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의 한국 교회에서는 예비자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교회 내적인 원인은, 무엇보다도 본당들이 대형화되면서 사목자와 신자들간의 대화와 유대가 미흡하고 신자 재교육 및 내적 쇄신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예비 입교 때 실천적인 신앙 생활 규범이 소홀히 되고 지식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져 신앙의 체험이 미약함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교회를 찾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욕구와 부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2. 오늘의 한국 교회의 신자수는 전체 인구의 6% 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오늘의 교회가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필요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더불어 이는 한국 교회가 한국 현대 사회의 모든 부분을 책임질 수는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오늘의 교회가 만능적인 해결사가 될 수 없으며,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아니 될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오늘의 교회는 참으로 정의롭고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3. 교회는 이 나라의 민주화와 이 민족의 인간화를 위해 최선의 길을 모색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교회는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더 큰 노력을 전개하여 민족의 재일치 및 화해에 대한 열망을 확산시키고, 그 방법을 다른 이들과 협력하여 모색하는 데에 앞장을 서야 할 것이다.
4. 교회는 인간다운 품위와 존엄성을 상실 당하고 있는 북한의 민중들에게 동족으로서의 아픔과 위로의 뜻을 전해야 한다. 독재의 채찍과 사슬은 그것이 무섭고 고통스러운 것일지라도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본성에 대치되는 것이므로 그 생명이 짧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남북한의 갈라진 겨레가 한 민족으로서 손잡을 수 있도록 다함께 기도해야 할 것이다.
5.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살아 계신다. 우리 한민족의 역사 속에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