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몽고 박물관>
점심시간이 되어서 다시 후허하오터 숙소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방도 크고 호텔이 좋았다.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하고 언니들과 남은 잔반을 해결하고자 이것도 나름 짐이라 과일과 소세지등 남은 것, 사발면과 누룽지로 점심을 대신했다. 초원에서 점프 사진 찍느라 어찌나 뛰었던지 배가 고팠는데 이런 작은 것들로 함포고복 할 줄이야~~~ 배가 부르고 어디부터 갈까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박물관을 가고 오탑사, 대소 등등을 가는 코스로 잡았다. 지도를 보고 걸어갈까 하다가 다 돌려면 아무래도 택시를 이용해야할 듯 그래서 택시타고 도착한 박물관..
정말 아~~~ 광대한 부지위에 세워져 있는 박물관을 보고서 바로 직감했다. 이곳을 패스하던가 제대로 보던가?? 어차피 온 것 이곳이라도 제대로 보자는 의견. 네이멍구 자치구 소수민족들의 생활 도구, 수렵 도구, 민속 악기 등이 3층으로 나눠서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이 너무 커서 한 관을 보고 나오면 지쳤다. 그래서 밖에 의자에 앉아 쉬고 싶어도 언니들의 말타기 후유증은 오늘도 계속되어 앉는 것조차 힘들어하여 박물관 관람하는 게 더한 고통을 주는 것 같았다. 우리 스타일이 한번 시작한 것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 고통을 인내하며 모든 전시관 관람했다. 제대로 쉴 수 없는 자들의 고통을 당신들은 알까나??
그래 목표 달성은 했는데 몸은 녹초가 되고 저녁 먹기 2시간 30분 전이다. 마사지를 받을까 오탑사 & 대소를 구경 갈까?? 우린 오늘만 날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고 마사지샵으로 이동했다. 시간이 애매모호 하여 발마시지만 받고 좋으면 모레 다시와서 전신을 받을 생각을 했다. 발마사지는 정말 굿이였다. 초원에서 제대로 잠도 못자서 피곤했는데, 피곤이 사라지고 단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마사지가 끝나있었다. 기분 좋게 페이하고 건너편 사천성요리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언니들은 양꼬치에 술 한 잔 하러 가고 난 숙소로 향했다.
내일은 너무도 가고 싶었던 사막을 가기 때문에 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고 싶어서 일찍 돌아왔는데 원식오빠랑 아름이랑 로비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사람들이 속속 들어오고 언니들과 또 방에서 이야기꽃이 피고 수연이가 걱정되어서 찾아오기 전까지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매번 수연이에게 걱정만 끼치는 못된 삼총사... 그리 밤이 깊어가고 내 맘은 벌써 사막에 가 있었다.
만일 한 번이라도 사막에서 밤을 새워본 일이 있으면 빛이라곤 없는 깊은 밤중에 또 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서 눈을 뜬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내가 사막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신비로운 세계에 내가 누워있는 그곳으로 수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퍼 붓는 것처럼 쏟아져 내린다. 호주 에어즈락 등반하고 힘들어 죽을 것 같을 때 사막에 누워서 그 쏟아지는 별을 보고 나의 향수를 달래곤 했는데... 지금도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그런 사막을 여기서도 볼 수 있겠지 했건만...
한참 자고 일어났더니 사막이 나타났다. 도착과 동시에 게르로 들어갔다. 초원과 다르게 이곳은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게 내리쬐어 더위가 느껴졌다. 통풍을 위해서 여름에는 밑 부분을 걷어 올리도록 되어 있다고 수연이가 알려줘서 그때부터 협동하여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아 이런 생활의 지혜가~~~ 초원보다 이곳 게르는 더 깨끗하고 시설도 좋았다. 대만족... 이제 본격적인 사막 탐험에 나선다. 그래서 우린 무장을 했다. 인도 사막 투어 땐 모래바람 때문에 고생을 해서 그곳에서 산 사리도 두르고 철저한 준비를 해서 사막 투어에 나섰다.
