔다.
"분산(分散)하라! "
순간 누구의 목소리인지 모를 창노한 음성이 울리자 광동채의 마졸들은 몸을
분분히 날리며 서로의 신형을 분산시키며 흩어졌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은 진하장이 바라던 바였다.
팟------
그들의 신형이 사분오열되어 흩어졌을 때 진하장 전체의 등에 불이 밝혀졌다.
불이 켜지자 기다렸다는 듯 무섭게 짓쳐드는 무리들이 있었다.
이미 기습으로 인하여 우왕좌왕하는 광동채의 마졸들 사이로 금보장의 무인들이
병기를 꼬나쥐고 무섭게 파고 들었다.
금보장의 무인들은 오인내지 칠팔인으로 둥근 원진을 이루고 있었으며 그들은
서로의 등을 맞대고 차륜전으로 날카로운 예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무질서한 듯 보이는 그들의 형태는 조그만한 원진이 거대한 원진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으며 거대한 원진은 세 개나 이어져 있어 마치 철벽을 연상케 하였다.
그들은 서로의 간격을 유지한며 이미 전의를 상실한 광동채의 마졸들을 무차별
살상하며 광동채의 마졸들로 하여금 정신을 못차리게 하였다.
만여 명의 마졸들은 전의를 잃고 갈팡질팡 어쩔줄 몰랐다.
"어떤... 놈이..... "
묵검사령은 눈이 찢어져라 부릅뜨며 공력을 일으키며 앞으로 쏘아갔다.
슈우우우---- 웃!
그러자 금보장의 무사들은 기쾌하게 검을 흔들며 광동채의 무사들을 베어갔다.
급기야,
"모두 공력을 일으켜 빠져나가랏! "
허나,
그의 부르짖음은 어루러지는 파공성에 파묻히며 광동채의 수하들 누구도 그의
명에 따라 진하장을 벗어나는 자들이 없었다.
오로지 우왕좌왕하며 속절없이 진하장의 무인들에게 자신들의 목숨을 바치고 있었다.
허나 그의 안간힘도 한계가 있었다.
그의 부르짖음은 파공성에 파묻혔고 자신도 짓쳐드는 검을 막기위해 검을 휘둘러야했다.
우르르.... 르르르....
슈---- 아----- 악-----
끝없이 파공성이 울리며 검광(劍光)은 핏물을 퉁겨내었고 주인을 잃은 팔다리가
허공으로 솟구치고 수급은 이미 동체를 잃고 핏물에 처박혔다.
"크----- 아----- 악! "
"커---- 흑! "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살기위한 투쟁만이 존재할 분 자신의 동료를 위해 검을 뺄 시간은 없었다.
살기위해서는 오직 자신의 앞에 짓쳐드는 상대의 검을 피해 상대를 먼저 베어야 했다.
"으, 이.... 이럴수가! 진하장에 응원군이 있었다니...... "
묵검사령,
그는 어이가 없는 것인지 정신을 잃은 것인지 아예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보라!
전승(全勝)을 자랑하던 광동채의 무사들이 손 한번 변변히 써보지 못하고 차디찬
칼날아래 피분수를 뿌리며 쓰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적어도 벌써 오천여 명의 무사들이 쓰러진 듯 보였다.
위용을 자랑하던 광동채의 의기는 어디가고 오로지 자신에게 뻗쳐드는 검을 막기에
급급한 모습이 그의 눈에 보일 때 묵검사령은 이를 부드득 갈아붙였다.
그의 눈가에 시뻘건 핏발이 곤두섰다.
"크흐흐흐.... 감히 본 묵검사령을 농락하다니. 나와랏! 크으윽, 모두 심장을
가루로 만들어 마시고 말리라! "
묵검사령은 광인(狂人)이 된 듯 미친것처럼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눈엔 적도 아군도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앞에 있는 자라면 모조리 주살하고 있었다.
그때,
"하하핫! 모두 쳐라! "
어디선가 호쾌한 대갈이 터지고 원진(圓陣)을 형성한 두 개의 무리가 무서운
회전을 일으키며 쇄도해 들었다.
"와----- 아-----! "
"악마들을 주살하라! "
각각 삼백명씩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진은 무서운 속도로 쇄도해 들며 일제히
검을 내뽑아 닥치는대로 광동채의 고수들을 베고 있었다.
파파파-----
파파츠츠츠츠!
엄청난 검기(劍氣)와 도기(刀氣)가 하늘로 치솟을 때마다 강기를 따라 잘린
수급이 허공으로 솟구치며 핏물을 퉁겨내었다.
"하하하..... 금보장삼십육지단을 아는가? 절강지단의 신위도 천하무적이다.
절강지단의 검공(劍功) 비도혈천섬(飛刀血天閃)을 보아라------! "
"하하하... 서호지단도 왔노라-----! "
금보장삼십육지단중 절강, 서호 양지단의 육백무인(六百武人)은 짓쳐드는
광동채의 무사들을 향하여 폭풍같이 휩쓸어갔다.
"크---- 아---- 아--- 악! "
"케----- 엑! "
츠와와와-------!
치리리------ 리릿------!
가공한 원진의 저력과 그 속에서 뿜어지는 살검(殺劍)과 살도(殺刀)에 의해
광동채의 무인들은 속절없이 속속 쓰러져갔다.
그것은 그 누구도 예측치 못했던 완벽한 함정이었다.
"으윽! 이놈들을...... "
묵검사령은 이빨사이로 신음을 토하며 자신의 애병 녹혈검(綠血劍)을 빼들고
기쾌하게 전장을 향해 몸을 날리며 일검(一劍)을 횡으로 그었다.
헌데,
스스스슷------
그의 앞에 스치듯 나타나며 자신의 검을 퉁겨내는 인영이 있었다.
깡------
"어떤 놈...... 크----- 윽! "
흐릿하게 나타난 인영은 비단 그의 검을 퉁겨내었을 뿐만아니라 그의 복부를
열십자로 가르며 그의 배에서 더운 피가 흘러나도록 만들었다.
"으---- 윽! "
미처 피할수도 없는 너무나 가공할 쾌검(快劍),
어느새 묵검사령의 앞에는 한 묵의노인(墨衣老人)이 서 있었다.
수염은 갈대꽃같이 거칠게 자라 가슴에 이르렀고 눈에서는 금강석이라도 꿰뚫을
것만같은 맑은 정광이 줄기줄기 쏟아내는 노인이었다.
