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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에서 함께한 함께
8월 4일 일요일
우리는 합천으로 농활을 떠나기 전 꿈터에 모여 농활의 취지와 설명과 농활을 가서 서로가 지켜야할 작은 약속들을 듣고, 조 선정, 그리고 조별 음식 등을 정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함께 팥빙수와 샌드위치 등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도 갖고 각자의 집으로 헤어져 즐거울 내일을 기약하였다.
8월 5일 월요일
동녘 청소년들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농촌 봉사활동에 대한 걱정보다는 집을 떠나서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에 더욱 신난 얼굴들로, 센터에 온 청소년들은 모이자마자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각자의 신나는 마음을 표현 하였다. 인원 점검을 하는데, 승우가 보이질 않았다. 민들레 선생님께서 승우 어머님께 연락을 드려보니, 9시까지 모이기로 한 어제의 약속을 그만 9시 30분까지로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하였다. 그렇게 조금 늦은 승우까지 센터에 도착하고, 우리는 함께 짐을 싣고 손을 잡고 한 마음으로 안전을 위해 그리고 즐거운 시간들을 위해 기도를 한 후 합천으로 향해 떠났다.
떠나기 전 누구보다 기훈이가 가장 걱정이 되었다. 이전의 여행들을 통해 기훈이가 멀미가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기훈이는 큰 멀미 없이 차를 탔고, 생각하지 못했던 민규가 멀미를 하였다. 합천으로 가는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점심을 먹었는데, 민규는 속이 좋지 않아 먹지 않았다. 장시간을 차에 타서 이동했음에도 청소년들이 큰 어려움을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합천에 도착한 우리는 3박4일 동안 숙소로 사용하게 될 합천 꿈꾸는 지역아동센터에 내려 합천 꿈꾸는 지역아동센터 시설장님이신 강선희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각자의 짐을 풀었다. 도착해서 강선희 선생님께서는 농민들의 휴가기간과 무더운 날씨 등의 이유로 계획했던 일정에서 조금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씀 하셨다. 원래 계획은 하루 8시간(오전, 오후) 농촌 봉사활동을 하고, 물놀이는 없었지만, 바뀐 일정에는 하루 4시간(오전) 농촌 봉사활동, 물놀이가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하고, 강선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계곡으로 이동 하였다. 도착하자마자 그리고 그렇게 가고 싶다고 말하던 물놀이를 가니, 청소년들은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들 이었다. 물이 깊어서 위험한곳을 피해 물놀이를 잘 마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온 우리를 친척집에서 합천으로 바로 온 가희가 밝은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에서 각자 샤워를 마치고 우리는 함께 저녁식사를 위해 다시 차를 탔다. 고속도로에서와는 다르게 구불구불한 산길을 다니니, 기훈이는 멀미가 난다고 했고, 이후 산길을 달릴 때 마다 기훈이는 내리면 안 되냐는 질문을 하였다. 멀미를 하는 기훈이와 함께 우리가 저녁식사를 위해 도착한 곳은 유명한 닭백숙 집이었다. 테이블 하나당 닭 한마리가 놓여있었고, 닭백숙집 사장님께서는 우리는 위해 방금 잡은 닭이라고 말씀 해주셨다. 우리를 위해 잡힌 닭에게는 미안하지만, 너무나 맛있게 닭백숙을 먹었다. 다시 차를 타고 우리는 황매산으로 갔다. 황매산 중턱에 내려, 하늘을 민들레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에서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별 하나도 일산 하늘에서는 쉽게 찾기 힘들었는데, 합천 하늘의 별들은 서로 자랑하듯 별빛을 뽐내며 반짝였다. 우리는 그 별빛 아래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함께 뛰어 놀았다. 숙소로 돌아와 여러 가지 놀이들을 한 후 내일부터 시작 될 진짜 농촌 봉사활동을 위해 잠이 들었다.
