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편 예루살렘에 가신 예수

[하늘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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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5 편

예루살렘에 가신 예수

125:0.1 예수의 모든 지상 생애에서의 사건들 중, 이 사건, 즉 그가 처음으로 기억에 남는 예루살렘 방문만큼 더 매혹적이고 인간적으로 가슴 설레게 한 사건은 없었다. 특히 혼자서 성전 토론에 참석했던 경험에 특별히 자극을 받아, 어린 시절 후반과 소년 시절 초기에 있었던 큰 사건으로 그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뚜렷이 남았다. 이것은 그가 며칠 동안 독립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고, 제약이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오가는 쾌감이었다. 유월절 다음 주 동안 이 짧은 기간은 그가 가져야 했던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기간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잠시라도 모든 책임감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기간을 갖기까지는 수년이 지난 뒤였다.

125:0.2 예루살렘의 유월절 축제에 여성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참석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예수는 어머니가 동행하지 않는 한 사실상 가기를 거부했다. 어머니가 가기로 결정하자 다른 많은 나사렛 여성들도 그 여정에 동참했고, 그 결과 나사렛에서 유월절에 올라가는 유월절 행렬에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수가 가장 많았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그들은 시편 1백30편을 불렀다.

125:0.3 나사렛을 떠날 때부터 올리브 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예수는 기대에 차서 오랫동안 긴장하였다. 즐거운 어린 시절 내내, 그는 예루살렘과 그 성전에 대해 경건하게 들었다; 이제 그는 곧 실제로 구경할 것이었다. 올리브 산과 성전 밖에서 자세히 들여다본 성전은 예수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그러나 일단 성스러운 입구에 들어서자, 큰 환멸이 시작되었다.

125:0.4 예수는 부모와 함께 성전 구역을 지나며 이스라엘 시민으로서 성화(聖化)를 막 받으려 하는 새로운 율법의 아들 무리와 합세하기 위해 이동중에 있었다. 성전에 모인 군중의 일반 태도를 보고 조금 실망했지만, 그날의 가장 큰 충격은 어머니가 여인 구역으로 가는 길에 그들을 떠났을 때였다. 예수는 어머니가 성화식에 동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고, 예수는 어머니가 그런 부당한 차별을 받게 된 것에 온통 화가 났다. 몹시 분개했지만, 항의하는 몇 마디를 아버지에게 한 것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깊이 생각했고, 일주일 후 서기관과 선생들에게 한 질문들에서 그 생각이 드러났다.

125:0.5 그는 성화 의식을 거쳤지만 형식적이고 일상적인 본질에 실망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주는 특징있는 나사렛 회당 의식을 그리워했다. 그 후 그는 어머니에게 인사하려고 돌아왔고, 아버지와 함께 성전과 성전의 다양한 궁정, 갤러리, 복도를 둘러보는 첫 나들이를 준비했다. 성전 구역은 한 번에 20만 명이 넘는 예배자를 수용할 수 있었고―지금까지 본 어떤 건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광대한 규모에 큰 감동을 받았지만, 그는 성전 의식과 그와 관련된 예배의 영적 의미에 대한 묵상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125:0.6 비록 성전의 많은 의식들이 아름다움과 상징성에 대한 그의 감각에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그의 많은 탐구적인 질문에 답하여 그의 부모가 그 의식들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할 때마다 항상 실망했다. 예수는 하나님의 분노나 전능자의 분노를 믿는 것과 관련된 예배와 종교적 헌신의 설명을 단순히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성전 방문이 끝난 후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더 논의하던 중, 아버지가 그가 정통 유대교 신념을 받아들이도록 다소 강하게 요구하자, 예수는 갑자기 부모에게 돌아서서, 아버지의 눈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 그것은 사실일 수 없어요. ―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땅에서 잘못하는 자녀를 그렇게 여기실 수 없어요.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하늘 아버지가 그의 자녀를 덜 사랑할 수는 없어요. 내가 아무리 지혜롭지 못한 짓을 하더라도 아버지는 결코 나에게 진노를 퍼붓거나 화를 내지 않으실 줄 나는 잘 알아요. 만약 아버지, 나의 지상 아버지께서 그렇게 신성한 본질을 인간적으로 반영하고 계시다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얼마나 더 선함으로 가득 차시고 자비로 넘치시겠어요. 나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지상에 계신 아버지보다 나를 덜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요.”

