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플 때 흔히들 “좌골 신경통 입니다”, “요통입니다”, ‘디스크병이에요” 등의 말을 한다. 그러나 좌골 신경통이라든가 요통은 병명이 아니다.
머리가 아프면 두통이 있다고 말하지만 ‘두통’은 증상일 뿐 정확한 병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두통이라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병명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같은 이치로 다리가 아프고 저리면서 아프면 좌골 신경통이라고 부르고 허리가 아프면 요통이라고 부르는 것도 증상에 대한 명칭일 뿐이다. 이런 증상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왜’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치료방침이 제대로 서고 적절한 치료로 병이 낫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노화가 가장 흔한 이유지만 선천적으로 약한 허리를 가지고 태어나 뼈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척추암, 척추결핵 때문일 수도 있다. 또 사고로 허리를 다쳐 흔히들 ‘담이 왔다’고 하는 요추염좌가 원인일 層?있다.
혈관 계통에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혈관순환 부전증으로 인해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운동부족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허리를 받쳐주는 근육이 약해지면서 근육통, 근막통증 증후군, 척추불안정증으로 발전해 요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아졌다.
여기서는 요통이라는 증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인 수핵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흔하게 요통을 유발하는 병으로 허리 디스크라고 흔히 부르는 ‘요추 수핵 탈출증’을 꼽는다. 이는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섬유테가 약해지고 얇아져서 안에 있는 수핵이 돌출돼 발생한다. 이 수핵이 척수신경을 누르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허리와 다리 모두 아프기도 하고 허리만 불편해 하기도 한다. 다리의 경우 종아리가 당기고 찌릿찌릿 저리며 수핵 탈출부위에 따라 발목, 발가락까지 퍼지기도 한다.
이런 요추디스크 탈출증은 수명이 길어지고 생활이 편리해지는 만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감기보다 흔한 게 요통’이라고 할 정도다. 그러나 그 중 수술로 치료해야 할 환자는 10%정도다. 탈출한 수핵 덩어리가 크지 않으면 조금씩 작아지거나 다시 흡수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 주위 조직에 밀려 신경압박을 덜하게 되면서 통증이 없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요통이 생기면 며칠 안정을 취하고 물리치료를 받거나 상체를 살짝 들어올리는 기구를 착용하고 걷는 척추견인술, 가벼운 운동요법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4주 이상 되거나 신경마비가 오거나 위의 보존적인 방법을 3주 이상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 경우에도 가능하면 최소한 상처를 적게 내고 최대한 정상조직을 보존하는 수술부터 시행한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면 최후의 방법으로서 크게 절개하는 수술법을 단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정상조직을 보존하는 대표적인 수술로 내시경 레이저 수술이 있다. 이 수술은 피부를1.5~2cm정도 절개해 내시경으로 보면서 0.3mm의 아주 미세한 레이저를 사용해 삐져나온 디스크 파편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국소마취인데다 수혈이 필요 없어 노약자에게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입원기간이 짧아 빠른 재활, 빠른 사회 복귀가 가능하고 흉터 걱정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요추 수핵 탈출증 다음으로 요통을 많이 발생시키는 질환은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뼈 안쪽의 신경 구멍이 좁아져 발생한다. 척추 관절이 노화 등의 이유로 커지고 동시에 허리 속 인대가 두꺼워져 구멍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목 조르듯 압박하기 때문이다. 40대 이후 발생하고 50대 발생률이 가장 높다.
걸어도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다리가 저린데 쭈그리고 앉아 쉬면 좀 괜찮아진다. 또 디스크 탈출증은 허리를 앞으로 굽히기 힘든 것에 비해 협착증은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혀 걷는 것을 편하게 느낀다. 잘 때는 높은 베개를 베려고 하고 엉덩이와 무릎을 구부린 채 자려고 한다. 디스크 환자들은 뚜렷한 신경증상을 보이는데 반해 협착증 환자는 뚜렷한 신경증상이 없으면서도 다리가 고무로 만든 것 같이 차고 시리다고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물리치료 자세교정, 상체견인술, 약물요법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사용해본다. 메덱스 허리 운동 기구를 이용해 신경관을 넓혀주거나 허리를 받쳐주는 인대, 근육, 관절 같은 연조직을 강화해줌으로써 척추의 안정성을 높여 신경이 압박 당하는 것을 호전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런 보존적 요법들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해주거나 병에 적응시켜 견디게 할 뿐이다. 근본적으로 척추구멍 자체를 충분히 넓게 해줄 수가 없어 마비증세가 있거나 15분 이상 걷기가 어렵거나 30분 이상 서 있지 못한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디스크 탈출증의 경우 작은 시술적인 방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협착증은 좀 다르다. 수술을 해야 할 경우는 대개 절개를 요하고 일부의 경우에만 절개 없이 국소마취로 내시경 수술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은 가능한 수술하지 않고 고치는 법을, 수술해야 한다면 가능한 최소상처수술을 택해야 한다.
예전에는 수술 시 15cm이상 크게 절개해 뼈를 잘라내고 금속나사못을 사용해 뼈를 고정해야 했지만 최근엔 요추 불안정증이 없는 대개의 협착증은 피부를 최소한만 절개하는 현미경 레이저 척추수술만으로 좋아진다. 경미한 불안정이 있으면 간단한 인대성형술을 추가한다. 혹은 복강경을 통한 최소침습수술로 뼈융합술을 해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질환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의 80%는 요통을 경험한다. 대부분 일반적인 요통은 올바른 자세와 가벼운 물리치료, 운동을 통해서 좋아진다. 중요한 것은 특별한 치료법을 요하는 병인지 아닌지 그 원인을 확실히 알아내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초기에 알맞은 치료를 통해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한다면 만성적 고질적 요통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