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권 2번째 모임결과보고
추억으로 떠난 여행……
광주에서 출발할땐 좋았던 날씨가 무안에 접어들자 눈보라로
바뀌어 상념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당초에는 광주권 친구들의 두번째 모임으로 계획 했었는데
목포, 무안권이 함께 모이자는 연락이 늦게야 와서 별 준비도
못했는데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내심 우려도 있었다.
1시간 30분을 명심이의 숙달된 운전과 함께 웃고 때리고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기는 가운데 집합장소인 청계 목포대 입구에 도착하였다.
광주에서 함께간 준석,원보,정화,안심,명심과 나는 기다리고 있던
수범이 병식이 정순이 말례와 30여년만의 해우를 몸과 마음으로 나눈후
승달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마치 어제까지 계속 만나왔던 사이처럼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쏟아지는 눈보라 속을 손을 잡아주고
과일을 나눠먹으며 서로 서로 위하는 마음은 한결같아 마음만은 훈훈한
산행이었다. 30여분 올라가다가 수범이의 유머에 말례가 엉덩방아를 찧고
제각각 한번 이상씩은 넘어지면서 겨울산의 정취를 만끽하였다.
하지만 겨울산 준비를 못한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중간에 하산해야 했다.
점심도 준비했고 뜨거운 국물거리도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내려오니 길중이와 용선이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목포대 입구를 막 지나는데 왠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손짓을 한다.
그녀는 금예, 나주에서 무려 3번이나 차를 갈아타고 여기까지 온것이다.
그것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청계의 계곡까지. 동심의 세계는 이렇게
순수한 것인가? 긴 시간의 간격과 주어진 환경을 뛰어넘어 한순간에
이해와 배려로 하나가 되어버리게 하는 것. 그것은 무언인지……
트럭 2대와 봉고차로 평룡을 지나 모교에 가서 30여년전 밟았던 교정을
보니 슬픔같기도 한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더욱 커다랗게 우람해진 플라타너스, 6학년 교실…..
본관은 없어지고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지만 추억속의 검은 목조건물과
국기봉은 마음속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권숙이와 점심이가 목포에서 출발하였다는 연락에
홀통이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 하였다.
하얀색으로 변한 들판위에 여기저기 아로새겨져 있는 추억의 편린들을
되새기다 보니 차는 벌써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앞서가던 수범이의 트럭이 보이지 않아 걱정했는데 목포에서 오던 권숙이
차량이 접촉사고로 큰일날뻔 했다는 소식을 뒤에 알고 좋은 만남의 분위기를
위해 내색하지 않던 권숙이의 자제력에 내심 감탄을 하였다.
반갑게 권숙이와 점심이를 맞이하여 여학생은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남학생은 반대편에
일렬로 앉아 잠시동안의 어색함을 쫓아버리려는듯 겨울바다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15명의
찬구들은 점차 하나가 되어갔다. 바다와 바람, 눈과 소나무 그리고 우리 15명은 그대로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무공해의 자연……
광주권,목포권,무안권을 합해 전남권 모임을 갖자는 것과 다음달 목포, 그다음달 광주에서
모임을 열고 구체적인 사항은 그때 협의하기로 잠정 결정하였다.
너무 늦게 만났지만 앞으론 자주 만나고 헤어지지 말자는 동무들의 의견에 100% 찬성.
여친,남친 구별없이 한순배 두순배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초등생 시절의 무용담과
슬픈추억들을 하나 하나 꺼내놓을때마다 자지러지게 웃으면서 마시고, 그동안의 세월을
안타까워 하면서 마시고, 미래의 소박한 꿈을 위해 또 마셨다.
동산의 돌싸움 놀이 소나무 생채기를 긁어 먹던 기억, 급식으로 먹었던 강냉이가루와 빵
양은 도시락 속의 부끄러웠던 반찬통소리… 그땐 부끄러웠고 아픈것들이 이젠 웃음으로
되돌아 볼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른 의견을 물어볼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안읍으로 출발하여 제일 크고 화려한 노래방으로
이동하였다. 거기서 꽃집을 하는 성순이가 예쁜 모습으로 나와서 우린 16명이 되었다.
눈매가 선한 용선이, 듬직한 길중이(네달전에 식당을 오픈하여 성업중), 솔선수범하는 수범이 가식없는 병식이, 쾌걸 원보, 신사 준석, 책임감 강한 명심이 항상 웃는 안순이,
시골의 순박함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금예, 도회적인 분위기 정화, 여장부 점심이,
세련된 권숙, 순수미인 말례, 여성적인 정순이 그리고 이 모든걸 지켜보는 관섭이
이렇게 16명이 원을 그리고 손을 잡고, 부르고 마시면서 동심으로 돌아갔다.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그만하자는 친구도 없고 우린 그냥 기분대로 맞길뿐이었다.
길중이의 식당으로 이동하여 막창구이에 콩나물국밥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광주로 나주로 목포로 나머지는 제자리에 서서 안녕…..다음의 만남을 기약하였다.
집에도착하니 밤11시가 넘었으니 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 무안권의 친구들의 도움이 많았다 이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며
특히 안전을 위해 고생한 수범이, 운전하느라고 신랑보다 좋아하는 술을 참아야
했던 명심이에게도 위로의 뜻을 보낸다. 병곡의 옥란이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함을
아쉬어하면서 무안노래방에 까지 전화를 하여준것에 대해서도 동지애를 느끼면서
다음 모임때까지 다들 열심히 살자. 현남 파이팅 !!!!
첫댓글 친구들아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자네들 덕분에 객지에서 모교구경과 고향의 정취를 느끼는구나. 마치 내가 자네들과 함께 행동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리얼리티 그 자체로구나. 그래 우리 말이 필요없지. 우리는 보는 순간 이미 서로를 알고 있는거야. 다만 오랫만에 본다는 것이지.
아~~벌어진 입 다물 길없네.ㅎㅎ사실적인 표현들이 내 흉금을 울리는듯.지금 난 그때 어린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가는듯한 기분이야..관섭이에 문장력이야 알아주지만..간결하고 섬세하게 표현해준 그곳의 풍경과 우리 친구들의 인품을 마치 점쟁이가 깨뚫어보고 말한듯한 표현들이 담에 봐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자상도혀라 이렇게 상세하게 적어놓으니 함께한 기분이구먼 못가본 모교에 전경과 사진속에 친구들 자네 글은 삼합일쎄 그려~~~~~
모두들 설레는 맘으로 좋은 만남을 가진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하며, 계속 유익한 모임이 되길 바란다. 만남을 축복해 주는 눈 때문에 더욱 행복해 보이는 구나...관섭기자 수고 많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