8월 6일 화요일
오전 7시 아침을 알리는 알람들이 울렸다.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는 재진이의 모습과 더 잠을 자고 싶어서 베개에 얼굴을 묻는 민규의 모습이 보였다. 졸린 눈을 비비며 잠자리를 정리 하고, 민들레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맛있는 아침밥을 먹고, 서로 교대로 씻으며 8시부터 있을 농촌 봉사활동을 준비 하였다. 준비가 끝난 청소년들은 사용했던 공간을 청소하였다. 1, 3, 4조와 2조로 나뉘어 농촌 봉사활동을 하였는데, 끝나고 들어보니, 2조는 밭으로, 1, 3, 4조는 논으로 갔었다. 논으로 간 1, 3, 4조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바로 잡초제거 즉 ‘피’뽑기였다. 논을 관리하시는 할머니께 벼와 잡초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고, 우리는 신발을 벗고 논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벼와 잡초를 구분하지 못하여 잘못 뽑거나, 질퍽거리는 논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벼를 밟기도 했지만, 잡초를 뽑으며 난생 처음 우렁이 알도 구경하고, 서로 누가 많이 잡초를 제거하는지 시합도 하며 힘들지만 즐겁게 일했다. 중간에 아픈 친구들이 차에 쉬러가니 너도 나도 힘들다며 쉬고 싶어 했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간식을 먹으며 조금 쉬고, 다시 논으로 가는데, 가까이에서는 잘 구분 되지 않았던, 벼와 잡초가, 멀리서 바라보니 확연하게 티가 났다. 청소년들이 잡초제거를 한 줄은 녹색으로, 아직 잡초제거를 하지 않는 곳은 연두색과 녹색이 섞여있었다. 우리들은 힘을 내어 함께 잡초제거를 마무리 하였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농사 체험을 한 후 숙소로 돌아와 꿈꾸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제공해 주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우리는 다시 물놀이를 떠났다. 계속에 가서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고기를 구워먹으며, 오전에 농사일로 지저분해진 옷들과 힘들었던 마음을 씻어 냈다. 그런데 물놀이를 마치기도 전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기 시작 하더니, 곧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우리들은 물에서 나와 서로 도와서 짐들을 차에 실었다. 짐을 차에 다 실은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서는 비를 맞을 수 없었다고, 용기 내어서 비를 맞고 싶다며 우산도 없이, 여기 저기 뛰어 다녔다. 물놀이를 하던 중이라 소나기에 옷이 젖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함께 비를 맞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 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내리는 비를 막아 줄 수는 없지만, 비가 오면 항상 함께 맞아 주는 동녘 청소년들이 되길.
소나기와 함께 물놀이가 끝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목욕탕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많은 천둥, 번개 소리를 들었다. 목욕탕에 들어가, 뜨거운 물에 함께 몸을 담갔다. 작은 목욕탕이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특히나 눈에 띄었던 건 등을 밀어주는 기계였다. 청소년들이 너도 나도 신기해서 한 번씩 구경하고 작동해봤는데, 민규는 이 기계를 통해서 온몸을 밀었다. 다들 목욕을 마치고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잠시 둘러 앉아 내일 할 일에 대한 설명과 오늘 일해 본 소감을 나누었다. 돌아가며 소감을 나누는데, 다리에 상처로 많은 일을 하지 못한 하나가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함께 소감을 나누고 조별 청소구역을 정하기 위한 여러 가지 레크리에이션들을 하였다. 책들 속에서 각자의 이름 찾기, 이불 뺏기, 다리 찢기 다양한 놀이들을 마치고 청소구역을 정하고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 향했다.
