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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07
씬 1 김포공항 로비
공항로비로 들어오는 유라, 가방에서 비행기표를 꺼내며 카운터쪽으로
씬 2 비행기 안
초조하게 유라를 기다리고 있는 민석
씬 3 카운터
직원 : (보딩 패스 보더니) 음! (유라에게 주며) 이 표는 이미 좌석 배정까지 다 되있습니다 손님.
지금 그냥 타시면 되요. 8번 게이트로 가십시요
유라 : 예 그건 저두 알구 있는데요, 저.... (돌아오는 보딩 패스를 보이며)
이거요, 제주도에서 돌아 오는 표, 예약을 좀 바꿀 수 있나 여쭤보려구요
직원 : 예 물론 바꿀 수는 있죠. 그런데 이건 티켓이 아니구 이미 보딩 패스로 구입하신거라 처리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제 생각엔 (손목 시계 보며) 지금 출발 시간이 좀 빠듯하니까
제주 공항 내리셔서 그쪽 카운터를 이용하시면 어떨까요
유라 : 아 그럼 되겠구나 예 감사합니다
직원 : 네 감사합니다. (유라, 표 가지고 돌아서는데)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유라 : (뜨끔! 직원을 보고 어슬프게 웃어주고 가는) 흐흐흐. 예..
씬 4 윤주의 화실 문 앞
열쇠를 따고 화실로 들어가려는 윤주인데 계단을 올라오는 수빈이 부른다
수빈 : 윤주야
윤주 : (돌아보고 깜짝 놀라며 좋아서) 어? 너 아침부터 웬일이니? 언제 왔어? 지금 온거야
수빈 : (가라앉은 분위기로 가만히 호흡)
윤주 :
씬 5 윤주의 화실
커피를 주며 앉는 윤주
무거운 분위기의 수빈 표정에 신경쓰며
윤주 : 블루 마운틴이야 지금 막 갈아서 향이 괜찮을거야
수빈 : (O.L 안보며 무겁게) 윤주야
윤주 : 응
수빈 : (보며) 너, 유라한테 무슨 얘기했니
윤주 : 내가 유라한테? 무슨 얘기
수빈 : (한숨) 후..
윤주 : 얘기 해봐. 뭔데 그래
수빈 : 너한테 이런 얘기 하는거 내가 좀 우습게 보일수두 있는데, 우리, 지난번 여행,
아니 그보다 지금 넌 어떤거니 나한테
윤주 : 난 무슨소린지 통..
수빈 : 유라가 물어보드라 여행가서 너하구 무슨일이 있었냐구
윤주 : 수빈아 난! 난! 아무말두 한거 없어. 그리구 너하구 여행가서, 우리 실제루 아무일두 없었잖아
수빈 : (O.L) 방은 따루 썼냐구 묻드라구
윤주 : 유라가?
수빈 : 물론 내 탓이 커 너한테 내가 다른 감정 느낀거, 도대체 그게 어느 정도까지의 느낌인지,
확실하게 말두 안했구 너한테 하지만 이런건 좀 곤란하지 않니
여자들끼리 물론, 속에 있는 얘기 털어 놓구 할수두 있겠지.
그치만, 니가 유라한테 그런 얘기 하는거, 난 별루야. 미안하지만
윤주 : 넌 그럼 내가 유라한테, 수빈이하구 내가 이제부턴 남자 여자루 만나기루 했다.
여행가서 그러기루 했다. 방두 같이 썼다. 그런 얘기 지어 내서 하기라두 했단말이니 지금?
수빈 : 갑자기 유라가 그걸 왜 물어 그럼
윤주 : (불쾌)
수빈 : 윤주야
윤주 : (침착하게) 정말 불쾌하다 너
수빈 : 지금 난, 너하구 나, 우리 두사람의 감정에 대해서 얘기하는게 아냐. 그건 인정해.
지난날 여행 갔다온 후루 우리 서루 뭔가 틀려졌다는 거 나 그거 인정한다구.
하지만, 우리 둘 다 그 감정에 아직 확신이 없는데,
그걸 또 그렇게 벌써부터 유라한테 말을 해야 하는 거니
윤주 : 난 유라하구 얘기 한거 아무것두 없다는데도 왜자꾸 이러니.
니 마음속에 아직 뭔가 정라하구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거 같은데,
그건 가서 유라하구 얘기 해라
수빈 : (호흡)
윤주 : 유라하구 너하구 사귀던 것두 아닌데, 도대체 난, 너하구 나 우리 관계가 왜이렇게
유라 문제를 끼워서 어정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수빈 : ...(착찹한)
씬 6 비행기 안
손목 시계를 보고 고개를 든 민석,
좌석표와 좌석번호를 맞춰보다 다가오는 유라를 보고는 표정이 활짝 펴지고 벌떡 일어나며 큰소리
민석 : 여기예요
하고는 스스로도 깜짝 놀라 무안해 하며 주변 사람들을 보며 웃는 표정
그런 민석에 웃으며 온 유라
유라 : 제가 늦었죠
민석 : 올거라구 확신하구 있었는데, 막상 시간이 다 되가니까 초조하드라구요. 앉으세요
유라 : 네. (앉는)
씬 7 비행기 날고 있고
씬 8 비행기 안
승무원, 음료 서비스 주는 것, 민석이 고맙다 인사하고 받아 유라를 주고는
민석 : (내내 좋아 죽겠다는 얼굴 표정으로) 비행기 괜찮아요
유라 : 비행기가 비행기죠 뭐
민석 : (너무 크게) 하하하! (하다가 움찔)
유라 : (같이 웃는)
민석 : 와...난 꼭 꿈꾸는 거 같다 유라씨랑 같이 제주도라니...그쵸
유라 : (웃는)
민석 : 아까두 말했지만, 처음엔 진짜 왜 그랬는지, 유라씨는 온다! 꼭 온다! 그랬거든요
근데, 막상 이 비행기를 딱 타는 순간! 으! 내가 이게 아닌데. 유라씨 집 앞으루 간다 그럴걸.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왜 내가 비행기에서 만나자구 했나
유라 : 사실 많이 망설였어요. 지금두 내가 이렇게 한게, 잘 한건지, 확신이 없구요
민석 : 아니예요. 잘 왔어요 정말 잘왔어요. 고마워요
유라 : (미소) ..
민석 : 고마워요 정말
유라 : 대신,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민석 : 말해봐요, 뭐든지
유라 : (미소로 보는) ..
민석 : 정말! 내가 뭐든 다 들어 준대니까요
유라 : 민석씨
민석 : 예
유라 : 우리, 오늘 저녁 마지막 비행기 다시 타는게 어때요
민석 : 네?
유라 : 난, 민석씨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공항에서 만나기루 한 것두 아니구,
내가 꼭 올거라구 생각한 민석씨가 비행기 안에서 날, (호흡)...초조하게 기다릴텐데...
내가 안가면, 민석씨 혼자인채 비행기는 뜰거구, 그게 난 싫었어요. 그래서 왔어요.
제 마음...아시겠어요
민석 : 그런데..
유라 : 그런데 전 오늘 밤 서울루 다시 가야 돼요. 우리 서루 조금씩만 양보해요
민석 : ...그럼, 오늘 저녁에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구 그럴 생각으루 온거군요
유라 : 실망했어요?
민석 : 아니, 뭐,...(솔직히) 네
유라 : 미안해요. 하지만 민석씨 내가 민석씨하구 제주도에서 이틀 사흘을 보낼 수 없다구 해서,
민석씨 혼자 이 비행기를 탄 채 나한테서 멀어지는거, 난 싫었어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왔쟎아요
민석 : ...(보는)..
유라 : (보는)..
씬 9 윤주의 화실 밖
화실에서 나오는 수빈
마음이 좋지 않다
세워둔 차에 올라 타지만, 떠나지 못하고 생각..