노인의 손에는 청강검(靑剛劍)이 들려 있었으며 청강검에는 가는 선혈이 흐르고
있어 더욱 경악스러운 신위를 드러내고 있었다.
피는 아마도 묵검사령의 몸에서 흐른 피인 것 같았다.
오검신제(五劍神帝) 경두연(京杜燕)!
과거 중원십걸의 일인(一人)으로서 검(劍)으로서 중원무림을 풍미했던 기인,
백년전에도 검에 관한한 그를 따를 자 없음을 자타가 공인하던 검에 미친
채 세상을 살았던 풍진이인이 바로 그였다.
오검신제는 싸늘한 안광만 흘려낼 뿐 아무말도 않고 재차 공격을 시도했다.
쐐애애액!
한순간 검광이 빛살처럼 뻗어올라 유성(流星)의 무지개를 그리며 덮쳐오자
묵검사령은 급히 검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다.
허나,
콰----- 앙!
"커----- 흑! "
미처 피하지 못한 그는 다시 가슴을 감싸안으며 지면으로 나뒹굴었다.
검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묵검사령이 검에 목숨을 걸고 있는 셈이었다.
묵검사령의 검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퉁겨나가 자신의 전신에 빽빽하게 꽂혀있었으며,
그러한 사이로 가슴에 흐른 피는 배를 따라 내(川)을 이루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단 일검에 묵검사령의 흉부(胸部)는 두쪽으로 되어 있었다.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존재.... 크흑! "
묵검사령,
마지막 영혼의 끈을 잡고 있던 그는 이렇게 덧없이 쓰러졌다.
그의 생각되로라면 진정 그것은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검에 관한한 당금무림에서 자신을 능가할 자가 없으리라 여겼던 묵검사령이었으니까.
그런데,
만약 자신을 벤 묵의검수가 백년전 중원에 위명을 날리던 오검신제 경두연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묵검사령이 어이없는 경우라고 했을까?
그가 아무리 기습으로 인한 심기가 흐트러지고 심력을 낭비했다고는 하지만
평상시의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결코 일검을 넘기지 못하였을 것이다.
과거의 그에 비해 현재의 그는 무려 세배의 무공이 증강되었으니.....
오검신제는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신형을 돌렸다.
랑하채주(浪河蔡主) 장석명(長石明)!
그는 묵검사령의 휘하에 속해있는 삼채주(三蔡主)중 수석채주(首席蔡主)였다.
광동채는 채주 밑에 삼사령(三死令)이 있었으며 삼사령 밑에는 각각 세명씩의
채주가 있고 광동채주 밑에는 직 속의 채주 한명을 두었다.
묵검사령은 광동채에서 공인하는 제삼의 세력을 가진 삼인자였고 그가 지닌
삼채주중 수석 채주인 랑하채주 강석명은 그의 손발이었다.
어지럽게 쌍장을 흔들어대던 그의 눈에 무너지는 묵검사령이 보이고 몸을
돌리는 오검신제가 보인 것은 한순간이었다.
(급하다. 사령께 무슨 일이...... )
이때,
"죽어라! 마두의 졸개! "
그의 앞으로 날카로운 도극(刀極)이 밀려들며 그의 인후부가 섬뜩해졌다.
"으헛! "
그는 헛바람을 일으키며 급히 몸을 뒤로 퉁겨내며 자신의 인후부에 도극을
겨누었던 진하장의 한 무인에게 급히 좌수(左手)을 뿌려내었다.
"죽엇-----! "
슈아아---- 아---- 아-----
그는 장(掌)을 전문으로 사용하는 내가고수(內家高手)로서 그의 장절기(掌絶技)는
광동채에서도 일절로 통하는 비기였다.
그런데,
자신이 장을 뻗어내었음에도 한참이 지나도록 비명성이 울려오지 않는 것이 그의
마음을 붙잡으며 그의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가 자신의 장법(掌法)을 과신하는 정도라면 이미 비명이 울리고 피보라가
튀어야 할 것을 응당하건만 비명성은 들리지 않았다.
"응? "
장석명은 의아한 기분에 몸을 돌려 자신이 쏘아낸 장법이 격중되었음직한 자리를
쳐다보았을 때 그는 몸을 떨어야 했다.
그가 장을 발출한 곳에 신태비범한 한명의 노인이 서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곳보다도 묵검사령의 안위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묵검사령은 그에게 있어 묵숨같이 보호해야할 상전이 아닌가!
ㅎ!
장석명은 자신의 장을 막은 노인을 무시한 채 묵검사령에게 쏘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거대한 암경이 자신의 등을 압박하며 덮쳐오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과거 누구에게도 보지못한 거대한 내공의 힘이었으며 장석명은 아직까지
자신에게 이러한 신위를 드러낸 인물을 본적이 없었다.
장석명은 몸을 돌려 자신에게 암경을 보낸 노인을 쳐다보았다.
(가공할 내가공력이었다. 누구에게도 보지못한 가공할 잠력... 과거 묵검사령도
내게 저런 신위를 보여주지 못했거늘 저놈은 누구란 말인가? )
장석명은 자신의 앞에 서있는 노인을 보며 깊이 생각했다.
노인,
노인은 유난히 눈이 커서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눈썹은 백설같이 바랜 눈썹이 길게 자라 귀밑가지 이어져 있었으며 머리는
붉은 천으로 단정히 묶어 뒤로 넘기고 있었다.
무기를 지니지는 않았으나 손이 유난히 커서 보통인간의 두배는 되어 보였으며
붉게 물들어 마치 피칠을 한 듯이 보이고 있었다.
세상에 이러한 특이한 형상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구류신장(九流神掌) 역궁탄(易弓彈)!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던 장석명은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혹시 저자는 중원십걸의 일인인 구류신장 역궁탄이 아닐까? )
그러나 그는 곧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며 머리 속의 생각을 지우려고 하였다.
(아니다. 무림의 기인들이라는 중원십걸은 이미 중원에서 사라진지 백년이 되었다! )
그러나 그가 알까?
자신의 파에 서 있는 노인이 진정 구류신장 역궁탄이라는 것을.......
제 45 장에 계속
[3213]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5 장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20 13:57 읽음 :1317 관련자료 없음 ------------------------------------------------------------------------------
제 45 장 廣東蔡의 敗死
"아이야, 이제 너의 살겁에 막을 내릴때가 된 것 같구나. "
구류신장 역궁탄은 자신을 바라보는 장석명에게 더없이 온화한 목소리로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타이르는 듯한 음성을 토했다.
