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조기독서의 문제점이라는 주제와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조기독서의 문제점에 늘 사회성이 대두되는 것 같아서 글을 올립니다. 사실 자유게시판이 올리는 것이 맞는 듯 하나 지금 거기는 좀 올리기 싫은 분위기네요.
저는 MBTI성격유형분석에서 INTP형입니다. 지극히 사고형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고 사교적인 모임에서는 30분 이상 있으면 피곤한 스타일이죠. 따라서 남들은 10%로 사람 만날일을 저같은 성격의 사람은 100%에너지를 써야 가능한거죠. 따라서 사람 만나는 직업을 가지면 이건 완전 물고기가 뭍에서 노는 격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많이들 이야기하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아주 유사하지만 다행히 저는 숫자를 줄줄외우는 암기력이 없어서 정상입니다. 그밖에도 제 성격 유형만 봐서는 이거 완전 초독서증 후유증이거나 유사자폐를 의심할 수 있겠지만 다행히 저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아이 낳고 남편이랑 오손도손 잘 살고 있습니다. 책 좋아하는 건 어려서 부터 였구요. 안타깝게도 저희 부모님은 책은 전집으로 사주실 형편이 아니시다 보니 주로 소설을 읽었고 그래서 국문과 나와 애들 국어 가르치다가 지금 아들 엄마 노릇하고 있습니다. 과학쪽이나 사회 문화쪽으로도 골고루 책을 접했다면 더 좋았겠지요. 주위에 엄마가 전집 착착 넣어주고 다양하게 책 잘 접해준 저랑 성격비슷한 아이는 의대 나와 의사하고 있구요. 어려서 애들하고 잘 못 어울리고 저보다 더 초초초내성적이던 그 친구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고 사회생활도 건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성격의 소유자인 아이를 사회성을 기른다는 이유로 어린이집에 보내고 아이들과 어울리게 한다면 힘들고 고되게 사회성이 키워진다고는 하겠지만 대신 그 일에 에너지를 너무 낭비해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에는 에너지를 쓸 여력이 없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사회성을 키워 주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구요.
제가 생각하는 사회성이라는 것은 외향적인 성격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소 내향적이라도 남의 마음을 잘 읽고 말 한마디도 다른 사람을 배려해서 가려할 줄 알고 뒤쳐지거나 소외되는 되는 사람들 무리 속으로 잘 끌어오는 능력...그게 사회성이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여기 엄마들 자기 아이가 배려심이 많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걱정 많이들 하시는데.....그게 큰 문제인가요? 대부분 그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다보니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이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마음도 잘 읽을테니까요.
요즘은 엄마들이 사회성하면 그저 애들이랑 잘 부대끼고 노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여기서도 그렇게 언급되는 글들이 많아서 헷갈리네요.
저는 사람들 사귀는 것이 사실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들 중에 말 참 함부로 하고 여기서 이 말하고 저기서 저 말 하고 이 사람 저사람 다 흉보고는 자기는 두 사람이랑 다 잘지내는데 사실 옆에서 흉보는 거 듣기만 한 저는 되려 불편해서 어쩔 줄 모르거든요.
우리 나라 사람들 사람하나 도마에 올려 난도질 하는 거 문화처럼 되어 있던데 전 그거 영 불편해서 잘 못합니다. 그러니 같이 욕 안하는 제가 뭐 좋지 않은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착한 척 한다. 속을 다 까발리겠다 뭐 그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은 어떨지...혹은 저 사람은 나랑 이런 점이 다른 사람이구나...이런 이해 없이 자기랑 다르면 욕하고 따돌리고 줏대 없는 사람들 몰고 다니는 것이 리더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카페를 접하고 좀 불편했습니다. 마치 책 좀 많이 읽히면 그건 다 자폐로 가는 지름길인 것 처럼....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세상에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사람들과 만나서 부대끼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말에 혼자 집에서 영화보고 책을 읽으면서 충전하는 사람이 있고 야구장에서 소리 지르고 친구들 만나 수다를 떨어야 충전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라고 해서 다 사회성이 없는 것이 아니고 후자라고 해서 사회성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자의 경우 어려서는 또래와 어울리는 것이 상처투성이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른들도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이 많은데 아이들은 오죽하겠습니까......그렇다고 그런 애들이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 맞는 단짝 한둘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그런 인연은 또한 10년 20년을 가지요. 다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성급히 자폐니 무슨 증후군이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사이버에서 자료 구하는 전문지식이 없는 그저 평범한 엄마들은 너무 쉽게 가슴이 벌렁거리고 무서우니까요. 내 아이 세돌지나면 이상해 지는 거 아니냐고 멀쩡한 아이 좀 소심하게 굴면 걱정부터 하게 만들지 말고 좀 심사숙고 해서 문제점과 해결책을 나란히 제시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대신 언어나 인지에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한글 스스로 빨이 떼고 그것이 아이들 사이에서 자기의 기를 살리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독서의 문제점은 책만 죽어라 읽히고 한글 억지로 가르치는 것이 문제라는 거겠지만 여기 글만 읽어보면 세돌 전에 한글 떼면 큰 일 날 것 같은 글들이 많네요. 그리고 아이들과 잘 못 어울리면 또 한번 큰 일 날 것 같고......