125:0.7 요셉과 마리아는 맏아들의 이런 말을 듣고 잠잠히 있었다. 그리고 다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비로움에 대한 그의 마음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1. 예수가 성전을 구경하다

125:1.1 예수는 성전 마당에 어디를 가도, 그가 관찰한 불경스러운 풍조에 충격을 받고 구역질이 났다. 성전에서 목격한 군중들의 행위는 그들이 “아버지 집에” 있는 것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를 이방인의 마당으로 데리고 갔을 때, 거기에는 시끄러운 속어와 떠들고 욕하는 소리, 양들이 매― 하고 우는 소리, 그리고 환전상들과 희생 동물 및 기타 잡동사니 상품을 파는 장사꾼들의 왁자지껄한 잡음과 한데 뒤섞여져서, 그는 어린 나이에 큰 충격을 받았다.

125:1.2 그러나 무엇보다도 성전의 이 구역 안에서, 세포리스를 아주 최근에 방문했을 때 보았던, 짙은 화장을 한 여자들과 흡사한 경박한 창녀들이 이리저리 누비고 다니는 광경을 보고 그의 예절의식이 분노로 끓어올랐는데, 이러한 성전 모독은 어린아이의 분개심을 일으켰고, 그는 요셉에게 느낀 대로 자기 생각을 서슴지 않고 표현했다.

125:1.3 예수는 성전에서 받은 느낌과 성전 예배에 대하여 좋게 말했지만, 그렇게 많은 지각없는 예배자들의 얼굴에 비친 영적 추함을 보고서 충격을 받았다.

125:1.4 그들은 수많은 동물의 도살과 놋 분수대에서 도살을 주관하는 사제들이 손에서 피 씻는 것을 지켜보려고, 이제 성전 앞에 바위 선반 밑으로, 제단이 세워진 사제들의 마당으로 내려갔다. 피로 얼룩진 포장된 길, 사제들의 피투성이 손, 그리고 죽어 가는 짐승들이 지르는 소리를 자연을 사랑하는 이 소년은 견딜 수 없었다. 그 끔찍한 광경은 이 나사렛 소년을 역겹게 만들었다; 그는 아버지의 팔을 잡고 다른 데로 가자고 애원했다. 그들은 이방인들의 궁전으로 돌아갔고, 거기서 들리는 거친 웃음소리와 불경스러운 농담조차도 방금 본 광경에 대한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125:1.5 요셉은 아들이 성전의 의식을 보고 얼마나 메스꺼워하는지를 보았고, 지혜롭게 아들을 이끌고 고린도 청동으로 만든 예술적인 문인 '아름다운 문'을 구경하게 했다. 그러나 예수는 성전에서의 첫 방문으로 충분했다. 그들은 마리아가 있는 궁전으로 돌아와 한 시간 동안 인파를 피해 야외로 나가 아스모네 궁전, 헤롯의 위엄 있는 집, 로마 경비대의 망루를 구경했다. 이 산책 중에 요셉은 예수에게 예루살렘 주민들만 성전에서 매일 드리는 제사를 볼 수 있고 갈릴리 주민들은 일 년에 세 번만 성전 예배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유월절, 오순절(유월절 후 7주), 10월 초막절이다. 이 절기들은 모세에 의해 제정되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나중에 확립된 두 가지 절기인 헌당 축제외 부림절에 대해 토론했다. 그 후 그들은 숙소로 가서 유월절 축하를 위한 준비를 했다.

2. 예수와 유월절

125:2.1 나사렛 가족 다섯 명은 유월절을 축하하기 위해 베다니의 시몬 가족의 손님으로, 또 친구로 초대되었고, 시몬은 동료들을 위해 유월절 양을 구입했다. 바로 이 양들을 엄청나게 많이 도살한 것이 성전을 방문할 때 예수에게 그토록 영향을 주었다. 마리아의 친척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계획이었지만, 예수는 부모를 설득하여 베다니로 가는 초청을 받아들이게 했다.

