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가족여행으로 변산을 다녀왔어요. 제 동창회 카페에 올렸던 글인데 수정하지 않고 올림니다. 친구들에게 쓴 글이라서 말이 반도막이에요.
여름휴가를 변산반도로 정해놓고 이곳저곳을 뒤져 보기도 하고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가보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할수가 없어서 숙박도 예약하지 않고 무작정 떠나기로 했다...
출발하는날 아침 그 뜨겁던 날씨가 갑자기 비가오기 시작하는데 약간 걱정스럽더라구 잘보내고 올수 있을지 말이야...다행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경기도를 벗어나자 비가 안오더군.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때쯤 부안읍내에 도착했는데 점심을 어디서 먹어야 맛있을지 몰라 한 세번쯤 부안읍내를 돌아봤지만 눈에 들어오는집이 없어서 다시 변산쪽으로 차를 돌렸다.
바다가 보이는 할매죽집에서 그 유명하다는 백합죽에 바지락칼국수로 점심을 가볍게 먹고, 해수욕장을 찾기로 했지. 변산해변가는 늦은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서 채석강근처에서 숙소를 정하고 위도로 들어가 낚시나 즐기려고 했더니 비용이 장난이 아닌거야...
숙박비도 숙소마다 천차만별이더라구 여러곳중 중간쯤 되는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그집주인이 일러주는 모항이라는 해수욕장을 찾았어. 작지만 깨끗하고 한가해서 아이들하고 몇시간동안 즐겁게 지냈어..남편하고 해변가도 거닐면서 데이트도 했고..ㅎㅎ
저녁은 채석강근처에서 비싼 회에 소주를 한잔했지(변산은 음식값이 비싸더군) 거기까진 좋았는데..
관광지다 보니 놀이시설을 운영하는거야 거기서 6학년짜리 딸이랑 바이킹도 타고 일명 탬버린이란 놀이기구 있지 왜 동그란 놀이기구에 앉아 있으면 팅팅 튀기면서 도는거...그걸 타다가 그만 튕겨져 나가서 허리도 다치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지 뭐야..ㅋㅋ
바로 약국에서 맨소래담 사서 밤새 문질렀는데 아침에 누군가가 일으키지 않으면 일어날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어...속상한 남편이 바다에 버려두고 간다길래 집에 올때까지 남편손을 한번도 놓지않았단다...다 나으면 두고보자고 속으로 이를 갈면서...
둘쨋날...
채석강에 들려 자연의 위대함에 한번 감동하고 감탄하면서 사진한방찍고 내소사로 향했다.
내소사 입구에서 기분이 상했지. 입장료가 너무 비싸더라구
내소사 전나무길을 걸으면서 대흥사길을 생각했지.( 역시 대흥사가 더 좋아)
내소사 대웅보전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찰이었지. 그런데 요즘은 왜 절에서 자꾸만 건물을 짓는지 모르겠어 지금있는 건물들 만으로도 충분하던데 어디다 또 건물을 지으려는지 모금하느라 절이 정신이 없더군. 내소사안에 조그만 연못도 괜찮았어.
이제 어디로 갈까 하다가 내소사에서 곰소가 가깝길래 오임이 말대로 곰소에 가서 젓갈을 살려고 곰소로 갔거든 근데 생각보다 젓갈이 싸다거나 많다거나 그러지는 않았어. 그래도 인심은 괜찮았던것 같아. 그곳에서 매운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고인돌이 많다는 구암리이던가? 곳을 물어물어 찾았다. 고인돌위에 앉아 옛날사람들은 힘도좋고 머리도 좋다며 너스레를 떨다가 방아깨비 몇마리 잡으러 뛰어다니다가 마지막 코스로 정한 개암사로 갔지. 개암사는 작은 절이지만 자연 그대로를 유지해 놓아기에 난 내소사보다 더 친근감이 가더라구...개암사에서 내려오자 비가 쏱아지고 우린 저녁을 산채비빔밥으로 정하고 식당을 찾았는데 개암사 밑에 산채라는 우리 시골집 같은 음식점이 있어서 들어갔더니 그집 주인이 도예를 하는 사람인지 모든 물건이 생활도자기더라구.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마구 욕심이 났는데...침만 꿀꺽 삼키고 말았다.
심상치 않은 주인의 실력이 기대되어 산채비빔밥하고 부침개를 시켰는데...우리 모두 감탄했다.
그 주인은 모든 그릇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음식에도 조미료를 넣지 않더군. 먹어보면 알잖아. 부침개와 동동주로 마지막 입가심을 하고 변산을 뒤로 하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참 중간에 새만금 사업을 하고 있는 현장을 들렀는데...정말 반대하고 싶더라. 그 좋은 갯벌과 바다를 없애려 하다니....난 사실 해남에 고천암을 막은것도 정말 싫은데..내 어린시절 갯벌에서 놀던 추억때문인지 모르겠지만....하여튼 이렇게 해서 즐겁고 아프고 맛있는 여행을 다녀왔다.
나중에 시간 되는 친구들은 여행을 할때 무엇인가 잘해놓은 것보다 자연이 얼마나 그대로 살아있는 곳인가를 보는 여행을 하길 바래...두서없이 올려놓은 글 끝까지 읽어주어 고맙고...
첫댓글 청하씨,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인간의 번뇌와 고통, 즐거움과 괴로움이 잔잔히(?) 묻어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채석강에 저도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참 좋은 곳이지요. 아참, 청하씨는 이번 답사에 혹시 가시나요? 명단에 있던가? ^^
이번 변산반도 답사를 갔다오셨기에 작년 여름의 기억이 벌써 추억이 되셨겠네요.
작년과 다른 코스로 다녀서 또 새로웠고 계절이 달라서 더욱 새로운 느낌으로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함께간 사람들이 달라서 또 색다른맛으로 다녀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