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전쟁은 한민족의 재앙(災殃)인가?
{이글은 12월10일자 전우신문에 게재된글입니다} 이 중 형
군사평론가협회 이사
성우회 정책위부의장
1. 북한은 한반도 전쟁위협의 진원지(震源地)
해방이후 한국은 지금까지 북한을 침공할 능력이 없었고 북한의 무력도발에 어쩔수 없이 대응했을 뿐이다. 한국군은 한국방어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선제공격계획은 상황변화에 따르는 우발계획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93년도 T/S(팀스피리트)훈련을 핑계로 남북회담을 중지했을 때 그 이유가 “북침훈련”이었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한미연합군이 5027작전계획에 따라 남침을 방어하는 훈련이었다. 한국방어계획이라고도 불리는 이 5027작전계획은 적이 공격하면 방어 또는 지연전을 하다가 미군의 증원으로 반격하여 휴전선까지 회복하는 작전계획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군은 한국군의 무력도발에 신경을 썼다. 따라서 주한미군사령관이 관장하는 정보작전 분야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함은 물론 한국의 도발을 감시하는 역할도 했다. 80년대 한국군의 요청으로 이 5027작전계획에 반격시 휴전선 이북의 북한지역까지 진격하여 실지를 회복하는 작전계획으로 강화되었으며 이것은 국제법상 자위권에 해당하는 합법적 계획이었다. 이 반격단계만을 보고 훈련전체를 북침훈련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상투적 뒤집어씌우기 전술이며, 북한의 선제타격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침략해온 적에게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북침전쟁이라는 주장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6.25전쟁 이전에도 3.8이남에서 쏘련군정 또는 남로당의 조종을 받는 공산주의자들의 찬탁, 반미, 단선단정반대 시위, 파업은 물론 4.3사태와 같은 공산당 무장폭동, 군내 공산당 프락치들에 의한 여순반란사건, 3000여명의 북한 유격대의 3.8선 침투와 유격활동 등 대소 무력분쟁은 전부 북한 공산정권이나 그 아류정당, 단체의 지령, 조정하에 이루어졌다. 북한이 6.25전쟁을 일으켰을 때 수적으로 열세하고 빈약한 장비로 무장한 국군은 북한의 상대가 않되었다. 탱크를 처음보았고 탱크의 굉음을 처음 들은 국군장병은 포탄을 들고 탱크로 달려들면서 싸웠고 부산 교두보에서 시산혈해(屍山血海)의 격전을 거듭하면서 더 물러설 수 없는 죽음의 순간까지 싸웠고 결국은 미국이 주도한 유엔군의 도움으로 승기를 잡아 북진을 한 것이다. 패주하는 북한군을 추격하여 3.8선을 넘었을 때 준비된 작전계획도 없이 북진을 하였다. 부대 재편성도 못한 채 중공군의 참전으로 철수하였다. 6.25전쟁은 역사상 전무한 한민족의 대재앙이었다.
휴전이후 1.21청와대 기습, 울진 삼척공비침투, 71년 9.25전투명령에 의한 남침 갱도굴착(坑道掘鑿), 76년 8.18도끼만행, 82년 아웅산 묘소폭파, 87년 대한항공 858기 공중폭파, 동해안 잠수함침투, 2차의 서해교전, 그리고 수많은 북한의 소규모 무력도발은 전부 수령독재정권에 의해 야기되었으며 이것을 한국이 적극 대응했다면 어떤 형태든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야기할 수 있었던 한반도 전쟁위협의 진원지인 것이다.
2. 핵전쟁의 위험
북한의 핵위기는 1990년대 초 북한의 핵무기개발 의혹으로부터 시작된다. 1994년 6월 10일 IAEA(세계원자력기구)가 대북제제 결의안을 채택했을 때 북한은 IAEA 탈퇴를 경고함으로서 핵확산을 방지하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주도하던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제재를 검토하게 되었다. 당시 페리국방장관은 합참의장 샬리카슈빌리 장군과 주한 미군사령관 게리 럭 장군에게 작전계획 5027을 점검하고 동시에 이미 수립해 두었던 북한 핵시설 제거를 위한 비상계획을 점검하도록 지시하였다. 당시 페리장관은 영변 핵시설에 대해 공중폭격을 실시 할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한국에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를 지시하면서 대량살상무기 사용이 포함될 수 있는 전쟁발발 직전까지 와있음을 직감하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1994년 6월 15일자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전 국가안보보좌관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와 전 국무성차관보 아놀드 켄터가 공동으로 기고한 “한반도 : 행동할 시기(Korea : Time for Action)”에 의하면 “어떤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력의 사용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공격을 촉진하여 2차 한국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은 북한은 경제적 제재(制裁)만 가해도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유발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전쟁을 피할수 없다면 북한이 상당한 규모의 핵무기 병기창을 갖추었을 때 더늦기전에 빨리 전쟁을 하는 편이 낫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아야 한다. 더욱이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완전히 패배할 것이고 김일성 체제의 종말이 올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험은 더 이상 고조될 수 없고 타협할 시간은 지났다.”
