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꽂아드린 십자가 세 개. 할아버지와 아드님의 마음에서 자라기를 기도한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손에 손을 맞잡은 우리 조원들의 기도가 하나님께 닿았으면 좋겠다.
처음 이완형 할아버지 댁에 도착했을 때 환하게 맞아주신 할아버지의 웃는 입가에는 앞니가 두 개뿐이었다. 할아버지의 환대 속에 도착한 집의 방안을 들여다 보는 순간 캄캄한 마음을 들었다. 방문의 창호지에는 곰팡이가 까만점들처럼 퍼져 있었고, 수숫대와 황토를 이겨 바른 벽면은 군데 군데 구멍이 나서 밖이 휜히 보이기까지 했고 낡고 삭아버린 벽지는 검고 누런 먼지투성이었다. 우리 조원들이 삭아버린 벽지를 뜯어내는 순간 우수수 소리와 함께 우리의 입속으로, 눈으로, 온 몸으로 쥐똥 섞인 흙 먼지들이 쏟아져 내렸고, 우리는 코마개를 끼고 숨을 참아가며 벽지를 걷어내고 도배를 시작했다. 흙벽의 구멍들은 스치로폼을 잘라 막아내고 신문지를 발라 초배지 작업을 마쳤다. 그렇게 방2개를 하얗게 도배를 마치고 나니 처음에 들어왔던 방과는 전혀 다른 방으로 변신이 되어 우리도 놀랄 정도였다. 중학교 1학년생부터 육십대까지 조원들로 구성된 우리조는 더운 여름날 조그만 방 안에서 서로 몸을 부딛혀가며 서툰 솜씨들을 발휘해 가며 더 가까워 졌다.
우리를 맞아주신 할아버지는 기차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장애를 가진 아들과 둘이 살고 계셨다.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들리셨지만 우리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 하셨다. 처음 뒷 방에 있는 아들을 봤을 때 놀라고 무서웠는데 속히 두분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지역교회에 연결되어 행복하게 사셨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짧은 봉사였지만 우리의 수고를 통해 새 방에서 생활하실 두분을 생각하면 얼마나 뿌듯한지, 더 이상 소외되지 않고 사시길 조원 모두 함께 기도드렸다. 그리고 낡은 벽에 붙어있던 부적들을 떼어내고 나무를 톱질해 십자가를 만들어 마당 수돗가에 세우며 하나님의 땅이라고 조원들과 함께 선포했다. 우리가 초보자로서 방 2개를 도배, 장판 해드린 것이 큰 것은 아니지만 우리를 통해 할아버지와 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길 바란다.
하나님은 솜씨 없고 연약한 우리를 통해서도 그 분의 사랑을 드러내시는 분이심을 이번 봉사로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읍사무소의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면서도 그분들의 창고에 있는 연탄과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재래식 화장실, 어려운 환경을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졌다. 예수님께서 이분들을 보시며 흘리시는 눈물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신은자 집사
아리~ 아리~ 헌집줄께~ 새집다오~ 사랑의119 강원도 여름 단기봉사
이웃사랑선교부(담당 이금구 목사) 사랑의119가 지난 2일(주일)부터 오는 8일(토)까지 2팀으로 나누어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과 임계면 일대에서 “사랑의119 강원도 산골오지 마을 여름 단기봉사”를 열고 있다.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도 도배, 장판을 비롯해 마을 환경 개선 및 여름성경학교 등의 봉사를 하고 있는 600여명의 참가자들은 지역주민들의 기뻐하는 모습에 힘든 줄도 모르고 새벽부터 밤까지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아 강원도 오지에서 사역하는 사랑의119 봉사자들에게 마지막까지 맡은바 사역을 잘 마무리 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와 응원이 요청된다.
첫댓글 희망의 러브 하우스 의 도배지 지원에 감사 드립니다! 정선산촌마을 109가정 집수리 잘 마치고 왔습니다! 감사하구요^^ 희망의 러브 하우스 화이팅 입니다요^&^ 사랑의119 !
강원도 정선의 109가정의 주거환경이 한층 밝아지고 깨끗해졌겠네요. 저희가 나눈 벽지가 정선마을의 주거환경에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