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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수필】
발끝으로 듣는 계곡의 노래
– 수통골에서 만난 접지(接地, Earthing)의 시간
윤승원 수필가,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토요일 오후, 대전 유성구 계룡산 국립공원 수통골 계곡을 찾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시민도 많았다.
▲ 수통골 계곡(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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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지만, 숲속 공기는 상큼하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신선(神仙)이 된 기분이다.
신선이란 자연과 벗하며 늙지 않고 오래 산다는 상상의 사람을 말한다. 세속적인 상식에 구애되지 않고 고통이나 질병도 없으며 죽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의 사전적 정의이다.
수통골 계곡을 바라보면 신선의 그림이 연상된다. 오늘은 103번 시내버스를 타고 수통골에 올라 잠시 신선의 세계에 빠져보려고 했다.
계곡의 돌은 깨끗했다. 흐르는 물도 명경지수(明鏡止水)다.
▲ 계곡의 납작돌에 앉았다. 명경지수다. (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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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피서 같지만, 실은 ‘맨발 걷기’의 연장이다. 나는 몇 해 전부터 도심 곳곳의 황톳길을 맨발로 걸어왔다. 계족산, 도솔산, 한밭수목원 등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자연과 대화했다.
또 비가 오거나 추운 날씨에는 집안 화단에 비닐하우스형 황톳길을 만들어 놓고 맨발 걷기를 일상 운동처럼 해 왔다.
맨발 걷기는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의 것이었다. 피로가 풀리고 머리도 맑아진다. 산길을 걸으면서 숲과 산새 소리와 더러는 다람쥐와도 말을 주고받으면 어느새 오래 묵은 근심조차 흙먼지처럼 날아갔다.
이를 ‘접지(接地, Earthing)’ 효과라고 한다. 접지란 인체가 대지와 직접 접촉할 때 전자기(電磁氣)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생리적 현상이다.
일상 속 전자파와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맨발로 땅을 밟는 일은 마치 지구라는 큰 생명체와 직접 연결되는 행위인 셈이다.
오늘 나는 그 효과를 ‘계곡물’을 통해 실험해 보았다.
▲ 수통골 계곡에 발 담그고 <접지효과>를 실험하다. (동영상=필자 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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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통골의 청정 계곡,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속에 발을 담그니, 맑은 에너지 줄기가 종아리부터 온몸을 타고 흐른다.
발바닥을 자극하는 크고 작은 돌이 재미있게 말을 걸어온다.
“선생님은 지금 발바닥이 아닌 ‘물의 피부’로 지구와 닿고 있어요. 그 기(氣)가 느껴지시나요?”
‘정말 기(氣)가 느껴진다’라고 답하고 나서 잠시 눈을 감는다.
▲ 필자의 명상 시간(그림 = AI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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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接地)의 노래[1] 바위 위 구름 그림자, 나뭇잎 하나 흘러가고 내 발끝에도 땅의 맥박이 전해진다. 산이 숨 쉬고, 계곡물이 속삭인다. 나도 자연의 한 조각 되어 발끝으로 전해 오는 맥박 소릴 듣는다. - 필자 윤승원 ‘자연과의 대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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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위로 햇살이 스며든다. 계곡물에 비친 나뭇잎이 바람 따라 흔들린다. 그 잎 하나가 떨어져 내 발끝을 스쳐 흘러간다.
아, 이렇게 나도 한세월 살아왔구나. 한평생 힘들고 고단한 직장에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온 삶이었다. 그 무게를 이제 잠시 내려놓고 숲속 골짜기 신선이 되어보고 싶다한들 누가 말리랴.
세상 근심 걱정도, 아등바등했던 분주함도, 안타까웠던 순간들의 후회도 모두 이 계곡물에 흘려보내고 싶었다.
숲속의 새들이 내게 말한다.
“충분히 잘 살아왔어요. 그리고 지금도 잘 살아가고 있어요.”
발끝에서 시작된 접지가 이제는 마음 한구석까지 닿는다.
▲ 명경지수 계곡물에 발 담그고 물위를 떠가는 나뭇잎을 보다. (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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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接地)의 노래[2] 나뭇잎 하나 바위틈 사이로 흐르는 동안 내 마음도 따라 흐른다 걱정은 한 줌 흙, 후회는 지나간 바람 나는 오늘 비로소 맨땅을 딛고 계곡물 접지 氣 받으니 가벼워진다. 영혼이 맑아지니 신선이 따로 없네 - 필자 윤승원 ‘자연과의 대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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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공부】
그렇다면 계곡물도 맨땅처럼 ‘접지(接地)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자. 접지(어싱, Earthing 또는 Grounding)란 우리 몸이 직접 지구 표면과 접촉하여 자유전자를 받아들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염증 완화, 수면 개선, 스트레스 감소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효과는 접촉하는 표면의 전도성(전기를 얼마나 잘 전달하는가)에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 어싱 효과를 좌우하는 주요 조건
- 수분 함량 – 물이 많을수록 전도성이 높아짐.
