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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을 갈 때
글쓴이 : 박광태
2000년 8월부터 산행을 시작했으니 이제 5년이 다 되간다
강북 친구들은 강북산악회가 낳은 유일무이한 산악인이라고 치켜 세우지만 쑥스럽다. 그러나 이제 산을 떼 놓고 삶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더 이상 가족을 위해 돈 벌 필요가 없을 때 산을 실컷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부터 신이 난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은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 전곡을 배워 내 노래를 아껴주는 사랑하는 벗들 앞에서 느낌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고 능력이 된다면 영어관광가이드 프리랜서로도 뛰고 싶다
겨울산을 갈 때 필요한 장비에 대해 얘기하려다 한참 옆으로 빠져 버렸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2001년 1월초 일요일 수십년만에 내린 폭설로 북한산이 츌입통제된 때 나는 이미 청수장과 보국문을 거쳐 대동문에 숨어 있었다
새벽 6시 청수장을 오를 때 새해를 축하하는 서설이 어두움을 헤치며 하늘하늘 소롯이 내리고 있어 운치가 있었는데 한 40분 걸려 보국문 능선에 올라서니 초속 30여미터 이상의 북서풍과 눈보라 사정없이 불어댔다.
사실 새벽 녘 겨울 북한산 능선에 서면 구파발 송추방면에서 불어대는 북서풍이 매서울 때가 태반인데 이날은 정말 무서웠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휘몰아치는 눈발에 머리와 잠바가 전부얼어 붙었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어 서둘러 대동문에 도착한 나는 대동문을 의지해 몸을 숨기고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들 알고 있었는지,
평소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주위엔 아무도 없어 무서웠다
금철이가 전화를 했다 어디냐 괞찬으냐고 폭설과 바람으로 입산 통제를 했다고 하며 이때 나는 산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느꼈다. 옷은 땀과 눈으로 얼어 버렸고 목장갑도 얼었고 털모자도 역시 얼어 버렸다. 면 반팔 런닝셔스와 면티위에 속에는 털이 있는 면잠바를 입었고 털모자를 썼는 데 땀과 눈에 모두 얼어 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옷을 걸치고 깊은 산을 갔더라면 큰 사고가 날 뻔한일이었다. 얘기가 장황해 졌는데 그 날 명찬이와 금철이가 무쏘를 고향산천까지 끌고와 무사히 친구들이 기다리는 메생이 집까지 돌아 올 수 있었고 집에 와 고생한 얘기를 아내에게 하니 남편잡겠다고 등산용품점으로 당장 가자며 비싼 고어텍스 자켓과 폴라텍장갑을 사줬다(그러나 거금을 들여산 생전 처음 장만한 그 고어자켓을 한 5년간의 수백번 산행중 다섯번도 안 입은 것 같다)
우선 복장 부터 얘기하자
겨울철 산행시 우리를 위험에 빠드리게 하는 것은 땀이다 추위와 바람도 무섭지만 문제는 땀이다 밖에는 찬바람 쌩생 불지만 한 30여분 찬바람 헤치며 가파른 경사를 오르다 보면 등과 이마 가슴에는 땀이 차서 흐르게 되며 이땀을 여하이 관리하느냐가 안전한 산행을 하는 관건이 된다 땀이 많이 흐르면 체온이 내려가고 체온이 떨어지면 몸이 떨리고 심하면 자꾸 졸리고 의식을 잃어 그냥 자게 되며 최악에는 가게 되는 데 36.5 도 체온이 10도 떨어지면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1,2도 떨어지면 나타나기 시작해 6,7도 이상 떨어지면 사망하기도 한다 이른바 저체온증이다. 저체온증은 겨울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철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외부 기온과 상관없이 일정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이는 안에서 흐르는 땀을 관리하는 것이다
흐르는 땀을 멈추게 할 수는 없고 땀에 젖은 옷을 잘 마르게 하고 많은 땀을 몸밖으로 나가게 하며 외부에서 부는 찬바람을 차단하고 따듯한 체온이 유지되도록 열을 내 보내지 않는 복장이 필요하다