125:2.2 그날 밤 그들은 유월절 의식을 기념하기 위해 모였고, 구운 고기와 무교병, 쓴 나물과 함께 먹었다. 예수는 새로운 언약의 아들이 되었기에 유월절의 기원을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 요청에 잘 응답했다. 그러나 최근에 듣고 본 것으로 말미암아, 어려도 생각 깊은 그의 마음에 새겨진 여러가지 발언들을 포함시키므로, 다소 부모를 당황하게 했다. 이날은 유월절 축제 7일간 의식의 시작이었다.

125:2.3 이 초기에 비록 부모에게 그런 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예수는 도살된 양 없이 유월절을 지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희생 제물의 광경을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언젠가는 피 없는 유월절 축제를 확립하려는 결심이 점점 더 강해졌다.

125:2.4 예수는 그날 밤 거의 자지 못했다. 그의 휴식은 짐승을 도살하는 고통의 혐오스러운 꿈들로 크게 방해받았다. 그의 마음은 혼란스러웠고, 유대인의 의식 체계 전체의 신학적 모순과 부조리로 마음이 찢어졌다. 부모도 마찬가지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막 지나간 그날의 사건들 때문에 크게 마음이 혼란했다. 그들은 소년의 낯설은 결연한 태도에 마음이 완전히 상했다. 그날 밤 초저녁에 마리아는 불안해하며 초조해했지만, 요셉은 똑같이 당황했어도 침착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두 사람은 소년과 솔직하게 말하기가 두려워했고, 그들이 용감히 말을 꺼냈더라면, 예수는 기꺼이 부모와 대화했을 것이다.

125:2.5 그 다음 날 성전에서의 예배는 예수에게 비교적 마음에 들었고, 전날의 불쾌한 기억을 많이 해소해 주었다. 다음 날 아침, 어린 나사로는 예수의 손을 잡았고, 그들은 예루살렘과 그 둘레를 체계적으로 탐험하기 시작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예수는 성전 가까이에 강의와 질문이 있는 회의가 진행되는 여러 장소를 발견했다. 막아놓은 성막의 휘장을 넘어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서 지성소에 몇 번 들린 것 외에, 예수는 대부분의 시간을 성전 근처의 강의장에 참석하며 보냈다.

125:2.6 유월절 주간 내내, 예수는 새 계명의 아들들 가운데서 자기 자리를 지켰고, 이는 이스라엘의 완전한 시민이 아닌 사람들을 분리하는 난간 밖에 앉아 있어야 했음을 의미했다. 이렇게 자신이 아직 나이 어린 것을 의식한 예수는 생각 속에서 떠오르는 많은 질문들을 물어보는 것을 자제했다. 최소한 유월절 축제가 끝나고, 새로이 성화 예식을 거친 소년들에게 지워진 제한이 풀릴 때까지 자제하였다.

125:2.7 유월절 주간의 수요일에, 예수는 베다니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 나사로와 함께 그의 집에 가는 것이 허락되었다. 이날 저녁에, 나사로, 마르다, 마리아는 예수가 일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 인간적인 것과 신성한 것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들었고, 그날 밤부터 그들은 모두 예수를 친형제처럼 사랑했다.

125:2.8 주말이 되자 예수는 나사로를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나사로가 성전 토론이 있는 바깥 구역까지도 들어갈 자격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사로는 바깥마당에서 진행된 공개 담화에 얼마큼 참석했다. 그는 예수와 나이가 같았지만, 예루살렘의 소년들은 만 열세 살이 될 때까지, 계명의 아들의 성화 예식에 참석이 허락되는 일이 드물었다.

125:2.9 유월절 주간에, 예수의 부모는 여러 번 그가 혼자 따로 앉아서, 어린 나이에 머리를 두 손에 괴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그들은 예수가 이처럼 행동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고, 그가 얼마나 마음이 혼란스럽고, 그가 지나가는 경험에 의해 마음이 괴로웠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몹시 당황했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유월절 주간의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반가웠고, 이상하게 행동하는 아들을 안전하게 나사렛으로 데리고 돌아가기를 바랐다.

