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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의 이산가족 상봉기
제 6 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기(記)
~~ 금강산에서 육로를 통한 이산가족 첫 상봉 ~~
<상봉기에 앞서...>
▶ 2000년에 이산가족 신청한 것이 이제야....
.2000년도에 고모할머니께서 행여나, 혹시나 싶어 6.25 때 행방불명되신 작은 할아버지(고모할머니의 동생) 생사를 알기 위해 적십자사에 신청하셨는데...
그 이후 아무 소식이 없어 역시나 ...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었죠.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잊혀진 듯 했으나 올 해 구정 설이 다가오기 며칠 전에 걸려온 전화.... 담양경찰서에서 ???
담양경찰서 관계자가 우리 가족, 친척관계를 물으시기에 어리둥절하기고 하고 뭔 일인가 싶었는데.... 작은 할아버지를 부르시는
것이 아닌가 !!!
알고 보니 2000년도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신청으로 북에 계신 작은 할아버지께서 생존해 계신다는 연락 !!! 그리고 연세가 많아
상봉의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말씀 !!!
이럴수가~
.이산가족 신청한 고모할머니(현재 서울 거주)께 연락이 되지 않았는지 담양경찰서 관계자가 제적등본을 확인한 후 (고향이 담양)
본인 집으로 연락이 왔네요.
급한 마음에 고모할머니 및 친척에게 연락을 하고는 당황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더군요.
물론 저는 본 적도 없기에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막상
살아 계신다는 연락을 받으니 제 가슴도 솜방망이로 내리치는 듯한 느낌입니다.
얼마 전에 구정 설을 쉬기 위해 하와이에서 오신 어머님께서도 설
차례를 준비하시면서 왠지 작은 할아버지(어머니의 막내 시아버지) 상을 차리지 말까 ?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시네요. 느낌이
와 닿았을까요 ?
▶ 상황은 역전... 후보자 명단에서 겨우 턱걸이로 ~
.설이 지난 후 상봉자 명단이 속속히 공개는 되어 200명 상봉 후보자 명단에는 포함되어 있었지만 최종 100명 명단에는 없더군요..
고모할머님은 의외로 실망하시지는 않았어요. 동생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셨더군요.
그래도 마음 한 구석 자리잡은 상봉의 미련에 위로가 될 것 같아
" 할머님 .. 작은 할아버님이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다행이잖아요. 담엔 분명 우선 순위로 뽑힐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날씨가
추우니 날이 풀려서 가면 더 좋잖아요 "
.며칠동안 흥분되는 마음은 차가운 찬물이 되어 식어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대한적십자사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1분이 취소되는 바람에 우리가 갈 수 있다고 하네요.
또 다시 흥분의 물결이 일어납니다.
이미 상봉 확정된 분은 차분히 준비를 하였겠지만 우리들은 며칠
남겨두고 허겁지겁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우선 할아버지, 할머니 9남매 중 생존하신 3분(고모할머니.. 서울
거주) 과 본인의 아버님, 그리고 모시고 갈 나.... 뽀좌관 역할이랍니다..^^ 인원은 5명까지 제한을 두는 군요
이렇게 5명이 가기로 신청하고 방북자의 이름, 주민번호, 주소,
사진 4매, 10만원 입금(다른 추가 비용 없음... 그 외 적십자사
부담) 하였지요.
.대한적십자사 홈피에 들어가 보니 제6차 이산가족 '상봉단' 안내문이 있고 제6차 이산가족 '방북단' 안내문이 있네요.
이산가족 '상봉단' 은 금강산 상봉 일정이 2월 20-22일까지네요.
(남측 이산가족-북측 상봉자 1명 상봉)
이산가족 '방북단' 은 금강산 상봉 일정이 2월 23-25일까지네요.
(남측 상봉자 1명-북측 이산가족 상봉)
이리저리 안내문을 보고 준비물을 하나씩 챙깁니다.
비교적 자세한 일정도 없고, 금강산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겠네요..
대한적십자사 전화연락은 한동안 불통이 될 정도인데 겨우 연락이
되어 물어보니 자세한 일정은 사전집결지인 속초 한화콘도에서 알려준다고 하네요.. 북측에서 사정이 생기면 변동될 수도 있다고도
하구요
▶ 무슨 준비를 할까 ?
.에구~ 일정을 확실히 알아야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일단 금강산 간다고 하니깐 산행 차림을 할까 ?... 으음.... 이거
산행 차림하면 나 혼자 너무 튈 것 같은데... ^^ ... 그래도 일단
챙기자... 등산복 집어넣고 등산화도 집어넣고,...
아 참.. 장갑도 넣고, 스카프도 챙기고, 나침반.... 혹시나 싶어.. 작은 것으로 가지고 가자.
여행용 가방이 적구나 .. 바꿔야지 .... 역시나 배낭이 최고다.
ㅋㅋㅋ...
그 외 짐은 바퀴 달린 가방으로 ...
작은 할아버지께 드릴 선물도 넣고...
▶ 산에도 못 가고 ... 방콕하고 있으니...
.16일(일)은 이렇게 어영부영 준비하다보니 산에도 못 가게 되네요.
