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늘 챙겨보던 EBS 스페이스 공감이지만 그날은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리차드 용재 오닐을 만났습니다
용재의 인간극장을 아주 잠깐 스쳐 지나 이름만 알고 있던 나는 1시간을 꼼짝도 않고 그 공연을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을 꼬박 화질도 흐린 용재의 인간극장을 찾아 보느라고 밤을 새웠습니다
그리고 거의 한달내내 그 방송분을 날마다 보았습니다
CD사고 또 선물하고...
얼마전
인간극장에 나와 자신을 아티스트보다는 효자로 더 먼저 기억하는 팬들에게 섭섭하지 않다는
용재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1년이 지나 돌아보니
그 방송을 보면서 방송내내 흐르던 어둡고 슬프던 선율과 처음 들어보던 곡들이
이제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전혀 알지 못했던 라 로마네스카,자클린의 눈물,부르크뮐러 야상곡,브란덴부르크 협주곡..등등
검색하고 들을 때마다
아~ 이 아름다운 곡들을 이제라도 알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용재를 만나러 공연장을 가면서
그때부터는 음악가와의 만남이 된다는 용재의 인터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큰 아들은 도리질을 해도 다행히 작은 아들이 가겠노라고 해서 엉키는 시간을 풀어
인천공연을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2집때 인천공연을 놓친게 영 아쉬웠는데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고1 아들과 함께 미리 다가 온 겨울여행을 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제일 앞 자리
입이 벌어지게 좋았습니다
기타연주가 끝나고 용재가 나오니 울아들이 어쩐지 본 사람 같더라 합니다
동영상을 보는 제 어깨너머로 몇번 보았으니..같이 빙긋 웃었습니다
아르페지오네 첫 선율이 흐르는데 미리듣기 몇번 했다고 참 좋더군요..
비록 그날 연주해준 모든 곡을 다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1년전 그날 용재연주를 듣고 그 곡들이 제 일상이 된 것처럼
3집에 있는 곡들도 제 일상이 되겠죠
성문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학생때 배웠던 곡 빼고는 알지 못했던 슈베르트 연가곡을
용재 때문에 이제서라도 듣게 될 줄은 몰랐던 일입니다
공연 끝나고 싸인회
난 맨 뒤에 섰습니다
로비로 나서는 용재를 가까이서 보니 얼굴도 참 작습니다
울아들이 나중에 자기 얼굴이 용재 비슷할 것 같다는 말에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같습니다
그럼 울아들이 잘 생겼을까요? 아닐까요? ㅎ
울아들은 그 공연이 신비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엄마랑 그날 들었던 모든 곡으로도 얘기할 수 있겠죠?
맨 나중에 앵콜곡으로 연주해준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연주가 너무나 좋았는데
여기서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첫댓글 아드님과 좋은공연 부럽습니다..저는 아직 용재오닐 공연을 못 보았거든요...후기 잘 보았습니다..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