진정 너무도 조용하고 정감이 있어 노인네가 미치지 않았나 하는 심정이 들 정도였다.
"미친 늙은이 같으니.... 죽으려고 눈깔이 삐었구나. "
장석명은 노한듯한 목소리로 일갈을 토했다.
이어,
"건방진 늙은이, 감히 이 장모(長某)를 능멸하려하다니! 받아라! 쇄심장(碎心掌)! "
우르르----- 르르릉----
우뢰가 밀려드는 듯한 굉음이 터지며 장석명의 손이 두배나 불어나며 악취가
나는듯한 괴이한 장풍을 쏟아내었다.
두배나 불어난 장석명의 쌍장에서 검붉은 장기(掌氣)가 밀려왔다.
지독한 악취는 세상의 것이 아닌 듯 너무나 지독한 것이었다.
"헛! 고루부시독(古賜腐屍毒)! 무림의 금기를 사용하다니. 살려둘 수 없는
악독한 놈이로다! 대수인(大手印)-----! "
구류신장 역궁탄의 입에서 거역할 수 없는 꾸짖음과 더불어 고함소리가 들리며
그의 좌수(左手)에서 포달랍궁의 신기(神技) 대수인이 시전되었다.
순간,
구류신장 역궁탄의 손이 솥뚜껑만큼 거대해지며 짙푸른 강기가 일며 무섭게
장석명의 안면으로 쇄도해 들었다.
쿠쿠----- 쿠---- 쿠-----
솥뚜껑만큼이나 거대해진 구류신장 역궁탄의 좌수는 마치 엿가락처럼 늘어나며
쌍장을 휘두르는 장석명의 몸전체를 덮쳐버렸다.
말은 길으나 한순간에 일어난 변화였다.
우르르릉-----
쿠르르릉----
"커흑------! "
두 개의 각기 다른 강기가 부딪치며 주위에 널브러져 있던 광동채의 무사들의
시신이 강기에 휘말려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또한 난도분시된 수족과 살점들이 어지럽게 휘날렸다.
쿵-----
그런속에서 둔탁한 신음이 울리며 무려 이장여나 퉁겨져 나가는 인영이 있었다.
이미 육시가 되어버린 신형은 누구인지도 판단하기가 어려운 지경이었다.
"으으..... 중..... 중원십걸..... "
이미 목불인견으로 짓뭉개진 인영의 입에서 가냘픈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렇다. 본좌가 중원십걸의 일인 구류신장이노라! "
그것에 대답이나 하려는 듯 구류신장이 차가운 한성을 토하며 돌아섰다.
한순간,
흐물흐물.....
이미 육시가 되어있던 시신이 녹으며 한줌의 핏물로 화하는데 촌각의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으며 구류신장이 채 발걸음을 다섯 발자국 떼어놓기 전이었다.
물론 핏물로 변한 인물은 장석명이었다.
그는 자신이 쏟아낸 고루부시독에 자신이 당한 것이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장석명은 고루부시독을 장으로 쏟아내었으나 구류신장이 시전한 대수인의 반탄지기에
되돌아온 고루부시독은 순식간에 장석명을 녹여버린 것이다.
"우......! "
이러한 모습을 지켭던 주위의 무사들이 경악과 감탄이 어린 경악성과 신음을 토했다.
감탄의 경호성은 금보장의 무사들이 토해낸 것이었으며 경악의 신음은 광동채의
살아남은 마졸들이 토해낸 것이었다.
"와---- 아-----아! "
"우.... 가공..... 무섭다! "
각각 불어내는 경탄성과 신음성은 곧 자신들에게 닥쳐온 사신(死神)을 의식하기라도
하듯 두려움과 절망에 젖고 있었다.
"으으.... 백년전의 정도기인(正道奇人)들인 중원십걸이 살아있다니.... "
나직한 신음성을 토하는 자는 목검사령의 삼채주중 이채주의 직위에 있는
수기채주(手技蔡主) 사천풍(司天風)이었다.
사천풍은 묵검사령에 이어 제일채주인 장석명이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무너지자
불안감과 함께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 머리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으..... 도망해야 한다. 채주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
그러나 그의 속마음과는 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땅바닥에 자신의 발을 묶어놓은 듯한 착각으르 일으키며 사천풍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도망가야 한다. 전멸하기 전에..... "
부지불식간에 그의 입을 타고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그대는 갈 수가 없을 것이야. 아니 간다고 하더라도 목은 놔두고 가야지.... "
갑작스러운 음성이 그의 등뒤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누구.....? "
사천풍은 의아스러운 음성을 토하며 자신에게 말을 건넨 사람을 보기 위하여 몸을
돌리려고 상체를 돌렸다.
그런데 말을 한 자의 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쿡.....! "
몸을 돌리던 사천풍은 가슴이 불에 타는듯한 충격에 자신의 시선을 떨구며 가슴을
내려다 보았다.
그런데 자신의 가슴에 붉게 피칠을 한 손이 튀어나와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가슴을 가른 손에는 뜨거운 피가 흐르는 심장이 쥐어져 있었다.
이미 사천풍의 등에 팔을 쑤셔박은 채 가슴을 밀착시킨 한 명의 노인이 있었다.
지천일살(地千一殺) 예춘호(芮春浩)!
바로 그였다.
지공(指功)에 있어 누구에게도 제왕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 인물,
그가 백년만에 처음으로 무공을 시전하여 먹이를 낚아채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보게! 이것이 자네의 심장이라네. "
지천일살 예춘호의 음성은 너무나 다정해 마치 친구에게 귓속말을 하는 것 같았다.
"이것이..... 내 심장.... "
그러나 사천풍은 마지막 말을 잇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후후후.... 너무나 시시한 놈이었군 그래. "
예춘호는 사천풍의 등으로 자신의 손을 뽑아내며 너무 시시하다는 듯 커다란 코를
벌름거리며 심심풀이를 찾기 위해 격전장을 둘러보았다.
한편,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중년의 무인이 있었다.
온몸에는 어둠의 그림자와 같은 흑의경장을 입고 있으며 구레나룻이 얼굴을 덮어
조금은 패기(覇氣)가 넘쳐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마기는 그가 극사마인(極邪魔人)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등에는 한자루 날렵하게 생긴 도(刀)를 메고 있었으며 수많은 격전을 치루었는지
군데군데 찢어진 흑의사이로 핏물이 내비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은 경악과 절망에 젖어 있었다.