8월 7일 수요일
어제와 비슷한 아침을 보내고, 10명씩 2조로 나뉘어 각자의 일터로 향했다. 1조 청소년들은 농부 시인인 서정홍 시인의 농지로, 2조 청소년 들은 블루베리 밭으로 향했다. 블루베리 밭으로 온 청소년들은 각자 작업도구인 낫을 하나씩 들고 잡초제거를 하였다. 전날 소나기로 인해 고랑에는 발목까지 올 정도로 물이 차있었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물웅덩이에 있는 개구리와 인사하며 우리는 잡초를 제거 하였다. 처음에는 서툴고 하는 법을 잘 몰라, 잡초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했다. 이를 본 블루베리 농가 아저씨께서 다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고, 우리들은 그 설명을 따라 열심히 일했다. 밭에 설치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들을 따라 부르며 일하고, 잡초를 제거하다 지렁이와 개미집, 개미알도 발견하고, 일하는 중간에 블루베리도 따먹었다. 작업 인원이 10명 이였기에 2인 1조로 나누어 일했다. 막내 지현이는 전수연 선생님과 함께 일했는데, 얼굴이 너무 힘들어 보여 쉬라고 하니, 애써 웃으며 힘들지 않다고 말하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을 마치고 블루베리 농가 아저씨와 함께 계곡에 가서 씻고, 땀을 식히고 선물로 주신 블루베리를 들고 숙소로 돌아 왔다.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 원래는 영암사 산책로를 걷기로 계획이 되어있었으나, 청소년들이 물놀이를 하고 싶다고 해서 우리는 모두 합천에서의 마지막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계곡으로 향했다. 낚시도 하고, 물수제비도 띄우고, 수영도 배우고, 다이빙도 하며 즐겁게 놀았는데, 영인이가 다이빙을 하다 그만 안경알을 잊어 버렸다. 우리는 모두 그 안경알을 찾기 위해 물안경도 없이 계곡 바닥을 뒤졌다. 그러던 중 나도 반지를 잊어버리게 되었고, 도무지 보이질 않아 찾을 수 없었다. 안경알과 반지를 계곡에 추억으로 남겨두고 우리는 목욕탕에 들려서 샤워를 하고 숙소로 돌아 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목사님께서 축구하는 것을 제안 하셨고, 아이들 모두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 숙소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였다. 목욕탕에서 씻은 물기가 채 마르기 전에 땀을 흘렸다. 숙소에 돌아오니 여자 친구들이 씻고 나서 왜 땀을 흘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들을 지었다. 잠시 휴식을 갖고 우리는 숙소 2층에 함께 모여 농부시인 서정홍 시인의 삶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을 봄날쌤 이라고 표현하신 서정홍 시인께서는 환경에 관하여 말씀 해주시면서 왜 귀농을 하였는지, 왜 유기농법을 고수 하는지 등을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시인이시기에 글 잘 쓰는 법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청소년들이 농사일과 물놀이로 많이 지쳐있을 텐데도 매우 진지하게 서정홍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서정홍 시인과의 이야기가 끝나고 우리는 늦은 저녁을 먹었다. 모두들 꿀맛 같은 저녁을 먹고, 즐겁게 웃고 떠들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합천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하였다.
8월 8일 목요일
오전 7시에 일어나 각자 씻고, 짐정리와 청소를 하였다. 우리가 머문 자리를 쓸고, 닦고, 치우며 함께 땀 흘려 청소하였다. 청소를 마치고, 아침을 먹고, 우리는 다시 2층에 모였다. 어제 들었던 서정홍시인의 이야기와 그리고 우리가 함께 보낸 합천에서의 3박 4일을 생각하며 각자가 각자의 느낌대로 시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청소년들이 시를 잘 쓸 수 있을까라고 걱정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하나씩 가져오는 각자의 시를 읽고 웃고, 그 시가 내 가슴을 울리면서 괜한 걱정이었다고 생각했다. 시를 쓰는 시간을 마치고, 우리는 그동안 감사했던 합천 꿈꾸는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일산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올라오는 길에는 휴게소에 들려 화장실만 다녀오고, 바로 일산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센터에 도착하였다. 센터에 도착해서 소감을 나누고, 우리는 아쉽지만 합천에서 만든 또 다른 추억을 가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첫댓글 선생님 눈으로 바라본 캠프 여행문 잘 읽었습니다.^^ 쌤과 진달래가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아이들도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된 것 같아 흐믓하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