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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인권(HRWF), 프레스센터서 회견
국제 인권 전문가들, 국제사회 우려 전달
“고령·비폭력 구속, 국제 기준 안 맞아”
한국 종교자유에 ‘점진적 침식’ 경고
“낙인이 차별과 박해로 번질 수 있어”
종교계·참전유공자도 기본권 보호 촉구
국제 인권단체와 종교자유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의 종교 및 표현의 자유에 우려를 나타내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구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국경없는인권(Human Rights Without Frontiers, HRWF)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대한민국의 종교 및 표현의 자유: 국제사회의 우려와 시각’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기자회견에는 HRWF를 비롯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보유한 양심의자유연합(CAP-LC), 유럽종교자유포럼 독일(FOREF Germany), 신종교연구센터(CESNUR), 종교자유·인권 전문매체 비터윈터(Bitter Winter) 관계자들이 참석했어요.
기자회견을 진행한 한스 누트 HRWF 부대표는 이번 행사가 특정 종교나 교리를 옹호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누트 부대표는 “종교 공동체가 부정적으로 낙인찍히고 평화로운 집회가 제한되며 이견이나 반대의 목소리가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지기 시작하면 그 영향은 어느 한 단체나 사건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이어 “이번 기자회견의 목적은 특정 교리나 종교단체를 옹호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며 “기본권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한국 종교자유, 갑작스러운 위기 아닌 점진적 침식”
티에리 발 CAP-LC 회장은 “종교·신념의 자유는 특권이 아니라 보편적 권리”라며 한국의 종교자유 상황을 “갑작스러운 위기가 아닌 점진적인 침식”이라고 평가했어요.
발 회장은 CAP-LC가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예정됐던 신천지 행사 취소와 신천지 등 이른바 ‘비정통’ 또는 ‘사이비’로 분류되는 종교단체에 대한 차별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어요. 그는 “한국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비준한 국가”라며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법률에 근거해야 하고 반드시 필요하며 비례적이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국가가 특정 종교의 정통성과 교리를 판단하는 ‘신학적 심판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에요. 이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가 이 총회장을 ‘거짓 선지자’로 표현하고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무죄추정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어요.
발 회장은 “30년 동안 인권을 옹호하면서 침묵은 불의의 동반자라는 사실을 배웠다”며 “우리는 한국을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니라 모든 민주국가가 답할 수 있어야 할 질문을 정중하게 묻기 위해 왔다”고 밝혔어요. 그는 “왜 쇠약한 95세 노인이 여전히 구금돼 있는가. 왜 언론 캠페인을 근거로 종교단체 해산이 논의되는가. 왜 정치 참여가 어떤 신자에게는 권리이고 다른 신자에게는 범죄가 되는가”라고 반문했어요.
◆“종교와 국가의 경계, 명확하고 공정한가”
마크 네메시 CESNUR 부소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 명의로 지난 6월 공개된 글을 거론하며 재판 전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사실상 유죄 판단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어요.
네메시 부소장은 이 총회장의 구속 기소와 관련해 정교분리 원칙을 언급하고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밝힌 데 대해 “정교분리에 대한 이해가 당혹스럽다”고 말했어요.
그는 “종교가 사회적 문제에 관해 말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정교분리를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시민의 윤리적·도덕적 관점은 종교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형성되고 유지돼 왔다”고 설명했어요.
종교인의 선거 관련 발언과 정치 참여를 둘러싼 법 적용이 일관돼야 한다는 주장도 폈는데요. 그는 다른 종교 지도자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는 비교적 가벼운 처분이 내려진 사례가 있다며 특정 소수 종교에 법이 과도하게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어요.
네메시 부소장은 “정치적 발언에 대한 과도한 대응은 한국 밖에 있는 신도들의 삶에도 영향을 준다”며 “해외 신도들 역시 ICCPR 제18조와 제19조에 따라 신앙을 표현하고 실천할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어요.