해진채주(海津蔡主) 고대웅(高大雄)!
그는 묵검사령 휘하의 삼채주중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로서 실질적인
무공실력은 삼채주중 최강의 것이라고 알려진 마두였다.
풍모가 말해주듯 그의 패기는 극강한 것이어서 그의 진정한 무학의 수위를 알고
있다는 것이 광동채의 무사들 사이에서 퍼지는 소문이었다.
지금 그의 눈에는 무차별로 쓰러지는 광동채의 고수들이 보일 뿐이었다.
(빠져나가야 한다. 이미 우리는 전의를 상실했다..... )
"빠져나가라! 남으로 돌진하라! "
고대웅은 소리치며 바람같이 몸을 날려 진하장의 담을 타 넘었다.
그를 막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이상했지만 고대웅은 생각지 않고 진하장의 담을 넘어 남으로 무섭게 질주했다.
휘----- 익!
휙----- 휙----- 휙---
그의 뒤를 따라 수백 명의 생존무사들이 몸을 날리며 담을 타 넘었다.
그런데,
진하장의 무인들은 아무도 그들을 추격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진하장의 모든 무인들은 진하장의 중심부에 세워진 대상전에 걸려있는 백기(白旗)를
바라보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와와... 우리의 승리다! "
"광동채의 놈들이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갔다. "
그러나 다섯 명의 노인들은 환호하는 무리들과 떨어져 밝게 불이 켜져있는 대상전의
이층에 나타나는 희미한 그림자를 올려다 보았다.
대상전 내(內),
이인의 인물이 태사의에 앉아 창밖으로 퇴각하는 광동채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실소를 흘려내고 있었다.
한명의 아리따운 소녀와 용모절륜한 소년이 앉아있었던 것이다.
값비싼 흑호(黑虎)의 태사의에는 태궁영이 앉아 있었고 그의 품에는 진하장의
소장주 진벽하가 안겨 있었다.
태궁영의 손은 진벽하의 가슴속에 감추어져 있으며 진벽하는 이미 만성이 된
듯 가볍게 얼굴을 붉히며 우람한 태궁영의 가슴을 더듬고 있었다.
사실,
그들에게 있어 그것은 아무런 행위도 아니었다.
진백하는 태궁영의 백첩 중 오십이위(五十二位)에 드는 첩(妾)이었으며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태궁영의 사랑을 받은 몸이었다.
"대가..... 왜 저들을 살려보내십니까? "
문득 달콤한 꿈에 젖어있던 진벽하가 비음섞인 교성으로 묵묵히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태궁영의 찬란한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일순 장난스럽기만 하던 태궁영의 얼굴에 웃음기가 피어올랐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퇴로를 막으면 우리측의 희생도 커진다. "
"그러면 그들은 우리 금보장에 무림십걸이 있다고 보고할게 아니예요. "
과연 그녀는 태궁영의 첩으로서 위치를 확보할만큼 똑똑한 여인이었다.
"후후.... 우리측의 희생이 얼마나 된다고 보느냐? 벽하. "
"한 백여 명..... "
오!
일만 명을 상대한 천 이백 명의 무인중 겨우 백여 명의 생명만이 사라졌단 말인가?
"적은 몇 명 정도나 돌아간 것 같으냐? "
"예, 한 이천여 명 정도가 살아서 담을 넘은 것으로 사려됩니다. "
여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또박또박한 말소리로 태궁영의 물음에 답했다.
"그렇다. 저들의 세력은 불과 이천, 그러나 그들을 막는다면 진하장의 세력중
반을 잃어야만 저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가 있을 것이다. "
"무슨 소리입니까? 낭군께서는.... "
똑똑하고 총명하기로 소문난 진벽하도 태궁영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혹에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후후.. 너무도 간단한 이치다. 저들을 막는다면 저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
비록 중원십걸이 있다고 하나 피가 필요할 것이다. "
"그건 그래요. "
진벽하가 대답하며 태궁영의 품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밖에는 무림십걸중 다섯 할아버지와 개방의 이개분타 세력이 와 있다. 더구나
홍의나찰대가 이미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
"........ "
진벽하는 태궁영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도저히 추측할 수 없다는 듯 두눈을
동그랗게 뜬채 태궁영의 입만을 바라보았다.
"후후..... 저들은 자신들의 진기가 고갈될 때까지 도주할 것이다. 그리하여
진기가 고갈될 때 무림십걸 중 다섯명의 기인과 개방의 동도(同道)들이
나타나 주살할 것이다. "
"어쩜...... "
"그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불안을 느끼고 괴멸할 것이다. 그들의 목은 그때 가서
줍고다녀도 결코 늦는감이 없을 것이다. "
태궁영은 말을 마치고 여인의 가슴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아......! "
여인은 조금전의 말을 잊은 듯 비음을 토해내었다.
× × ×
휘이이----- 익-----
파파파------ 팟!
어둠속을 마치 비호처럼 몸을 날리는 수백 명의 인물이 있었다.
한결같이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가득했으며 온몸에는 혈향(血香)이 풍기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지옥의 악귀나찰과도 흡사한 몰골이었다.
맨앞에 서서 몸을 날리는 자는 흑의경장에 등에는 날렵한 도(刀)를 맨 중년인으로
패기가 있어보이는 얼굴의 소유자였다.
해진채주 고대웅!
그가 아니고 그러한 기도를 갖춘 자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물론 그가 아니고 또 누가 야밤에 어둠속을 질주하고 있겠는가?
그의 뒤에는 수백명의 지친 마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몸을 날리고 있었다.
처음 그를 따르던 수하는 이천여 명이었으나 수차의 살객들의 살검은 그들의
숫자를 이제 겨우 이백명 남짓 남겨놓고 있었다.
"우우.... 치욕이다. 광동채가 어둠속에 도주를 하며 살수들을 무서워하다니.... "
고대웅은 통한의 음성을 흘려내었다.
휘----- 이----- 익----
스파파파---- 아----
그의 뒤를 따라 이백여 명의 마졸들이 신속하게 날아올라 전력으로 질주했다.
이때,
"우---- 우---- 우! "
어디선가 장엄한 사자후(獅子吼)가 울리며 그들이 스쳐지나가는 산야(山野)의
갈대와 나뭇잎을 거세게 흔들었다.
