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례원은 그 근방에 사는 주민이면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익숙한 동네다.
예산, 당진, 온양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거나 만나고 헤어졌던 추억의 장소다.
행정구역은 분명 '예산읍'임에도 읍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여서,
같은 예산읍이라는걸 아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
그런 교통의 요충지에 낡은 2층짜리 벽돌건물이 있다.
얼마 전까진 기사님 휴게실과 버스 정비소 역할만 했던 곳이지만,
이젠 당당하게 '터미널'이란 간판을 붙이고 영업을 하는 '신례원터미널'이다.
비록 시설도 열약하고 무척 조용하게만 보이지만,
사실은 그 어떤 곳보다 활기가 넘치고 따스한 온정이 넘치는 공간이다.

'신례원로타리클럽'
예로부터 예산과 면천, 온양과 아산을 잇는 역원이 있던 곳이었다.
행정구역 통합을 거친 지금도 예산, 당진, 아산을 잇는 교통의 요지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천안과 충남서해안 각지를 오가는 버스들은 대부분 신례원을 거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터리 앞 편의점에 시내, 직행버스가 가릴 것 없이 섰지만,
언젠가부터 모든 직행버스는 한양고속 본사 앞에서 정차하고 있다.

로터리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붉은벽돌의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저기가 바로 한양고속의 본사이자 모든 직행버스가 서는 신례원터미널이다.

로터리에 정차했던 것처럼 여기에서도 버스가 건물 뒷편으로 들어가진 않고 입구에서 사람들을 싣고 내려준다.
토요일 오후대라 그런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굉장히 소란스럽다.
정작 지나가는 버스는커녕 차조차 별로 없어서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는 더욱 크게 울려퍼진다.

버스가 한바탕 사람을 싣고 떠남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다.
가뜩이 대합실이 좁아서 안에 조금만 사람이 있어도 꽉찬 것 같다.
벽에는 여러가지 광고와 달력, 수도권전철 노선도까지 붙어있어 조금 산만하다.

조금 독특한건 매표를 보면서 먹을 것도 함께 판다는 거다.
버스표를 사면서 간단한 마실거리를 살 수 있다는게 조금 신기하다.
보기엔 이래도 표는 단말기로 인쇄해서 영수증처럼 끊어주신다.

매표소 옆에는 깔끔한 판넬의 버스시간표도 걸려있다.
만든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이는데도 새로운 시각표가 덧대어 붙여져 있는데,
시외뿐 아니라 시내시간표까지 상세하게 나와있는게 좀 특이하다.
여기에 시내가 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건물 뒷편엔 조금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얼핏 보면 버스터미널 승차장같지만 한양고속 차들이 쉬었다가는 공간이 나온다.
회사부지이기 때문에 상세한 사진은 못 올리지만 여기서 정비도 하는 등 상당한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충격적인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고 조금 많이 관리가 안 되어 낡아보이는 느낌 때문이다.

30분정도 신례원터미널과의 두번째 짧은 만남을 뒤로한채 버스에 올라탈 준비를 한다.
학교가 끝나고 각자 집으로 향하는 수많은 학생들의 틈바구니에 뒤섞여...
이젠 너무도 익숙한 동네에서 한발짝 발걸음을 내딛는다.
첫댓글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저 로터리에 버스가 참 많이 섰지요.. 예산방면, 합덕방면, 천안방면 참 버스가 자주 다녔는데
얼마전에 가보니 많이 쇠락했더군요. 하지만,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열차가 같은 읍단위 안에서 두군데 정차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예산읍(예산역, 신례원역)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많이 쇠락했다해도 여전히 버스 댓수는 참 많은것 같습니다. 게다가 말씀대로 하나의 읍 안에 주요역과 버스정류장이 두개씩이나 있는 곳은 예산이 유일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