사막을 입장하는데 입장료 30위안을 낸다. 그리고 들어가면 4륜차를 타고 사구 쪽으로 이동하는데 60위안을 지불해야한다. 정말 입이 딱 벌어진다. 중국인들의 뛰어난 상술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효용 가치가 없는 사막을 관광지로 개발해 돈을 버는 중국인들은 놀랍기만 하다. 급속하게 사막화가 진행 중인 이 지역을 놀이공원으로 만들어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담장도 입구도 없는 거대한 사막에 비싼 입장료를 내게 하고 발싸개도 돈 주고 빌리고 사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계속적으로 돈을 쓰게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그래 여기 또 오겠어?? 하는 맘에 우선 즐기자 그 생각뿐이였다. 그래도 한편 빈정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4륜자동차 탑승권을 구입했는데 차가 부족하단다. 사막용 단체 4륜차를 이용하라고 하는데 우리 앞에 작은 4륜이 있어 우선 올라탔다. 역시 제일 먼저 자리를 차지하니 1등으로 출발이다. 차가 출발하고 어마어마한 사구를 달리고 오르고 하더니 갑자기 곤두박질 칠 것 같은 곡예 주행을 하더니 낙타와 4륜 오토바이, 샌드스키가 있는 곳에 우릴 내려주고 가버렸다. 우린 이곳에서 뭘 할지 결정하고 순서를 정했다. 우선 30분간 낙타투어를 하고 이 사구를 내려갈 땐 도르래를 이용해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낙타투어 30분이 짧지 않을까 했는데 이것도 길다. 느림보 낙타 그래서 이국적인 정취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초원에 가면 말을 타고 사막에 오면 낙타를 타야지 않을까~~
낙타를 탄후 사막을 좀 걷기로 했다. 사람들이 가는 길이 다 비슷하다. 갑자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사막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4대 4로 난 반환점이 되어서 100위안을 놓고 건장한 남자4명이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 주자를 보면서 덕소행님이 참 안타까웠다. 초등학생과 뛰는 노장... 이겨도... 져도 체면 안서기는 매 한가지다. 난 승부보다 이 더운 사막에서 뛰기를 하겠다고 한 그 발상부터가 대단하다 생각되고 이처럼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는 지금 우리가 좋았다. 제일 못뛰고도 팀 잘 만나 우승한 행기에게 이 영광을 다 주고 싶다. 뜀뛰기 한 선수들 다들 멋졌삼~~~
마지막으로 유격 훈련장에서 보는 타워에서 하강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처음엔 별것 아닐 거야 하는 맘이었는데 막상 타워에 오르니 바람도 세차고 하강 길이를 보니 참 길다~~~ 필은 사진 찍어 준다고 기다리고 있고 우린 겁에 질린 얼굴을 하면서도 사진만은 찍어야 한다니... 원식오빠가 첫출발을 하고 순번을 정해서 하나씩 내려갔다. 나도 무섭구먼 “넌 겁이 없으니 마지막으로 내려오란다. 뭐 죽기야 하겠어 하는 맘으로 알았다고 하고 순번을 기다리는데 왜이리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지. 기다리는 게 더 힘들다.. 내 차례가 되어 어차피 하는 것 멋지게 활강 하자 하고 뛰었는데, 바람을 가르면서 내려오는데 눈이 떠지고 모래와 키 낮은 관목들, 푸른 하늘과 구름이 저편에 펼쳐져 있었다. 오 생각보다 금방인데~~ 내려온 자의 여유랄까 내려와서 필을 기다리는데 도통 오질 않는다. 함께 왔으니 같이 가야 한다는 이 불같은 의리 그 의리 때문에 1시간을 기다려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막을 벗어나니 우리 팀이 술판을 벌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빠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사막에서 받은 열기를 식혔다. 낙타 땀내가 바지에서 진동하고 씻고 싶은 욕구가 생겨 게르로 갔다. 물은 충분히 나오고 있으니 임시방편으로 옷입고 씻어주는 센스 아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 오늘은 백숙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백숙이 생각보다 작아서 내 배를 만족 시켜줄 수 없었지만 사막에서 백숙이라~~ 복날 삼계탕과 같은 조화라 할까~~