대충 짐 정리하고 난 후 (정리 한 것도 없네요 ^^) 그 날 모처럼
방콕하고 있으니 몸살나네요... 티브이 리모콘 가지고 하루종일
장난이나 치고 있으니까...
지금 즈음 우리 산악회 팀들은 산 어디에 있을 낀데...
이제 밥 먹겠지... 이제 곧 하산하겠네...
에구~ 지금은 하산주 신나게 하겠네....
아이구~~ 허리가 다 아프네...
▶ 걱정 반 .. 긴장 반
.상봉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생각하신 아버님은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날이 2월19일 이었으나 겨우 턱걸이한 상봉기회에 17일에 귀국하신 답니다.
거동이 조금 불편하시고 귀국하자마자 바로 다음날부터 상봉일정에 맞추어 가시자니 시차와 날씨 변화에 적응이 어려울 것 같아
내심 무척이나 걱정했습니다.
더군다나 금강산 간다고 하니 산행(^^.. 산책 정도겠지만)도 힘들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솔직히 상봉의 재회보다는 ... 금강산의 산행보다는 ... 첫
육로인 동해선 임시도로를 통해 북에 간다는 기회보다는... 연로하신 할머님과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을 모시고 가는 것이 더 걱정이네요...
* 2월 18일
▶ 강릉에서 미리 1박하고,,,
.안내문에 의하면 사전집결은 19일 (수) 속초 한화콘도 3시까지이네요.
19일 당일 대구에서 일찍 출발하면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겠지만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리 18일에 강릉으로 갑니다.
강릉 이모 댁이 있으니 거기서 미리 1박 하려고...
북대구 터미널에서 오후 4시 출발하는 강릉행 버스에 아버님과 함께 나섭니다.
예전 같으면 동대구역에서 강릉까지 기차로 7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버스는 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를 경유하여 가니 약 3시간
40분이 소요되네요...
평소 산행하면서 중앙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자주 다녀간 곳이라 편안하게 갑니다.
이모댁에 도착하여 1박 합니다.
* 2월 19일
▶ 속초 한화콘도 - 사전집결 및 등록, 안내설명회
.강릉에서 하루 보낸 후 집결장소인 속초로 향합니다.(9;55 출)
약 1시간 15분이 소요되네요 (11;10분 도착)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오신 봉사원들이 마중
나오셔서 코란도 차로 한화콘도까지 태워다 주시는군요 ... 고마워요
(안내문 내용 ; 집결일 당일 속초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는 적십자 봉사원이 차량을 준비하여 한화콘도까지 친절히 안내할 계획입니다.)
날씨가 우중충하네요.. 비가 올 것 같고 눈이 내릴 것 같고요..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화콘도까지 약 10여분이 걸리네요
-한화콘도-
.우리가 좀 일찍 왔나요 ? 아직까지 많은 상봉가족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군요.
노란색 조끼를 입은 대한적십자사 봉사원들이 접수 준비를 하고
있군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 고맙고요~ ^^
점차 상봉가족들이 속속히 도착하구요. 대한적십자 관계자와 기자
분들도 도착하네요.
서울에서 출발하신 고모 할머님 3분도 도착하네요.
짐이 장난이 아니네요. 작은 할아버지(고모할머님의 동생)께 드릴
선물꾸러미가 많네요
상봉가족들의 표정을 보니 조금씩은 상기된 표정이네요. 제대로
잠은 주무셨는지..
아마 제가 상봉가족 중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것 같네요..
비가 조금씩 내리네요...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히네요
-대한적십자사 접수 준비-
.3시부터 접수를 하고 숙소를 배정 받습니다.
상봉일정 안내문을 받고 목에 거는 명찰을 받습니다.
이제부터 이 명찰은 계속 목에 걸고 다녀야 합니다. 신분증이나
다름없어요.
북측 상봉자에게 전달할 선물 가방은 상봉가족들이 일일이 들고
다닐 수 없으니 별도로 보관하여 운송할 거라고 하네요.
이미 취재에 열을 올리시는 기자단과 방송국 카메라...
대부분 연로하신 상봉가족 위주로 취재와 인터뷰를 하네요..
저도 카메라에 여러 번 비춰진 듯 한데 TV에 나오려나 ?.. 편집되면 안 되는데..^^
연세가 있으신 분은 미리 혈압검사를 하네요.
-혈압검사-
.이제 배정 받은 4층 숙소로 들어가 잠시 쉬었다가 4시경에 방북
안내설명회가 있다고 하네요
7층에서 안내설명회 전에 혈액검사를 받으니 공교롭게도 우리들은
모두 B형이네요.
-혈액검사-
.7층 에머랄드 홀과 크리스탈 홀에 나누어서 교육을 듣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의 인사말을 필두로 정부의 대북정책과 최근
북한 실상, 이산가족 상봉 절차 및 방북시 행동요령, 건강상 유의사항 등등 관계자들이 나오셔서 설명을 해 주시네요
-설명회 ; 비디오 교육이 아니라 건너편 홀에서 넘어온 생방송 화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교육 내용은 ...