이어 법무부 장관의 글에 성경 마태복음 7장의 ‘거짓 선지자를 삼가라’는 구절이 인용된 점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종교와 국가의 경계는 어디인가. 그 경계가 최근 바뀌었는가. 그 선은 얼마나 명확하고 정밀한가”라고 물었어요. 그는 “국가의 세속성을 내세우면서 특정 종교적 관점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어요.
◆“신앙인도 시민… 사회·정치 참여 전면 제한은 차별”
미하엘 랑한스 유럽종교자유포럼 독일 사무총장은 한국을 방문해 종교·신념의 자유 침해 가능성을 살펴본 결과 “깊은 절망을 느꼈다”고 밝혔는데요.
랑한스 사무총장은 “이 문제는 이 총회장이나 신천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람을 보호하고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 법과 규칙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어요. 이어 헌법상 정교분리가 신앙인의 시민적 권리까지 제한하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그는 “신앙인도 세금을 내고 종교단체는 학교를 세우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본다”며 “이들은 시민이면서 동시에 신앙인으로 세속적 삶에 참여한다. 이를 제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어요. 랑한스 사무총장은 “종교와 국가의 제도적 결탁을 막는 것과 신앙인의 사회 참여를 금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종교인의 정치 참여를 전면적으로 제한한다면 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요. 또 “종교의 실제 기능이나 가치를 외부에서 평가하고 규정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종교의 핵심 영역은 외부 권력이 판단하거나 정의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언론의 불관용이 차별·박해로 이어져”
마시모 인트로비녜 CESNUR 대표 겸 비터윈터 편집장은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공격이 불관용과 차별, 박해·폭력의 3단계를 거쳐 진행된다는 ‘로마 모델’을 소개했어요.
인트로비녜 대표는 “첫 단계는 언론이 소수 종교를 ‘이단’ ‘사이비’ ‘거짓 선지자’로 묘사하는 불관용”이라며 “다음은 법원과 행정기관, 정부에 의한 차별이고 마지막에는 박해와 폭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어요.
그는 이 같은 현상이 전체주의 국가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고요. 이어 “한국에서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 신천지, 여호와의 증인 등 일부 종교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세 단계가 작동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경쟁 관계에 있는 종교단체나 해당 종교를 떠난 일부 탈퇴자의 주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어요.
인트로비녜 대표는 “유럽연합에서는 폭력적이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니라면 고령의 피고인이 구치소가 아닌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도록 한다”며 “비폭력 혐의의 초고령자를 구속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주장했어요. 이어 “불관용과 차별은 실제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개별적인 일반 범죄가 있다면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종교적 소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차별은 민주사회의 토대가 되는 가치를 위협한다”고 강조했어요.
국내 종교계와 참전유공자 측 인사들도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어요.
법산 대각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국가는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종교를 이유로 기본적 인권과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요. 이어 “민주사회는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때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며 “사법적 판단과 공권력의 집행도 보편적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가운데 공정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어요.
류재식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장은 신천지 교인들이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하며 특정 종교라는 이유로 법의 잣대가 과도하게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죠. 그는 이 총회장이 고령의 6.25전쟁 참전유공자라는 점을 언급하며 “사람을 향한 편견을 내려놓고 보편적 인권의 눈으로 바라봐 달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질의응답서 구속 필요성·국제사회 대응 집중 제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이 총회장 구속의 필요성과 비례성, 신천지 신도들의 정치 참여, 국제사회의 반응 등을 둘러싼 언론의 질문이 이어졌어요.
한 기자가 이 총회장의 구속 배경을 어떻게 판단하느냐고 묻자 인트로비녜 대표는 한국의 엄격한 선거법과 초고령 피고인의 구속 문제를 구분해 봐야 한다고 답했어요.