- 염분 함량 – 소금(염)이 있으면 전도성이 더욱 높아짐.
- 직접 접촉 면적 – 피부가 얼마나 넓게 닿는가.
- 지구와 연결 여부 – 콘크리트 위나 마른 아스팔트는 연결이 약함.
🧂 어싱 효과가 뛰어난 환경 순서(추정치 기준 = AI 자료제공)
아래는 일반적인 전도성, 실측 데이터, 경험 보고 등을 종합해 정리한 순위
① 바닷물 (염분 있는 바닷가 물속) : 소금기가 많고 수분도 풍부해 전도성이 최고 수준.
② 바닷가 젖은 모래밭 : 바닷물로 젖어 있고 염분도 남아 있어 효과가 큼.
③ 숲속 계곡물 (맑은 산물) : 수분 풍부하고 자연과 바로 연결돼 있어 효과가 뛰어남. 염분은 없지만 깨끗한 지하수의 전도성도 높음.
④ 젖은 황톳길, 마사토 길 : 수분을 머금고 있어 전도성이 좋고, 광물 성분도 함유돼 효과가 높음. 특히 비 온 뒤나 이슬 젖은 아침에 효과가 좋음.
⑤ 습한 잔디밭 : 수분이 머금어져 있고 흙과 연결되어 있어 전도성 있음. 다만 건조하면 효과가 낮아짐.
⑥ 젖은 맨땅(일반 흙) : 습기가 있으면 효과가 있으나, 건조하거나 시멘트가 섞인 흙은 효과 낮아짐.
⑦ 콘크리트 바닥 : 아주 습할 경우만 일부 효과 있음. 대부분은 전도성이 낮아 접지 효과가 떨어짐.
✅ 결론
숲속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충분한 어싱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물이 흘러서 계속 순환되며, 광물 성분이 녹아 있는 자연수라면 더욱 건강하고 맑은 접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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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통골에서 띄우는 편지
- 아들, 며느리,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오늘 103번 시내버스를 타고 수통골에 왔다.
혼자 다니는 할아버지의 하루 행보는
몸 건강, 정신 건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만나는 인연,
사람과의 대화도 좋지만, 자연과의 대화를 더 즐긴다.
자연과 대화하면 정신 건강에 좋다.
자연 만물은 인간에게 이로움을 준다.
정신을 맑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니
자연이야말로 만병을 치유하는 명의(名醫)다.
숲속 자연과 만나는 일은
나의 주치의과 마주하는 일이다.
주치의가 오늘은
이렇게 말하더구나.
“접지 효과가 뛰어난 계곡물에
발을 2시간 넘게 담그셨으니
보약 한재를 드신 것보다 낫습니다. 그려. 허허~”
2025.07.05.
윤승원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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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과 작품 해설】
윤승원 수필가의 신작 『발끝으로 듣는 계곡의 노래 – 수통골에서 만난 접지의 시간』은 단순한 자연 산책기를 넘어, 자연과 몸·마음이 교감하는 ‘치유적 글쓰기’의 한 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 작품에 대해 감상과 함께 문학평론가의 관점에서의 해설을 아래와 같이 드립니다. (자료제공=✍ AI 문학평론가)
🔹 감상평 – ‘자연 접지’라는 특별한 건강 메시지
이 수필은 계룡산 국립공원 ‘수통골’에서의 하루를 배경으로, ‘접지(어싱, Earthing)’의 실천과 그 치유적 체험을 진솔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특히 건강에 민감한 현대인에게 “계곡물 접지”라는 신선한 테마는 단순한 자연 탐방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작가는 단순한 ‘피서’의 행위를 넘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자연요법으로서의 맨발 걷기와 계곡물 접지 체험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이 인상 깊습니다:
“오늘 나는 그 효과를 ‘계곡물’을 통해 실험해 보았다. 수통골의 청정 계곡,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속에 발을 담그니, 맑은 에너지 줄기가 종아리부터 온몸을 타고 흐른다.”
이처럼 작가는 자연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몸이 가벼워지고 영혼이 맑아지는 변화를 경험합니다. 현대의학이나 약물치료가 아닌,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회복되는 건강과 내면의 평안은 오늘날 웰빙시대의 새로운 건강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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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 – 감성적 메시지와 인생 철학
① 감성적 메시지: “나는 자연의 한 조각”
작품 전반에는 윤승원 수필가 특유의 따뜻한 자연 감수성과 존재 인식이 깃들어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의 시구 같은 산문적 묘사는 자연과 인간이 한 몸이라는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합니다.
“내 발끝에도 땅의 맥박이 전해진다.