씬 10 윤주의 화실
커피 잔을 두손으로 잡은 채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윤주
눈물...조용히..
화실문을 열고 들어선 수빈. 가만히 윤주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미안한 마음과 알 수 없는 속상함에 아무말도 못하고 서 있는 수빈
한동안 모르고 있던 윤주, 언뜻 뒤를 돌아보니 수빈이 서 있다
수빈의 얼굴을 보니 또다시 속상하지만 고개 돌리고 참는다
수빈 : 미안하다. (나가는)
윤주 : (돌아보지 않고) ..
씬 11 제주 공항 로비
카운터에서 각자 저녁 비행기표 한장씩 들고 돌아서는 유라와 민석
유라, 웃는 표정으로 민석을 보고
유라 : 고마워요 민석씨
민석 : (얄밉다는 듯, 웃으며) 꼭 이렇게 해야되는 거죠
유라 : 미안해요
민석 : (시계보며) 아이고! 그럼 정!말 시간이 얼마 없네? 요즘은 또 해가 길어져서
오늘 밤 제주도 별 구경두 못하구 돌아가겠어요
유라 : 별이 별이죠 뭐
민석 : 그 말은 이런 때 쓰는거 아니에요
유라 : (웃으며) 아니에요?
민석 : (웃는) 별은 얼마나 좋은건대 낭만이 그냥, 숭그리 숭그리
유라 : 하하하하 (웃는)
씬 12 편집실
우울하게 들어오는 수빈인데
테잎 꺼내려 뚜껑 열고 있던 진수가 화나서 테잎을 팽겨치고
진수 : 너 요즘 대체 뭐하구 돌아다니는거냐?
수빈 : 미안해. (테잎 챙기려는)
진수 : 니 손이 아무리 귀신이라구 니가 이거 전부 다 오늘 내루 할 수 있어 지금?
수빈 : 편집실 좀 빡빡하게 잡지마 스트레스 받어
진수 : 아 자식 이거 정말 정신 못 차리네 야
수빈 : 그만해
진수 : 어느쪽이야! 김유라, 이윤주 너 도대체 어느쪽으루 꼬여있는거냐구
수빈 : 커피 좀 뽑아주라
진수 : 내가 자판기냐 자식아
수빈 : (주머니에서 동전 꺼내 보며 나가려는데)
진수 : 줘 임마! (빼앗아서 나가는)
수빈 : (한숨) 후..
진수 : (문가에서) 야, 친구는 그냥 친구루 내비 둬. 유라, 윤주, 너, 나! 우리 넷! 친구루 얼마나 좋암마!
세상에 깔린게 여잔데, 넌 어디 그거 하나 밖에서 해결을 못하구선 있는대로 뒤섞어 뒤섞길.
능력두 없게시리
수빈 : 편집 오늘 끝내야 된다믄서
진수 : 하 짜식
씬 13 제주도
렌트 카
아름다운 육지 풍경 속을 달리는 유라와 민석
민석이 해 준 즐거운 이야기에 꺼이 꺼이 웃는 유라
씬 14 해녀들 있는 곳
해녀들이 가져 온 해산물을 용두암 따위의 바위위에 서서 먹는 유라와 민석
꿀떡꿀떡 잘 먹는 유라
신기한 듯 쳐다보는 민석
그런 민석의 표정이 재미나서 웃는 유라. 함께 웃는 두사람
신혼 부부인듯 보이는 두사람이 오더니 민석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민석을 보는 미소 띈 유라
씬 15 제주 해안 도로
해안도로를 달리는 유라와 민석, 둘 다 선그라스를 쓰고 있는데,
유라가 선그라스를 머리 위로 헤어밴드처럼 올리자
민석도 따라서 똑같이 여자처럼
웃는 두사람
씬 16 등대와 바닷가
바닷가를 바라 보고 조용히 걷는 두사람..
민석 : 무슨 생각해요
유라 : (생각에서 깨어나 웃는 표정) 흐흐 그냥..
민석 : 생각했죠? 뭔데요?
유라 : (끄덕이며) 엄마 생각했어요
민석 : 어머니요?
유라 : 여기 오니까 참 좋구나..싶어서, 엄마하구 같이 왔음 정말 좋았겠다..
민석 : 어머니하구 어디 여행을 많이 다녔나봐요
유라 : (고개 저으며) 그렇지 못했어요. 엄마는, 아! 저희 엄마 의사라구 말씀 드렸죠
민석 : 알아요
유라 : 하지만 엄마가 병원을 내신건 얼마 안되요. 2년 넘게 쭉 남의 병원에서 월급 의사루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돈에 욕심이 있는 분은 아닌데, 아마 저 때문이었을거예요.
빨리 자리잡고 싶으셔서, 늘 야간 당직 의사두 자청하시구, 여름이건 겨울이건
휴가 한번 없으셨구 이런데 와보는건 우리 엄마 꿈두 못 꿨어요
민석 : 같이 모시구 올걸 그랬네요
유라 : (깜짝 놀라서 보는)...
민석 : 왜요?
유라 : (웃는) 말이라두 고마워요
민석 : 말이라두? 사람 진심을 그렇게 가볍게 듣는 사람이 어딨어요
유라 : (보는)..
민석 : 하긴, 그럼 또 아버지가 외로우시겠구나
유라 : (시선 돌리는)
민석 : (내가 뭐 실수 했나? 싶은데)
유라 : 배고파요, 제주도는 뭐가 유명해요
민석 : 유명한게 무슨 소용이에요, 유라씨하구 먹으면 뭐든지 다 맛있는데 (먼저 걸어가는)
유라 : (나한테 이런 행복이..하는 느낌)
민석 : (돌아와서) 같이 걸어두 되요
유라 : 네
민석 : (유라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리드해서 걷는)
유라 : (편하게 어깨에 기대는)..
씬 17 바닷가와 등대 근처
자동차에 나란히 기대어 있는 유라와 민석
유라는 민석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가
유라 : 엄마! 엄마 나 유라
민주 : (필터) 아이구 귀따거. 무슨 국제 전화해?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니
유라 : 헤헤헤. 엄마..(제주도에 혼자 온것에 대한 사과) 미안해. (흐뭇하게 보고 있는 민석)
씬 18 민주의 병원
민주 : (전화기 어깨에 끼고 책상 정리하며 받다가) 뭐가 미안해? (놀라서) 너 또 무슨 사고 쳤니?
유라 : (필터) 사고 아냐 엄마. 사고는 내가 무슨 사고를 쳐
민주 : 그럼!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너
씬 19 바닷가와 등대 근처
유라 : 엄마, 나 여기 어딘 줄 알어? (유라, 민석을 보며 미소)
민주 : (필터) 어딘데
유라 : 나 여기 제주도야 엄마
민주 : (필터) 제주도?
유라 : 음. 아침에 엄마한테 말 안하구와서 미안해요
민주 : (필터) 언제 오는대
유라 : 엄마는? 언제는 언제야, 오늘 저녁 비행기루 올라가요. 그러니까 엄마한테 말두 안하구 그냥 왔지
민주 : (필터) 아이고..좋겠네. 누구, 수빈이랑 갔니?
유라 : (당황) 어? 아니, 아냐. (민석을 보는 민석도 갑자기 당황하는 유라의 표정에? 하는)
민주 : (필터) 그럼 누구? 거기 왜 간건대
유라 : 엄마, 나 이만 끊을께. 그냥, 여기 오니까 바닷가두 너무 좋구, 엄마 생각이 간절해서
목소리 들을려구 전화 한거야
씬 20 민주의 병원
유라 : (필터) 엄마 알지? 내가 엄마 너무 너무 사랑하는거
민주 :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유라 : (필터) 엄마?
