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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聖한하운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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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岩 鄭日相 스크랩 세상을 바꾸는 힘, 격물치지(格物致知)
靑岩/鄭日相 추천 0 조회 106 15.01.18 17:1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북소리·죽비소리·철부지소리(228)

 

세상을 바꾸는 힘, 격물치지(格物致知)

 

요즘 TV사극에서 군신(君臣)들이 나누는 말 중에서 격물(格物)이니 치지(致知), 그리고 팔조목(八條目)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도대체 이 말들은 어떤 뜻과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이 말들은 유학(儒學)에서 나온 말이다. 그 중에서도 성리학(性理學)에서 부각된 언어이다.

먼저, 八條目이란 말은 대학지도(大學之道)를 실현하기 위해 제시된 여덟 가지의 단계적인 방법 즉,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는 곧 유가(儒家)경전의 하나인 대학(大學)의 요체를 포괄하는 말로서 궁극적으로 사람들 욕망의 사사로움을 극복하고 천리(天理)를 발현하는데 그 뜻을 두고 이를 근본으로 삼으려는데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 등 세 가지 강령(三綱領)을 합해 삼강령팔조목(三綱領八條目)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위 팔조목 가운데 ‘치지(致知)는 격물(格物)에 있다‘는 두 조목으로서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나의 지식을 완성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格物은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고, 致知는 이미 내가 가지고 있던 지식을 더욱 끝까지 미루어 궁리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격물은 동양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였던 과학이란 뜻의 용어로 사용되었고 격물은 사물에 다가가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이치를 깨달으려고 노력한다는 뜻으로 요약해서 말하면 격물치지(格物致知)란 무엇이든 한 가지에 깊이 몰두하고 연구하여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자 힘을 다해 노력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이란 뜻으로도 사용되기도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거듭 밝히지만 격물치지는 원래 성리학의 공부 방법으로 제시된 것으로서 이 방법론을 이해하려면 격물과 치지를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격물(格物)의 격(格)은 다가간다(至:approach)는 뜻으로 해석되며 물(物)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격물(格物)은 ‘내가 알려고 하는 대상으로 다가가라!’라는 뜻이 된다. 보다 쉽게 해석하면 뭐든 알고 싶으면 우선 알고 싶은 대상으로 다가가란 뜻이 된다. 예를 들면 컴퓨터의 모든 원리를 알고 싶으면 컴퓨터에 깊이 빠져들어야 하고 시장원리인 고객의 마음을 알고 싶으면 시장 속으로 몸을 던져 고객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비로소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치지(致知)의 치(致)는 극(極)의 뜻이기도 하다. 극한 깊이로 파고들란 뜻이 내포돼 있다. 지(知)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말한다. 즉 치지(致知)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가지고 극한 깊이로 파고들라는 뜻이 된다. 이것은 나의 전 지식을 총동원하여 몰입하는 경지를 말함이요 무아의 경지로 오로지 목표하는 바 일에 몰입하라는 뜻이 된다.

격물치지(格物致知). 간단히 말하면 ‘어떤 사물의 원리를 알고 싶다면 그 사물로 다가가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하여 몰입하라! 그러면 그 원리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내 경우 글을 쓸 때면 언제나 미혹(迷惑)함을 깨닫는다. 가령 어떤 글을 쓸 때엔 그 글의 요목을 정해놓으면 밤을 새워가면서 그 글 주변의 이치를 살피고 내가 가진 상식에 근접한 철학을 밝히며 이치를 파고들어 보편적 상식에 글의 방향을 정해 글쓰기를 이끌어 간다. 그래도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며 구도와 짜임새의 아쉬움 속에 끝내는 글이 마무리되고 마는 느낌을 항상 느끼곤 한다. 격물(格物)과 치지(致知)의 논리와 철학을 늘 되뇌어 보고 마음에 다짐하면서 글을 쓰지만 늘 미혹 감을 일으킴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이 격물치지(格物致知) 방법론의 전제는 세상의 모든 사물은 이치 즉 리(理)가 있고, 인간에게는 그 이치(理)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인 성(性)이 있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일명 우리가 주자학을 성리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性)과 우주가 가지고 있는 리(理)는 본질에서 같고, 따라서 모든 인간은 원하는 우주의 사물에 다가가서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한다면 우주의 이치와 접속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과 하늘의 접속. 일명 천인합일(天人合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 때 공자가 인간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에 관심을 둔 유교가 첫 세대 유교라 한다면, 주자에 의해서 완성된 성리학은 우주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관심을 둔 새로운 세대의 유교라고 할 수 있다. ‘대학장구‘에서 格物(격물)은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속속들이 깊이 파고들어가는 행동이고, 致知(치지)는 곧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더욱 끝까지 미루어 궁리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발전모델을 찾아가는 길인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힘인 것이다.

되돌아가 우리 인간은 우주의 이치를 깨달으면 그 의도가 성실해질 것이다(誠意). 그 갖는 의도가 성실해 지면 당연히 마음이 바르게 될 것이고(正心). 마음이 바르게 서게 되면 몸의 수양이 완성될 것이며(修身), 그 후로 가정(齊家)과 사회와 나라(治國)는 물론 온 세상이 평화롭게 나아가게 될 것이다(平天下).(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 일명 8조목의 8단계 평화(平和)이론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스스로에서부터 가정과 사회, 나아가서 국가가 평화로워진다는 원리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학문과 사물을 연구하고 기업을 경영하며 기술개발을 꿈꾸는 사람들은 자신의 열정과 지혜를 몰입하여 사물의 이치를 알아내고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유(思惟)를 한다는 것은 오늘날 주자학이 갖는 새로운 해석이자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최선을 다해보라! 내 열정을 쏟아 부어보자. 의도하고 바라는 세상이 한결 가까워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대학(大學)에서 말하는 끝장 정신, 이 격물치지의 숨겨진 뜻이 여기에 있고, 인간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성리학의 핵심 수양론이 바로 이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고 이 시대는 물론 미래의 세상을 보다 유익하게 바꾸는 이치요 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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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5.01.18 17:16

    첫댓글 이 원고는 어느 문학회의 2월호에 게재키로 한 글이며
    회원님들도 읽어 보시라는 뜻에서 올려듭니다.

  • 15.01.19 11:44

    너무 고답적인 글이라서 이해하기에 내 경우엔
    소화불량에 걸릴것 같습니다.
    글을 자세히 읽고 참으로 좋은 글이라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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