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판토스의 묘비墓碑 읽기 외 4편
정 연 덕
디오판토스의 묘비에 다음과 같은 퍼즐수학문답을 새겨 놓았다
“지나가는 나그네여 이 비석 밑에는 디오판토스가 잠들어 있소 그의 생애를 수로 말하겠소 일생의 1/6은 어린소년이었고 1/12은 청년시절이었소
그 뒤 다시 일생의 1/7을 혼자 살다가 결혼하여 5년 뒤에는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아버지 생애의 1/2만큼 살다 죽었으며 아들이 죽고 난 뒤 비로소 디오판토스는 일생을 마쳤다"란 비문을 남겼다
평생을 몰두한 그 방정식을 풀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고 그가 몇 살까지 살았는지를 알기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는 일은 쉽지 않아 가슴을 태워야 했다
유클리드 이래 유행했던 기하학에서 벗어나 수 자체를 다루는 대수학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묘비명에까지 수학을 새기고자했던 애착이 그를 위대한 수학자로 만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자기 생애에 딱 맞는 글귀로 사람들은 자기 묘비에 과연 어떤 것을 새겨야 할까? 우리의 생애가 확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모를 일이다
*디오판토스: 그리스사람. 330?년에 사망. 대수학의 아버지 라 부름. 묘비문제를 수식표현으로 말한다면 일차방정식. 답은 전 생애의 길이와 같은 (84)가 나온다. 그 외에 묘비에 공식을 새긴 수학자로는 ‘아르키메데스, 뉴턴, 가우스’등 이 있다
할머니묘소 가는 길
옛 집터를 둘러보고
고향 뒷산 기슭을 오르다
용 바위 골을 지나면 목이
터져라 불러대며 따라
오르던 눈이 큰 순이 얼굴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 보이면
재미있다며 바위 뒤에 숨던 일
세월 속에 꽃처럼 피어나다
‘그놈들 해거름엔 내려온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만류하셔도
힘겹게 따라 오르시던 길섶에
그때처럼 진달래꽃이 피어나고
손녀손자와 할머니묘소 가는 길에
자꾸만 숨이 차고 목메다
모자帽子에 관한 2차보고서
시인의 전신은 샤먼이었다고 시에 대한 초월적 인식에 영감론을 앞세워 그리움과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가끔은 헌팅캡을 어떤 때는 챙이 짧은 모자를 쓰기도 하지만 얼굴이 둥근 나에게는 둥근 챙 달린 큰 모자를 쓰고 나들면서 남에게 인지되고
모자 값이 오르면 증시證市가 상한가를 치고 밭에다 야채를 가꾸듯 모자를 자식들 머리에 심어주며
뉴에라 모자는 국내에서도 가격이 높기 때문에 손쉽게 여러 개를 사기가 수월치 않다는 핑계를 자주 늘어놓고
내 패션 아이 템이 뭔가 모자란다 싶으면 “모자를 바꿔 봐 또 하나 사는 거야” 이래저래 숫자만 자꾸 늘려가고 있다
아주 가끔은 둥근 모자를 눌러쓰고 언어의 마술사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를 읊조린다
아내의 프롤로그
새벽을 음모했던 무력한 몽환의 난동자들
불이 켜지고 스치는 바람에 나부끼는
붉은 색조의 그림들이 옷을 벗기 시작한다
무엇이 그렇게 중증의 질고라고 아우성인가
무대에서 내려와서 아직도 대사를 읍조리고 있나
빠른 템포로 소화해내는 그의 창백한 시나리오
몽골의 모래바람 속에서 혼자 우는가
모두 떠난 사막의 질곡 저주받은 영혼의 고향
무서워요 제 속을 만져 봐요 어린새끼의 눈동자
얽혀진 흰 뼈들이 절망의 유서를 띄운다
흐느낌의 생 두려움의 자궁 속으로 묻힌다
아직 눈물의 의미를 파먹고 살만한 곳이라
붉은 포도즙을 짜서 비워둔 독에 채워도 좋으리
멀티포엠시나리오에 생성의 이미지 클릭하자
창백한 아내의 보물창고가 붉게 빛난다
고구려의 부경桴京을 만나다
환인桓因에서 집안集安으로 가는
길섶에서 부경桴京을 만나다
굵은 나무로 만든 기둥과 도리와 보를
올린 결구結構한 구조체로 탄탄하다
아래 칸은 농기구 보관시설로
위층 칸은 옥수수 등 농산물 창고로
지금도 쓰이는 부경桴京을 만나다
일본지역까지 보급되어 지금까지
보존되어 쓰이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건국초기부터 복속과 연합을 적절히
활용한 자주적 외교술이나 수많은 나라와
대적하여 대제국을 건설한 중원벌의 패자로
기마민족 특유의 진취성을 발현
천하제일의 기개와 특유의 문화유산
독자적 제국건설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부경桴京에 대한 기록은 삼국지 위지魏志 동이전 고구려조에 “집집마다 부경桴京이라 는 창고를 갖고 있다“고 기록하 고 있다. 고구려인들은 다른 부족들과 전쟁에서 이기면 물자를 수확하여 창고(부경)에 저장하였다. 부경의 지붕은 강원도 산악 집 모양으로 나무를 쪼개서 지붕을 하였다.
첫댓글 올려주신 좋은시 잘 읽어봅니다.
독서를 많이하시고 역사에 관심과 지식이 깊으신 것 같네요.
편안한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동촌 정연덕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