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보다 아름다워라, 그 이름"을 무리를 해서 읽었더니...
독서후유증? 으로 오래 고생을 했습니다.
바람 부는 밖에 나서기만 해도 눈물이 줄줄 흐르고...
눈이 쓰리고 아파서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사로운 햇볕에도 나설 수가 없습니다.
목숨을 바치신 순교자분들도 계시는데,
그분들의 고통에 비한다면 눈 아픈 것쯤이야 하고 생각했었지만...
쓰리고 아파서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하는수 없이 생전 처음 안과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성모안과 선생님은 젊은 분이었습니다.
훤칠한 외모의 선생님은 말도 재미있게 합니다.
자기는 먹고 사느라 하루종일 기기를 들여다 보느라,
그래서 안약을 넣노라고,
일하지 않는 주말에는 눈이 전혀 피로하지가 않다고 하며
돋보기 안경을 너무 오래 쓰고 책을 읽어서 그런것이니
어머님은 책을 덜 보시라고 말합니다.
병원에만 가면 눈이 화안해질 줄 알았는데...
안약만 처방을 해 줍니다.
하는수 없이 다초점 안경을 맞추어 쓰게 되었습니다.
다초점 안경만 쓰면 아무렇지 않게 다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나 버스에 오르고 내릴 때...
성당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면...
책상이 곡선으로 보입니다.
또 추운 날에는 안경 유리에
부옇게 습기가 서려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습니다.
안경을 쓰는 붏편함에...
아, 옛날이여!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안경을 쓰지 않을 때가 얼마나 좋은 시절이었고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띠동갑 스콜라스티카가...
"안경을 쓰는 일이 얼마나 불편한데요,
형님은 안경을 늦게 쓰신 거에요..."
듣고 보니,
제게 참 많은 것을 주셨음을 이제사 알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설날 이튿날...
성가대 자매들과 함께 했던 신도 여행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맞춘 안경이 설 연휴때라 미처 되지 않아서 선그라스를 쓰고 갔다가...
눈 때문에 고생을 좀 했습니다만....
함께 한 여행은 즐거웠습니다.
날씨는 차가웠어도...
봄의 숨결이 느껴지던 바닷바람...
새우깡을 얻어 먹으려고 배를 따라오던 갈매기...
검은 갯벌을 드러내며...
소리 없이 빠져 나갔다가, 때가 되면 소리없이 다시 돌아와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무렇지않게 채워지는 잔잔한 바다...
조용한 섬, 시도에서의 일박 이일...
모두가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요!
첫댓글 동수형님 ^^ 올만이십니다. 저도 안경쓴지 3년 좀 넘었어요, 넘 불편해요. 안경 안 쓸때 책좀 많이 봐 둘걸, 하는 말이 절로 나와요, 그래도 안경 쓰면 책을 볼 수 있으니. 감사하다 여기기고 했어요, / 신도를 다녀오셨군요. 사진 근사해요. 오늘이 우수입니다. 이젠 봄이지요. 건강 잘 달래시구요, 자주 소식 전해주세요.
처음 가 봤습니다. 신도에서 다리를 건느면 시도더군요...겨울이기도 하지만 섬이 깨끗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물이 빠지고 난후 모두들 갯벌로 나가고 혼자 구봉산에 올랐었어요...눈물 질금거리는 것 보여 주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홀로 걷는 습관이 들어서인지 홀로 걷는 것이 좋아서요....
로즈마리님, 감사합니다. 지금 이만큼도 감사하며 살아야겠지요...
45세에 다초점 안경을 쓴 저에 비하면 은총이지요. 전 지금 눈이 많이 안 좋은 상태입니다. 당뇨가 있어 색소망막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합니다. 다행히 아직은 안경을 끼고 책도 읽고 글도 씁니다. 맑고 환한 날에는 햇빛 속에선 안경없이도 웬만한 글씨는 다 읽습니다. 더 늦기 전에 책 한 권 내는게 제 소원입니다. 혹시 올지 모르는 실명에 대비해 책도 많이 읽으려 하지만 그마저 쉽지는 않아요. 어쨋든 책 읽는 거 빼고는 안경없이도 아무 지장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글라라님도 안경을 일찍 착용했군요...엄살? 부린것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네요...꼭그러세요...꼭 책 내세요...
그렇게 해 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