그때 누군가 몽골 사람들과 어울려 한판 놀아보자는 것이다. 축제의 밤, 초원 밤하늘에 불꽃이 타오르고 그들의 전통음악과 춤, 노래가 함께 피어올랐다. 너나없이 어울려 하나가 되었다. 그 와중에도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필. 대단해...넌 진정한 사진사야~~~ 엽기 사진을 찍고 보고 웃고 그리 사막의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한참 웃고 떠들고
사막의 하이라이트 그토록 바라던 밤하늘에 가득한 은하수 별빛을 보러 나이트 사막투어를 떠나려고 했다. 어느 정도 사막을 들어와서 우린 누웠다. 그런데 수많은 별들로 가득해야할 하늘에 별은 보이질 않고 함박만한 보름달만 외로이 떠 있었다. 내 맘이 외로워서 저것이 더 슬퍼 보이는 것일까? 달이 떠서 별이 안보일 수 있는 것이였을텐데 우린 중국의 급속한 사막화가 문제라고 하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야 TV를 잘 안 보는데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사막화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이곳에서 나무를 심고 갔다고 했다.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무분별하게 개발과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중국보단 하나의 희망을 심고 간 것이라 그렇게 아쉬운 사막의 밤은 흘러가고 있었지만 좋은 친구를 얻으니 그 기쁨이 더 컸다. 내일은 6시 모여 사막에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새벽 6시가 되어 일어나니 밖은 벌써 밝았다. 아!! 이런 일출을 못 보다니 사막에선 은하수도 못보고~~ 일출도 못보고~~ 참 아쉽네 그래도 우린 사막으로 갔다. 어제보다 제법 밝아진 사막을 보니 누군가 걸어간 길을 벗어나 새 개척지에 내 발자국을 남겼다. 나의 흔적을 확인하는 순간 그냥 기분이 우울해졌다... 그래서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미친 듯이 뛰었다 그러다 사구에서 넘어져 굴렀다. 언니들이 너 참 가지가지 한다 했는데, 지금 내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맘뿐이였다. 그때 저 멀리서 바람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것이 있었으니 낙타떼... 출근하는 낙타떼를 보았는가... 역시 하나 얻어가네~~ 그리 사막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다시 후허하오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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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파야의 여행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파야
첫댓글 사막에서 달리고 넘어지고... 술에 취하고,,, 다음날 니들이 조경이 뭔지 알어??????? 재밌는 애피소드 기다려 지는군요? 즐감하고 나갑니다.
조경사건은 안쓸까 했는데 ㅋㅋ 어찌해야하나 마지막편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미희씨의 여행기 재미있어 본 카페에 자주 들리게 됩니다. 다음편도 기대되며, 아자아자 ㅉㅉㅉㅉㅉㅉ
이제 마지막편만 남았네요..행기가 조경사건은 잊어 달라네요 ㅋㅋ 중건행님도 3종 굴욕세트 쓰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 있어서 ㅋㅋ
마지막 사진 좋네요.. 정말 저리 가던가요?
네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필이 찍었는데 제가 봤던 광경이랑 조금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있는 그곳에서 찍은 사진 맞습니다 ㅋㅋ완전 멋지삼... 꼭 가서 보세요~~
여행기 중독입니다.. 저도 담편 기대~~
아 부담 살짝 ㅋㅋㅋ
그 빡빡한 일정에도 내몽고 박물관내 관람 하셨네요... 난 늦어서 안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건물 앞에서 사진만....
그대신 저희는 다른 곳을 못봤어요... 박물관만 팠죠 ㅋㅋ
와~~~~ 사진하며 배경도죽이고 글쓰는솜씨가....장난이아닌데... 정말재미있게 잘보고갑니다~~
오라버니 칭찬에 힘입어 마지막까지 달려볼랍니다~~~
박물관 몇군데 보니 힘들어서 퍼졌다는...저희두 바로 마사지로....것두 거의 비슷하게 하면서 싸게...ㅋㅋ 졸지에 마누하님은 내 전용 관광가이드 되었지만 ㅋㅋㅋ
저희랑 박물관에서 만났죠... 정말 힘들었습니다...반가운 분들 보고 웃을 수 없는 그 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