겨울산을 갈 때 땀이 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 면내의는 절대 입지마라 사실면은 가장 건강에 좋은 소재중의 하나이나 젖으면 잘 마르지 않는 것이 문제다 몸에서 열을 빼앗아 덜덜 떨게 만들고 나중에는 몸이 오싹오싹해 진다 면내의 면티를 입으려면 배낭에 여벌을 가져가 젖으면 갈아 입어라.그러면 면을 입어도 된다
겨울 복장은 어느 회사옷을 입느냐가 아니라 어떤 소재를 사용한 복장을 입느냐의 문제이다
서론이 길어졌으니 본론부터 말하자
내의는 쿨맥스나 아웃라스트,파워드라이 소재로 만든 옷를 입으면 무난하고 내의를 입지 않고 티만 입으려면 파워스트레치 또는 폴라텍 100또는 200,300,써말프로 소재로 만든 옷을 입으면 된다(폴라텍 100,200,300 등 소재 구분은 다소 전문성을 요하며 폴라텍(polatec)이라는 텍이 부착되어있나 확인하고 주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밖에 입는 옷은 통상 고어텍스로 만든 자켓을 주로 사는 데 산을 장기간 전문적으로 다니지 않으려면 이것 보다 실용적인 것이 윈드스토퍼나 윈드블록 소재로 만든 자켓이며 개인적으로는 윈드블록 자켓(상의)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둘다 바람을 차단하고 땀을 잘 배출시키지만 윈드블록이 훨씬 따듯해 체온이 잘 유지되어 춥지 않아 좋다. 윈드스토파를 입으려면 안감이 파일(포리에스터 짧은 털)처리된 옷이 따듯하나 지금은 이런 원단을 찾기 쉽지 않다
흔히 입는 고어텍스자켓은 보온성과 활동성이 떨어져 평소 입기보다는 윈드스토파나 윈드블록자켓으로 커버되지 않는 혹한 상황에서 그 위에 하나 더 껴입기 위해 비상용으로 배낭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옷이다(평소에 입으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님, 오해 없기 바람. 실제 산행을 해보니 입을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사철 비상용으로 무박산행 또는 당일 깊은 장기 산행 시는 항상 배낭에 넣고 다녔음, 이옷을 입으려면 보온성이 떨어지니 상기 소재 내의와 폴라텍200또는 300,써말프로,윈드프로 소재로 만든 티 또는 상의을 반드시 안에 입어야 함)
쿨맥스,파워드라이,파워스트레치 등은 땀이 마르는 속도가 면의 30~40배에 달해 젖었나 싶으면 언제냐 듯이 말라버려 체온을 유지시켜준다.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한 쿨맥스는 주로 여름에 입는데 면 느낌을 주도록 처리한 것이 더 포근하며 파워드라이와 같이 겨울에는 내의로 주로 입으며 그 위에 폴라텍 소재(폴라텍 100,200,파워스트레치 등) 옷을 하나 더 입고 윈드블록 자켓이나 윈드스토파 자켓을 입어야 한다(즉 겨울에 입는 쿨맥스는 내복 소재임)
쿨맥스,또는 파워드라이, 아웃라스트 내의을 입지 않는 사람에게는 파워스트레치로 만든 셔츠를 적극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것 하나 입고 윈드블록 자켓 입으면 영하 10여도의 10시간 이상의 왠만한 산행도 문제없다(추위를 유별나게 타지 않는 이상) 표면이 매끄럽고 신축성이 좋아 옷이 폼이나며 안은 털처럼 부드러워 느낌이 좋고 아주 따듯하다
바지도 윈드블록 윈드스토파소재로 만든 옷을 입으면 되고 그외 좋은 소재가 쉘라원단이다 겨울용으로는 wb400원단이 있는 데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나 외출복 및 골프복장으로도 훌륭하여 용도를 생각하면 비싼것도 아니다(하나사면 5년이상 입으니까)
쉘라원단은 스위스제인데 개인적으로는 바지용 소재로는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여름에는 쉘라사의 다이나믹 원단이 너무시원하고 봄가을은 드라이스킨원단이 좋다
쉘라바지에 부착된 택을 보고 구분하면 된다
그 외에도 윈드브레이크,윈드락 등의 유사품이 있는데 가격은 저렴하나 원단의 질이 떨어져 오래 입어 자주 빨다보면 원단표면의 털이 뭉쳐 보기가 흉하고 땀 배출 능력이 떨어진다
쿨맥스는 듀폰이 개발한 원사이고 파워드라이 파워스트레치 폴라텍 윈드블록은 미국의 말덴밀즈사가 개발한 원단이며 윈드스토파, 고어텍스원단도 미국의 고어사가 개발한 원단이다
국내에서는 부산에 있는 (주)힐텍스가 개발한 힐텍스가 있는데 성능이 고아텍스 못지 않다고 하나 입어 보지는 않았다 쿨맥스 같은 성능의 국산 원단은 중소기업이 만든 드라이존과 코오롱의 쿨론과 효성의 에어로 쿨이 있는데 시중에는 이원단으로 만든 겨울 바지도 많은 것 같다(안감은 파일 처리함,가격이 다소 저렴) 입어보지 않아 가격대비 성능의 판단은 내리지 못하겠다 도레이가 만든 필드센서원단은 여름철 티셔츠 소재로 엔트란트는 방풍, 투습용 자켓용으로 쓰인다
개인적으로는 윈드블록, 윈드스토파, 쉘라 바지를 가지고 있으나 제일 자주 입는 것은 맨살에 입는 윈드블록이고 여름에는 쉘라의 다이나믹 소재 바지와 듀폰사의 써플렉스 소재 바지를 주로 입는다.