" 늙으신 노인이 스케치북에 이북에 계신 조상의 묘과 약도를 그리면서... 내가 죽으면 후손들이 어찌 찾아갈 수 있겠느냐 ? 내
살아 생전에 너희들에게 약도를 남겨야 나중에 찾아 갈 것이 아닌가 ? "
"북한의 전력생산량이 인천의 전기소비량과 비슷... 온정리에 있는 현대아산의 건물들은 불빛이 훤한데... 건너편 동네는 깜깜하거나 희미해..."
"북한은 위장병이 많다고... 식량이 부족하니 대용식으로 먹는 것이 원인이 되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떳떳이 말하되 정치적 논쟁이나 문제시되는
발언은 안 하는 것이 좋아... 북측 상봉자도 김OO에 대한 언행이
있을 수도 있으니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좋아.."
"북측 구역에서는 함부로 사진 찍지 마라.. "
."북측 금강산 여관에서 나오는 술(들쭉술)은 되도록 조금만 마시도록... 소주보다 약한 것 같아 홀짝 홀짝 마시다 보면 뒤로 넘어갈(^^) 수도 있어.... 40도가 넘는 술이라... "
"북측 상봉자가 우리에게 김OO장군께 보낼 편지(감사의 글, 충성하겠다는 글 등등... )를 써달라고 하니 주의하도록...."
"북측 상봉자를 만나 들뜬 나머지 남으로 데려가려고 떼쓰지도 말고 북에 남으려고도 하지말고 .. ^^ "
"남한, 북한은 남측(또는 남쪽)과 북측(북쪽)으로 약속한 단어"
"북한 아가씨는 선생으로 부를 것(아가씨는 북에서는 몸 파는 여자로 생각), 수표 해달라는 말은 남측 말로 이름 써 달라... 일
없다는 말은 남측 말로 괜찮다는 말..."
"북측에서는 남측의 이산가족 상봉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아마 생활이 어려우니 북측의 당 지원보다는 남측의 이산가족 지원이 더 필요하니깐...)"
.6시경 교육이 끝나고 여기서 바로 저녁식사를 합니다. 뷔페로..
식사를 끝내고는 숙소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의료진이
방문을 하네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TV를 보면 안타가운 현장을 계속 보게됩니다.
대구 지하철 사고가 자꾸 자꾸 커져 가네요... 슬프네요
밤늦은 시각인데도 저는 잠이 잘 안 오네요..
상봉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 방이 넘 덥네요..^^
<<<<< 금강산 상봉기 >>>>>
▶ <일시> 2003. 2. 20(목) ~ 22(토)
▶ <인원> 고모할머님 3분, 아버님, 본인 ; 5명
*南측 상봉단 ; 남측 가족·친척 461명과 정부와 대한적십자사 지원 인원 70명, 기자단 30명 등 총 561명(당초 남측 상봉가족·친척은 465명으로 예상됐으나, 19일 집결지인 속초에 2명이 도착하지 않았고, 다른 2명은 20일 새벽 건강이 좋지 않아 금강산행을
포기했다.)
*北측 상봉단 ; 북측 이산가족은 모두 99명(당초 100명이었으나,
윤 기(여 ·71)씨가 만나기를 희망한 남쪽 가족 중 어머니 최명희(94)씨가 중환이라는 이유로 상봉을 포기했다.)
▶ <개요...>
.육로를 통한 첫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점과 운이 좋게도 턱걸이하여 상봉자 명단에 뽑힌 점과 제가 직접 경험한 이산가족의 아픔, 조국의 현실과 햇빛정책과 대한적십자사, 현대아산(주)의 지원과 후원을 알 수 있었습니다.
2박3일 이라는 상봉 일정에 비하면 직접 만난 시간은 대략 10시간 30분 정도이었으며, 상봉일정 중 많은 인원, 연로하신
분 등의 이유로 이동, 대기 시간 등이 길어 다소 피곤한 점이
많았다고 하네요
금강산은 멀리서만 바라보고 왔구요...
상봉의 기쁨보다는 이별의 슬픔이 더 크네요
.본 내용 중 부과 설명된 부분은 보고 듣고 질문하여 알게 된
이야기이니 사실과 다르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사진보다는 단체사진, 전체 분위기 위주로 소개했구요
특별히 곤란하다고 느끼는 사항은 제외했습니다.
▶ <상봉 일정 요약> - 시간은 일정표 기준
* 금강산 첫째날 (2. 20 목)
속초 한화 콘도 (06*30-08*00)- 조식, 출발
해금강 호텔 (13*40-16*00) - 도착, 중식
온정각휴게소 (16*00-18*00) - 단체상봉
온정각휴게소 (19*00-21*00) - 환영만찬(남북 가족 함께)
해금강호텔 (21*00~) - 숙소
* 금강산 둘째 날 (2. 21 금)
해금강 호텔 (06*00-08*00) - 조식
해금강 호텔 (10*00-12*00) - 개별상봉(남북 가족끼리)
금강산여관 (13*00-15*00) - 공동중식(남북 가족 함께)
현대문화회관 (16*00-17*30 - 평양 모란봉 교예단 서커스 공연 관람(남북 가족 함께)
온정각휴게소 (18*00-20*00)- 석식
해금강호텔 (20*30~) - 숙소
* 금강산 셋째 날 (2. 22 토)
해금강 호텔 (06*00-08*00) - 조식
온정각 휴게소 (09*00-10*00) - 작별상봉
해금강 호텔 (10*00-13*30) - 중식, 귀환 준비
속초 한화콘도 (17*30) - 도착, 해산
<<<<< 상봉기 >>>>>
* 금강산 첫째 날 (2. 20 목)
▶ 가자 ~~ 금강산으로 ... 첫 육로를 따라
.들뜬 마음으로 일어납니다. 아침은 간단하게 황태국이 나오네요
출발 직전의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기자와 방송국의 카메라는 바삐 움직이고..