이러한 미정부의 입장과 언론의 배경하에 평양에 들어갔던 전 미대통령 카터가 김일성을 면담하면서 협상의 실마리를 찾아서 94년 10월 21일에는 “제네바 기본합의”가 이루어지고 북한은 NPT(핵비확산조약)탈퇴를 보류한다는 당연한 양보로 경수로 2기와 중유를 제공받는 실리를 얻게되었다. 황장엽씨에 의하면 1994년 김정일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합의 이전에 핵무기를 만들려고 서둘러 사용후 연료봉을 냉각풀에서 약 6개월간 방사능을 방출할 때까지 보관하지 않고 미리 꺼내 재처리를 하여 풀루토늄을 만드는 과정에서 방사능 누출사고까지 발생하였다.
2002년 10월 5일 북한 강석주 외무성부상이 평양에서 켈리 미특사에게 말한 핵개발시인과 2003년 4월 23일 북경의 미․북․중3자회담 후 리근 외무성부국장이 켈리대표에게 “우리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 사실을 1993년에 미국에 이미 통보했다”고 충격적 발언을 했다.
얼마있으면 6자회담이 “선 핵포기냐? 선 체제보장이냐?”를 중요 이슈로 하는 2차회담이 열린다. 이제 핵보유를 발표했으니 북한은 실질적 핵보유국이 되었다.
북한의 핵보유는 “제네바 기본합의” “핵 비확산조약” “국제원자력기구 핵안전조치협정”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등 4가지 국제 협약을 위반한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이유는 첫째, 미국을 위협하여 핵보유국가로 인정받아 동북아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2002-2003년 Military Balance에 의하면 미국은 전략핵탄두 8683발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2-3발의 전술핵무기로 위협하려면 김정일은 물론, 북한지역은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게 된다. 둘째, 미국과의 협상용이다. 북한의 체제보장이나 경제지원을 위한 협상용으로 사용한다. 전시에는 주한미군과 미국 민간인을 인질로 미군의 한반도 증원을 방지하거나 북한 지상군 남진과 연계하여 휴전협상에 이용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미국의 결의는 단호하다. 미군과 미국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한국에 패트리어트 2개대를 배치하였고 서울 북방의 주한미군이 강남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셋째, 대남관계에서 우위를 점한다. 남북화해 및 교류와 협력에서 주도적 권한행사가 가능하고 한국의 친북좌경세력의 사기를 높이고 한국민에게 위압감을 준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북한의 핵문제의 당사자는 한국과 북한인데 현실적으로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정책과 미국의 세계 경찰역할로 미․북간의 문제가 되었다. 2002년 9월 발표된 미국 NSS(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 제시한 기본방향 중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옹호하는 것과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포함되어있다. 부시정부는 안보위협의 원천을 실패한 불량국가와 대량살상무기 및 테러와의 결합에 두고 군사독트린을 억제와 봉쇄개념에서 선제공격(Pre-emptive attack) 개념으로 전환하여야한다는 새로운 안보전략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2001년 6월 NPR(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3가지로 설정했는데 첫째는 재래식 무기로 목표를 파괴할 수 없을 때이고 둘째는 화생무기에 대한 보복이 필요할 때이며 셋째는 긴급한 군사사항이 발생할 경우이다.
북한은 벼랑 끝까지 버티기를 그만두고 현실을 직시하고 체제보장과 지역평화를 위하여 핵을 포기하고 합리적 협상을 해야한다. 이제 북한도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바로 부시정부가 추진하는 신 안보전략의 공격목표가 되었고 현재 진행되는 6자회담이 결렬되면 선제공격을 면할 수 없게 되었고, 핵무기 공격 대상도 되어있다. 북한당국의 표현대로 미국이 북한 핵시설에 선제공격하면 북한은 한국을 공격할 것이다. 우리는 작전계획 5027에 따라서 한미 연합전력으로 북한의 공격을 방어해야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한반도에 핵전쟁의 위험은 상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자세는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의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핵시설을 철거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떳떳이 주장해야 함은 물론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한․미연합군은 북한군을 섬멸하겠다는 단호한 경고를 하여야 한다. 이 상황에서 아무리 민족공조를 외쳐대도 북한은 적이고 미국은 동맹국이다. 휴전이후 한반도에 그런대로 평화가 유지된 것은 미국과 같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는 북한의 국제협약 위반으로 핵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3. 다가올 전쟁
