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요국 최고 권력자들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같은 일당 독재 국가들은 권력자 지지율을 조사를 하지 않습니다. 설령 조사를 한다해도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단 지지율 조사를 공식적으로 하는 이른바 주요국인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정치권력자의 지지율은 바닥선입니다. 특히 일본은 이대로 권력유지가 가능한가라는 우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도 비슷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은 지금 정치적 변혁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이 기다리고 있고 일본도 조만간 총선을 통해 총리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 현 대통령인 바이든 민주당후보와 전 대통령인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정도로 근접했다는 소식입니다. 트럼프는 숱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고 바이든은 고령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적인 이슈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경제에 온갖 공을 다 쏟고 있지만 그다지 상황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불법 이민자문제에서는 트럼프후보에게 상당히 밀리는 상황입니다. 국제외교적인 문제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에서도 미국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최대우방이라는 이스라엘의 총리 네타냐후가 바이든의 훈수를 전혀 따르지 않습니다. 미국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러우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나토국들과의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회한 푸틴의 전략에 밀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국내문제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국제외교에서 우위를 확실히 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듯 합니다. 국제외교문제는 현 대통령에게는 사실상 꽃놀이패이거든요. 상대후보는 손도 대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이든은 일본 호주 한국 등 태평양 인근 국가들과의 동맹국의 존재를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카드와 유럽연합과 나토국들과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트럼프와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지난 4월 초에 일본 총리 기시다를 미국으로 불렀습니다. 한국 총선과 시기가 같아서 한국인들은 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미국내에서도 바이든 입장에서 그다지 성과를 올리지 못한 외교적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의 일본내 지지율이 워낙 바닥이라서 미국내의 평가나 일본내의 평가 모두 상대적 홀대 수준이었습니다. 자국에서 지지율이 높은 지도자가 방문해야 뭔가 관심도 가고 성과도 기대할텐데 기시다의 지지율은 20%아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지난 6월 5일 프랑스에 도착해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 참석을 했고 8일부터 본격적인 프랑스 국빈 방문일정에 돌입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양국 정상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도출됐던 미국과 프랑스간의 이견을 최소화하고 단결을 과시하려는 제스처를 보였다고 합니다. 사실 러우 전쟁을 비롯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미국과 유럽간의 긴장상황이 이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권력자들은 잊혀질만하면 한번씩 반미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미국에게 거슬리는 언행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한때 미국 영토의 상당부분을 프랑스가 점령했고 루이16세때 미국 독립전쟁과 재정사정을 이유로 프랑스 땅을 미국에게 헐값에 팔아버린 그 과거 역사의 상흔이 아직도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미국 바이든의 프랑스 방문에 대해 미국의 유수한 언론인 뉴욕타임스는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입증하는 동시에 유럽의 안보자립이라는 민감한 현안이 걸린 양날의 검같은 특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미국 바이든은 제 2차대전이후 형성된 미국 주도적 세계 질서에 대한 열렬한 신봉자입니다. 이에 반해 프랑스 마크롱은 유럽속의 프랑스의 리더십을 내세우기 위해 도전적인 언행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 유명합니다. 단적으로 유럽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다라는 직설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크롱은 한달전 프랑스를 방문한 중국의 시진핑과의 밀착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시진핑은 5년만에 유럽 순방의 첫 방문지로 프랑스를 택한 것도 의미심장한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미국에 반기를 들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이기에 중국이 남달리 생각한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평가입니다. 프랑스 첫 공식방문인 바이든과 유럽 순방의 첫방문지로 프랑스를 택한 시진핑간의 외교적 경쟁과 눈치싸움으로도 읽힙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국제외교를 자국의 이득과 정치인 자신의 지지율 상승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자국내에서 지지율일 바닥을 칠 때 꺼집어내는 카드가 대부분 해외순방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칫 빈손으로 귀국했을 때는 놀러간 것이냐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지지율을 올리려다가 더욱 낙하시키는 역할을 한 경우도 허다합니다. 어떤 권력자는 국내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그냥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잠시 골치아픈 것을 잊자는 의도이자 그래도 해외순방에서 언론에 얼굴이 많이 비쳐지면 지지율 상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냐는 계산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정치권력자들에게 해외순방은 득이 되는 반면 자칫 독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2024년 6월 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