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자동차가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앞으로 끼어들었습니다. 거의 충돌한 뻔 했지요. 다행히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 충돌을 피했다며 기뻐하던 찰나, 아...이 차에는 운전자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만약 내가 운전했다면, 끼어든 차를 들이받았을 겁니다.”
지난 9일 앤드류 응 바이두(百度)로 최고과학자가 바이두의 무인자동차(아래 사진) 시험 주행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날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는 사람의 개입없이 자동차로 시내 도로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두 자율주행차는 베이징 북부 고속도로와 베이징 시내 5순환로(Fifth Ring Road) 등 총 30km를 운전자 없이 달렸다. 주행 중 U턴, 좌회전, 차선 변경도 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00km로 달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모델을 무인 자동차용으로 개조했다. 차량 내부와 지붕에 자율 주행에 필요한 각종 센서와 시스템을 장착했다.
앤드류 응은 바이두의 무인 자동차 개발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5월 인공지능 권위자인 그를 미국 실리콘밸리의 바이두 인공지능(AI) 연구소의 총책임자로 영입했다.
당시 앤드류 응은 스탠퍼드 교수였으며 대규모 온라인 강의 사이트 코세라(Coursera)를 창업해 운영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젝트(브레인 프로젝트·Brain Project)를 이끈 적도 있다.
앤드류 응이 이끄는 연구소 중에는 베이징 바이두 딥 러닝(Deep Learning) 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바이두 오토브레인(AutoBrain)’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바이두 자율주행 차량 기술의 핵심이다. 바이두 오토브레인은 도로 차선을 인식하고 주변 차량의 위치와 거리를 감지하며 주행에 관한 최종 의사 결정을 담당한다.
바이두 오토브레인은 바이두가 자체 개발한 ‘HAD(Highly Automated Driving)’이라는 지도를 장착, 3차원 도로 데이터를 센티미터(cm) 단위로 기록하기도 한다. 앞으로 5~10년 안에 중국 내 대부분의 도로를 HAD로 지도화한다는 것이 바이두의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도 바이두의 자율주행 성과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WSJ은 “바이두는 앞으로 3년 안에 무인자동차 기술을 완성해 일반 시민들도 이용하게 할 계획”이라면서 “바이두가 눈이나 비가 오는 척박한 날씨, 좁고 복잡한 도로와 같은 새 환경에서 자율 주행 시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왕 징 바이두 수석부사장은 “공공장소에서 셔틀버스 용도로 쓰일 자동 운전 차량을 개발하는 사업에 진출하겠다”면서 “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도로법은 자율주행차량 등을 허용하지 않는다.
삼성·LG, 이번엔 '스마트카 결투'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조직 개편에서 자동차용 전자 장비를 개발·판매하는 전담 조직 '전장(電裝)사업팀'을 신설했다. LG전자는 이보다 2년 5개월 앞선 2013년 7월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를 출범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 전자산업의 숙적인 양사가 이젠 자동차 전장 부문에서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전자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LG가 길을 터놓은 상황에서 삼성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경쟁하는 양상이 또 벌어졌다"며 "생활가전·TV·휴대전화에 이어 자동차 부품에서도 양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