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연지 56년 째로, 전주콩나물 국밥의 원조집이다. 대부분의 전주 콩나물국밥이 국물에 계란을 풀지 않아 맛이 개운하다면 삼백집 콩나물국밥은 국물에 계란을 풀고 보글보글 끓여 그 맛이 진하다. 서울에서 흔히 먹어봤음직한 맛이다.
하지만 그동안 먹어봤던 콩나물국밥과 비교하자면 맛의 깊이가 다르다. 그 이유는 마구 다져서 만든 썰이 김치에 있다. 2년을 발효시킨 썰이 김치로 육수를 만든다. 또 하나. 미리 까놓은 마늘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마늘을 까서 쓰기 때문에 마늘향이 살아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이다. 파래가 섞인 김을 쓰는데 바삭거리는 것이 집에서 바로 구워 먹는 맛이다. 이 김은 따로 주문해서 쓰는 김으로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다. 단골 손님이 김 맛에 반해 마트에서 사려고 여기저기 찾아 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는 게 후문.
콩나물국밥에 쓰이는 김치와 그 많은 콩나물을 직접 담그고 기른다. 4,500포기나 되는 김치도 김치지만 그 많은 콩나물을 직접 기른 다는게 쉽지만은 않을 터(콩나물을 직접 기른다는 집은 삼백집이 처음이다). 믿기지 않는다는 본 기자의 말에 주방 아줌마, "그렁께 손이 이 모냥이 되었지잉"이라며 트고 갈라진 손을 보여 주신다. 콩나물이 얇고 짧은데 아삭함보다는 토종 콩나물의 특유의 질긴 식감이 느껴진다. 그 뿐만이 아니다. 김치의 배추도 유기농 배추만을 골라 쓴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500원이 싼 3,500원이다. 밥또한 무제한 리필이 된다. 이러고도 남는 장사가 될까 싶지만 박리다매가 이집의 전략이란다.
홀만 보면 그리 커보이지 않지만 안에 들어가면 단체 손님도 끄덕없는 150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다르다?>
전주 콩나물국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국물에 계란을 풀은 것과 또 다른 하나는 풀지 않은 것. 국물에 계란을 풀은 콩나물국밥은 계란을 넣고 펄펄 끓여 국물 맛이 진한 반면 계란을 풀지 않은 콩나물국밥은 찬밥에 끓여 놓은 국물을 부어 국물 맛이 시원하고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계란을 넣지 않은 콩나물국밥은 10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현재는 삼백집같은 몇몇 업소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이렇게 나오는 콩나물국밥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2.풍전콩나물국밥
위 치 : 홍지서림 쪽 중고 책방거리 내
전화번호 : (063) 231-0730
메 뉴 : 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000원
영업시간 :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전주에는 몇몇 곳에 콩나물국밥 골목이 형성되어 있는데 중고 책방거리가 그중 하나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그 골목에서 규모로 보면 다소 소박하다. 모 방송에 출연을 했다는 플랭카드가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을 맞는다(이 골목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은 대부분은 입구에서부터 방송에 출연을 했다고 광고를 하고 있다).
풍전의 콩나물국밥은 계란이 국밥에 풀어져 나오는 대신 따로 수란으로 나오는, 맑은 국물의 콩나물국밥이다. 국물에는 시원함과 개운함 이상의 맛의 숨겨져 있다. 바로 칼칼한 김치맛. 1년이상 묵은 김치를 잘 게 썰어넣어 국물을 냈다. 여기에 16가지 재료를 넣고 밤새 끓인 깊은 맛이 묻어난다.
풍전은 어느집보다 단골이 많다. 그 이유는 다른 콩나물국밥에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맛에 있다. 삶은 오징어가 총총 썰어져 국밥 위에 푸짐하게 얹어져 나온다. 이 오징어 맛과 칼칼한 김치 맛에 반한 사람들이 이집 문지방이 마르고 닳도록 찾는다.
콩나물을 살펴보니 콩나물이 가늘고도 짧다. 이름하여 '이온 활성수 콩나물'. 직접 키운 콩나물은 아니지만 특별히 주문해서 따로 받아온다. 길이도 적당한 길이인 7cm를 넘기지 않는다. 숯으로 걸러 아삭함이 살아 있다.
3.현대옥
위 치 : 남부시장 내
전화번호 : 없음
메 뉴 : 콩나물국밥 4,000원
영업시간 : 06:00~
전주와 전북도 서민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전주 남부시장은 전주 콩나물국밥이 시작된 장소로 콩나물 국밥집이 많이 위치해 있다. 그중에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앞에 저마다 1,000원짜리 돌김 한 봉투를 사들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식당이 있다. 바로 40년째 한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현대옥이다.
여느 고수의 맛집이 그러하듯 외관도 볼품없고 식당도 비좁은 그런 곳이 바로 이 집이다. 그나마도 원래는 시멘트 돌 의자 테이블에 바닥도 질척거리는 옛날 시골 국밥집 분위기였으나 시장의 현대화 개조방침에 의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기다림끝에 가로로 한줄 달랑인 7~8인 정도면 꽉 차는 테이블에 앉으면 밥 먹는 테이블 앞의 나무 도마가 눈에 띈다. 주문을 하면 맵게 먹을건지, 안 맵게 먹을건지 국밥 취향을 먼저 묻고, 맵게 해달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도마에 마늘을 얹어 식칼을 뉘어 그 즉시 다지고 파와 청양고추를 썰어 국밥위에 척척 얹어준다.