적십자사 관계자, 금강산 가이드 요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마치 우리가 산행 안내하듯이 무전기 들고 " 아.. 준비 다 됐는가요 ?.. 인원파악 해 주세요 ... 모두 승차 하셨습니까 ?..."
들뜬 상봉가족들은 이제 진짜로 가는 건지.. 모르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차분하게 차에 승차하네요.
-대기중인 차량-
.09시경 45인승 버스가 출발합니다. 서로 서로 꼬리를 물고 갑니다.
우리 조 안내 맡으신 조장님(女. 대전 적십자혈액원)과 금강산 가이드 요원들과 함께 승차했죠. 26호차에..
금강산 가이드 요원들의 명찰에는 현대아산(주) 이라고 되어있는데 따로 가이드업체가 있다고 하네요. 현대아산(주) 소속이 아닌
남측 금강산 가이드업체에서 파견(?)하신 것 같네요.
남측의 통행 검사증인 '대한민국 출입신고서(출발)[법무부]' 와
'금강산 관광 이용권[현대아산(주)]' 을 받습니다.
소지품 중에서 카메라 중 망원렌즈(일반 카메라는 괜찮습니다. 괜찮고요~)와 휴대폰, 충전기, 밧데리, 전자수첩, 나침반, 신분증
등등은 모두 가이드에게 보관해야 되네요...
현금, 달러나 신용카드는 직접 소지해도 괜찮다고 하네요.
어제 내린 눈이 조금 도로 바닥에 쌓인 듯 했으나 지금은 괜찮네요..
지금은 눈도 그치고 육로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의 현수막이 달린.. 길게 꼬리 물고 가는 버스 행렬은 도로 옆 지나가는 행인들의 축하를 받습니다.
▶ 통일전망대, 남측 CIQ에서 금강산 버스를 갈아타고...
7번 국도를 따라 고성을 통과하면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날씨가
점점 좋아지네요
민통선을 통과하여 (10*05) 통일전망대에 도착합니다. (10*13~)
우리는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현대아산(주)의 금강산 버스(33인승)가 아직 도착이 안 되었군요.. 잠시 내려 미리 오신 대한적십자사의 봉사자들이 준비하신 커피와 녹차를 마시며 잠시나마 기다립니다.
남측 CIQ라고 하는 임시 남북 출입관리 연락사무소에서 가방, 짐
X-RAY 검사와 카메라 검사를 마치고 금강산 버스 9호 차로 갈아탑니다.
기다리고 CIQ 통과하고 인원파악 다시 하는 게 시간이 좀 걸리네요
-차창 밖으로 금강산 버스가 오네요-
▶ 동해선 임시도로(비포장)를 따라... 육로 길
.비무장지대로 들어갑니다. 날씨는 좋아지네요. 날씨가 안 추운
게 다행입니다.
마지막 비무장지대 문을 통과하면서 첫 육로인 동해선 임시도로(비포장)를 따라 갑니다.
이제부터 북측 지역으로 들어갑니다. (12*20) 창밖으로만 유심히
눈길이 돌려집니다.
<군사분계선 200 m> 표지판을 지났지요.
38선을 보니 여기가 진짜 조국의 현실이 눈에 보이더군요.
눈에 보이는 것은 나무 한 포기 잘 보이지 않은 조그마한 야산이
... 마치 세미클라이밍 지대와 같은 매끈한 바위로 덮인 멋진 바위 암릉 산이네요.
포크레인이 가끔씩 눈에 보이는데 .. 현대네요.. 현대에서 많은
힘을 기울이는 것을 직접 보니 고맙기까지 하네요..
이곳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주변 풍경을 찍을 수가 없었죠.
▶ 북측 인민군
.비포장 길옆에는 띄엄띄엄 서 있는 인민군... 한 사람씩 곳곳에
경계를 서고 있는 것이 조금은.. 서글퍼 보입니다. 눈동자 하나
안 돌아가는 차려 부동자세로 가만히 서 있습니다.
버스가 멈추네요.. 뭔 일이 있나 ? ... 버스출입문이 열리면서 북
인민군 2명이 올라타네요.
경무관이란 완장을 차고 버스 내를 둘러보더니 내려가더니 화물칸을 살피고는 가더라구요.
인원파악 및 화물 짐을 살피기 위해서 ...
처음으로 인민군의 모습을 봤답니다.