민주 : 어! (거짓말) 엄마 지금 환자 봐야 돼. 저녁 비행기루 온다구?
유라 : (필터) 어, 마지막 비행기
민주 : (쓸쓸하게) 그래 그럼. 너 아마 그때 연애 한다던 그사람하구 간 모양인데,
누구랑 있든지 잘 있다가 조심해서 와. 맛있는거 먹구, 좋은 바람 쐬구
유라 : (필터) 그래요 엄마, 끊을께요. (끊어지고)
민주 : 그래. (끊고는 걱정스런 호흡)..
난영 : (녹차 놓아주며) 원장님 요즘 계속 기분이 안좋으신가봐요, 몸두 들 상쾌하시구
민주 : 아냐 괜찮아
난영 : 오늘 예약 환자 다 끝났는데, 이만 마감 할까요
민주 : 그렇게 해
난영 : 뭐 걱정 있으세요
민주 : ...우리 유라가 요즘 연애를 하는 모양인데, 항상 내가 마음이 무겁네. 잘 안되면 어쩌나싶구
난영 : 요즘 애들, 이거 저거 안따져요. 지들만 좋으면 됐지
민주 : 그랬으면 좋겠는데..
씬 21 바닷가와 등대
유라 :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 거리며) 예전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엄마한테 정이 점점 더 깊어지는거 같애요
민석 : (조심스레) 뭔가..그럴만한 이유라두 있어요?
유라 : 네?
민석 : 아니, 어머니하구 참 각별한거 같아서요. 난 우리 부모님하구 참 막막하도록 멀어요.
워낙 완고하시구 강하신 분들이라, 장남으로서 부담은 많이 되는데, 가깝게 지내진 못하거든요
유라 : (완고한 부모라는 말에 뭔가 먹구름의 느낌이 드는)..
민석 : 하지만 부모님 살아 오신 세월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고, 제가 맞춰 드려야겠죠.
그런데 유라씨를 보니 참 부럽네요. 마치 어머니하구 친구처럼 지내는것 같아서
유라 : (핸드폰 주며) 엄마한텐 세상에 나 하나구 나한텐 세상에 우리 엄마 하나구, 그래서 그래요
민석 : (당황) 어, 미안해요. 아버님이 돌아가신줄 몰랐어요
유라 : (한숨)..
민석 : 미안해요
유라 : 돌아가신거...아니에요
민석 : (더 당황!)...
유라 : 당황하실거 없어요. 차차 말씀 드릴께요
민석 : (생각하는, 뭔가 불안한 느낌)...
유라 : (깨우듯) 민석씨
민석 : (깨듯) 아! 아니에요. 슬픈 기억이면 뭐 굳이 꼭 그렇게 얘기할 필요두 없어요.
난 유라씨 우울한거 싫거든요
유라 : (보는)..
민석 : (뭔가 생각하는, 완고한 부모가 이혼한 집안의 딸을 허락할까...)..
유라 : (밝게) 이제 우리 뭐해요 어디 갈거예요
민석 : (보고 활짝 웃더니) 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가지만 하면 되요
유라 : 한가지요?
민석 : 네
유라 : 그게 뭔대요?
민석 : 그건 해지기 전엔 말하면 안되요
유라 : (웃으며) 이번엔 또 뭐예요? 혹시 여기 제주도에서 천제연 폭포,
그런데 들어가구 그러는거 아니죠
민석 : 아! 제주도체 참! 폭포가 많구나
유라 : 아우! 여긴 진짜 안되요! 여기 폭포는 장난 아니잖아요
민석 : (귀엽다는 듯 보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유라씨
유라 : ...? (보는)
민석 : 나하구 손잡구 저만...큼만 걸어갔다 올래요?
유라 : 에?
민석 : 난 그러구 싶은대
유라 : (보는)..
민석 : (손을 내미는)
유라 : (손을 잡는)
천천히 걷기 시작하는 두사람. 서로 쳐다보고 행복해하며 걷는.
차에서 아주 멀어질 때까지 걸어가는 두사람
씬 22 수빈의 집 전경 (오후)
재희 : (목소리) 아줌마! 아줌마
씬 23 수빈의 집 거실
재희 : 아줌마
충주댁 : (국자 들고 뛰어나오며) 아 왜 자꾸 불러 쌌대
재희 : 아줌마! 엄마가 저 어디갔냐구 물어 보시면 절대 모른다구 그러세요
충주댁 : 난 니가 어디가는지 진짜루 몰라. 관심도 없고! (들어가는)
재희 : (기막혀)...! (나가는)
씬 24 유라네 집 앞
신나서 혼자 룰루 랄라 오는 재희
중간에 혼자 서서 괜히 호호호! 웃어 보고
유라네 집 앞 도착하자 유라네 집과 현우네 집을 번갈아 바라 보며 좋아라 유라네 집으로 들어간다
씬 25 유라네 집 거실
재희 : 제주도요?
민주 : 뭐 급한 일이면 삐삐를 한번 해 보든가. 될지 모르겠다만
재희 : 아, 그런건 아니구요, 언니한테 소설책 한권 빌리러 왔거든요. 저 언니 방에 좀 들어가두 되죠?
민주 : 책은 전부 다 내 공부방에 있지. 이쪽으루 와라
재희 : 아아아아 아니예요 아니예요. 책이 아니구, 언니... 언니... 인형 좀! 볼려구요. 이쁜거 많잖아요
민주 : ...?
재희 : 저 아무것도 안훔쳐 갈께요. 언니 방에 잠깐만 들어가면 되요?
민주 : 그래 그럼. 유라가 뭐랄지 모르겠다만
재희 : 감사합니다 (얼른 유라의 방으로 가는)
씬 26 유라의 방
좋아서 들어온 재희
혼자 낄낄 거리더니 창가로 조심조심 간다
창가에 숨듯이 가서 옆집 현우의 방을 빼꼼히 내다보는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현우희 모습이 보인다
재희 : (손뼉 딱!) 그렇치! 내 이럴줄 알았어! 여기서 보일 줄 알았지
다시 빼꼼히 내다보려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현우
재희 : 오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어디가! 가지 말란 말이야! 가지말란 말야
현우, 창가에서 사라지고
재희 : (확 창가로 나서며) 야! 내가 가지 말랬잖아 (하는데)
다시 창가로 와서 유라의 방을 내려 보는 커피 잔을 든 현우와 눈이 마주친다
재희 : (놀라서) 히익...
현우 : (놀란 눈으로 보는데)
재희 : (놀란김에 얼른 소개 숙여) 안녕하세요! (인사 하다가 유리창에 머리를 쿵! 박는) 아이코오...
현우 : (활짝 웃는)
씬 27 편집실
일 안하고 멍... 하니 앉아 있는 수빈
핸드폰 통화하며 들어오는 진수
진수 : 예, 알았습니다. 그럼 내일 현장에서 뵙죠. 예 예! 예! (끊고) 야! 너 아직두 이러구 있냐
수빈 : (일어나며) 미안하다,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다. (나가는)
진수 : (붙잡고) 너 뭐야? 심각한거야
수빈 : 우리 술 마실까
진수 : (죽갔다) 아흐..
씬 28 카페 전경 (저녁 6시)
씬 29 카페
이미 맥주 많이 마셨고, 맥주 따르는 수빈 또 마신다
진수 : 말해봐라, 너를 괴롭히는 그 여인네에 대해서
수빈 : (약간 취했다) 술이나 마셔
진수 : 너 그거 아냐? 옛날에 거 선비들이 이유없이 쪽쪽 말라가면
그거 그거 밤새 처녀 귀신한테 시달리는 거거덩.
근데 또 그게 맘먹구 떨칠란다구 떨쳐지지가 않는다 대? 왜냐! 나름대루 좋거든
수빈 : (O.L) 진수야
진수 : 옳치! 시작해
수빈 : 내가 실수한거 같애
진수 : (눈 똥그래져서) 실수?