그는 “한국에는 성직자의 선거 개입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이 있고 판사와 검사는 법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유혈이나 폭력이 수반되지 않은 혐의로 95세 또는 83세 피고인을 재판 전에 구속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어요. 이어 “이탈리아에서는 80세가 넘은 피고인이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가택연금을 적용한다”며 “통신 제한이나 기술적 수단을 통해 재판의 필요성을 충족하면서도 고령자를 구금하지 않을 대안이 있다”고 설명했어요.
신천지 신도들을 만나 정당 가입 과정에서 강요나 불이익이 있었는지를 직접 확인했느냐는 국내 기자의 질문도 나왔어요.
발 회장은 “신천지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내 역할은 아니다”며 “핵심은 이 총회장을 재판 전에 구속하는 것이 비례적인가 하는 문제”라고 답했어요. 그는 “나의 주된 관심은 신천지가 무엇을 말했느냐가 아니라 국제법”이라며 “한국은 ICCPR을 비준한 국가인 만큼 국제협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네메시 부소장도 “신천지만을 별도로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례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특히 당사자가 초고령자라는 점에서 인권과 종교·신념의 자유, 표현의 자유 문제가 함께 제기된다”고 말했어요.
유럽의회와 유럽사회에 전할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는 유럽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는 답변이 나왔어요.
랑한스 사무총장은 “이 사안에 대한 유럽의 침묵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사이비’라는 낙인이 붙으면 사람들은 이미 결론을 내린 채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어요. 이어 “탈퇴자나 특정 집단의 주장만이 아니라 모든 정보와 중립적인 상황을 먼저 들어야 한다”며 “사실관계를 제대로 살펴본다면 유럽에서도 분명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인트로비녜 대표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와 미 정치권 등이 한국의 종교자유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고 설명하며 “미국에서는 유럽보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종교자유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다”고 주장했어요. 발 회장은 최근 임명된 EU 종교·신념의 자유 특사와 유럽대외관계청도 한국의 종교자유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한국과의 소통에서 인권을 다시 핵심 의제로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한국에서 형성된 종교적 낙인이 해외로 확산될 가능성에 관한 질문도 나왔어요.
인트로비녜 대표는 “해외 언론이 한국 종교단체를 다룰 때 한국 언론 보도를 비판 없이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에서 형성된 낙인이 해외로 확산돼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네메시 부소장은 “다수 언론이 신천지를 여전히 ‘코로나 사이비’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사회적 낙인”이라며 언론이 해당 표현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다만 인트로비녜 대표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법체계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어요.
그는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법원은 인기 없는 소수 종교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여러 차례 내렸다”며 신천지와 이 총회장의 코로나19 관련 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단된 사례를 들었어요. 이어 “한국 사법부는 해당 사건에서 독립적이고 원칙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한국인들은 사법부의 독립을 소중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그러면서 “종교적 불관용은 중국이나 러시아, 이란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민주국가 정부의 발표라 하더라도 사실관계와 맥락을 비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기자회견 말미에 참석 학자들은 한국 정부에 이 총회장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에 서명했고요. 이후 이들은 해당 진정서를 인권위원회에 직접 전달했어요.
한편 이날 현장에는 국내외 취재진 30여명이 함께했는데요. 행사 후 만난 벨기에 언론인 겸 인권활동가인 앤디 베르모트(Andy Vermaut)는 95세의 고령인 이만희 총회장이 장기간 구속된 상황에 대해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종교의 자유와 적법절차 원칙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지 국제사회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15개 언어로 기사를 발행하는 Indegazette.be를 통해 이번 사안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어요.
유엔이 지정한 ‘세계 평화 공존의 날’을 알리는 벨기에 미디어 플랫폼 16mai.be의 설립자인 로트피 아민 하셰미(Lotfi Amine Hachemi) 기자도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그는 “평화와 인권을 주제로 활동하는 언론인으로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국내 사건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인권 문제로 보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취재·보도하겠다고 말했어요.
베르모트와 하셰미 기자는 지난 1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앞에서 이 총회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평화집회를 개최하는 등 관련 사안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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