"크흑! 일후백살(一吼百殺) 감탄사(甘彈士), 놈이 이곳까지 ㅉ아오다니.... 과연
놈은 중원십걸의 일인답다. "
그는 사자후의 주인공을 알고 있었다.
사자후가 울려퍼지면 뒤이어 무수한 살객들이 나타나 자신들의 목을 베곤 했던 것이다.
(돌파해야한다. 이제 오백여 리만 지나면 광동성(廣東省)에 이른다. 광동성부터는
놈들이 감히 추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들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신형을 날렸다.
그때,
차---- 차---- 창-----
피---- 르르릉----
"크----- 아---- 아---- 악! "
"으아아악! "
갑작스럽게 병장기의 충돌음과 강기의 파공음이 일어나며 대오의 후미에서
호곡성과도 같은 비명성이 울리며 밤하늘을 울렸다.
그것은 광동채의 수하들이 마지막으로 부르짖는 절규란 것을 고대웅은 알고 있었다.
"습격이다! "
"크으윽! 막아라. 적은 우리들 속에 있다---- 으악! "
가지각색의 신음성과 고함성이 고대웅의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멈출수는 없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멈추는 것은 자신을 추적하는 무림십걸과 개방의 무인들에게
지대한 이득을 준다는 것을 고대웅은 이미 알고 있었다.
차르르릉.....
"커흐흑----! "
다시금 무수한 금속의 충돌음과 함께 귀신의 호곡같은 비명성이 울렸다.
"우---- 우----- 우----! "
그러한 속에서는 확실히 분간할 수 없는 일후백살 감탄사의 사자후는 사위를
울리며 길게 길게 메아리쳐 밤하늘을 울렸다.
"고대웅, 이제 그만 가는 것이 어떤가? "
한순간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하는 소성이 울리며 그의 앞에 수백의 인영들이
달빛아래 그림자를 드러내었다.
여인들이었다.
한결같이 홍의나삼(紅衣羅衫)을 걸친 아리따운 소녀들로 이루어진 한 개의
대(隊)가 그의 앞길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결같이 영기발랄한 소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명의 아리따운 소녀가
유일하게 상복(喪服)을 입고 있었다.
홍의나찰대(紅衣羅察隊)와 홍의나찰(紅衣羅察) 화서군(花西君)이 아닌가?
더구나 그녀의 옆에는 거대한 패도(覇刀)를 거머쥔 구척장신의 신태비범한 노인이
바람에 수염을 날리며 유유한 눈으로 고대웅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는 또 누구인가?
패도무극(覇刀無極) 호유완(胡有完)!
중원십걸의 일인으로 도(刀)에 있어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룬 기인이었다.
이백명에 이르는 홍의나찰대는 미리부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학익진(鶴翼陣)의 진세를 유지한 채 화서군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쳐라..... "
한순간 화서군의 입에서 교갈이 터지고 홍의나찰대는 금검을 휘두르며 살아남은
광동채의 마인들을 향하여 무섭게 덮쳐들었다.
"베어라..... "
"황천으로 보내라...... "
파르---- 르르---- 릉----
쿠르르르-----
"케----- 엑! "
"으아---- 아아악! "
모골이 송연할 정도의 날카로운 신음성이 울려퍼지며 강기가 갈대잎을 말아
올리며 허공에 검붉은 피무지개를 그려내었다.
그런데,
"와---- 아----- 아! "
"죽여라---- 마도의 씨를 말려라! "
진퇴양난이라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것을 두고 한말이 틀림없을 것이다.
어느새 광동채의 뒤를 추적해온 개방의 무인들과 중원십걸의 네명 노인들이
전권으로 뛰어들며 그나마 기식이 엄엄한 광동채의 뒷전을 급습했다.
콰르르르릉-----
콰---- 아---- 아---- 아----
"크윽.... 컥! "
"커으으----- 으윽! "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했고 더구나 밤을 새워 도주하느라 내공이 고갈된 광동채의
마졸들은 순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사지를 절단당해야 했다.
이어,
쉴사이도 없이 개방의 타구봉은 목을 베었고 홍의나찰대의 금검은 사정을 두지
않고 잔인할 정도의 손속으로 시신을 두조각내고 있었다.
특히,
분노에 넘친 화서군의 손속은 마치 아수라를 방불케하는 잔인성이 있었다.
여인의 한이 그리도 무서운 것이란 말인가?
그녀는 아직 태궁영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빠져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내가 살길이다! )
고대웅은 침울한 생각을 접으며 자신의 애도(愛刀) 파무도(破武刀)를 들어올려
가슴에 세움과 동시 머리속으로 염두를 굴렸다.
(단 한 번의 기회뿐이다. 단 일도에 패도무극 호유완의 머리를 베고 이곳을
단호하게 탈출해야 한다. 조금의 착오가 있다면 추적을 당할 것이다! )
생각을 굳힌 그는 도(刀)에 강기를 주입시켰다.
파스스스.....
그의 파무도에서 혈광이 뿜어져나와 붉은 기운이 도극(刀極)에서 두자(二尺)가량
솟아올라 붉은 광채의 덩어리를 형성했다.
(도강(刀 )..... 모든 것은 이 한수에 달려있다! )
고대웅은 도강이 뻗쳐오르는 검을 수평으로 뉘어 호유완의 가슴을 겨냥했다.
그때 호유완은 짙은 감탄을 흘리고 있었다.
(놈.... 대단한 성취다.... 도극에서 도강을 일으키는 놈이었다니! )
그때,
"천지--- 파천강(天地破天 )! "
한소리 기합이 울리며 고대웅의 검에서 뻗쳐나오던 도강이 불어나며 패도무극
호유완의 가슴을 향하여 빛과도 같은 빠르기로 뻗어나갔다.
파공음도 없었다.
있다면 오로지 밝게 빛나는 홍광(紅光)뿐이었다.
그때,
패도무극 호유완도 자신의 패검을 들어 덮쳐오는 도강을 향하여 마주쳐갔다.
"탄(彈)! "
찌---- 지--- 찌----- 지---- 직!
비단이 찢어지는 듯한 파공성이 울리며 패도무극의 손에 쥐어진 패도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아---- 보라!
패도무극의 도(刀)에서도 밝은 백광(白光)이 쏟아져나가 뻗어나가는 고대웅의
강도에 부딪쳐가는 것이 아닌가?
오!