수빈 : 윤주말야, 나 때문에 마음을 다친거 같드라
진수 : 어허, 어허, 어허 또또또또 왕자병 중증이구만
수빈 : 처음엔 윤주두 나두 서로 좀 놀랬어. 좋아하게 된것두 굳이 아니라구는 말할 수 없구.
근데 시간이 지나두 내 마음이 그 이상은 가게 되지가 않아
진수 : 아, 누구 땀시
수빈 : ..
진수 : 유라 요즘 열정시대라며! 남자두 꽤 괜찮은 사람이구
수빈 : ..
진수 : 그러게 거 왜 여태 넋놓구 있다가 뺏겨 뺏기길 그전에 확 잡아 채든가 했어야지
수빈 : (술 마시는)
진수 : 이래 저래 니가 멍청한 짓 했지 뭐. 너, 윤주는 영 아닌거냐
수빈 : 그런건 아니고
진수 : (O.L) 이왕 이렇게 된거, 아 니가 목빼구 앉아 유라만 쳐다본다구 바람 난 처녀가 머리 땋구
돌아 올리 만문대, 차라리 너한텐 목맨 여자쪽으루 방향을 틀지 그래 이왕지사
수빈 : 틀구 싶다구 그게 쉽게 돼
진수 : 여자는 그거 더 안돼지. 한번 머리 묶어 제낀 여자, 그거 그거 절대루 다시 묶어지지가 않거든
수빈 : (맥주병 탕! 내려놓으며) 도대체! 나보다 그남자 어디가 좋은거야. (속상한 표정위로...)
진수 : (한숨 소리)..
씬 30 고급 호텔 야외 식당 (저녁 6시)
저녁식사가 식탁위에 마련되어 있고
웨이터 : (유라와 민석에게 와인을 따라주고는)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민석 : 예, 고맙습니다. (하는데)
유라 : (시계 보고 있자)
민석 : 시간은 내가 보구 있어요, 유라씨
유라 : (미안해서) 아니 저, 저는..
민석 : 여기서 공항까지 1시간이면 가구, 그거 놓치지 않게 잘 할거라구요 내가
유라 : 알았어요. (와인잔을 내미는)
민석 : 잔 마주치기 전에 내가 유라씨하구 함꼐 여기까지 온 이유를 먼저 말 할께요
유라 : (잔을 내려 두손으로 잡고는) 여기요? (식당을 둘러보는)
민석 : 아까 그랬죠 제가, 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가지만 하면 된다구요
유라 : 네
민석 : 제주도에서 별을 보면서 유라씨한테 하구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유라 : (하늘을 쳐다보는)
민석 : 이왕이면 더 깜깜할때 바닷가에서 하구 싶었지만 이렇게 가까이 마주 앉아서
유라씨 마음 숨김없이 보게 되는것두 좋을거 같네요
유라 : 무슨 말씀이신지..
민석 : ..
유라 : ..
민석 : 우리 늘 사랑한다구 느끼면서 함께 지낼 수 있을까요? 저, 지금 프로포즈 하는거예요
유라 : ...! 민석씨?
민석 : 너무 빠르다구는 대답하지 말아요. 난 유라씨 처음만난 때부터 지금까지 잘때조차
유라씨 생각 안한적이 없어요. 일할 때두 잘 때두, 유라씨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어쩔 땐 혼자 바보처럼 웃고 있는 날보다 기막혀 할 때두 있었구 하루에두 수십번씩
전화 수화기를 잡았다 놨다 이건 절대 빠른게 아닙니다. 지루할만큼 길게 기다리면서
하루를 십년처럼 기다리면서, 드디어 오늘 더 이상은 기다리지 않기루 한겁니다
유라 : 빨라요, 민석씨
민석 : 충분했어요 우리
유라 : 아뇨, 제가 말씀 드릴께요. 민석씨는 아직 저에 대해 아무것두 모르세요
민석 : 누구든 누구에 대해 다 알 수는 없어요
유라 : 최소한 결혼을 위해 알아야 할 만큼은 시간이 필요하죠
민석 : 그럼 지금 다 말해줘요. 유라씨가 잘 때 코를 고는지 안 고는지
유라 : (O.L) 민석씨
민석 : 제일 싫어하는 음익이 뭔지, 희망하는 남편은 어떤 남자인지, 웨딩드레스는 어떤걸 입구 싶은지
유라 : (O.L) 그런게 아니예요 민석씨
민석 : 말해 줘요. 내가 알아야 할게 뭐가 더 있는건지
유라 : (와인을 쭉 다 마시는)
민석 : ...!
유라 : 혼자 마셔서 미안해요. (와인을 다시 따르려는데)
민석 : 이리 줘요. (따라주는)
유라 : (받아서 테이블에 놓고는) 벌써부터 이런 얘기 하구 싶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나은걸수두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는)..
민석 : (보는)..
유라 : 전 엄마하구 성이 같아요
민석 : 네?
유라 : 엄마, 아버지는 의대를 같이 다니셨어요. 아버지는 대전에서 쟁쟁한 집안 맏아들이었는대,
아버지의 아버지가 병환이 짙으셔서 대학을 오기전 억지 결혼을 하신 모양이예요
아버지는 그런 집안두 결혼두 부담스러워 학교에서는 아무 말씀두 없이 지내셨구,
그때 우리 엄마는 가난하고 고집센 의대생이었는대, 엄마두 아버지가 결혼한건 몰랐대요.
저를 가지셨구 그후 아버지는 엄마에게 고백했구 두분은 헤어지셨어요.
엄마가 그렇게 하길 원했대요. 그리구 절 낳으셨어요, 엄마 혼자
민석 : 그럼...
유라 : 사람들이 말하는 사생아예요
민석 : (놀라서 떨리는 손이 와인잔을 더듬어 잡는. 잡고는 꼭 잡고 가만히 있는)..
유라 : (민석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며) 놀라셨죠.
민석 : (가만히)..
유라 : 거짓말은 하지 말아요. 놀라지 않았다거나, 아무상관 없다거나 괜찮다거나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거나 거짓말은 하지 말아요. 물론 나한테는 아무상관두 없구 괜찮구
중요하지 않은거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그게 많이 중요한거 나두 알아요
민석 : ..
유라 : 민석씨
민석 : (떨리는 목소시로) 무슨 방법이 있을거예요, 있을거예요 유라씨.
(와인을 마시고는 속은 떨리지만 웃으며) 난 나를 믿어요. (완고한 부모를 생각해서 깜깜 절벽을
느끼는 자신에게 오히려 반대로 최면을 걸듯 말하는, 떨리고 간절한 목소리, 그러나 애써 웃으며)
우리는 그거 아무렇지두 않게 잘 해 낼 수 있을거예요. (와인) 아무 상관두 없이, 잘 될거예요.
난 이미 아무렇지두 않아요. 그리구 또 우리 부모님도 유라씨 좋아하실거예요.
그런거하구는 아무상관 없이 유라씨를 사랑해 주실거예요. (와인) 전 우리 부모님두 믿어요.
억지 잘쓰시구, 완고하시구, 앞뒤꽉꽉 막히신분들이지만 그래두 유라씨한테는 그렇지않을거예요.
유라씨 보시면 그런거는 하나두 상관없이 우릴 축복해 주실거예요. (와인 마시는)
유라 : (오히려 측은한듯 보고 있다가) 애쓰지 말아요 민석씨
민석 : (와인 또 따라서 마시며) 나는 날 믿어요. 그리구 유라씨두 믿어요.
우리한테는 아무일두 없을 거예요. 우린 아주 아주 행복할 수 있어요. (와인 또 따라서 마시는)
유라 : 생각보다 민석씨가 많이 놀랐나봐요
민석 : (O.L) 아뇨, 나 아무렇지두 않아요. 난 지금 오히려 유라씨를 더 사랑하게 됐어요.