125:2.10 하루하루 예수는 문제들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주말까지, 그는 태도를 많이 조정했다; 그러나 나사렛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을 때, 그의 어린 마음에는 아직도 착잡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고, 해답을 찾지 못한 수많은 물음과 풀리지 않은 문제들로 시달렸다.

125:2.11 요셉과 마리아는 예루살렘을 떠나기 전에, 나사렛의 선생을 동반하여, 예수가 열다섯 살이 될 때 돌아와서 최고로 이름난 랍비 학교 중 하나에서 오랜 공부 과정을 시작하도록 분명히 주선해 놓았다. 학교를 찾아볼 때 예수는 부모와 선생을 따라갔지만, 그들이 말하고 주선한 모든 것에 그가 얼마나 무관심한지 지켜보고 그들 모두가 걱정하였다. 예루살렘 방문에 대한 그의 반응을 보고 마리아는 마음이 무척 상했고, 요셉은 소년의 이상한 논평과 별다른 행동에 몹시 당황했다.

125:2.12 어쨌든 유월절 주간은 예수의 생애에서 큰 사건이었다. 즉 성화 예식에 참석한 동료 후보자 수십 명을 만나는 기회를 누렸고, 로마의 극서 지방뿐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투르키스탄, 파르티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배우려고 그러한 접촉을 이용했다. 그는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근방의 다른 지역에서 소년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이미 상당히 알고 있었다. 이때 예루살렘에는 젊은이가 수천 명 와 있었는데, 나사렛 소년은 150명이 넘는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만났고, 얼마큼 폭넓은 대화를 했다. 그는 극동과 아주 먼 서방 국가에서 온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접촉의 결과로, 소년은 여러 집단의 동료 인간들이 생계를 잇기 위하여 어떻게 수고하는지 배우려는 목적으로 세계를 여행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 시작했다.

3. 요셉과 마리아의 출발

125:3.1 유월절 축제가 끝난 다음 주, 첫째 날 늦은 아침에, 나사렛 일행은 성전 지역에서 모이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모여 나사렛으로 돌아가는 여행길을 떠났다. 예수는 토론하는 것을 들으려고 성전으로 들어가 있었고, 한편 부모는 동료 여행자들이 모이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출발 준비를 마쳤고, 남자들은 한 무리로, 여자들은 또 다른 무리로 나누어 출발했는데, 이것이 예루살렘 축제에 다녀오는 여행에서의 관습이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때 예수는 어머니와 여자들의 일행에 섞여 있었는데, 이제 성화 의식을 마친 청년이였기 때문에, 그가 아버지와 남자들 일행 속에 끼어 나사렛으로 돌아갈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나사렛 일행이 베다니로 향할 때, 예수는 성전에서 천사들에 대한 이야기에 완전히 몰두한 나머지 부모의 출발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정오에 성전 회의가 끝날 때까지, 그는 자신이 뒤에 남겨졌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125:3.2 나사렛 일행은 예수가 없어진 사실을 깨닫지 못했는데, 마리아는 그가 남자들과 함께 간다고 생각했고, 요셉은 그가 마리아의 나귀를 이끌고 여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으므로, 여자들과 함께 간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예수의 부재를 여리고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묵을 준비를 할 때까지 깨닫지 못했다. 여리고에 가장 늦게 도착한 일행에게 물어보았고, 그들 중 아무도 예수를 본 적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그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밤을 새우며 예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고민했다. 유월절 주간 동안 예수의 여러 가지 특이한 반응들을 되새기며, 예루살렘을 떠나기 전에 그가 일행에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자신들을 가볍게 질책했다.

