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장태산의 메타세콰이아길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다시 돌아온 계절을 맞아 지금 한창 노랗게 물들고는 또 흩날려 떨어지고 있다.
제법 알싸한 날들이다. 과연 숲이라 아침엔 냉랭한 기온에 손발이 시리더니 햇살이 퍼지면서 비로소 살겠다.
환한 햇빛을 받으면서 메타세쿼이아 숲도 해사하게 피어난다.
의식 잃고 쓰러져 있는 게 아니다.
놀러 온 일단의 아가씨들이 각종 콘셉트를 연출하며 사진들을 찍고 있다.
카르페 디엠.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현재를 즐기는,
자유분방한 젊음의
저 싱그런 아름다움이여.
나는 가시나무라서 당신이 편히 쉴 곳이 없다는 하덕규의 노래도 있거니와 나는 가시나무가 아니라 남을 포용할 공간이 없어서 누구를 안지 못하겠다.
젊은 날의 몇 번의 연애를 할 때는 몰랐었는데 이제 비로소 알겠다.
그 모든 이별의 근원은 내 작은 공간이었음을.
고요한 숲,
숲의 침묵이 좋다.
장태산 숲속 길에 지금 만추의 정취가 가득하니 진짜 가을을 실감하겠다.
곧 이 길에 눈 내리고 겨울 오겠지.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이 유명하지만 장태산휴양림에도
수천그루의 메타세콰이어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나가며 자라는 메타세콰이어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다가
나무 중간 높이에 만들어 놓은 데크길을 걸어가면
명물 '스카이타워'를 만나게 된다.
높이 27m,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보통 30m로
거의 비슷한 높이가 되어 한층 편안한 눈길로 바라보게 된다.
계단이 아닌 나선형으로 만들어 놓은 길.
꼭대기까지 빙글빙글 돌아서 올라가노라니 약간 흔들리는 느낌...
스카이타워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풍경
다시 내려가며...
빛의 방향에 따라 옅은 색감으로...
만남의 숲
임창봉선생(1922~2002)이 1973년 건설사업을 정리하고 사재를 털어 평생 숙원이던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20년간 메타세콰이어숲을 조성해 놓았다고...
그 결과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휴양림으로 지정되었고 지금의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숲이 탄생했다.
그의 시대가 가고 난후에 대전시에서 인수해 리모델링을 해 놓았다고.
단풍의 황홀한 시기가 지나면 그 뒤를 이어 11월 중,하순에
붉게 타오르는 메타세콰이어 단풍 불투명하다고 할까 그윽한
붉은 색감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익산의 시골 '토박이식당'에서 곤드레고등어조림으로 점심을 든 후 해발이 높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고돌아서
진안의 모래재길을 찾아갔다. 담양처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펼쳐지는 곳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고 여성모델을 앞세워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는데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불청객인 우리가 꼽사리로 껴서 사진을 찍어댔으니...
작가들은 이 때 한시간에 한대꼴로 다니는 '행복한 무진장'
주황색 버스가 한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무진장은 무주, 진안, 장수를 말한다고...
머핀님이 드론을 띄워 분위기를 업시키고
나는 신기해서 드론이 모델인양 자꾸 찍어보았다.
진안의 용담호
용담호는 진안군 용담면 금강상류에 다목적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호수이다.
진안읍과 5개면을 수몰시켜 실향민에게는 아픔을 주었지만 그들을 위로해서
용담호 주변에 '망향의 동산'이 조성되었고
호반도로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라고 한다.
생각보다 규모가 굉장히 큰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