그런거 마음에 담구 있으면서두 그렇게 사랑이 넘치는 좋은 여자가 될 수 있었다는거,
그게 너무두 감사해요. (와인 마시는) 어느나라 왕자 공주보다 유라씨 마음이 더 반짝이구
투명해요. 유라씨 어머니두 빨리 뵙구 싶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유라씨를 애써 키워주신
어머니께 얼른 감사하다구 말씀드려야 돼요, 나
유라 : 민석씨
민석 : (핸드폰 꺼내며) 우리 어머니한테 지금 다시 전화할까요? 내가 어머니한테 감사하다구
말씀드려야 하는데, (눈물 고이는) 우리 유라씨 이렇게 이쁘구 곱게 키워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구 나 빨리 말씀드려야 되는데, 어머니께 그거 빨리 말씀드리구 싶은데
우리 지금 유라씨 어머니한테 전화 드리면 안돼요 나 빨리 어머니한테 말씀 드리구 싶어요 유라씨
유라 : (눈물)..
민석 : (옆으로 가서 선채 가슴에 유라의 머리를 안아주며) 울지 말아요, 유라씨.
유라씨 마음 아프면 안돼요. 아픈 생각 하지 말구 앞으로는 나하구 좋은 생각만 해요.
우리 앞으루 살면서는 좋구 행복한 생각만으루 살자구요. 내가 유라씨 그렇게 해줄거예요.
다시는 아픈 생각 할 필요 없어요, 유라씨..
유라 : (소리내어 우는)..
민석 : (가만히 안고 있는) ... 울지 마..
카메라가 멀어지면 식당의 사람들이 모두 두사람을 쳐다보는데, 두사람은 아랑곳 없이 껴안고 있는
씬 31 진수, 수빈의 작업실
진수 소파에 누워 있고
수빈 전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재희 : (필터) 여보세요?
수빈 : 어, 오빠 취했다
재희 : (필터) 오빠야
수빈 : 엄마한테 말씀 드려. 운전 못해서 작업실에 잔다구
재희 : (필터) 거기 작업실이라구
수빈 : 끊는다
재희 : (필터) 오빠, 오빠, 오빠
수빈 : 왜
재희 : (필터) 오빠 설마 거기 제주도 아니지
수빈 : 너 또 꿈꾸냐
재희 : (필터) 아니, 유라 언니가 제주도 갔다길래 오빠는 또 오늘 안들어 온대구,
혹시나 해서 물어 본거야. 그럼 유라 언니는 제주도를 누구랑 갔나
수빈 : (놀란채)...
재희 : (필터) 알았어. 엄마가 혹시 오빠 못 믿어서 작업실루 전화해 볼지두 모르니까 잘 알아서 해
끊는다. (끊고)
수빈 : (가민히 있다가)...(전화를 탕! 내려놓는)
진수 : (놀라서 일어나 보는) ...
수빈 : (속상한 얼굴)..
씬 32 수빈네 거실
쇼핑한 것 풀어보고 있던 영희와 재희있고
영희 : (포장 푸는 재희의 옷을 빼앗으며) 말 해봐! 무슨 소린지
재희 : 말 한 그대루지 뭐. 유라 언니가 제주도 갔다니까 혹시나 해서
영희 : (O.L) 너 오빠 작업실루 전화 좀 넣어 봐
재희 : 나 옷 좀 입어 보구 엄마
영희 : 전화
재희 : (입이 뿌우 나와서 전화 다이얼 돌리더니 주며) 신호 가요
영희 : (받는)
씬 33 진수, 수빈의 작업실
전화벨 한참을 보다가 기운없이 받는 수빈
수빈 : 네
영희 : (필터) 수빈이니?
수빈 : 네
영희 : (필터) 그래 됐다, 끊자. (끊는)
수빈 : (정말 화가나서 탕! 내려놓으며) 으으으! 으으으
진수 : (놀라서 보는) ...
씬 34 바닷가 (저녁 7시반)
노을
민석, 유라의 어깨를 감싸고 나란히 걷고 있다
둘다 서글픈 분위기..
씬 35 호텔 야외수영장 야외테이블(8시)
수영장 물이 있는 옆, 야외 테이블,
술이 있고, 술을 연거푸 세잔 따라 마시는 민석 취했다.
슬프게 그저 보고만 있는 유라
민석 : 미안해요 유라씨. 하지만 나 지금 불안해서 마시는거 아니예요. 나 아무것두 불안한거 없어요.
(손 잡으며) 유라씨가 이렇게 내 옆에 있으니까 난 괜찮아요. 그냥, 모르겠어요,
괜히 마시는거예요. 난 술 마시면 가끔 슬프거든요 그런데 또 슬픈것두 좋아해요.
기쁘구 들떠서 다른사람 마음 못보는 거보다, 내가 슬프면 다른 사람 마음이 더 잘 보여요.
그래서 마셔요. 유라씨 나한테 그 얘기 해놓구 지금 마음이 많이 슬프거 같아서
유라씨하구 같이 나두 슬퍼질려구 그래서 마시는거예요
유라 : 난 슬프지 않아요 민석씨
민석 : (잡은 손을 더 꽉 쥐는)
유라 : 그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죠. 아버지를 사랑했던 엄마, 엄마를 사랑했던 아버지
민석 : (한숨) 하아..
유라 : 한번은 엄마가 내 생일에 미역국을 끓이면서 울고 계신 걸 봤어요. 그때가 9살 때였던거 같은데,
전 그때 이후루 엄마가 가슴 아픈 일은 아무것두 하지말자. 그러구 살았어요.
민석씨한테 그래서 난 미리 이런말을 하구 싶어요. 누구한테두 부모님은 소중한 분이세요.
나한테 엄마가 소중한 분이듯이 민석씨한테두 민석씨 부모님은 둘두 없으신 분이예요.
난 민석씨 부모님이 어떤 분인지 전혀 몰라요. 하지만 저를 만나는 걸루 부모님과 좋지 않다면
차라리 절 포기하세요. 그게 옳아요
민석 : 유라씨는 이미 내 사람입니다. 내 마음이 그렇게 말하구 있어요. 아무 걱정두 하지 말아요
유라 : 사랑이란건 믿음 때문에 생기는거예요. 민석씨가 날 사랑한다구 생각한다면
그건 민석씨의 믿음이예요. 그래서 잘 지워지지가 않구, 잊어 버리기두 힘들구,
하지만 믿음은 오히려 간직하기가 쉬워요. 믿어버리면 마음에 남는거니까
믿음은 자동차처럼 사고가 나지두 않구, 어린애 풍선처럼 터지지두 않구 내가 마음에 남겨두는 한
마음속에 그대루 남아요. 우리가 혹시 서로 사랑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헤어져두 끝나두
그 믿음은 마음속에 남을 수 있어요
민석 : 난 유라씨하구 헤어지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어요. 그게 내 사랑이예요
유라 : (보는)..
민석 : 나 자꾸 겁주지 말아요. 유라씨 지금 꼭 날 떠나기루 작정한 사람처럼 말하잖아요
유라 : 떠나는 사람이 민석씨 일수두 있어요
민석 : (한숨) 하... (시계 보더니) 유라씨, 우리 서울가는 비행기 두시간두 안 남았어요. 그런데 나...
안가구 싶어요, 지금
유라 : (안타깝게 보는)..
민석 : 유라씨하구 더 있구 싶어요 여기
유라 : 저는 서울 가요 민석씨. 우리가 오늘 여기 남는게 아무 의미가 없어요
민석 : 난 사실 유라씨한테. 지금 막 떠들구 웃구 싶어요. 유라씨가 걱정하는 그거 아무것두 아닌척
난 정말 든든한 남자인척, 나한테만 기대면 다되는 것처럼 그렇게 해주구 싶어요.