윈드블록이나 윈드스토파 는 장갑 소재로도 많이 쓰여 둘 중의 하나를 고르면 되고 비싸다고 생각하면 가격이 저렴한 플리스 소재로 된 장갑도 무난하나 바닥은 폴리우레탄 처리된 것을 사야 바위나 나무를 잡을 때 편하고 튼튼하다
모자도 안감은 폴라텍 소재로 만들고 겉감은 고아텍스나 서플렉스 소재로 만든 모자를 쓰면 된다 사실 열이 제일 많이 나고 많이 빠져나가는 곳이 머리이다 그래서 잘 마르고 따듯한 폴라텍과 서플렉스 소재를 사용하거나 눈을 차단하려고 고아텍스 소재를 겉감으로 사용하며 경험상으로는 폴라텍과 써플렉스로 만든 고구마장사 모자가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전문적으로는 고소모라고 함) 여자 모자는 윈드스토파 나 윈드블록 소재 모자가 좋다
아이젠은 네발,여섯발 등이 있는데 빙벽을 타지 않는다면 네발이면 충분하다고 보며 가격은 대개 5천원 내외인데 제일 선호하는 제품은 명광상사가 만든 파워포인트아이젠이다. 튼튼하고 편하다
양말은 위그암사가(양말만 만든지 100년이 넘었음) 만든 메리노울 양말이 최고다 시중에서 3만원에 팔고 있으나 반값에 사는 곳을 알아 신고있는데 겨울 지리산 등을 갈 때는반드시 신는다 바닥이 폭신폭신하고 목이 길어 따듯하고 촉감이 좋다
신발은 외제가 좋다 사실 등산에서 제일 중요한 것 3가지가 있는데 신발, 배낭, 침낭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신발이다 등산은 발로 하는 운동이고 신발이 시원찮으면 발바닥 발목 무릎 허리 목까지 무리가 오고 등산도 끝이다 따라서 신발은 좋은 것을 신어야 한다 신발은 누벅(소의 안 가죽살) 또는 겉 같가죽 살로 만들어 소재가 대개 비슷해 메이커로 추천한다면 국산으로는 트렉스타,캠프라인,레드페이스 등을 추천한다(사실 대부분의 신발이 이 회사들이 만든 oem임) 그러나 등산을 평생 하려는 사람이라면 외제를 사는 것이 좋다 옷은 외제를 권하지 않으나 신발은 외제를 꼭 권하고 싶다 외제로는 이태리가 만든 잠발란, 아쿠 등이 무난하고 독일제로는 마인들, 한바그 등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저렴한 것을 찾는다면 아쿠의 타이거가 적절하며 발목을 잘 접지르는 사람에게는 잡발란의 밴프GTRR을 최고급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잠발란의 몬타나를 권한다
등산화는 5년정도 신어 바닥이 헤지면 창갈이를 하면 되는데 비용은 대개국산이 2만원 내외이고 외제는 4~5만원 내외이다(외제는 이태리 비브람사가 만든 창을 사용하여 비쌈)
반드시 등산용 양말과 등산화를 신은 후 전후로 여러번 걸어보아 편안한 느낌이 주는 신발인지 확인 한 후 구입하여야 한다
안면과 입주위에 부는 찬바람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사용하는 데 입앞에 작은 구멍을 송송 뚫어 놓은 것 보다도는 입술 전체가 드러나도록 입구멍을 한개로 뚫은 것이 좋은 데 이는 입에서 내뿜는 김이 서려 입주위가 젖거나 얼지 않기 때문이다
스틱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거추장스러울 수 있으나 손에 익으면 유용한다 한번 디딜 때마다 몸무게 3~4%의 하중을 덜어 주며 특히 오르막이나 내리막의 경우 상당한 하중을 견디고 중심을 잡아 준다 티자형 스틱은 장시간 상행시 손목에 무리를 많이 줘 가벼운 일자형 스틱이 좋다 안에 충격 완화용 스프링을 넣은 것도 있는 데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사면 좋다 국산은 3만원 내외 외산(컴퍼델이나 레키)은 7~9만원 내외면 쓸만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참고로 배낭을 살 때는 반드시 매어보고 몸에 잘 맞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 지 살펴야 한다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등이 배낭과 직접 닿지 않도록 등판을 매쉬(그물) 처리한 것이 유용하며 당일용으로는 30리터 내외 무박용으로는 35리터 내외의 배낭이면 사철 사용할 수 있다
이상 경험을 바탕으로 두서없이 적었다.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은 언급을 피했고 가급적 쉽게 설명하려고 했으며 상기 외에도 여러나라의 다양한 원단이 있으나 혼란과 소재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갖추지 않은 사람을 위해 일일이 열거하지 않고 국내외 등산장비제조사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최고급 소재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는데 도움이 되려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입는 겨울 복장은 저고리로 안에는 파워스트레치 하나, 겉에는 윈드스토파(안감이 파일처리 된 것임: 요즈음에는 거의 나오지 않음,윈드블록 자켓도 있으나 평상복으로 애용하고 있음) 하의는 윈드블록 바지 한벌 장갑은 플리스 장갑 모자는 폴라텍모자 신발은 6시간 이상의 장기산행 시는 잠발란 밴프 등을 싣는다.
디자인이나 패션을 중히 여긴다면 모르지만 원가의 50%에서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상기원단으로 만든 철지난 상품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메이커에 따라 디자인이 다를 수 있으나 겨울 장비는 폼 잡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려고 사는 것임을 명심하여 원단이 좋은 것을 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