레이건 대통령하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캐스퍼 와인버거와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 피터 슈바이저가 함께 엮은 ꡒThe Next Warꡓ는 1996년에 발간된 책으로 1998년에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한다는 가정하에 저자의 경험과 실제 워게임한 내용들을 단편소설로 그린 일종의 전쟁시나리오이다. 전쟁시나리오나, 전쟁소설에서 흔히 묘사하는 것과 같이 남침땅굴을 통과하는 북한 특수부대, 각도시에서의 시위, 시위를 부추기고 격화시키는 특수부대요원, 북한군 기계화부대기동, 현란한 미공군의 공대지미사일, 해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공군전투기출격 등이 묘사되나 연합군이 대구북방까지 철수하면서 미증원군이 상륙하여 반격준비를 하고 이때부터 핵전쟁양상이 묘사된다. 간단히 표현되지만 미국대통령, 국방장관, 안보보좌관 그리고 야전사령관 등의 대화내용을 읽으면서 핵폭탄 1발의 중요성이 새삼스러이 느껴진다. 1발의 핵폭탄이 무수한 인간의 생명을 뺏는다는 도의적 중압감으로 고민하면서 신중하게 결단하는 미국의 정책결정과정과 북한의 김정일의 말한마디에 핵탄두미사일이 발사되는 과정이 너무 대조되고 김정일의 2번째 핵무기 발사지시에 총참모장이 김정일을 살해한다. 중국군이 참전하고 쌍방이 각각 1발씩 2회 발사하고 전전(戰前)의 휴전선을 경계선으로 휴전을 한다. 핵폭탄을 보유하면, 사용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데 혼자서 결정하고 지시하면 잘못 결정하기 쉽다. 일방이 발사하면 타방이 대응하게되고 서로 주고받다가 위기를 느끼면 중지하게 된다. 1997년 5월 4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미 육군중령 로니 헨리 중령이 작성한 “한반도 대격변의 전쟁시나리오(A War Scenario of Korean Cataclysm)”는 미 육군의 공식시나리오였는데 ꡒThe Next Warꡓ보다 1년 늦게 발표됐음에도 핵전쟁은 한국전쟁의 변수로 처리하였다. 서울을 방어하는 가운데 한미연합군은 미 해공군의 증원하에 반격을 하여 3주만에 적을 격퇴한다. 핵무기 사용은 묘사되지 않았고 수도권을 방어한 가운데 반격작전을 한 것은 수도사수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이상 이렇게 안이한 시나리오는 의미가 없어졌다.
2003년 3월 19일 시작해 43일만인 5월 1일 종전을 선언한 이라크 자유작전은 대규모 특수부대요원이 사전침투하여 첩보수집, 거부, 봉쇄, 폭격 유도 등 활동으로 적을 무력화 시켰으며 초전에 바그다드 시내에만도 발당 75만불씩하는 토마호크미사일 1000여발을 발사함으로써 미국만이 할 수 있는 대규모 물량작전을 과시하였고 우선적으로 첨단무기를 사용하여 전쟁지휘부와 전략거점을 공략하였고 특수부대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운영하여 최소의 피해로 신속한 승리를 획득할 수 있었다. 앞으로 닥쳐올 한반도의 전쟁은 재래식 전쟁과 핵전쟁에, 이라크 자유작전을 배합한 고비용 대규모 물량 전쟁이 될 것 이다.
4. 다가올 전쟁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선제공격에 의한 전쟁을 수행하여 테러를 비호하고 지원하는 독재정권을 붕괴시켰다. 미래의 전쟁은 첨단무기에 의한 단기간의 핵전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수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6자회담에서 협상이 성공하면 한반도의 잠정적 평화는 유지할 것이나, 협상이 실패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고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할 경우 미국은 유엔을 통한 외교, 경제, 군사적 체제를 통하여 북한정권의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압박을 가할 것이며 이때 경제제재만으로도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는 북한의 태도는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을 고조시킬 것이다. 미국은 1994년의 핵위기를 교훈삼아 북의 전쟁도발 징후가 임박하면 영변의 핵시설을 포함해 휴전선 인근 북쪽의 장거리 야포진지 등 군사목표를 선제공격하는 우발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2003년 8월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국방정책자문위원인 울시 전 CIA국장과 매키너니 전 공군참모차장보는 미국의 군사력을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은 물론 다른지역의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숨겨둔 장소도 폭격해야 하고 장거리 포병기지폭격등 한국을 보호하는데 사용해야 하며 단순한 폭격이 아닌 전쟁의 승리를 통하여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정권을 교체하도록 군사작전을 현실적으로 검토할 것을 강조하였다. 북한 핵무기 포기를 위하여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협상의 기초며 어느 한쪽에만 편중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북의 핵무기 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이것은 바로 한국안보의 치명적인 위협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선제공격만으로 끝나든 확전이 되어 전면전쟁이 되든 우리에게는 큰 재난이다.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인명피해나 민족공조를 논하기 전에 우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한미동맹체제를 점검하고 강화해야 한다. 만약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게된다면 이라크 자유작전에 사용된 무기보다 더 강력하고 정확한 첨단무기가 등장할 것이며 북한이 신속히 굴복하도록 전국민이 결속해야 재앙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 전쟁이 한민족의 재앙임에 틀림없지만 미국의 선제공격에 의해서 신속히 북한을 무력화하면 피할 수 없는 이 재앙을 통일의 호기로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