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전동차를 타고 가다 갑자기 일부 조명이 꺼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고장이나 사고 때문에 발생하는게 아닙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곳은 지하철 1호선과 국철이 만나는 남영역~서울역 사이, 청량리역~회기역 사이, 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선바위역 사이 등이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사용하는 전기의 성질 차이 때문입니다. 과거 철도청에서 건설하고 운영하던 철도 구간(국철 구간)의 경우 25,000V 교류전압을 사용하고, 서울지하철공사에서 건설하고 운영하는 지하철(1~4호선)은 3,000V 직류전압을 각각 사용합니다.
25,000V 교류전압이나 3,000V 직류전압은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5,000V 전압의 교류방식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변전소의 개수가 적어 유지관리비 면에서 유리하지만, 전자기파에 의한 통신장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단점도 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서울지하철 구간과 국철구간이 서로 다른 전기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교류와 직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겸용차량이 필요하게 됐고, 이 차량이 국철과 지하철 구간 사이에서 전기방식을 전환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전기공급을 끊는 구간이 생기게 됐습니다.
이 구간을 교직류 절연구간 또는 사구간이라고 합니다. 이 구간에서 전동차는 전기의 힘으로 달리는게 아니라 달려오던 탄력과 관성에 의한 속도에 의지해 달리게 되며, 조명이 일시적으로 꺼지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