똑 같은 한민족인데도 언뜻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하게만 보려고
하는 내 자신이 오히려 더 이상해지네요. 한편으로는 겁도 나기도
하고.. ㅎㅎㅎㅎ
.다시 비포장길을 20~30 km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갑니다. 강을
건너 (남강 또는 적벽강이라고 하네요) 포장길이 이어집니다.
길 옆 조그마한 마을에 집이 띄엄띄엄 있는데 남측으로 보면 마치
50~60년대 구식 집 같네요. 집집마다 집 구조 및 모양도 똑같구요..
간간이 눈에 띄는 빨간 글자 .. 마치 구호와도 같은 문구... 상상이 가시겠죠 !!
금강산 청년역을 지나 또다시 매끈하게 생긴 바위산이 보입니다.
바위산 정상부에 마치 매가 전방을 향한 채 앉아 있는 모양이라고
매바위라고 부르는 조그마한 바위가 있네요..
이 곳 온정리 주민들은 이 매바위산을 신성시한다고 하네요.
▶ 해금강 호텔 도착... 외금강 구역
.바다가 보이는 항구에 도착하니 이곳이 고성항 입니다.
해상호텔인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해금강 호텔(움직이는 배는 아님)과 그 옆에는 설봉호(현대 아산 운영.. 배)가 떠 있고요.
우리가 숙식하게 될 곳이자 외금강 구역이며 저 멀리 금강산 자락이 조망되네요
이 곳 전체가 금강산 구역이라고 해도 되지만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 및 일만 이천 봉의 장관은 보이지 않네요.. 날씨만 좋으면
비로봉이 보인다고 하는데... 능선 위에는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네요.
버스에 내려 북측 CIQ에서 가방, 짐 X-RAY 검사와 카메라 검사를
마치고 각자가 정해진 숙소인 해금강 호텔과 설봉호로 들어갑니다.
먼저 해금강호텔에서 중식을 하고(갈비탕) 배정 받은 숙소로 들어갑니다.
숙소 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 어어~~ 미세하게나마 약간 움직이는 것 같아요 !
아 차 ! 지금 바다 위에 호텔이 떠 있지.. ㅋㅋㅋ...
-북측 CIQ 건물-
-해금강 호텔 ; 멀리 외금강 전경이 조망되는 고성항에 위치하며 북측 지역에 설립한 최초의 해상호텔로 현대아산이 운영하고 있으며 80여명의 우리 조선족 동포직원도 있다고 한다. -
-해금강 호텔에서 바라본 외금강산-
-설봉호 ; 해금강 호텔에서 찍은 사진-
▶ 온정각휴게소 (16*00-18*00) - 단체상봉, 53년 만에 감격의 재회
.간단하게 짐 정리 후 다시 금강산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립고도 그리운 상봉가족을 만나러 갑니다.
가는 길은 멀지 않으나 서행(20~30 km)하여 15분여를 가니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온정각휴게소에서 다시 내립니다.(3*52)
-온정각 휴게소 정면, 뒷 바위 산이 무척이나 좋네요-
-온정각 휴게소 ; 왼쪽 차가 있는 곳이 사진 현상소-
-현대문화회관 ; 온정각 휴게소 옆에 있습니다. 평양 모란봉 교예단 공연은 여기서 보았죠-
-김정숙 (김일성의 둘째 처이자 김정일의 친 어머니) 휴양지-
.온정각휴게소(1층) ABC동 중에서 우리는 B동으로 들어가 우리 가족의 번호판이 있는 테이블에 앉아 기다립니다.
북측 상봉자는 4시에 입장한다고 하는데 이제 .. 곧 .. 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아아... 입구에서 손을 흔들며 들어오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테이블 위에 있는 번호를 보며 찾아오시는 것 같아요.
-북측 상봉자 입장하는 모습-
.입구 앞에서는 벌써 울음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 테이블 앞으로 중절모를 쓰시고 다가오시는 분이.... " 여러분 ! 반갑습니다..... "
할머님은 50여년 전에 이별하신 작은 할아버님의 그때의 얼굴이
똑같이 남아 있는 듯 알아보시고 얼싸안고 ....
순간 온정각휴게소에는 50여년 만에 혈육을 그리던 감격의 울음이
진동합니다.
전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린 채 울음바다 분위기에 휩싸여 아무것도
못하고 서 있고 말았습니다.
.잠시나마 진한 재회의 기쁨과 눈물은 가라앉고 대부분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은 할아버님은 먼저.." 내가 북으로 혼자 가서 이렇게 잘 된 것은 위대하신 김OO 장군의 은총과 당의 덕택에... 내가 여기서 대학도 두 번 나오고 훈장도 여러 번 받고 ... 학사에... 명예기사에... 2남2녀를 두었는데 군사학교에... 김일성 대학에... 다 잘
되고 있지... "
순간 저는 놀랐지요. 혈육보다 진한 것이 또 있을까요 ?
북한이 아무리 사상교육이 잘 되어있다지만 "위대하신 김OO 장군의 은총과 당의 덕택에.." 란 말을 직접 듣고는.... 아~~ 이게 아니구나 ! 하는 것을 느꼈죠.