내 마음은 그래요. 하지만 그건 솔직한게 아닐거예요. 사실은... 사실은 나 지금 몹시 불안해요.
유라씨를 잃을까봐 겁이나요. 난 그러기 싫다구요! 나한테 실망해두 어쩔 수 없어요.
그치만 난, 어떤 방법을 써두 유라씨만 나한테 올 수 있다면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차라리 그게 솔직한 나예요
유라 : 무슨 뜻이예요?
민석 : (술을 마시는)
유라 : (술잔을 잡으며) 너무 취하면 비행기 못타요 민석씨
민석 : 나 이미 너무 취해서 비행기 못타요. 렌트카도 운전할 수 없어요 공항까지.
우리 오늘 여기 있자구요. 유라씨가 내 이런 모습에 실망한대도 지금 난 어쩔 수 없어요
유라 : 실망은 하지 않아요. 이것두 민석씨의 솔직한 마음일거라구 생각해요
민석 : 있어줘요, 나하구
유라 : (안타깝게 보는)..
씬 36 공항 로비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는 유라
씬 37 호텔 로비
체크 인 수속 마치고 키를 들고 돌아서 엘리베이터로 쓸쓸히 걷는 민석
씬 38 공항 로비 안
혼자 보딩 패스 쥐고 서서 게이트를 바라 보며 생각하고 있는 유라
서울을 가야하나 호텔로 돌아가야 하나..
씬 39 호텔 방 욕실
비틀 하며 욕실로 들어가서 토하는 민석
수돗물을 세게 틀어 두고 속상해 한다
자신이 유라에게 못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한 후회
씬 40 호텔 방
비틀하며 나와서는 미니 바에서 양주 거칠게 따서 병째로 마시는 민석
속상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기진 맥진
씬 41 공항 로비
게이트 앞까지 가서 보딩 패스를 내고 들어가려던 유라, 한참을 망설이다가 돌아서서
에스컬레이터로 무조건 뛰어간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오는 유라
민석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씬 42 공항 입구 (밤)
뛰어 나와서 택시를 타는 유라. 떠나는 택시
씬 43 호텔 방
욕실로 다시 뛰어 들어가서 토하는 민석
욕실에서 들리는 소리
슬피 우는 듯도 하고 자신에게 화가 난 듯도 하고 민석의 격한 소리가 들린다
씬 44 호텔 앞 (밤)
택시에서 내려 호텔로 뛰어 들어가는 유라
무작정 엘리베이터쪽으로 뛰다가 몇호인지 모른다는 생각에 프론트로 다시 뛴다
씬 45 호텔 프론트
유라 : (프론트로 뛰어 와서는 급히) 백민석씨요! 백민석씨 몇호죠
씬 46 진수, 수빈의 작업실
진수는 잠들어 있고
수빈, 어두운 곳에 혼자 앉아 전화 신호음 듣고 있다
유라 : (목소리) 유라는 지금 없습니다. 삐삐로 연락주십시요. 삐..
수빈 : (수화기만 가만히 들고 있는)
씬 47 유라의 방 (어둡고)
빈방
수빈 : (한숨소리) 후우.. (하고는 끊어버리는)
씬 48 유라네 집 앞 (밤)
민주, 유라를 기다리느라 나와서 서 있다가 시계를 보고는 돌아가려는데
자동차의 불빛이 다가오는것 같아 돌아보니 건영의 차
건영 : (차를 세우고는) 왜 나와 있어
민주 : 덥구, 바람 좀 쐴려구. 늦었네
건영 : (내리며) 어, 오늘 모임이 있었어. 유라 안왔나
민주 : 마침 잘 됐어. 얘기 좀 해
건영 : 지금?
민주 : 타두 돼?
건영 : (웃으며) 타
씬 49 호텔 로비
구내 전화로 전화를 거는 유라
신호만 가고 전화는 받지 않는다
씬 50 호텔 방
침대에 기대어 앉아 술취한 호흡을 힘겹게 하고 있는 민석
전화벨은 울리지만 들리지 않는지 꼼짝도 안한다
씬 51 호텔 로비
전화를 끊고 걱정스런 표정의 유라. 어떡하나..
씬 52 조용한 곳(밤)
민주 : 장기원씨, 연락 되구 있어?
건영 : 가끔
민주 : 유라가 연애를 해
건영 : 그래?
민주 : 여태껏 한번두 해보지 않은 후회라는걸 시작한지도 모르겠어
건영 : 어떤 집안인대
민주 : 아무것두 몰라
건영 : 생각보다 쉽게 넘어갈 수두 있어
민주 : 장기원씨 아들 딸은 잘 있어?
건영 : ...결혼했어 둘 다
민주 : (쓸쓸하게) 그럼 부인하구 둘이 있겠구나
건영 : 기원이 만나야 되겠니?
민주 : 어떻게 생각해?
건영 : 사실은 지난 겨울 장기원이가 한국 들어왔을 때 만났었다
민주 : (긴장) ...
건영 : 유라...묻드라. 결혼할 때 되지 않았냐구
민주 : 아냐! 없었던 얘기루 하자. 이제와서 그 사람 도움, 받을 수두 받구 싶지두 않아.
내가 다 책임져야지. (일어나는)
건영 : (일어나는) 유라는 아무말 없어?
민주 : (고개 젖는) ..
건영 : 어느집안이건 막상 유라를 보면 흡족해 할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민주 : 난 우리 유라 사랑으루 키웠는대..
건영 : 잘 될거야
민주 : 장기원씨가 유라를 미국으루 보내라고 할 때, 그 때 그랬으면 차라리 좋을 수두 있었겠어
건영 : 유라가 즈이 엄마 떨어져서 살 수 있었을거 같애? 것두 한창 사춘기에
민주 : 내가 남의 가슴 훑어 내구 첩살이를 한것두 아니구, 난 벌 받을 이유 아무것두 없어
건영 : 그런 일은 없어
민주 : 장기원씨 결혼 사실 알던 바루 그날, 난 그 사람 놔줬다구. 그리구는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몰라.
우리 유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지 몰라
건영 : 술 마시지 마라
민주 : ..
건영 : 습관되면 안좋아. (가는)
민주 : (보다가, 따라 가는)
씬 53 호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객실 층에서 내리는 유라
복도를 걸어가는 유라
긴장..
민석의 방 앞에 선 유라, 결심한 듯 벨을 누른다
잠깐 기다리고 서 있다가 다시 벨을 누르려는데 문이 열리고 지친 민석이 보인다
유라 : (보는) ..
민석 : (놀라서) ...
유라 : (슬프게) 왜 전화를 안받아요. (하는데)
민석 : (왈칵 나와서 유라를 힘껏 안으며 슬픈 소리가 새어나는) 흐윽..
유라 : (괴롭게 안겨 있는) ..
민석 : 들어가요. (나오면서 닫혀버린 호텔문은 잠겨져 있는데, 문을 비틀어 열려 하며)
들어가요 유라씨 (잠긴 문을 거칠게 흔드는) ...
유라 : 어차피 방에는 들어갈 생각 없어요 민석씨. 나하구 같이 내려가요
민석 : (보는) ...
유라, 먼저 걸어가고
민석 안타깝게 바라보는..
씬 54 호텔 정원(밤)
민석 : 얼마나 후회하구 있었는지 몰라요. 내 태도가 유라씨 마음에 상처를 준거라구 생각했어요.
내 바보같은 태도가
유라 : 그렇지 않아요. 민석씨는 솔직했던 거예요
민석 : 내가 아까 했던 말들 다 잊어 줄 수 있어요?
약한 마음으로 했던 바보같은 말들 다 지워줄 수 있어요?
