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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밖에서 보는 전경이다.
저 안쪽의 지붕안에 안주인이 있다.
왼쪽의 지붕은 카페 지붕이고 정면에 보이는 지붕은 아마도 숙소인듯 하다.
들어가 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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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에서 연기가 폴폴 난다.
군불을 때는갑다.
카페에서 바깥을 본 풍경이다 .
잔디밭이 꽤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리 길지는 않다.
적당하게 어둠이 내리고 있어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을 가라앉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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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이름이 솔이 채색이다.
주인장이 화가시다.
그림이 까막눈이다.
그림도 볼줄 모르고 그림도 그릴줄 모른다.
색감은 더더욱 없어서 뭐라 할말이 없다.
이 표지판이 주는 색의 느낌은 ...
솔이는 전주인이고
채색은 현주인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자세히 보니 솔이 채색이 아니라 살이 채색이라 읽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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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앞에는 모시가 있다.
모시가 한해살이 풀인지 .. 잘 모르는데
꽃이 피었다가 진듯 하다.
이파리가 특이해서 물어봤더니 모시라고 한다.
모시를 실물로 보기는 처음이다.
이것으로 모시천을 짠다는 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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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꽃이 지고난 자리에는 이렇게 소담스러운 씨방이 맺혀있다.
꽃이 피는건가 하고 유심히 바라보았다.
목련꽃봉오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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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옆에 이쁜 창문이 보인다.
이 창문안에 조그마한 다다미 스러운 자리가 있고
조그만 주방도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날벌레를 막는 망사커튼이 드리워져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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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입구에는 댓돌이 놓여져있다.
신을 벗고 들어가기에 안에는 이쁜 실내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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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슬리퍼를 신어보고 싶었는데 참았다.
대추차를 한잔 마셨는데 대추향이 진하다.
대추가 몸에 좋은거라 차로 만들어 마시나?
특별히 좋은 맛은 모르겠다.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뭘 먹는 것도 아니고 안먹는 것도 아니고..
뭔가 큰 대접받은거 같지만 뭐 특별한 대접을 받은 것도 아니고 .
그 행위 있지만 행위없음의 특별함을 아직 모르는 듯 하다.
아마도 행위있지만 마음없음에 건드려지는 것일까?
대접해줘야 하니 대접해주지만 대접도 아닌 것이 푸대접도 아닌것이.
아마도 분명하게 대접받는 것을 원하는가보다.
차마시는 것보다 밥먹는 것을 선택한다.
내가 마시는 차는.. 온수. 그게 제일 좋다.
뜨거운 물한잔.
아무것도 담지 않은 물한잔.
그것이면 족하다.
찻집에서 온차를 팔면 차라리 그것을 마시겠다.
갑자기 커피를 팔던 어느 아가씨 생각이 났다.
그 아가씨는 커피를 참 좋아한다고 했다.
커피에서 무슨 맛을 느끼는 것인지 신기하다.
때로는 나도 커피맛을 알고 싶을때도 있다.
하지만
모르는채 살다 죽기로 했다.
온수의 맛도
냉수의 맛도 잘 모르는채 살아간다.
쓴차의 맛이나 구수한 차의 맛을 알기전에
냉수의 맛이나 온수의 맛부터 알고싶다.
내가 물의 맛을 모르는 이유는 ...
갈증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물의 맛을 알기 노력할일이 아니라
갈증을 경험해야 할 것 같다.
아...
삶의 깊은 향기를 경험하기 위해선 고통이 필요한 것일까?
나는 아직 기쁨이나 환희를 경험하기에는 고통의 절대량이 부족한 것일까?
아이고..
맙소사. 물맛을 모르는채 살기로 하자.
기쁨이나 환희 희열을 모르는채 기쁨이나 환희와 희열을 연기하기로 하자.
맛을 알겠다고 ... 꿈꾸지 말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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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에도 칠을 해 놓았습니다.
작품일까?
선풍기에서 초록색 바람 빨간색 바람 하늘색바람이 나올것 같은 ...
마법 선풍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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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천장에는 이런 애자가 달려있다.
사기로 만들어진. 전선을 유지하는 도구이다.
옛날 우리집 천장에도 전기줄을 따라 저런 애자가 있었다.
이름이 애자였던 언니가 있었다.
이름이 애숙이였던 친구도 있었고 애경이도 있었다.
애 라는 글자가 들어간 이름은 유난히 촌스럽게 느껴진다.
왜 그랬을까?
참 이쁘고 사랑스러운 글자인데.
사랑이라는 단어에 분노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느라 글자만 봐도 울화통이 치민것일까? ㅋㅋㅋ
참 큰 병이다. 사랑에 대한 극복되지 않은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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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안주인은 이렇게 큰 하트가 붙은 치마를 입고 있다.
엄청난 하트를 꿰매 입었다.
사랑을 입고 있다.
나도 빨간하트가 그려진 양말을 신을때면 기분이 좋아지던 경험이 있다.
안주인은 감색하트가 아플리케된 치마를 입으면 훈훈해지려나?
올겨울엔 하트를 가슴에 꿰매입어야겠다.
그리고 늘상 넘치는 사랑으로 살아야겠다.
감기몸살 예방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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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에는 이런 솟대? 가 놓여있다.
솟대가 아니라 샛대인가? 아니 횃대인가?
이젠 사물의 이름도 흐리멍덩하게 기억된다.
점점 더 흐릿해지겠지.
그것이 솟대이던 횃대이던 샛대이던 별 상관도 없다.
남이 보는 글을 쓰면서 흐리멍덩하면 곤란하지 않을까?
이게 뭔가요?
어쩌면 그것은 솟대도 횃대도 샛대도 아닐수도 있다.
뭔지 모르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것 .. 위험한 일이다.
나뭇가지위에 새 두마리가 놓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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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돌확에 국화꽃이 동동 떠있어요.
돌확이 맞나?
아님 절구일까?
뭔지 모르지만 세심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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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채송화가 만발했던 세수대야화분입니다.
지금은 ...
앙상하게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저도 채송화를 보지 못햇습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만 들었을뿐.
이제 카페의 겨울모습을 상상해봅니다.
하얀눈에 덮인 초가지붕.
잔디 대신 하얀눈이 소복소복 쌓일 풍경을 ...
사진은 이렇게 많은 흔적을 남길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