되도록 김OO장군, 당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우리들은 다른 이야기로 돌리려고 애를 씁니다.
이 순간이 슬픕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야 작은 할아버님은 어머님(저로서는 증조 할머니)의 사망소식과 친척 소식을 묻더군요.
첨엔 북측의 가족도 함께 나오는 줄 알았죠.. 그게 아니더라구요.
북측 상봉자 1명과 남측 가족(5명까지)이 만나는 거죠.
대신 할아버님께서 가족 사진을 5개 만들어 나누어주시네요. 가족들의 편지와 함께...
남측 안내자와 기자, 북측 안내자와 기자들은 취재하기에 바쁘네요.
분위기는 점점 더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바뀌면서 처음에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담화를 나눕니다.
-북측 기자 ; 편지를 보는 듯-
-북측 여 기자 ; 나를 보고 있는 건지..ㅋㅋ-
▶ 온정각휴게소 (19*00-21*00) - 환영만찬(남북 가족 함께)
.단체상봉을 마치고 북측 상봉자는 근접한 거리에 있는 금강산 여관으로 가고 남측은 잠시 밖으로 나옵니다.
온정각휴게소에서 저녁 및 환영만찬 준비관계로 자리를 비워주는
사이에 저는 사진현상소(옆 건물에 있음.. 현대아산 운영)로 가서
필름을 맡깁니다.
다시 온정각휴게소에 들어와 남북 가족과 함께 환영만찬을 합니다.
특별한 것은 없고 식사 같이 하면서 술도 한 잔 하는 자리이죠.
현대아산 식당에서 나오는 된장찌개 한정식이라 편히 먹습니다.
첫 만남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이야기는 끝이 없이 이어집니다. 조금 전에 뽑은 사진을 할아버님께 드립니다.
북측 안내자 외에 북측 간부(꽤나 높으신 분 같은데..) 와 비서(?)인 듯한 분이 가까이 다가서네요. 인사하는 것 정도는 괜찮겠죠..
어디선가 '고향의 봄'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어디서 시작된 노래인지 .. 일어서서 노래 부르네요-
.작은 할아버님도 기분이 좋으신 지 누이님 (고모할머니) 손을 잡고 어깨춤을 추면서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저도 손잡고 함께 노래 부르는데.... 고향의 봄 1절도 간신히 불렸는데... 2절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어떨 결에 따라 불렀답니다.... ^^
어릴 적 작은 할아버지의 18번곡 이었다는 금강산 노래도 부르시네요.
70이 넘은 연세에도 목소리는 우렁찹니다.
이렇게 오늘 상봉은 이루어졌습니다.
21시가 가까이 되니 북측 안내자가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합니다.
▶ 해금강호텔 (21*00~) - 숙소, 취침
.상봉의 기대감과 만남의 기쁨이 교차되면서 상봉 첫날이라 그런지 피곤하네요.
일찍 자고 싶지만 내일 개별상봉을 위한 작은 할아버님에게 드릴
선물 꾸러미를 재정리합니다.
TV에는 육로를 통한 첫 이산가족 상봉 화면이 여러 번 나오지만
우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그리고 대구 지하철 사고는 계속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 금강산 둘째 날 (2. 21 금)
▶ 해금강 호텔 (10*00-12*00) - 개별상봉(남북 가족끼리)
.아침 식사(뷔페)를 일찍 마치고 개별상봉 준비를 합니다.
41번 가족 분의 방 앞에는 취재기자 분들이 몰려있네요. 연로하신
어머니와 딸 4분과 그의 아들(북)을 취재하기 위해서...
대한적십자사에서 북측 상봉자에게 드릴 선물(겨울 내의)을 주시는군요.. 참 고맙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니 우리 국민이 내는 적십자 회비를 돌려 받는 것 같아요.
.정각 10시가 되니 작은 할아버님이 우리 객실을 찾아 들어오시네요.
작은 할아버님이 들고 오신 선물꾸러미를 펴시고 자랑을 하십니다.
북한 술(들쭉 술), 인삼주, 담배, 비단옷감, 그림 등등...
우리도 가지고 온 선물을 꺼내 확인시켜 드립니다. 옷 종류, 생활용품, 약, 반지 등등...
약간의 달러도 전해 드립니다. (현금을 주실 때는 500달러까지 제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진도 보여드리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눕니다.
시간은 금방 흘러가네요..
근데 ... 참 곤란한 부탁을 하시는군요
작은 할아버님은 "내가 이렇게 혼자 이북에 와서 잘 살게 된 이유는 위대하신 김OO위원장과 당 덕분이니 선물 중 하나는 당에 바칠
것이니 편지 하나 써서 직접 안내자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이네요...... -.-
▶ 금강산 여관(?, 호텔 ?) (13*00-15*00) - 공동중식(남북 가족
함께)
.개별상봉은 12시 정각에 마치고 작은 할아버님은 다시 나가시고
우리 남측 가족들은 금강산 버스를 타고 금강관 여관으로 향합니다.(12*45)
천천히 움직이는 버스가 20여분만에 서는군요. 언행에 특별히 조심하라는 안내자의 당부말씀이 있네요.
