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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더덕꽃 보며 소원을 빌어봐?
키스 추천 0 조회 113 10.08.31 16:18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더덕 (초롱꽃과) 

숲 속에서 자라는 덩굴지는 여러해살이풀. 2m정도 길이로 벋는 줄기나 잎을 자르면

우유같은 흰 즙액이 나온다. 줄기에 어긋나는 짧은 피침형 또는 긴 타원형 잎은 짧은

가지 끝에서는 4개의 잎이 모여 달린 것처럼 보인다. 8~9월에 짧은 가지 끝에 연녹색

종 모양의 꽃이 밑을향해 핀다. 꽃잎은 끝이 5개로 얕게 갈라져서 뒤로 말리며 꽃잎

안쪽에 짙은 갈색 반점이 있다. 기다란 뿌리는 나물로 먹거나 약재로 사용한다.

야생화 사전을 찾아보면 위의 글이 더덕을 표현한다. 꽃을 두고 과학책처럼 지식을 전하는 간결한 글이

필요한 것만 전하는 정보의 책이니만큼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리라.

마당에 해마다 더덕이 이웃나무를 칭칭 감으며 번지는데 이렇게 예쁜 종모양의 꽃을 다는것이었다.

연둣빛이 감도는 종모양의 꽃이 곧 종이라도 울릴 것처럼 바람결에 흔들리기도 했다.

꽃잎의 안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갈색 크레파스를 엉성하게 눕힌채

 나름대로의 섬세함으로 채색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그러니 이상하게 더덕꽃만 보면 크레파스로 그림 한 점 그려보고 싶어진다.

기는 줄기랑 함부로 벋은 몸놀림을 표현하는 재미가 의외로 좋을 것 같다.

더덕 뿌리의 효능도 좋겠지만, 나는야 더덕의 잎사귀, 더덕의 종모양 꽃,

더덕의 기는 줄기들을 보는 맛이 더 좋음이야 말해 무엇하리.

더덕꽃은 지는 것도 추하지 않고 열매가 맺히는 모양까지 질리지 않게 보기 좋다.

하나의 꽃잎이 시들어도 새로 태어나는 꽃들이 늘 신선도를 유지하는데다

지는 꽃잎도 알고보면 열매를 키우는 과정을 품고 있어서

오랫동안 한결같은 더덕꽃을 관찰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일까, 더덕꽃을 손으로 만지면 쉽게 바스러질것처럼 안스럽지는 않다.

꽃들의 생명력을 점칠 때 어쩌면 꽃잎으로도 할 수 있음이야...

알고보면 대다수의 모든 꽃들은 저마다 별의 직유법이나 은유법쯤 될 것이다.

백합도 별이었고 수선화도 별이었다. 샤프란도 별이었고 옥잠화도 별이었다.

나를 향해 방긋 꽃잎을 펴는 모든 꽃들은 저마다 별이 빌려준 형태가 아니었던가.

 

아침에 비온 후의 꽃밭에 서서 나보다 그 꽃 주변을 오래 서성여온 벌들에 쏘일까봐

얼마나 숨죽였는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이 꽃들이 저마다의 줄기대로 벋어나간 자유자재를

그대로 담기위해, 또는 아주 자세히 근접촬영에 성공하기 위해 한참을 벌들의 윙윙거림과

나의 조바심을 함께 공유하며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벌이 닿지 않았으니 나는 분명.. 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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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8.31 16:49

    첫댓글 꽃=아름답다=예쁘다. 뭐 이렇게 되는 것인데... 드디어 실토를 하는 군/ 나는 분명 꽃이 아니었다.

  • 10.09.01 20:44

    우리집 정원에서 보는 낯익은 꽃이군요. 드러내보이지 않으려는 수줍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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