"도강(刀 )! "
고대웅이 강기를 집중시켜 쏘아내었다면 패도무극 호유완은 마치 방어자세의
한 자세처럼 가벼운 동작으로 도강을 발출한 것이다.
도선(刀仙)에 이른 자만이 발출할 수 있다는 백도강(白刀 )!
그것이 호유완의 도에서 시전된 것이다.
한순간,
----- 쾅----
"크윽! "
한소리 충돌음이 일며 나직한 신음이 전장으로부터 울려나왔다.
그리고 누구도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둘다 멀쩡한 신색으로 검을 늘어뜨린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앗! "
한순간,
신경질적으로 도를 한바퀴 회전시킨 패도무적 호유완이 자신의 패도를 등에
있는 보갑에 꽂았다.
철----- 컥----
그러나 고대웅은 그대로 서 있었다.
이미 모든 격전이 끝이 났는지 홍의나찰대와 개방의 무인들 그리고 무림의
기인들인 중원십걸이 모두 모여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호유완도 자신의 도포자락에 약간의 끄을음이 있자 신경질을 낸 것이었다.
그러나,
호유완은 몸을 돌려 성큼성큼 앞서 걸어갔다.
그때,
쑤------ 아---- 아---- 아-----
한줄기 거센 바람이 불었을 때 중인들은 모두 경악으로 눈을 부릅떠야 했다.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기만 하던 고대웅의 몸이 머리서부터 재가 되어 부는
바람에 산산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심지어는 그가 지니고 있던 거대한 파무도까지도.......
제 46 장에 계속
[3214] 제목 : [와룡생] 천년백첩랑 제 46 장 5권 끝 올린이 : 추녀 (김진호 ) 97/03/20 13:59 읽음 :1276 관련자료 없음 ------------------------------------------------------------------------------
제 46 장 중원에 正의 기운이 솟기 시작했다
어느날 부터인가 중원천하에 거대한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잠잠하기만 하던 옥황성이 대정천하(大正天下)의 기치를 내걸고 위축되었던
무세(武勢)를 확장시키며 잃었던 실지회복을 하기 시작했다.
옥황성의 세력은 급속히 힘을 팽창시키며 중원을 평정하기 시작했다.
중원 정도의 팔할이 모여있는 옥황성은 한 번 힘을 발휘하자 파죽지세의 힘으로
중원에 퍼져있는 마파를 마구 짓밟아 버렸다.
옥황구수천, 중원팔대무신, 오십이정문, 금은동령옥황대, 옥황무력대.....
모든 옥황성의 힘이 투입되었다.
사천, 강서, 섬서 중원의 남북십삼개성(南北十三個省)은 하루도 피가 멈출 날이
없이 피보라가 일어나며 뜨거운 피를 흘려야만 했다.
옥황성은 자로 잰듯한 작전과 가공한 무공으로 벌떼같이 달려드는 마도의 세력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적절하게 대치하며 격파하고 있었다.
중원의 땅에는 피가 흘러 하루도 피가 튀지않는 날이 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동안 표면적으로 장사치의 모임으로만 보여졌던 금보장이 거대한 무위를 덜치며
일어서서 광동채의 고수들을 벤 사건이 일어났다.
최초의 사건은 절강성의 항주 부근의 진하장에서 일어났다.
광동채의 일만고수는 진하장의 천여 명 고수에 전멸을 당했다는 것이다.
어느날 중원각지의 금보장 휘하세력에 밀서가 전달되었다.
---명한다. 오늘부터 금보장은 전시상태(戰時常態)로 돌입한다. 금보장의 모든
세력은 우리의 적인 광동채(廣東蔡), 사령곡(邪靈谷), 만장평(萬丈坪),
해경단(海鯨團)의 무리들을 닥치는대로 주살하라.... 피를 뿌려라-----!
한 장의 밀서가 중원전역에 산재한 금보장의 휘하 각성(各省)에 전달되자
중원은 어느날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힘들여 금보장의 세력을 타도하며 중원의 상권을 잠식하던 신비의
세력들이 주춤거리며 금보장의 세력들이 불길처럼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중원의 상권은 어떤 면에서 보면 대세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권의
하나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서 예로부터 상권은 중요시 되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중원각지에서 금보장과 암흑의 무리들은 피를 부르며 중원의 상권을
차지하기 위해 피튀기는 혈전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만마궁이 삼개월의 침묵을 깨고 팽창하는 사령곡을 향해 검을 갈기에 이르렀다.
불과 반달이 지나지 않았을 때 중원의 판도는 달라져 있음을 중원인은 느껴야 했다.
중원의 상권은 칠할이 금보장에게 넘어갔음을 중원인은 의식하며 혀를 내둘렀고,
만마궁은 이미 세력이 팽창한 사천과 서강을 정복하고 괴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옥황성도 잠만자고 있지는 않았다.
동방수려.....
옥황성은 부군사 동방수려의 치밀한 안배속에서 운남 광동 광서등 중원의 침입에
앞장선 악의 무리들을 퇴치하기에 이르렀다.
규방(閨房),
화려하지는 않으나 상당히 넓고 단아하게 꾸며진 여인의 규방에 일남이녀(一男二女)가
앉아 있었다.
이미 해는 서산에 기울고 그들은 차를 즐기고 있었다.
태궁영,
그리고 그의 앞에 앉아 있는 두 명의 여인은 동방수려와 홍의나찰 화서군이었다.
홍의나찰 화서군은 그를 호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를 따라 옥황성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동방수려,
그녀가 태궁영을 만나게 된 시각은 그리 긴 것이 아니었다.
허나 여인(女人)은 모든 것을 일순간에 결정해 보려는 습성을 지닌 괴이한 동물이다.
식사중에도 그랬고,
식사가 끝난 지금에도 동방수려의 시선은 태궁영의 얼굴에서 떠나갈 줄 모르고 있었다.
홍의나찰 화서군도 그 모습을 쳐다보며 고소를 지었다.
(동방수려! 이 여인도 소야를 사랑하고 있음이랴......? )
화서군은 가만히 손을 내밀어 태궁영을 꼬집어 분위기를 바꾸려 하였다.
"으---- 악-----! "
아픔을 참지 못한 태궁영이 펄쩍 뛰어 올랐다.
"왜 꼬집고 날리요..... 누이는 벌써부터 바가지를 긁고 싶은 것이오...... "
앞에 앉아있던 동방수려의 얼굴이 붉어질 만큼 태궁영의 목소리는 커다란 것이었다.
