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보다 한 살 어린 다빈이와 '헬로우 고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고스트?유령?이거 공포영화 아냐? 근데 헬로우라니, 왠지 코미디 느낌이 드는데?!"
제목만 듣고 난 처음 내 반응은 이랬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를 보자마자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배우 차태현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이며 마지막엔 무척 감동적인인 영화라고. 그렇게 들어간 영화관!너무나 웃기고 감동적인 '헬로우 고스트'. 그 내용은 이랬다.
가족 없이 어렸을 때부터 고아원에서 살아온 주인공 상만. 어른이 된 그는 쓸쓸하게 살아오다가 참을 수 없어 강물 속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병원에 실려온 그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의 바람과는 달리 숨이 한번 끊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아무리 외로워도 슬퍼도 잘 살아봐야지, 자살을 시도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병실에 앉아있던 상만은 왠 담배 피는 아저씨를 바로 옆에서 발견한다.
"아저씨, 병원에서 담배 피면 안돼요."
우울한 목소리로 말하는 상만.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아저씨는 씨익 웃고 계속 핀다.
"저기......아,아,아저씨???병원에서 담배 피"
"병원에서 담배 피면 안됩니다. 이상만씨."
간호사는 상만을 탓한다.
'난 담배 필 줄 모르'
엥? 상만의 손에 쥐어져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담배였다. 옆에 있던 아저씨 역시 어리둥절한 얼굴로 상만을 쳐다본다. 상만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더 어리둥절해지는 것은 기본, 기가 막히기 까지 한다.상만은 다음 스텝으로 진료실에 들어가게 된다.
상만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다가 우는 소리를 듣게 된다.그러다가 그 소리를 쫓아 진료실의 캐비넷을 연다.
"아아악! 깜짝이야! 아니, 저, 아가씨 여, 여기서 뭐,뭐 하세요....?"
근데 이번에도 이상하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황당하다는 듯이 상만은 쳐다본다.상만은 소리친다.
"왜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을 여기다 넣어 놔요!?"
의사는 눈을 씻고 봐도 봐도 캐비넷에는 아무도 없다.
"저,저,저 여, 여긴 아무도 없는데......."
누가 뭐래도 상만은 끝까지 우긴다.그렇게 세명은 밤이 되어 잠을 자기 위해 다른 병실로 옮겨진다. 그때, 잠을 이루지 못하던 상만에게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후우우우, 후우우우........병실에서 나와보니 이상하게도 할아버지께서 바람을 부신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침대에서 팔짝팔짝 뛰고 있는 꼬마까지 보니, 이게 뭔일인가 싶다.그때! 그 넷이 갑자기 병실을 둥둥 떠다니며 몸을 같이 쓰자는 아주 충격적인 제안을 한다. 상만은 겁에 질려 얼떨결에, 아니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상한 일만 생기고 밤에는 갑자기 사람, 아니 유령 넷이 둥둥 떠다니니 얼마나 무섭고 황당할까?정말 하루 안에 갑작스럽게 유령 넷이 보인다니, 나중에는 친해질지 몰라도, 막상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무척 무서울 것 같았다. 다음날, 상만은 퇴원을 하고 광고를 보고 이거다!하고 한 도사를 찾아가나다. 그 도사는 죽었다 깨어나면 유령이 보이는데, 방법은 없고 그냥 달래서 보내야된다고 한다. 이게 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유령 넷과 함께 생활하라니!결국 상만은 유령 넷을 재워주고, 유령의 몸이 되어 울어주고, 먹어주고, 심지어 생전 안 해본 운전에, 수영에, 담배까지 핀다.소원을 하나씩 들어줄 때에도 고생하기는 마찬가지다. 할아버지의 친구께 부탁부탁해서 낡은 카메라를 얻는가 하면, 꼬마를 위해 '로보트 태권 V' 장난감도 사고 자신의 소화량을 훌쩍 넘기는 짜장면 10그릇을 먹고 배탈도 난다.울보 아가씨를 위해 반상회에서 눈물도 실컷 흘리고, 아저씨를 위해 중고차를 하나 가져와서 생전 처음으로 운전도 하고 차디찬 겨울 바다에서 수영도 한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기는 하다. 담배 아저씨께서는 상만이 좋아하는 강예원 간호사가 좋아할 만한 선물도 같이 골라주고, 꼬마는 어찌 된일 인지, 강예원 간호사가 가는 곳만 가자고 한다.울보 아줌마(아가씨?)는 맛있는 도시락을 싸서 강예원 간호사와 같이 먹으라고 준다. 좋은일도, 나쁜일도 많았지만 일단 유령과 생활하는 것이 그리 만만하진 않을 것이다.그렇게 고생을 해서 소원을 들어줬는데도 유령들이 가지 않자 상만은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낸다. 유령들은 아쉽고 슬픈 표정을 지으며 상만의 집을 떠난다.
유령들이 간지 몇일 후 허전하기는 해도 상만은 평범한 남자로 돌아와 뛸 듯이 기쁘다. 유령 덕인지 강예원 간호사와도 무척 친해졌다.미나리가 들어있는 김밥을 먹을 때였다.
"상만씨 김밥에는 특이하게 미나리가 있네요."
"아, 그거요? 우리 엄마가 미나리가 건강에 좋"
'엄마?나한테 엄마가 있었나?그래 있었는데. 할아버지도 있고 아빠도 있고 형도 있......!'
미나리 하나로 온가족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동해 바다에 여행을 갔었는데 교통사....!안돼!'
그렇다. 담배 아저씨와 울보 아줌마(아가씨?)는 상만의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꼬마는 상만의 형이었고 상만이 생전 처음 담배 아저씨와 운전했던 그 중고차를 타고 동해 바다에 놀러가서 할아버지께서 부탁하신 낡은 카메라로 집 앞에서 가족사진도 찍었는데 가는 길에 끔찍한 교통사고가 나서 상만만 구조되었던 것이다. 상만의 형이었던 꼬마는 여행을 가기 전에 로보트 태권 V 영화도 보고 장난감도 사자고 약속을 했던 것이다.상만은 집으로 달려간다.상만이 묻는다. 자신의 가족 맞냐고.그리고 유령들이 말한다. 맞다고.너무 감동적인 한 장면이었다. 그 후, 유령 가족은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만의 눈에는 보인다.상만은 강예원 간호사와 결혼을 하고, 아들의 돌잔치까지 했다.유령 가족은 사진도 함께 찍고 기쁨도, 슬픔도 항상 함께 나누었다.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 상만의 아들이 한 말이었다. 상만의 아들은 사진 속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유령가족을 가리키며 묻는다.
"아빠! 이 사람들은 누구야?"
유령이 보이는게 유전인가 보다^^.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가족의 소중함도 진하게 느꼈던 감동적인 영화였다. 만약 내가 이 영화를 평가하게 된다면 5점 만점에 5점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