4. 성전에서 보낸 첫째 날과 둘째 날

125:4.1 그동안 예수는 성전에서 오후 내내 시간을 보내며 토론들을 듣고, 유월절 주간의 대혼잡이 거의 사라진 후의 한층 더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즐겼다. 오후 토론 중 예수는 그 어떤 토론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토론이 끝났을 때 베다니로 갔다. 그는 시몬의 가족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바로 그때 도착했다. 세 아이들은 예수를 만나게 되어 매우 기뻐했고, 예수는 그날 밤 시몬의 집에 머물렀다. 저녁 동안 예수는 거의 나가지 않고, 많은 시간을 정원에서 혼자 명상하며 보냈다.

125:4.2 다음 날 이른 아침, 예수는 일어나 성전으로 가는 길에 올리브 산 정상에서 잠시 멈추어 눈물을 흘리며 그가 본 광경에 대해 슬퍼했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 영적으로 빈곤한 사람들, 전통에 얽매여 있고 로마 군단의 감시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른 오전, 예수는 성전의 토론에 참여할 결심을 하고 성전을 찾았다. 한편, 요셉과 마리아도 예루살렘으로 발걸음을 돌릴 생각으로 이른 새벽에 일어났다. 먼저, 그들은 유월절 주간 동안 가족이 머물렀던 친척의 집으로 급히 갔지만, 아무도 예수를 본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온종일 찾아보았지만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한 그들은 그날 밤 그 친척들에게로 돌아갔다.

125:4.3 두 번째 회의에서 예수는 매우 놀라운 방식으로 성전 토론에 참여했고, 용기를 내어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항상 자신의 연령에 맞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때때로 그의 날카로운 질문들은 유대 율법 선생들을 다소 당황하게 했지만, 알려고 하는 분명한 욕구와 함께 그렇게 솔직하게 공정한 정신을 보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성전 선생들은 세심한 배려로 그를 대했다. 그러나 그가 술에 취한 이방인이 이방인들의 뜰을 벗어나 성전의 금지된 지역에 우연히 들어갔다는 이유로 그를 죽이는 것이 정당한지 질문했을 때, 더 강경한 선생 중 한 명은 예수의 암시적인 비판에 불만을 품고, 예수를 노려보며 나이를 물었다. 예수는 "13살이지만, 정확히 4개월 조금 더 부족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선생은 "그렇다면, 법의 아들로서 성년이 되지 않았는데 왜 여기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예수는 자신이 유월절 동안 성화를 치루었고, 나사렛 학교에서 수료한 학생임을 설명했다. 이에 선생들은 일제히 비웃으며 "우리가 알았어야 했지, 그는 나사렛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도자는 예수가 나사렛 회당의 지도자들이 그를 12살이 아닌 13살로 공식적으로 졸업시킨 것에 대해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몇몇 비난자들이 일어나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성전 토론에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되었다.

125:4.4 이 성전에서의 두 번째 날이 끝난 후, 예수는 다시 베다니로 가서 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정원으로 나가 명상과 기도를 하였다. 예수의 mind는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다.

5. 성전에서 보낸 셋째 날

125:5.1 예수가 서기관들, 선생들과 함께 성전에 머무르던 셋째 날, 갈릴리에서 온 이 소년의 소식을 듣고 많은 관중들이 모여들었는데, 그들은 한 소년이 율법 박사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을 구경하려고 온 것이었다. 시몬도 베다니에서 내려와 이 소년이 무슨 일을 하는지 보러 왔다. 요셉과 마리아는 하루 종일 예수를 애타게 찾으며 성전에 여러 번 들어가기도 했지만, 매혹적인 예수의 목소리를 거의 들을 수 있는 거리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하는 몇명 집단을 면밀히 살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125:5.2 그날이 채 저물기 전에, 성전 토론 그룹의 모든 관심은 예수가 던지는 질문들에 집중되었다. 예수의 질문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1. 휘장 뒤에 있는 지성소에는 실제로 무엇이 존재하는가?

2. 왜 이스라엘의 어머니들은 성전에서 예배하는 남자들과 분리되어야 하는가?

3. 하나님이 자녀를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왜 신성한 은혜를 얻기 위해 동물을 학살하는 것일까? 모세의 가르침이 잘못 이해된 것일까?