유라 : (끄덕이는)
민석 : 나만 믿어 줄 수 있어요?
유라 : (끄덕이는)
민석 : 유라씨가 당당하게 살아온것처럼, 나두 그 문제에 당당했어야 되는데,
아까 난 유라씨 마음에 상처를 줬어요. 유라씨가 공항으루 떠나자 마자 그걸 깨달았어요.
내 못난 모습을 그때야 마주칠 수 있었어요
유라 : 아니에요. 누구든 민석씨 같았을 거에요. 영화주인공 같은 사람, 현실엔 별루 없어요
민석 : 유라씨가 이렇게 다시 와준거 평생 안놓을게요
유라 : 아뇨. 민석씨가 걱정되서 온게 아니에요. 나 민석씨한테 기대구 싶었어요.
민석씨한테서 아무것두 걱정하지 말라는 말 듣구, 힘을 얻구 싶었어요
민석 : 아무것두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힘을 줄께요. (안아주는)
유라 : (안기는)
씬 55 호텔 정문 (밤)
손잡고 들어가는 두사람
씬 56 호텔 객실앞
손잡고 복도를 걸어 오는 두사람
부드러운 미소로 서로를 본다. 민석의 옆방에 선 두사람. 민석이 문을 열어주면
민석 : 잘 자요
유라 : 민석씨두요. (들어가는)
민석, 옆방으로 가서 문 열고 들어가는
씬 57 호텔 방(유라)
침대에 가만히 앉아 쓸쓸하지만 부드러운 미소 짓다가 전화를 거는
씬 58 유라네 거실(밤)
어둡고, 전화벨이 울리자 민주가 얼른 받는다
민주 : 유라니?
유라 : (필터) 엄마
민주 : (안도의 한숨과 함께) 그래..
유라 : (필터) 여기 제주도예요
민주 : (좋게) 유라야..
유리 : (필터) 엄마 걱정시켜서 미안한데, 엄마 나 있지
민주 : 혼자 있니
유라 : (필터) 그 사람은 옆 방에 있어요
민주 : 엄마는 유라를 믿어. 그렇지만 유라야, 앞으로는 이러지마 냉정해야지
유라 : (필터) 미안해요
민주 : 잘자라
씬 59 호텔 방 (유라)
유라 : 엄마두. 엄마 사랑해 (끊고 가만히...)
씬 60 유라네 거실
어두운 거실, 일어난 민주 유라방으로
씬 61 유라의 방 현우의 방
어두운 방, 스탠드 하나만 켜고, 방을 둘러 보는 민주
유라가 만든 인형들을 새삼 본다
현우의 방에서 보는 각도
민주가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현우가 유라의 빈방을 내다 보다가 노트북에 글을 쓴다
ꡒ다른 사람이 다 잊혀지고 지워져도 그녀만은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그녀 마음속에 내가 조금이라도 자리한다면 그 마음 위에 물을 뿌려 꽁꽁 얼게 하고 싶습니다ꡒ
유라의 방을 내다 보는 현우
유라의 방, 전화벨이 울리고
씬 62 진수, 수빈의 작업실
전화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수빈
유라 : (목소리) 유라는 지금 없습니다
수빈, 끊어 버리고..
씬 63 호텔 전경(깊은 밤)
씬 64 호텔 방(유라)
침대에 누워서 미소 띤 얼굴로 전화하고 있는 유라
시계는 새벽 3시반
유라 : (하품) 아뇨. 이제 저두 졸려요. 지금 몇시예요?
씬 65 호텔 방 (민석)
침대에 누워 전화하고 있는 민석
민석 : 몇신지는 나두 몰라요 자구 싶어요?
씬 66 호텔 방(유라)
유라 : 어머! 벌써 세시가 넘었어요. 우리 지금 네시간두 넘게 이러구 있쟎아요
민석 : (필터) 졸리면 자요
유라 : 아침에 만나요
민석 : (필터) 잘자요
유라 : 잘자요. (끊고, 이불 속으로 포옥...들어가는) 으으음..
씬 67 호텔 조식 부페 (아침)
맛난 음식들 있고, 유라와 민석, 서로 골라 주며 즐겁게 부페 식사를 하는
씬 68 도로
말없이 운전하고 있는 수빈, 옆에서 수빈의 눈치를 살피는 진수
진수, 뭐라 이야기 할까 하다가 포기한듯 편히 눕는다
씬 69 엘리베이터 앞
즐겁게 쳐다보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유라와 민석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열정적으로 키스하다가 무안해서 내리는 신혼부부
무안해 하며 타는 유라와 민석
씬 70 엘리베이터 앞
무안해서 서로 다른데 쳐다 보는 유라와 민석
그러다가 슬그머니 다가가는 민석인데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명랑하게 내리는 유라
웃으며 따라 내리는 민석
씬 71 뮤직 비디오 현장
촬영전, 준비를 하고 있는 수빈과 진수, 가수
씬 72 뮤직 비디오 현장
가수의 뮤직 비디오
씬 73 호텔 방 (유라)
핸드백을 챙기고 나가려는 유라
씬 74 호텔 복도
양쪽 방에서 나와서 웃으며 엘리베이터로 가는 유라와 민석
씬 75 바닷가
햇살이 아름답고, 바닷가로 들락 날락 하며 노는 두사람
바닷가를 손잡고 천천히 걷는다
씬 76 뮤직 비디오 현장
가수의 뮤직 비디오
씬 77 뮤직 비디오 현장
스텝들 다음 준비하고 있고,
가수(엄정화)와 수빈은 수빈의 차에서 콘티를 보며 이야기하다가
수빈 : (딱딱한 표정) 오케이 그럼 의상 세벌만 더 찍구 끝냅시다
정화 : 오늘 기분 안좋은가봐요
수빈 : 제가요?
정화 : 나 기분 안좋아 써 있어요 얼굴에. (내리는)
수빈 : (그런가? 싶어 얼굴을 쓰다듬는데)
정화 : 대충, 여자 때문에 마음 아픈 남자는 괜찮은데, 여자 마음 아프게는 하지 말아요.
나중에 더 후회해요. (가는)
수빈 : (생각하는)....!
씬78 유라의 집 전경 (낮)
씬 79 유라의 방
쥬스 한잔 가지고 무선 전화기 어깨에 끼고 들어오는 유라
유라 : 어, 엄마? 저 지금 집에 왔어요. 그럼, 재밌었지. 어 엄마 바쁘구나? 알았어요! 그럼 이따 봐요!
(끊는데 전화벨) 여보세요?
윤주 : (필터) 유라야, 나 윤주
유라 : 야 계속 연락 못해서 미안해
윤주 : (필터) 괜찮으면 우리 차한잔 마시자
유라 : 그럴까?
씬 80 카페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윤주
분위기가 이상하네? 보며 차 마시던 유라
유라 : 너 심각해 보인다 특별히 무슨일 있는거야?
윤주 : 그사람은 어때 잘 만나?
유라 : 음 괜찮아
윤주 : 예전에는 뭐든지 우리 다 얘기 했던거 같은데 요즘은 좀 달라진거 같애
유라 : 아니 뭐 별루, 할 얘기가 없어 그냥 그렇지 뭐, 만나서 밥먹구, 차 마시구, 그냥
윤주 : 좋아?
유라 : 뭐, 그사람?
윤주 : 결혼 얘기 없니?
유라 : 그게 뭐 얘기 한다구 쉽게 되니 너 왜 그래? 설마 내가 남자 만나서 질투가 나는건 아닐테구.
분위기가 좀 이상하네
윤주 : 우리한테 정식으루 소개 좀 해줘
유라 : 우리?
윤주 : 어! 수빈이 진수 나
유라 : 어...봐서. (하는데)
윤주의 핸드폰이 울리고
윤주 : 네 여보세요? (잠깐 사이. 깜짝 놀라서 유라를 보며) 어, 그래
유라 : (누구 전환대 저러지? 보는)
윤주 : 응? 지금? 유라하구 차마셔
유라 : 누구야?
