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석청농장 백석환 대표
농촌진흥청이 지정하는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 한우명인 제1호. 명인 반열에 오른 대전 유성구 <석청농장> 백석환 대표는 한우 40여년 외길 인생에 <월간축산>만한 벗이 없다고 강조했다. 때론 애독자, 때론 현장 기자나 전문가로 같이했다. 아직도 배움에 목마른 그는 해외 선진 축산과 빅데이터 축산에 관심을 보였다. 글 장영내 사진 이민희
“‘고수 따라잡기’ 꼭 챙겨 봐…유럽 축산 다뤘으면”
대전 유성구 <석청농장> 백석환 대표는 농장에 비치된 <월간축산>을 쓰다듬고 일별하며 자신이 애독자임을 증언했다. 집과 농장에 각각 한 부씩 두 권을 받아본단다. 집에서도 농장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공부 삼아 보기 위해서다.
“가장 관심이 가는 코너는 ‘고수 따라잡기’입니다.
꼭 챙겨서 보죠. ‘해외 축산’도 좋아합니다. 일본이나 덴마크 농업이 인상 깊어요. 접할 길이 없는 선진 농업을 <월간축산>에서 다뤄줘서 좋습니다.” [농장에서 집에서 틈틈이 <월간축산> 열독] 백 대표가 <월간축산>을 만난 것은 삼십 년 전이다.
이전에도 농협이나 기관에서 잡지를 보기는 했으나 제대로 읽어보기 시작한 때를 기점으로 따지면 그렇다. 보관하고 있는 것은 1996년 발행본부터다. 중간중간 분실한 책들을 고려하면 현재 약 140여 호를 소장하고 있다.
“한우를 키우면서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구독한 책이 <월간축산>이에요. 때마다 새 기술이 나오고, ?도농가를 탐방하고, 해외 축산기술도 소개하니 한 달이 여삼추라고 책이 올 때까지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어요. 벌써 40년이 넘었다니 왠지 기쁘고, 앞으로 백 년 이상 계속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백 대표는 <월간축산>에 수차 소개된 인물이기도 하다. 농산물부산물 사료화 홍보대사로 위촉돼 ‘사람과 사람들’ 코너에 소개된 적이 있으며, 축산업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월간축산>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뿐이 아니다. 백 대표는 2016년엔 ‘백석환의 실전 TMR’를 연재해 <월간축산> 독자들에게 잘 알?졌다. 한우 조사료 원료부터 기계 이용은 어떻게 하는지, 자재 가격은 얼마이고 첨가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발효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지 등등 말 그대로 실전에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1년간 현장 중계했다.
백 대표는 1981년 후계농자금 450만 원으로 축사를 짓고 소 9마리를 들였다. <석청농장>의 출발이다.
꼼꼼한 성격의 백 대표는 1976년 국립축산과학원의 전신인 농촌진흥청 축산시험장에서 2주 동안 한우 전문교육과 실습을 받고 작은 규모로 직접 소를 키우는 등 5년 남짓 농장 준비를 해 왔다.
청년 시절부터 소에 관한 ?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당시 축산시험장 교육생 가운데 백 대표만 유일하게 혈관주사를 놓는 데 성공했고, 교육 이수 후에 곧바로 한우검정기술 1급 시험에 합격했다.
한동안은 우시장에 나가 일부러 감기나 피부병 증세가 있는 소를 싼값에 사와 정성껏 치료하고 키워내 서너 배의 이익을 보기도 했다.
[소 행동과 심리 꼼꼼히 살피고 기록해] “소 행동학이라고, 요즘은 소의 행동과 심리에 대해 강의를 자주 하는 편인데 농민들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책으로 엮어달라는 요구도 많아요. 자료를 더 보강해서 책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책을 제작해 축산을 시작하는 축산인이나 후계자들에게 무료로 보급하고 싶단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개된 강의자료만으로도 충분히 교재가 될수 있는데 굳이 책으로 엮으려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파워포인트(PPT) 자료에는 담을 수 없었던 알짜 정보를 전수해 주고 싶은 심정 때문이다. 강의자료는 요약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공동저자를 섭외 중이며, 3년 안에 책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의 행동습관과 특성, 성장 단계별 소의 심리에 관한 한 국내에서 백 대표만큼 잘 아는 이도 드물다. 사실 백 대표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24회에 걸쳐 소의 행동학을 ‘백석환의 소 행동학’이라는 꼭지로 <월간축산>에 연재했었다.
“소의 행동과 심리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으면 소를 관리하기 편하고, 소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월간축산>이 그 부분을 인지하고 소 행동학을 연재한 거죠. 당시 그걸 쓰면서 스트레스도 참많이 받았습니다. 농민이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가장 보람이 있는 일이었습니다.” 백 대표는 5년 전 연재한 자료를 토대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어찌 보면 제4차 정보통신 혁명의 한 줄기인 ‘빅데이터’를 일찌감치 준비해 온 셈이다.
소의 행동과 심리적 특성을 일일이 기록하며 축산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요약, 정리했다. 혼자만 알고 있으면 될 일이 아니기에 백 대표는 ‘공유’에 나섰다. 그가 불원천리 전국을 누비며 50회 이상 강의를 진행한 까닭이다.
“약 먹이려고 하면 송아지가 도망갑니다. 무작정 붙잡으려고 하다 보니 더 도망가는 것이죠. 제가 하면 도망가지도, 반항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어요. 그것이 소 행동학입니다. 약 먹이기 전에 송아지에게도 마?의 준비를 할 수 있게 시간을 줘야 합니다. 약 먹이러 왔다고 보여주고 접근하면 소가 가만히 기다립니다.” [유럽 축산, 축산 분야 빅데이터 다뤘으면] 한우에 관한 한 최고농업기술 명인에 오른 백 대표지만 여전히 배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소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분석하고 종합해 결론을 도출하는 일이 일상사다. 또 다른 배움의 한 축은 <월간축산>이란다.
“한우 사료와 질병 쪽을 잘 아는 편이고, 육종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좋은 정액만 쓰면 된다고 알았는데 암소의 유전능력도 매우 중요하단 걸 깨달았죠. 엑셀 프로그램으로 족보를 관리하는 것도 <월간축산>에서 보고 배웠죠.” 그래서인지 백 대표의 ‘최애 코너’는 ‘고수 따라잡기’란다. 육종농가가 소개되면 꼼꼼히 읽고, 연락처를 알아내 통화하거나 직접 찾아가 육종기술과 패턴을 배우고는 했다. 그렇게 예닐곱 육종고수 농가를 견학했는데 그들의 열정과 끈기에 놀랐다고 한다.
백 대표는 <월간축산>에 바라는 바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청년농업인의 경우 성공 이면의 실패담과 어려웠던 점, 어떻게 극복하고 정착했는지 등을 다뤄줘야 앞으로 축산에 종사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후계자의 경우 부모의 경력과 스토리도 함께 풀어내 농장 경영방식이 어떻게 변했는지, 아버지 세대의 공적은 무엇인지 등을 세밀하게 기술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가들이 덴마크・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축산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반영해 줬으면 하는 바람도 피력했다. 이와 맞물려 축산 분야 빅데이터를 시리즈로 다뤄줬으면 하는 것이 40년 열혈 애독자 백석환 대표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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