그것을 기회로 한 듯 두 여인의 시선이 한곳에서 충돌하며 사내는 짐작할 수
없는 여인 특유의 묘한 기류가 형성되었다.
동방수려가 사르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언니는 정말 아름다워요. 만약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본다면 짝사랑하여 눕지않을
자는 하나도 없을 거예요. "
"호호....! 그건 동방누이가 더 그래요. 누구라도 감히 수려의 고고하고 이지적인
미를 견주려고 하지 못할 거예요. "
물론 나이차로 본다면 화서군이 동방수려보다 열살은 많았으며 그들의 아름다움은
서로 강호를 주유하며 들은바가 있는 터였다.
강호에서 화서군과 동방수려를 강호쌍미(江湖雙美)라고 호칭하고 있으니
그들은 서로의 명호를 너무도 잘 듣고 있었으니까......
더구나 두 여인은 태궁영이 죽었다고 알려졌을 때 상복(喪服)을 입었던 여인들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은 서로의 미를 뽐내듯이 화사한 옷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태궁영은 그녀들의 행동에 웃음이 나왔다.
(서로 놀구있군 그래.....! 그저 자신이 예쁘다고 하면.... 여인들이란 그저.... )
피식------
태궁영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자그마한 일소를 터뜨렸을 때,
"흥......! 당신은 지금 우리가 가소롭다고 실소를 터뜨리고 있는 거예요. "
앙칼진 화서군의 얼굴이 태궁영을 노려보며 교갈이 울려 나왔다.
(이크.... 실수다. 이젠 얼굴만 보고도 내 생각을 알아맞추니... 이젠 태궁영!
이름이 진정 피곤하게 생겼구나. )
그때 대충 어찌된 사연인지 짐작한 동방수려도 앙칼진 눈초리로 태궁영을 쏘아봤다.
(으이그... 이젠 생각의 자유조차 상실할 지경이다. )
이때,
동방수려가 조용히 상체를 일으켰다.
"군사! 군사께선 만마궁의 부마라고 하셨지요? "
느닷없는 동방수려의 말에 갈피를 잡을수가 없어 태궁영은 어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갈영영이란 여인이 군사의 내자(內子:부인) 되십니까? "
말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태궁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 여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가 어찌 갈영영의 환상을 지을 수가 있겠는가?
주루에서 옷을 활활 벗어던지던 소녀,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자신에게 인생을
맡기기로 작정해 버린 여인이여, 자신에게 만마궁의 다음 계승권을 준 여인,
"바보.... 그런데 그건 왜 묻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인데.... "
목소리가 줄어들며 태궁영을 자신을 노려보는 화서군을 바라보았다.
화서군.
광동채의 무사들을 무섭게 베고 진하장으로 달려와 태궁영의 품에서 무작정 울음을
터뜨렸던 바로 이틀전의 상황과는 너무도 판이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다.
태궁영에 있어 변화난측한 화서군이 그렇게 두려울 수가 없었다.
저러다가도 언제 눈물을 보일지 땡깡을 놓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호호.....! "
동방수려는 소리높여 웃으며 가벼운 박수를 짝짝 쳤다.
순간,
스르르------
동쪽으로 난 죽발이 좌우로 밀려나며 한가닥 섬세한 인영은 번개처럼 방안으로
날아들어 쾌속한 신법으로 태궁영의 품안으로 날아드는 것이었다.
"누..... 누구...... 음. "
돌연 태궁영의 품속으로 날아든 인영은 입술을 내밀어 재빨리 태궁영의 입술을
빼앗아 버렸기 때문에 태궁영의 놀란 외침은 속으로 기어들었다.
쾌속한 신법도 그러했지만 대담한 심성을 지닌 여인이 분명하다.
태궁영이 얼떨떨해하고 있을 때 부드러운 혀가 닫혀있는 그의 입을 헤집어 열고
입안으로 미끄러지듯 스며들었다.
물론----
껴안은 상태에서 가슴이 부드러운 것으로 보아 여인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나타난 여인은 불타는 듯한 홍의궁장을 걸친 절세미녀였다.
정열적인 여인의 행동에 대담하던 화서군과 동방수려가 얼굴을 붉히며 돌아섰다.
태궁영은 순간 상황을 판단할 수가 없었으나,
그는 화급을 다투는 상황이라도 여인이라면 그냥 지나가는 성미가 아니다.
전세는 역전되는 그는 급히.... 열심히.... 집요하게 여인의 입술을 탐닉했다.
그녀가 갈영영이라는 사실을 태궁영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태궁영은 그녀의 몸을 껴안은 채 재빨리 한손으로 상의자락의 옷고름을 잡아당겼다.
"읍...... 아.... 안되... "
여인은 급히 입술을 떼고 몸을 날려 뒤로 물러섰다.
아름다운 여인은 얼굴이 홍시처럼 붉게 변해 있었으며 옷고름은 반이나 풀어져
있어 젖가슴 반이 노출되어 유혹을 뿌려내고 있었다.
여인은 풀어진 가슴을 급히 매며 태궁영을 바라보며 폭발적인 미소를 뿌려내었다.
"흥... 못된 사람... 아직도 그 못된 손버릇을 고치지 못했군요. "
"후후.... 영영, 당신의 가슴은 유난히 나의 손을 즐겁헤 하는구료.... 전(前)에
그대의 가슴을 만진 후 여태껏 나는 한 번도 그 포근한 감촉을 잊은적이 없었소. "
"흥...... 색마같으니라고.. 꼴보기 싫어요.... 흥... 흥.... 흥..... "
갈영영은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 앉았다.
태궁영은 그녀의 행동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곧 서로에게 인사를 시켰다.
"자! 인사들 하시구료. 한지붕 밑에서 이몸과 함께 살아야할 처지이니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서로 이로울 것이오. "
인사를 나누고 난 화서군의 눈이 다시 가재미처럼 되었다.
"꼭 꼬집힐 짓만 골라서 하는군...... 흥. "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태궁영......
"아니! 영영...... 그내는 왜 부친을 따라 사천으로 가지 않고 여기에 있소. 부친은
사령곡을 치러 사천으로 간줄 알고 있는데... 또 여긴 어떻게 알고 왔소? "
태궁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금보장(金寶莊)에 가니 계집들이 득실득실 하더군.... 백첩이 있다더니 백첩이
뭐예요. 진짜 백첩이 넘더군요. "
"그야! "
"흥.... 뭐 공주인가 뭔가하는 귀한 분도 와 계시더군요! 백화루가 꽉 찼다고
금적산 노야께서는 만화루(萬花樓)인가를 새로 짖고 있고. "
"와..... 맘에 드네. "
태궁영이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함지박만하게 벌렸다.