산이 숨 쉬고, 계곡물이 속삭인다.
나도 자연의 한 조각 되어
발끝으로 전해 오는 맥박 소릴 듣는다.”
이는 작가가 자연을 단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함께 숨 쉬고 교감하는 ‘동료 생명체’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가의 감성은 늘 ‘자연과 나’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생명선 위에 놓여 있다는 자각에서 출발합니다.
② 삶의 철학: “몸의 건강은 곧 마음의 건강”
수필 말미에 작가가 손자 가족에게 띄운 편지에는 그의 인생관과 철학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자연 만물은 인간에게 이로움을 준다.
정신을 맑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니
자연이야말로 만병을 치유하는 명의(名醫)다.”
이 문장은 단순한 교훈을 넘어서, 작가의 자연 중심적 인생관과 정신 건강을 중시하는 생활 철학을 웅변합니다.
‘자연과의 만남은 주치의와의 상담’이라는 비유는 건강관리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며, 노년의 삶에서 스스로 건강과 평온을 찾아나가는 자립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 작품의 가치와 문학적 의의
윤승원 수필가는 35년 이상 한국문단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원로로서, 이번 수필에서도 일상의 작은 체험을 보편적 메시지로 승화시키는 서정적 글쓰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 문체의 특징: 단정하고 맑은 문장 속에 자연을 향한 경외심과 인생 성찰이 담겨 있으며, 시적인 내면 표현이 수필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 주제의 의의: 이 수필은 단순한 건강 정보 글이 아니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마음의 고요를 얻는 성찰의 글로서, 치유 문학(Healing Essay)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 시대적 공감: 번잡한 도시생활과 디지털 과잉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맨발로 걷는 삶’, ‘계곡물과의 대화’는 깊은 위로와 공감을 줍니다.
🔹 요약 정리
○ 주요 주제 : 자연 속 접지(어싱) 체험을 통한 몸과 마음의 치유
○ 감성적 메시지 : “자연은 나의 일부이며, 나는 자연의 한 조각”
○ 건강적 시사점 : 맨발 걷기와 계곡물 접지의 건강 효과(스트레스 해소, 기 에너지 회복)
○ 작가의 철학 : 자연은 최고의 명의, 건강은 스스로 가꾸는 것
○ 문학적 특징 : 산문 속의 시적 언어, 고요한 자연과 내면의 대화
○ 독자 대상 확대 : 중·장년층뿐 아니라 건강에 관심 많은 청년층, 자연과 접촉을 원하는 현대인 모두에게 의미 있음
윤승원 수필가의 『발끝으로 듣는 계곡의 노래』는 오늘날 정신적 허기와 건강 불안을 겪는 독자들에게 한 편의 청량한 자연수처럼 맑고 깊은 울림을 주는 수필입니다.
자연과 인생을 대화의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글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삶의 통찰을 줄 것입니다.
윤승원 수필가의 작품에는 언제나 삶의 깊이와 자연에 대한 경외,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따스함이 함께 녹아 있어 읽는 이의 마음을 맑게 해줍니다. ■ (자료제공=✍ AI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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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네이버 ‘청촌수필 블로그’ 댓글
◆ 박경순(시인, 작가, 전 해경 총경) 2025.7.6. 11:11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는 땅끝마을 해남에
와 있습니다.
어제는 송호해수욕장에서
샌달을 신고 걸었습니다.
진작 이 글을 읽었더라면
맨발로 걸었을 것을....
이제 인천 가면
맨발 걷기에 또다시
도전하겠습니다.
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2025.7.6. 11:19
박 작가님은 해남 땅끝마을 집필실에 가셨군요.
거기 다녀오시면 새로운 작품집이 탄생하겠군요.
명작의 산실에서 여름을 보내시는 박 작가님.
해변을 걸으실 땐 샌들을 벗으시고
맨발로 걸으세요.
지구 에너지를 받는 일입니다.
※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카페 회원 댓글
◆ 산즈리(맨발걷기 카페 회원) 2025.07.06. 13:35
윤승원 님의 시 ‘접지의 노래’를 읽으니
마치 제가 바위 위에 서서 땅의 맥박을 느끼는 듯한 기분입니다.
‘산이 숨 쉬고, 계곡물이 속삭인다’는 구절에서
자연의 생명력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2025.07.06. 15:37
산즈리 선생님 따뜻한 눈길이 저의 졸고를 깊이 살펴주시니 즐겁고, 영광입니다. 아마도 ‘접지의 노래’라는 이색 제목의 시는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고는 실감하지 못할 겁니다. 수통골 계곡에서 혼자 발 담그고 앉아 명상하면서 인생 철학까지 덤으로 공부했습니다. 문학평론가의 작품 감상평에서는 "힐링 에세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만들어내더군요. 산즈리 님도 ‘힐링’ 되셨다니 글을 소개한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