4. 성전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예배하는 곳인데, 세속적 물물교환과 장사를 하는 자들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은 합당한가?

5. 기대하는 메시아가 다윗의 왕좌에 앉아 현세의 왕이 될 것인가, 아니면 영적인 나라를 세우는 데 생명의 빛으로서 활동할 것인가?

125:5.8 그날 온종일, 듣고 있던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경탄했고, 시몬 보다 더 크게 놀란 사람은 없었다. 이 나사렛 소년은 네 시간이 넘도록, 이 유대인 선생들에게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가슴을 파고드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연장자들의 발언에 거의 논평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물어볼 질문으로 가르침을 전했다. 질문을 알맞고 미묘하게 표현함으로, 한꺼번에 그들의 가르침에 도전하고 자신의 가르침을 제시하곤 했다. 질문하는 방법에 현명함과 유머가 매력 있게 섞였으며, 이것은 그의 어린 나이를 얼마큼 못마땅하게 보는 사람들조차 그를 귀하게 여기도록 만들었다. 파고드는 이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그는 반드시 더할 나위 없이 공정하였고 사람을 배려하였다. 성전에서 별일이 많았던 이 날 오후에, 그는 상대편의 약점을 부당하게 이용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것은 후일에 그의 공생애 전체에서 나타난 특징이었다. 어린 시절과 후에 성인이 되었을 때, 예수는 자신의 동료들에 대해 논리적인 승리를 얻기 위한 이기적인 욕망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모습이었으며, 오직 한 가지, 영원한 진리를 선포하고 이를 통해 영원하신 하나님에 대한 더욱 완전한 계시를 이루는 데에만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125:5.9 그날이 저물었을 때, 시몬과 예수는 베다니로 되돌아갔다. 길을 가는 동안 대체로 그 어른과 소년은 조용했다. 다시 올리브 산마루에서 멈추었지만, 도시와 성전을 보면서 예수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묵묵히 예배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숙였을 뿐이다.

125:5.10 베다니에서 저녁 식사 후, 그는 다시 즐거운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거절하고 대신 정원으로 나가서, 밤늦게까지 머물렀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삶의 일을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고 애썼지만, 영적으로 눈이 먼 동포들에게 하늘 아버지에 대한 더 아름다운 개념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율법과 의식, 의례, 낡은 전통의 끔직한 속박에 있는 그들을 어떻게 해방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나 진리를 찾는 소년은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6. 성전에서 넷째 날

125:6.1 예수는 이상하게도 자신의 지상 부모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아침 식사 때에도 나사로의 어머니가 그때쯤이면 부모님이 집에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그가 뒤에 남겨진 것 때문에 부모가 걱정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125:6.2 예수는 다시 성전으로 향했지만, 올리브산 정상에서 명상하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아침의 토론 과정에서 율법과 선지자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선생들은 예수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된 성경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그들이 놀란 것은 진리에 대한 그의 지식이 아니라 그의 나이였다.

125:6.3 오후 회의에서, 그들은 기도의 목적과 관련된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대답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사회자는 소년에게 앞으로 나와 자기 옆에 앉아 기도와 예배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말하도록 했다.

125:6.4 전날 저녁에, 예수의 부모는 율법 학자들과 아주 재치 있게 싸운 이 이상한 소년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소년이 그들의 아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예수가 엘리자벳과 요한을 만나러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은 사가리아의 집을 향하여 길을 떠나려고 거의 마음을 먹었다. 사가리아가 혹시 성전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유다 시로 가는 길에서 멈추었다. 성전의 마당을 거닐면서, 잃어버린 소년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성전의 선생들 사이에 그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랐을지를 상상해 보라.