"당신이 이곳에 있는지 알았어요.... 당신이 옥황성의 군사라는 것을 이미 거웅
아저씨께 들은적이 있어서 이곳으로 달려왔어요. "
그랬던가!
과연 여인의 사랑이란 무서운 것이다.
"그.... 그건... 왜 그렇소. "
"그것은 당연한 것이죠... 금보장의 여인들은 이미 동산만한 배를 가진 여자들이
많더군요. 그런 여자들 보다 이곳의 여자들이 낫겠죠. "
과연 대담무쌍한 여인들이다.
그런데,
그녀의 말중에 이미 배가 동산만한 여인들이 있다니.....
그렇다면 태궁영은 곧 아버지가 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세 여인,
세 여인은 서로 얼굴을 응시하다가 붉은 홍조를 띄우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갈영영의 말은 조금 과한 말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군사님! "
밖에는 태궁영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며 청의(靑衣)를 맵시있게 차려입은 열
대여섯살 정도의 귀여운 시비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무슨 일이냐 청향(淸香). "
동방수려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시비에게 물었다.
"저....! 군사님의 손님이 왔습니다.... 금보장에서 오신 분인데... "
"누구라고 하더냐. "
옆에 있던 홍의나찰 화서군이 반가운 기색으로 시비의 말을 가로채며 물었다.
"예.... 소야제일첩(少爺第一妾) 동방청(東方靑)이라고 하옵니다. "
일순,
홍의나찰 화서군의 눈길이 태궁영에게로 향했다.
"호.....! 소식은 기막히게도 빠르군 청매(靑妹)가 벌써 달려오다니. 흥!
당신은 참으로 기분이 좋겠군요. "
그때,
"화언니....! 그분의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소매가 기분이 좋은 것이예요. "
청아한 음성이 울리며 시비가 들어선 문으로 얼굴이 화사한 미인이 들어섰다.
여인은 궁장을 예쁘게 차려입고 있었는데 배가 조금 불러있어 그녀가 지금
임신을 하고 있음을 대번에 간파할 수 있었다.
"어.... 청누이.... 어떻게.... "
동방청이 들어서자 태궁영은 뜻밖이라는 듯 그녀를 쳐다보며 말을 더듬거렸다.
"무정하신 분..... 금보장에서는 당신이 죽었다고 모두 칼을 갈고 있는데 참
편하시게도 꽃속에서 파묻혀 계시는군요. "
"그.... 그게 아니라..... "
태궁영을 찔끔해서 급히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다.
그런데,
"흑.... 당신을 얼마나 기다리고 지냈는지.... 당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괴로웠는데. 우리 모두.... 뱃속의 아이까지도.... "
동방청이 울음을 터뜨리며 태궁영의 품속으로 날아들었다.
덥썩,
태궁영은 무의식적으로 달려드는 동방청을 끌어안으며 희열에 가득찬 음성을 토했다.
"청..... 당신이 아기를... 내 아기를.... 진.. 진.... 진정이구료.. 어디. "
태궁영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동방청의 치마를 더듬으며 불록하게 부풀어 오른
그녀의 아랫배를 만져보고 희열에 가득한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후..... 내가 애기 아버지가 된다. 상상도 못할 일이군...... 하하하..... "
그의 음성은 이미 희열이 지나친 광소에 가까운 것이었다.
한편,
동방청을 제외한 세 여인은 일제히 눈을 크게 떠야했다.
태궁영의 가슴에 배가 안긴 동방청의 가슴의 상체가 태궁영의 어깨위에 있었는데
그 어깨 너머로 머쓱해하는 세 여인이 보였던 것이다.
메롱----
금방 통곡을 토할 듯 어깨를 들썩이던 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터지고 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세 여인을 향해 내밀어진 것은 동시였다.
"윽! "
세 여인은 너무도 놀라고 어이가 없어 기묘한 소리를 내질러야 했다.
헌데,
(과연 청매답군.... 왜 소야가 청매를 저리도 사랑하는지 이해할만 해. )
화서군은 씁쓰레한 표정을 지었다.
(저 여인이 군사가 사랑한다는 여인... 그러나 왠지 밉지가 않아. )
그것은 동방수려의 마음속에서 울어나오는 진정 알 수 없는 여인의 마음이 아닐 수 없었다.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 여인간에 진정한 심리일텐데,
그러한 마음이 동방수려의 마음에서는 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저녀와도 같이 살아야 할 것이라면.... 친해두는 것이 좋겠지....... )
갈영영은 나즈막한 숨결이 세어나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태궁영에게 백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중 수많은 여인들이
이미 임신한 상태로 태궁영의 죽음에 칼을 갈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들......
여인들은 이미 마음속에서부터 서로를 이해하며 한 남자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청..... 어찌 이곳까지 오셨소..... "
그것은 그녀들의 운명이었고 숙명이었다.
태궁영은 동방청을 끌어안은채 그녀에게 물었다.
"개방에서 아수주개가 왔어요. 연자련(淵子蓮)!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이더군요. 그녀가 당신이 이곳에 갔음을 알려주었어요. "
그랬던가.
아수주개 연자련은 광동채의 마적들을 물리친 후 그가 살았음을 알리기위해
몸소 금보장까지 갔다가 동방청에게 그가 살아있음을 알린 것이었다.
태궁영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녀들에게 연자련의 소식은 마치 혜성이
나타남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기에.......
금적산은 급히 동방청에게 일단의 무사들을 딸려 옥황성으로 보내어 태궁영을
만나게 한 것이다.
<第 五卷 끝 >
제 47 장에 계속
◈아름다운 황혼열차◈
-카페지기 석양노을- |
첫댓글 무협소설 감사합니다.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_()_
눈이 나빠서 읽이 힘들어 못봄니다 죄송 합니다
올려주신데 대하여 감사 드립니다
한가할때 보겠읍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셧습니다....
와룡생의 글 감사한 마음으로 즐감하고 나갑니다 수고하여 올려 주신 덕분에
편히 앉아서 잠시 즐기면서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와룡선생의 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상합니다.
젊어서 무협소설을 좋아 했는데 늙음에 이르러서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침침한 눈으로 읽었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