윤주 : (전화에) 화실 앞. (유라에게) 수빈이
유라 : 야야야야 좀 줘봐 줘봐. (뺏는) 여보시오! 야 너 뭐냐
씬 81 뮤직 비디오 현장
촬영 끝났고, 세워둔 차안의 핸드폰
수빈 : (굳어진 표정으로) 뭐가?
유라 : (필터) 넌 윤주한테는 핸드폰까지 하면서 나한테는 통 전화두 없냐
수빈 : ..
유라 : (필터) 여보세요?
수빈 : 말해
유라 : (필터) 너 어디니?
수빈 : 왜?
씬 82 카페
유라 : 어쭈? 왜긴 왜야 너 와서 저녁 먹을래
수빈 : (필터) 지금 막 촬영 끝냈어. 스텝들하구 먹고 작업실 또 가봐야 돼
유라 : 그래?
수빈 : (필터) 윤주 좀 바꿔 줄래?
유라 : ...? (전화 주며) 너 바꾸래는데?
윤주 : (어색하게 받아서) 어, 나야. (아무래도 이상하게 쳐다보는 유라) 아니. 괜찮아. 아니, 됐어.
그래 그래 응 (끊는)
유라 : 뭐야? 무슨 암호처럼?
윤주 : 응?
유라 : 아니, 괜찮아, 아니, 그래. 야 니들 사귀니 챠! 전화 왜 했대?
윤주 : 그냥... 했나봐
유라 : 하이고, 내가 요즘 쬐끔 바뻐서 신경을 못 써줬더니, 너한테 전화구나
윤주 : (보는)...
유라 : (박수 딱!) 윤주야! 너 차라리 수빈이하구 사귀는게 어떠니?
윤주 : (놀라서)...
유라 : 걔, 괜찮잖아. 곰살맞구, 익살맞구, 재미나구, 귀엽구, 그 정도면 뭐, 키두 크구 운동 잘하구
그래! 니들 어울리겠다
윤주 : (시계보는)
유라 : 수빈이 싫어?
윤주 : 수빈이가 내가 싫겠지
유라 : 니가 어디가 어때서?
윤주 : 너 수빈이 마음 모르니?
유라 : (생뚱) 응?
윤주 : 수빈이 너 좋아하쟎아?
유라 : 야, 그건
윤주 : (O.L) 나 저녁 약속 있어 유라야
유라 : (정말 이상하네..?) 그래? 누구랑?
윤주 : 화실 학생들 (시계보는)
유라 : 그럼 그만 일어나자. (일어나는)
윤주 : (일어나는) 미안해
유라 : 기집애, 그럴걸 여기까지 나오라 그러냐
윤주 : 너 어차피 그사람 저녁 때쯤 만날 줄 알았지
유라 : (웃으며) 으응. 그사람 며칠 바쁠거야 아마. 일이 좀 밀렸을테니까
윤주 : (계산서 뽑으며) 계산 내가 할께. (가는)
유라 : 당연하지 야 차 잘 마셨다! (나가는)
씬 83 카페 밖
나오는 유라와 윤주인데, 울리는 유라의 삐삐
확인하더니 얼굴 확 밝아지며
유라 : 니 말이 딱 맞다 그사람이네
윤주 : 전화 줄까 (꺼내려는)
유라 : 아냐, 너 들어가 공중 전화 하면 돼
윤주 : 갈께
유라 : 다음엔 저녁 같이 먹자, 이사람하구
윤주 : 그래. (가는)
유라 : (밝은 표정으로 공중전화 살피는)
씬 84 민석의 사무실
민석 : (긴장된 표정 전화에) 아뇨, 우선은 여기서 봤음 좋겠는데...직원들 다 퇴근 시켰어요
유라씨하구 조용하게 얘기 좀 할려구요
씬 85 공중전화
유라 : (시계보며) 알았어요. 지금 갈께요. 네 (끊고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 느끼고 공중전화에서 나오는
씬 86 길거리
운전하는 유라
뭔가 기분이 좀 그렇고
씬 87 민석의 사무실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민석
씬 88 민석의 사무실 앞
창가에 서 있는 민석, 빌딩으로 들어가는 유라
씬 89 민석의 사무실
차한잔을 주며 앉는 민석
긴장한 유라
유라 : 웬지 긴장되요. 민석씨 분위기가
민석 : 내 말 오해하지 말구 들어요 유라씨
유라 : ....?
민석 : 오해하면 안되요
유라 : (웃으며) 그러지 말아요 정말 긴장된다구요
민석 : 생각해 봤는데
유라 : (보는)
민석 : 말씀 안드리는게 좋겠어요
유라 : 네?
민석 : 중요한건 유라씨하구 나예요 사랑하는 것두 유라씨하구 나 우리 둘입니다
유라 : ...
민석 : 저희 부모님께는 유라씨 아버님 돌아가신걸로 합시다
유라 : ...! 민석씨
민석 : 기분으루 생각하지 말구, 감정으루 판단하지 말구
유라 : (O.L) 민석씨
민석 : 날 똑바루 봐요 난 유라씨 없이는 이미 안되요. 그래서 이성을 움직이기루 했어요
유라 : 그게 민석씨 이성이예요? 부모님께 거짓말 하는거, 그게 민석씨 최선이세요?
민석 : 유라씨
유라 : 내가 여태까지 사람을 잘 못 본 모양이예요! (벌떡 일어나며) 아주 잘 못 봤어요
민석 : (일어나며) 필요 없는 문제루 유라씨 다치게 하구 싶지 않아서 그래요! 내 마음 몰라요?
유라씨 조금이라두 편하게 해줄려구! 아무것두 중요한거 아니니까, 유라씨하구 나!
우리 둘 말구는 나한테 소중한게 아무것두 없다구요
유라 : 나는 나예요! 다른 나루 보여질 수두! 다른 나처럼 행동할 수두! 남처럼 말할 수두 없어요
우리 엄마하구 나! 여태 그렇게 살지 않았다구요
민석 : 우리 둘만 생각하면 되잖아요! 다른 사람 왜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유라씨를 누구루 알건,
누구처럼 대하건! 우리 둘만 생각하면 되는 거라구요
유라 : 민석씨한테 내가, 아니, 민석씨 그 대단한 집안에 내가 그렇게 힘든 여자라는거 부딪쳐 보기두
전에 미리 알게 된 셈이군요. 그래요 많이 상처 입기 전에 이렇게 알려 줘서 고마워요. (나가는)
민석 (안타까운 호흡)
탕! 닫고 나가버린 유라
속상하고 가슴 답답한 민석
씬 90 길거리 (밤)
이를 꽉 다물었지만 눈물 줄줄 흘리며 운전하는 유라
기어코 호흡 흐느끼며 울게 되는 유라
씬 91 길거리 (밤)
한쪽으로 차를 비켜 세우고 속상해서 울고 있던 유라
화까지 나서 소리 치고 운다
씬 92 진수, 수빈의 작업실 앞
수빈의 차가 세워져 있는 곳에 유라의 차가 와서 급하게 서고
씬 93 진수, 수빈의 작업실
밖에서 심하게 문을 두드리며 수빈을 부르는 유라의 목소리
유라 : (목소리) 수빈아! 수빈아! 수빈아아...! 수빈아!
냉장고에서 맥주 꺼내 따고 있던 수빈 맥주캔을 던져 버리고 문을 열고 나간다
씬 94 진수, 수빈의 작업실 앞
급히 문을 열고 나온 수빈
벽에 기댄채 울고 있는 유라
수빈 : (놀라서) 유라야
유라 : (확 안겨서 울며) 수빈아...
스톱 모션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