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의 성공요인은 중국에도 매운맛을 즐기는 일정한 부분의 틈새 소비자가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는데 있다. 국제마케팅에 있어 진출지역에서 표준화 혹은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느냐는 항상 따라다니는 선택의 문제이다. 농심은 매운맛이라는 것을 현지에서 변형시키지 않고 밀고 나간 전략이 성공요인의 하나로 작용하였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즉, 신라면의 가장 큰 경쟁력이 매운맛으로 이를 중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바꾸기보다 오히려 소비자가 입맛을 맞출 수 있도록 관념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였다는 점이다. 매운맛을 선호하지 않는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매운 걸 못 먹으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는 내용으로 TV광고를 하여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매운맛이라는 어쩌면 불리한 조건을 역으로 활용하여 중국 및 대만 경쟁업체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였다.
중국의 라면은 일반적으로 한국의 라면에 비하여 맵지 않은 대신에 기름기가 많고 다소 느끼하다고 할 수 있으며 끓이는 봉지라면 보다는 용기라면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농심 신라면은 맛과 포장에 있어서 선점제품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시장 진입 초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기존의 틀을 깬다는 것은 항상 아픔을 동반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농심이 한국에서 축적한 라면제조에 대한 기술역량은 경쟁상대들이 감히 따라오지 못하는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였던 점도 초창기 진입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캉슈푸라는 대만 및 중국계 라면업체가 이미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차별화하지 않고는 시장개척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2) Price (고가정책과 중산층 positioning)
농심은 초창기 positinning 전략으로 대도시 중산층 이상을 주 소비 대상으로 삼아 가격도 시장 최고 수준으로 정하였다. 중국시장에서 팔리는 라면의 평균가격이 중국 원화로 저가인 1~2원(元)인데 반해 신라면(봉지면)의 경우 2.8원(元) 수준에 팔리고 있다. 이는 출시 초기 단기적으로 중국 내 판매에 어려움을 예상하였으나, 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고급제품의 소비가 더욱 늘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전체적 이익과 전략 차원에서 고가전략과 고소득층에 집중하는 positioning 전략을 채택하였던 것이다. 1998년에는 고가 라면 점유율이 최근에는 10% 이상 되는 것만 보아도 당시 고가전략의 판단이 들어맞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라면시장의 고급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농심의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향후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promotion 전략
(1) 신라면배 바둑대회
농심은 중국에서 런칭에 성공하자 곧바로 독특한 promotion 전략을 수립 실시하였다. 그것은 1999년 세계 유일의 국가 대항 단체전 바둑대회인 '농심 辛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을 창설한 일이다. 중국은 바둑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국가이다. 일본 또한 바둑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로 라면의 최대 소비국이다. 이 대회는 1999년에 시작되었으며 매년 1회 열린다. 농심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통해 투자액의 수십 배에 가까운 광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면의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 일본, 한국에서 동시에 3마리 토끼를 잡는 격인 바둑대회는 신라면 지명도를 수직 상승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