북측의 시설물에 처음으로 들어갑니다. 호텔 같지만 시설은 좀 미흡하군요.
테이블엔 북측이 마련한 음식과 술이 있어 포도주도 맛보고 맥주도 맛보았지만 들쭉 술이란 것은 맛보지 못했네요.
-금강산 버스 대기 중-
-금강산 여관 홀 안에서 ; 난방도 안 되네요-
.북 아가씨들의 서비스에 술도 한 잔 받아 마시니 기분이 좋네요.. ㅋㅋㅋ...
남남북녀라... 작업 들어갈까 보다... ^^ .. 하지만 할머님, 아버지의 뽀좌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참습니다... 꼴까닥~
북 아가씨들은 꽃분홍, 빨간색 한복을 입은 이가 많고요. 키는 제법 되네요. 160cm 넘는 것 같군요.
음식은 떡(송편), 야채 위에 새우, 방울토마토, 사과 등이 있고
죽, 깍두기, 과일 사라다, 생선음식 등이 준비되어 있는데... 떡만 손이 가네요.. 다른 것은 맛이 별로..
-북 선생들(북에서 아가씨라고 부르면 안된데요. 몸을 파는 여자로 생가한데요.. 서빙한다고 이리저리 눈 돌리고 있네요 .... 날 쳐다보면 어때요 ! -
.화장실에 들어가 봅니다. 담배연기가 뽀얗게 피어나네요.
환기시설이 없으니 새어나갈 구멍이 없어 담배연기만 자욱하고...
조그마한 전구만이 어둡게 비춰주네요. 그 옆엔 여 화장실...
아니... 여 화장실 옆에서 북 아가씨들이 밥과 국을 가지고 나오네요.. 에구 머니나...
화장실 옆에 식당이...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음식과 술은 북측에서 준비한 것이지만 실은
남측에서 1인당 50불로 계산해서 지불한 것이라고 하네요..
에고~ 이 가격이면 남측에서 실컷 먹고 2차, 3차 가고도 되겠는데...
그것도 여기서 요리를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요리시설이 안되니 평양에서 요리하여 이 곳으로 운반하여 여기서 데운 것이라네요......띵~
-사진 찍어주기 바쁘네요.. 북 아가씨 3명과 남측 3명-
.취재열기는 변함이 없구요. 근데 북측 기자가 필름이 다 떨어졌는지 필름 한 통 빌려달라고 하네요. 당연히 드려하지요. 근데
... 나중에 필름 값 받을 수 있을까요 ?
아마 필름 값 받으려면 찾아가는 비용이 더 들겠는데요..^^
북 아가씨들에게 사진 포즈를 부탁합니다. " 자~ 찍어요.. "
분위기가 무르익자 어디선가 노랫가락이 흘러나옵니다.
이어 한 가족들이 기차행렬을 만들어 주변을 도는데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꼬리에 붙어 긴 기차행렬을 만듭니다. 저도 기차행렬에 동참합니다.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가는군요
-북측 기자 ; 내 필름 빌려갖는데... 언제 받을 수 있을까 ?...ㅋㅋ -
-기차행렬-
▶ 현대문화회관 (16*00-17*30) - 평양 모란봉 교예단 서커스 관람(남북 가족 함께)
.작은 할아버님은 누이 님을 우리 버스까지 엎어드리네요.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온정각휴게소 옆에 있는 현대문화회관(현대
아산 운영)에서 다시 만납니다.
세계최고 수준의 평양 모란봉 교예단 서커스 관람이 있죠.
공연 중에는 사진을 촬영해서는 안된데요. 카메라 불빛에 교예단이 실수할 수 있으니까요.
입장 한 후,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에 찍었습니다.
TV에서 보는 것 보다 직접 보니 신기에 가까운 묘기가 내 눈을 의심할 정도네요.
힘차고 멋있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박수는 계속됩니다.
공연이 끝난 후 다시 헤어집니다. 내일이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별이 다가오네요.
-평양 모란봉 교예단 ; 다음에 또 만나요~~~-
.온정각휴게소에서 석식을 합니다.
석식을 마치고 밖에 나오니 마침 금강산 가이드들이 있네요.
금강산 황금마차에서 떡뽁기, 핫도그를 먹는 가이드에게 사진 한
장 찍어줍니다.
그 외 가이드에게도 찍어줍니다.
사진 값은 받지도 못하겠군요. 나중에 사진 찾아 돌려주니 넘 고맙다고 하네요.
그렇게 고마우면 뽀뽀 좀 해 줘요... 근데 ... 뽀뽀해 주는 사람은 없네요...ㅋㅋㅋ...
-금강산 가이드 안내자-
-금강산 가이드 안내자 ; 딱~ 걸렸어... 핫도그 나도 하나 사 줘이잉~~ -
-금강산 가이드 안내자-
▶ 해금강호텔 (20*30~) - 숙소로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숙소로 돌아와서는 피곤하신 지 할머님, 아버님은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것 같네요
전 1층 로비로 내려와 첨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22*00)
로비에서 차 한 잔 안 시키고 담뱃재만 떨구면서 필리핀의 3인조
혼성그룹 노래감상을 합니다.
