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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정성만이 감동을 준다
글쓴이 박석무 / 등록일 2026-02-02
새 정부가 들어선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앞선 정권이 하도 ‘망나니’ 짓거리를 했기에 주민들의 힘으로 파면시켰던 정권이어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는 참으로 크고 간절합니다. 제발 잘해주고 바르게 해서 앞 정권에 속상해했던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또 안심시켜 주어서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더구나 저와 가깝게 지내던 몇 사람이 고위직에 등용되기도 했기 때문에 참으로 그들이 잘하기만 바라고 바라는 심정입니다.
『맹자』와 『중용』을 읽으면서 어떻게 해야 공직자들이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두 책에는 다행히 비슷한 내용으로 정치 잘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하위(下位)직에 있으면서 상관의 신임을 얻지 못하면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상관의 신임을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벗들에게 신의가 없으면 상관의 신임을 얻지 못한다. 벗들에게 신임을 얻는 방도가 있으니,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벗들의 신임을 얻지 못한다. 부모에게 순종하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제 몸을 돌아보아 정성스럽지 못하면 부모에게 순종하지 못한다. 제 몸을 정성스럽게 하는 데에는 방법이 있으니 착함에 밝지 못하면 제 몸을 정성스럽게 하지 못한다. 정성 그 자체는 하늘의 도이고 정성스럽게 하는 일이야 사람의 도이다.…”(中庸 20장)
『맹자』에는 중용과 같은 내용이나 마지막 부분이 조금 다릅니다. “지극한 정성인데도 감동을 받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정성스럽지 않고서야 감동을 줄 수는 없는 것이다.”(『孟子』, ‘이루장구 上’) 라고 맹자는 결론을 맺었습니다. 두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고위직 공직자라면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상관의 신임을 얻으려면 가장 가까운 자신의 벗들로부터 신임을 얻어야 하고 그러려면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하고, 효도를 제대로 하려면 제 몸부터 성실하게 하는 것, 바로 성신(誠身)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를 익숙하게 이해하고 있던 다산 정약용은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공렴원효성(公廉願效誠)’이라는 다섯 글자로 표현하여, 공정하고 청렴한 정치를 해야 하지만, 공과 렴도 온 정성을 바쳐서 하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했던 것입니다. 28세 문과에 급제한 직후 자신의 관직 생활에 대한 다짐으로 쓴 시에 나오는 구절인데,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에 정성이 빠지면 절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다산은 이미 알았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불성무물(不誠無物)’(中庸) 그대로입니다. 정성이 빠지고서야 사물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니, ‘성(誠)’이라는 글자가 얼마나 크고 무겁겠습니까. 더위와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광장에 모인 국민들의 힘으로 세워진 정권, 공직자로 일하는 모든 분들 참으로 온 정성을 다 바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고위 공직에서 일하는 고관대작들, 자신이 잘나고, 자신이 똑똑해서 얻은 부귀가 아니라 눈물겨운 백성들의 힘으로 얻어진 행운임을 잊지 말고 아무리 사소한 일에도 온갖 정성을 다 바쳐서 백성들의 마음이 흡족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성(誠)’ 자체야 하늘의 도이지만 ‘정성스럽게 함(誠之者)’이야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어떻게 얻어낸 정권인데, 주민을 생각하지 않고 멋대로 권력 놀음이나 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말기를 간절하게 말씀드립니다.
박석무 드림
· (사)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
· 다산학자
·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 고산서원 원장
· 저서
『다산의 마음을 찾아―다산학을 말하다①』, 현암사
『다산의 생각을 따라―다산학을 말하다②』, 현암사
『다산에게 배운다』, 창비
『다산 정약용 평전』, 민음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역주), 창비
『다산 산문선』(역주), 창비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한길사
『조선의 의인들』, 한길사 등
『목민심서, 다산에게 시대를 묻다』 , 현암사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