125:6.5 요셉은 말문이 막혔고, 마리아는 오래도록 쌓아온 두려움과 걱정을 터트리며, 이제 놀란 부모에게 인사하려고 서 있는 소년에게 달려가 이렇게 말했다. “내 아이야, 왜 우리를 이렇게 대했니? 네 아버지와 내가 슬픔에 잠겨 널 찾아다닌 지 사흘이 넘었구나. 무엇에 사로잡혔길레 우리를 버린 거니?” 긴박한 순간이었다. 모든 시선은 예수가 무슨 말을 할지 주목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책망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25:6.6 예수는 젊은이로 여겨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아동의 정규 교육을 마쳤고, 율법의 아들로 인정받았으며, 이스라엘 시민으로서의 성화 의식을 거쳤다. 그럼에도 그의 어머니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그의 인생에서 가장 진지하고 숭고한 노력의 한가운데에서 그를 다소 심하게 꾸짖었다. 이로 인해 그는 진리의 교사, 의로움의 설교자,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의 성품을 드러내는 자로서 그에게 주어진 가장 위대한 기회 중 하나를 영광스럽지 않게 마무리하게 되었다.

125:6.7 하지만 그 소년은 상황에 걸맞게 대처했다. 이 상황을 구성한 모든 요소를 공정하게 고려하면, 어머니의 의도하지 않은 꾸짖음에 대한 소년의 답변에 담긴 지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생각한 후, 예수는 어머니에게 대답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찾으셨습니까? 이제 아버지의 일을 할 때가 되었으니, 아버지의 집에서 나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125:6.8 모두가 소년의 말하는 태도에 놀랐다. 그들은 부모와 예수만 세워두고 모두 조용히 물러났다. 아이는 즉시 모두 세 사람의 어색한 분위기를 덜어주며 조용히 말했다, “나의 부모님, 이리 오세요. 각자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일을 하였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이런 것들을 정해 놓으셨습니다; 우리 집으로 돌아가요.”

125:6.9 그들은 말없이 출발하여 여리고에 도착해 밤을 보냈다. 꼭 한번 멈추었는데, 올리브 산 정상에서였다. 그곳에서 소년은 지팡이를 높이 들어 올리고, 격렬한 감정에 몸을 떨며 이렇게 말했다: “아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그곳의 백성들이여, 너희는 얼마나 비참한 존재인가―로마의 멍에에 복종하고, 자신의 전통에 희생당하는 자들이여―그러나 나는 돌아가 그 성전을 깨끗이 하고, 이 얽매인 상태에 있는 내 백성을 구원할 것이다!”

125:6.10 나사렛으로 향하는 3일 간의 여정 동안 예수는 거의 말이 없었다. 그의 부모도 그 앞에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말로 맏아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비록 그 말들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한 말을 마음속에 간직했다.

125:6.11 집에 도착하자, 그는 자신의 애정을 부모에게 확인하여주고, 그의 행동 때문에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 드릴 기회가 다시 올까 근심할 필요가 없음을 암시하는 말을 간단히 하였다. 이 중요한 선언을 이렇게 맺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해야 하지만, 나는 또한 땅에 있는 나의 아버지에게도 복종할 것입니다. 나는 나의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125:6.12 비록 그럴지라도 예수는, 그의 mind에서, 그의 부모의 선한 의도와 잘못된 노력들이 그의 생각의 방향을 지시하거나 지상에서의 일을 계획하는데 영향을 미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파라다이스 아버지의 뜻을 행하려는 그의 헌신적 마음과 일치되는 모든 면에서, 그는 땅에 있는 아버지가 바라는 것과 육체를 입은 가족의 관습들을 가장 품위있게 순응했다. 심지어 그가 동의할 수 없을 때에도,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순응하려 했다. 가족에 대한 충성과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의 헌신적 태도를 조정하는 문제에서 예술가와 같았다.

125:6.13 요셉은 혼란스러워했지만, 마리아는 이러한 체험들을 되새기며 위로를 얻었다. 궁극에 그녀는 올리브 산에서의 예수의 말을 이스라엘의 구원자로서 그의 메시아적 사명을 예언한 것으로 보았다. 그녀는 그의 생각을 애국적이고 민족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새로운 힘을 다해 일을 시작했고, 예수의 가장 좋아하는 삼촌의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예수의 어머니는 맏아들이 다윗의 왕좌를 회복하고, 이방인의 정치적 억압을 영원히 물리칠 지도자가 되도록 준비시키는 임무에 모든 방법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