제가 가장 싫은 영화가요.....문제점만 잔뜩 주고 사회는 이꼬라지다 해놓고 앤딩하는 영화에요...그래서 어쩌라고......
그리고 전문적인 자료라도 좀 더 신중히 검토하고 올려주셨으면 좋겠구요.
며칠전 30분 이상 독서는 자폐라는 글.....쉽게 감정적으로 올리셨다가 수정하셨더라구요. 하지만 엄마들은 벌써 수정전에 가슴 벌렁거려 아니라고 해도 30분 이상 읽히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책 오래 읽으면 애 나무라고 애착관계 금가는 짓을 한다는 겁니다.
마치 여기 글들 보면 우리 주위에 열에 아홉은 정신병자라는 말 같아서 씁쓸하네요.
혹 자기 아이가 걱정 되시는 분은 여기 문의글 올리시지 말고 전문가에게 찾아가 문의해 보시라고 하고 싶네요. 그게 정답이지 싶어요. 인터넷 속 정보는 정설보다는 가설이 더 많고 논란이 되고 있는 글들이 정설처럼 떠돌기도 하고 이미 뒤엎어진 글도 아직 유효하게 떠돌기도 하니까요.
심리학 꽤나 공부한 저도 '나도 자폐인가.....'하고 생각도 해 봤네요.
그냥 답답한 마음에 개인적인 글 올렸습니다.
이제 자러 가야겠네요.
다들 사람사이 따뜻한 정 오가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공감이 가구요, 고맙게 읽었습니다. 내향적, 외향적인 것과 사회성은 직접 상관이 없는 걸로 저도 생각합니다. 사회성이란 건 사실 사회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어야 하고 또 있습니다. 제가 아는 아이도 심히 내향적이고 전철 노선도 같은 거 좋아하고 또래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 자연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사람 만나는 데 거리낌이 없고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회성이란 제 생각에 사람은 다 똑같은 감정이 있고, 그것을 드러내는 데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자폐니 하는 얘기가 좀 쉽게 나오는 거, 저도 아니라고는 보지만... 과잉조기독서의 영향이 어떨지 결과가 아주 무서울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것은 기질에 무관하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양상은 개인마다 달라도요. 또 언어나 인지에 빠르고 관계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에게도 인간 관계는 필수입니다. 저절로 또래한테 다가가기 쉽지 않겠지만 어른이 현명하게 도와주면 얼마든지 어울릴 수 있고 또 그래야 하는 것 같습니다.
네. 잘 읽었습니다. 사실 이 글 읽고 여러가지로 정리하고픈게 있었는데 지금은 여유가 없네요. 그리고, 저도 그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싶어요. 또 다른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고 할까요? 올리시는 분도 그렇지만 읽는 분들 또한 모든게 맥락이 있기 마련이므로 잘 읽어보시고, 너무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시지 말았으면 해요.
첨 댓글 달아보는데요....저도 공감가네요..꼬마작가님 글부터 푸닷까지 늘 눈팅만 해왔지만 하루 10분 전 재미삼아 읽어주던 동화책, 그림책들이 과잉조기독서이였던 건지 글보고 정말 덜컥 했던것도 사실이에요.. 저희 아가 21개월입니다. 말을 문장으로 한지 벌써 2달 넘었어요... "엄마 이거 뭐에요". "엄마가 이불 뺐었어", "할미 배고파 밥줘" "아찌가 문 잠궜어" 이런식으로 합니다. 전 사실 직장맘이라 애를 데리고 주구장창 수다를 떨어줄 여건이 안되지만 퇴근 후 책을 가져와 원할때마다 잠깐씩 읽어준것이 울 아가 언어발달에 굉장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시간씩은 제가 힘들어서 못 읽어주구요..
그냥 너무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내아이의 상황에 맞게 하는게 최고라고 생각해요..자폐 라는 말을 보고 얼마전부터 책을 가져와서 보고 싶어할때만 읽어주고 있습니다..ㅠㅠ 근데 그렇게 하다보니 새책은 읽혀지지가 않네요..휴~~
게으른 생각일지 모르지만...새책을 읽는 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나두고 있어요..본인이 원할때 원하는 책 읽어주고 있어요..
사회성.. 흠..요놈이 문제인데요, 저는 별로 개의치 않기로 해버렸습니다. 어차피 사회성 책읽는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린이집 보낸다고 생기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때 되면 생기겠지.. 그냥 그렇게. 님 말씀처럼 애들이 조금만 내성적이어도, 친구들이랑 못놀아도 '사회성이 떨어진다'이렇게 진단하는 분위기가 있죠. 그건 진짜 아니라고 봐요.
전 두시간전에 책을 검색하다 우연히 꼬마작가님을 알게 되어 이 까페까지 가입하게 된 사람인데요 저도 과잉조기독서라는 말에 가슴이 덜컹해서 잠도 못자고 글들을 읽고 있네요..우리 아기는 25개월이고 책을 많이 좋아해 하루에 30권 정도 읽고 있는데요, 그 정도면 너무 많이 읽는건가요..전 초기에 말이 늦었던 우리 아기가 지금 또래 아이들보다 한국어와 영어로 문장을 말하는 것이 빠른 이유가 다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머리가 정말 아프네요..오늘 잠을 못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