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군산시 집값이 상승률이 최고인 이유는?
비즈니스워치, 채신화 기자, 2022. 08. 16
올 들어 끝없이 치솟던 집값도 차츰 상승세를 멈춰가고 있다.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의 영향으로 이제 서울 주요 지역도 가격이 꺾이는 추세이다. 이 와중에도 무려 110주째 상승 곡선을 타는 곳이 있다. 바로 군산이다. 지역 경기 침체로 집값 상승기에도 잠잠하던 군산이 뒤늦게 상승 기류를 타면서 올해 비수도권 집값 상승률 1위에 등극했다. 과연 군산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1. 다 떨어지는데 타오르는 군산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전라북도 군산은 2020년 7월6일 변동률이 상승 전환(0.03%)한 뒤 2년 넘게 상승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5월9일(-0.01%), 서울은 5월30일(-0.01%), 수도권은 5월9일(-0.02%), 지방은 6월13일(-0.01%)부터 마이너스 전환해 최근(8월8일)까지 하락세에 접어든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정반대이다. 군산 집값이 상승하는데는 지역 경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군산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2018년 GM대우 군산공장 철수 등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공장들이 빠지면서 주택 시장도 침체했다. 이전 정부에서 집값이 빠르게 오를 때도 군산은 비교적 잠잠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2020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 수도권 13.73%, 서울 13.11%, 지방 -0.95%인 가운데 군산은 -11.34%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택 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신규 분양도 2019년 2곳, 2020년 0곳 등으로 사실상 끊겼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2020년 하반기부터다. 집값 상승세에 2020년 12월18일 인근 전주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풍선효과'로 군산의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것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이 내년부터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결정하면서 지역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붙기 시작했다. 아울러 신도시 개발사업인 '디오션시티', 군산 기차역 인근의 '군산 신역세권' 개발, 새만금국제공항 등 개발 호재도 곳곳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이 일찌감치 반영되면서 지난해에는 군산 아파트 매매가격 연간 상승률(한국부동산원)이 11.23%에 달했다. 올해는 8월8일 기준 누적 상승률이 4.70%로 경기 이천(7.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비수도권 중에선 1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기준 군산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억3200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두 달 연속 유지하고 있다.
2. 공시가 1억 미만에 투자수요
개발 기대감에 외지인 투자자들도 군산에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공시가 1억원 미만의 저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은 여러 채를 사더라도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군산이 비규제지역이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최고 60%(무주택자 70%)까지 허용돼 비교적 현금 부담도 적다. '공급 부족' 상태라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거란 전망도 높다.
아실에 따르면 군산의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은 1318가구이다. 2018년 3059가구를 기록한 이후 2019년 0가구, 2020년 423가구, 2021년 973가구, 2022년 993가구, 2023년 771가구 등으로 적정치를 밑돌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군산이 속한 전북의 주택 매수 심리가 눈에 띄게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전북의 매매수급지수는 10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시도에서 매매수급이 기준치 100 이상을 기록한 곳은 전북 한 곳 뿐이다.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군산 신역세권 우미린 센텀오션'(평균 경쟁률 9.3대 1)에 이어 올해 3월 '군산 신역세권 한라비발디센트로'(5.6대 1)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집값 상승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조촌동 'e편한세상오션시티'(2018년 준공)는 올해 7월 전용 84㎡가 4억6000만원(17층)에 거래, 입주 직후인 2019년 1월 같은 평형이 2억6600만~2억8200만원에 팔렸던 것에 비하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다만 금리 인상 등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군산은 새 아파트가 많지 않아서 지역민은 분양 수요가 높고 외지인들은 공시가 1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 갭투자 수요가 높다"며 "산업단지 등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예정이고 월세 등 임대료도 많이 오른 상태라 다른 지역에 비해선 한동안 높은 집값 상승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금리 인상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저가 매물 위주로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긴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기사 내용을 보완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