지하에서는 신나는 음악소리가 들리네요.
1층 로비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 같은 노래감상에 ... 지금 이대로의 기분이라면 절제된 노래분위기의 로비에서 있는 것이 저는 더
나을 것 같군요.
담배 한 대에 성냥불을 켜 담배연기 속에 필리핀 가수들의 노래에
젖어듭니다. ㅋㅋㅋ... 괜히 폼 잡는 것 같네요
-해금강 호텔 1층 로비 . 필리핀 3인조 혼성그룹-
-필리핀 3인조 그룹 ; 사진끼리 찍어주고 .. 또 사진 값 못 받겠다.. 우편물로 전달해 주기로 약속했으니..-
.문득 한 잔 생각이 나는군요. 숙소 방에 들어가면 술이 있기는
한데 ... 지하로 내려가 봅니다.
디스코텍이 있고 가요방(가요주점 비슷)이 있는데 ... 노랫소리만
들어도 알겠네요..
금강산 가이드들이 이 곳에 모여 몸 풀고 있군요.. 신나게 노래
부르고 춤추고 난리부르스를 치네요.....
술 한잔 생각에 메뉴를 보니 .. 에고~ 세트로 되어있군요.
생맥주라도 한 잔 하려고 했더니...
숙소 방으로 돌아와 잠을 청합니다.
-금강산 가이드 안내자들 ; 난리 부르스를 치는구만요..ㅋㅋ.. 나도 좀 끼워 주지..-
* 금강산 셋째 날 (2. 22 토)
▶ 온정각 휴게소 (09*00-10*00) - 작별상봉 ; - 만남의 기쁨보다
이별의 슬픔이 더 커...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촉촉이 내리는 군요. 이별 준비를 위한 하늘의 뜻일까요 ?
아침을 먹고 (뷔페) 뉴스를 보니 북측에서 도로유실 문제로 금강산 육로관광이 취소됐다는 군요. 미시령은 통제되고... 여기는 현재 비가 조금 오고 있는데....
-해금강 호텔을 나오면서.. 비가 내리내요..ㅠㅠㅠ-
온정각 휴게소에서 작별의 시간을 보냅니다.
작은 할아버님은 제가 온 것에 대해 무척이나 고마워하십니다.
귓속말로 제게 " 나는 젊을 때에... OOO에 있었다..."고 하시네요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 말씀하시는 것과 행동이 남달라 보이시더니~
통일을 위한 북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 우리 다시 만납시다~~~~~ "
-온정각 휴게소 ;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노래소리가 점점 퍼지고...-
.작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되자 순간 울음바다가 되어 버립니다.
53년 동안 가슴에 묻어뒀던 혈육의 정을 나누기에 2박 3일은 너무나 짧았나요 ?
남북 면회소가 언제 준공될까요 ?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기약 없는 생이별에 울고 또 웁니다.
북측 상봉자들이 먼저 버스에 오르네요.
하늘도 슬퍼 우는지 촉촉한 비가 계속 내립니다.
작은 할아버님은 버스 안에서 창 밖을 통해 한번 더 손을 맞잡고
제게 " 떳떳하게 살아라 " 라고 당부하십니다.
순간 눈물이 나네요... 첫 상봉 때는 눈물도 없었고 그저 담담했었는데...
북측 버스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북측 버스를 따라가다가 " 이렇게 만날 거면 왜 만나 !!!! ... "
통곡하듯 울부짖는 상봉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마지막 작별.. 부디 건강하소서-
▶ 해금강 호텔 (10*00-13*30) - 중식, 귀환 준비
.이젠 되돌아 갈 시간입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짐을 챙겨 금강산 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합니다.
우선 북측 CIQ을 통과하면서 짐을 검사하고 비무장지대를 거쳐 남측 CIQ를 통과 후 금강산 버스는 되돌아가고 45인승 버스로 갈아타고 속초 한화콘도로 갑니다.
-육로로 돌아가는 도중에 차 안에서 살짝~.. 매끈한 바위산이 너무 예쁘네요-
▶ 속초 한화콘도 (17*30) - 도착, 해산..... 집으로...
이젠 여기서 각자의 집으로 해산합니다.
서울로 가는 상봉가족은 적십자사가 마련한 버스로 갑니다.
할머님을 모시고 버스에 오르게 한 후 아버님과 저는 강릉 이모댁에 하루 묵고 대구로 내려갔습니다.
아직도 내 가슴엔 " 떳떳하게 살아라 "라는 작은 할아버님 말씀이 메아리치고 있네요.
<끝>
첫댓글 섬세한 방문기 잘봤어요. 슬픈 가족사,아니 민족사를 보는것 같아서 찡한 맘을 느낍니다. 역시 갈대님은 모가 달라도 달라 여성동무들 주소라도 하나 따오지..ㅉㅉ 양친께서 하와이에 계신줄은 또 몰랐네요 연로하신 부모님께 항상 효도 하시고 언제 산모퉁이에서 한초 합시다 갈대!! 화이팅이여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