현장에서 양념을 만들다 보니 양념의 향이 죽지 않고 국밥가득 향긋하게 퍼진다. 멸치와 기타 여러 가지 재료로 오래도록 고아낸 시원한 국물에는 감칠맛 나는 적당한 조미료 맛이 느껴진다. 가느다란 콩나물이 입안에서 아작아작 씹히는데 국물을 떠 먹으면 전날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속이 풀린다.
현대옥은 여러모로 불친절하다. 다른데서 다주는 김도 따로 사와야 하고 반찬도 오징어 젓갈과 김치 달랑 두 개뿐이다. 심지어 물도 셀프다. 문밖에 있는 양은 솥의 누룽지를 단 하나밖에 없는 표주박으로 떠서 먹어야 한다. 문닫는 시간도 대중없다. 그저 지어 놓은 밥이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그 시간이 대략 오후 1시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옥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이유는 무얼까. 40년을 내려오는, 몇 번 맛보면 절대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강한 콩나물국밥의 맛. 그리고 무심한 듯 보여도 정이 넘치는 주인 아주머니가 아닐런지.
4.다래콩나물국밥
위 치 : 홍지서림 쪽 중고 책방거리 내
전화번호 : (063) 288-6962
메 뉴 : 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500원
영업시간 :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다래의 콩나물국밥 역시 계란이 안풀어진, 맑은 국물의 콩나물국밥이다. 이 집 콩나물 국밥 맛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콩나물이다. 입구에서부터 '유기게르마늄콩나물'을 사용한다고 큼지막하게 써 있는데 이 콩나물이 무엇이냐. 바로 지하 암반수를 사용해서 기른 콩나물이다.
멸치, 양파, 무 등 10여가지 이상의 양념으로 끓인 육수에 쌉싸름한 '유기게르마늄콩나물'을 넣어 단맛이라고는 전혀 나지 않는, 짭조름한 독특한 국물맛이 난다. 머랄까.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먹으면 특유의 맛이 아련하게 감돌아 금새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반찬으로 나온 장조림이 특히 맛있는데 짜지 않아 많이 먹게 된다. 묵은 김치 말고 신선한 겉절이도 함께 나온다. 후식으로 식혜도 주므로 잊어먹지 말고 챙겨 먹도록.
5.왱이콩나물국밥
위 치 : 홍지서림 쪽 중고 책방거리 내
전화번호 : (063) 287-6980
메 뉴 : 콩나물국밥 4,000원
모주 1,000원
영업시간 : 연중무휴, 24시간 영업
풍전, 다래와 함께 중고 책방거리 내 콩나물국밥 골목에서 트로이카를 형성하고 있다(인근에 있는 두레박까지 포함하면 4파전이다). 그 골목에서 규모로 보나 인지도로 보나 가장 유명한 이 바로 왱이콩나물국밥집이다. 300석 규모에 하루에 팔리는 국밥만도 500그릇이 넘는다. 왠만한 맛집 프로그램도 두루두루 섭렵하였는지라 방송이나 신문에 나왔다는 액자가 벽에 일렬횡대로 쭈욱 걸려있다.
왱이란 이름은 벌들이 '왱왱' 소리를 내며 모여든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는데 연중무휴, 24시간 오픈하는 동안(전주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은 이런집이 대부분이다)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왱이란 이름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본 기자가 식사때가 아닌 시간에 갔는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콩나물국밥을 먹고 있었다.
역시 계란을 풀지 않은 맑은 콩나물국밥으로 갖은 양념으로 육수를 우려낸 콩나물국밥 위에는 콩나물과 청량고추가 담뿍 얹어져 있어 더 없이 시원하고 개운한 맛을 내준다. 콩나물이 다시마와 함께 수북하게 따로 나오므로 취향에 맞게 얼마든지 더 넣어서 먹을 수 있다.
콩나물 국밥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콩나물. 어떤 콩나물을 쓰는지 주인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콩나물이 다 같은 콩나물이지"라고 이내 대답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콩나물을 쓴다는 말인데 그럼 이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비결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먹을 수록 특별한 맛이 아닌 규격화된 느낌을 받게 되면서 이 집 역시 소문과 홍보에 의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토박이들보다는 소문만을 듣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거품이 있는 맛집 유형에 해당되시겠다.
<전주콩나물국밥 맛있게 먹는 법>
1. 콩나물국밥을 먹기전에 수란에 콩나물국밥 국물 3스푼과 김을 부셔서 넣은 후 잘 버무려서 먹는다.
2. 취향에 따라 청량고추로 매운맛을 조절하고 새우젓으로 간을 더한다. 이때 국밥에는 이미 간이 되어 있으므로 새우젓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짜다. 간을 봐가면서 조금식 넣자.
3. 콩나물을 김에 싸먹으면 더 아삭한 맛을 느낄 수 있다.
4. 전주콩나물국밥은 막걸리에 흙설탕과 한약재를 넣고 끓인 모주를 곁들어야 제 맛이다. 끓이면서 알콜은 다 날아갔으므로 술을 못마시는 사람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첫댓글 모두다 아는 곳이네요!!!
전주의 삼백집 예전에 참 많이도 갔지요.근데 아직도 가격이 저리 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