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일탈?
삶은 거의 똑 같은 생활의 반복이다. 가끔씩은 옆길로도 가보고 싶은게 본능 아닐까?
고정관념에서 탈피 하루치기로 서울의 산을 가다. 삶은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그것을 실행해 나가면서 만족을 느끼는 모험같은 것이랄까
이제까지 와는 전혀 다른 경로로 모험처럼 다소 먼 거리의 서울 북한산 산행을 실행에 옮긴다.
이틀여 간의 비는 가을인가 착각할 정도로 모든 걸 날려 버렸다.
먼지도,운무도 그리고 세상시름도.
푸르른 하늘이 방긋 웃는데 날씨 만 보면 가을이다. 가보지 않은곳 그 산에 대한 기대는 날씨 만큼이나 좋은데 ktx라는 문명의 혜택으로 먼 거리의 산행을 조금은
쉽게 실행할수 있어 어쩌면 삶은 재미 있다는 생각도 든다.
지루하단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1시간40여분만에 서울역도착
친구와 조우하여 1.3 호선 지하철로 불광역에 도착 본격 산행시작이다.(거의 1시간 걸림)
북한산 많은 능선중에 가장 경관이 좋다는 비봉능선이다.
몇년전 백운대 산행후 북한산에 대한 기대는 늘 마음에 있었는데 몇년만에 일상적인 틀에서 벗어나 잠시 현실을 탈피한다.
비봉능선에서 처음 만나는 봉우리는 족두리봉이다. 멀리서 보면 족두리 같이 생겼다고 해서 족두리봉이라는데. 산행기점 부터 족두리 오르는 길은 완전 암릉이다. 산행시작 10 여분만에 서울 전체가 내눈 안이다.
거대한 특별시의 아파트 군락들이 눈앞에 부딪히지만 그보다는 저멀리 우리가 밟아야 할 봉우리들과 백운대와 인수봉이 더 눈에 들어온다.
평일이라 그런지 산행하는 사람은 젊은 사람 몇뿐이고 친구와 나 우리 둘만의 산이다.
45분여 만에 암릉덩어리 족두리봉 정상에 서니
거대한 자연의 웅장함에 기가 질릴 정도다.
한마디로 북한산은 산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암릉군락이라고나 할까 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돌계단을 밟는것 포함 흙길을 밟은것은 거의 없다.
그만큼 암릉의 산이랄까 기묘하게 생긴 바위도 심심찮게 도열해 있다.
산행의 난이도는 딱 세군데 오르막이 있다. 족두리봉. 향로봉. 문수봉 오르기전이다.족두리봉은 암릉의 오르막이고 향로봉은 돌계단 문수봉은 수직 절벽까지 있는 오르막이다
족도리봉 지나 향로봉가는길은 처음엔 평탄하다가 다갈 무렵에는 돌계단의 연속이다. 땀깨나 흘려야 한다. 능선에 오르면 바로 향로봉 정상이다. 조망외는 크게 볼것은 없다.
비봉은 거대한 암릉군락으로 철계단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데 오르는데 다소 무서운 느낌이 든다. 정상엔 진흥왕순수비가 있다.
족두리봉을 지나 가다가 그동네에 사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어찌나 말을 많이 하던지~~
동네 81세 먹은 여자 분이 있는데 월수금 매일 사모바위까지 간다면서
자기는 도저히 그사람을 따라 갈수가 없다고 하는데 81세 나이에 그곳까지 갔다 온다면 대단한 젊음(?) 이다. 그날도 우릴 추월해 간것같다.
향로봉 가는 길에 다소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아마도 좌우측 등로로 올라온 사람들 같았다.
이곳은 역시 도시의 산 답게 등로가 많고 힘이 들면 바로 하산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날씨도 좋고 기분좋게 천천히 가는데 가파른 돌계단이 앞에 있다. 향로봉 바로 전이다. 향로봉은 역시 바위군락지 이고 서울 시가지와 백운대 등 조망이 좋다.
향로봉지나 비봉가는길은 평탄하다. 비봉은 그야말로 거대한 바위군인데 계단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아 다소 위험한데 여자나 산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오르기가 쉽지 않다. (네이버 비봉 설명을 보면 하이킹하는 기분으로 오르다가는 피본다고 되어 있음 ).
친구는 올라갈 생각도 않는데 나도 다소 두려움이 있었지만 여기 언제 다시 와보겠나 싶어 무리하게 오른다.
다리뻗치고 건너뛰고 기어오르는데 장난이 아니다. 정상부에 정상석 처럼 무언가 우뚝 솟아 있는데 지워져 버린듯한 한문이 흐릿하게 쓰여 있는 것이 진흥왕순수비다.
원본(국보)은 박물관으로 가고 실제크기 보다 작은 모방본을 세워 놓았다. 555 년에 진흥왕이 한강유역에서 백제와 고구려를 물리치고 기념하여 세운탑 이라는데~
바위꼭대기 접근하기도 어려운곳에 설치했다는것이 너무 놀랍다.
비봉을지나 10여분 가면 사모바위다. 사모바위 바로전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곳이 있는데 큰 암릉밑에 1.21 사태를 일으킨 김신조 등 무장공비가 머물럿던 굴이 있다.
역사의 교훈으로 삼기위해서 인지 동굴속에 공비 모형물도 만들어 설치 해 놓았는데 음산한 느낌이 드는게 영락없는 공비소굴이다.
사모바위는 조선시대 쓰던 사모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암릉위에 삐딱하게 서 있는게 곧 넘어질듯 한데 등산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나도 처음에 사진찍으러 기어 오르다가 발 뒤딜때도 없고 애매하여 포기했다가 점심후 여자가 위에서 사진찍고 있길래 여자도 오르는데 내가 못하겠나 싶어 올라가 찍음. 근데 암릉은 오르는것 보다 내려 오는것이 더어렵다는 사실. 씨껍하고 기어 내려옴. 공비굴 바로옆에 있어 김신조바위 라고도 한다나.
12시30분 정도가 되어 사모바위옆 그늘 아래 바위위에서 점심을 하다. 온통 바위지대라 밥상천지다.
밥을 먹는데 고놈의 까마귀들은 어찌알고 두놈이 와서 빤히 처다보고 있다. 사람 겁도 내지 않는것이 한라산 까마귀와 비슷한데 먹이주는 사람과 많이 친화 된듯~
나도 먹을걸 던져 줬다.빵. 과자.쥐포 등 근데 조금 있으니 진도 한마리가 와서 또 쳐다본다. 불쌍해서 빵하나를 다 던져줌. 새나 개나 서로 경계 하면서 줏어 먹는데 매일 여기서 얼마나 많이 적선을 받았을까 싶다. 산행종료때까지 진돗개 셋과 고양이 한마리를 보았다
공단에서는 절대 먹을걸 주지 말라고 그러는데 등산객들은 재들이 뭘 먹고 사나 싶어 던져 주는 모양인데 대남문 부근에서는 아지메 세명이 사료등을 가지고 와 진도를 불러 먹이고 있었다.
사모바위를 지나면 바로 승가봉인데 여기도 조망이 좋다. 백운대를 비롯 쪽두리봉에선 보이지 않던 인수봉도 보이고 의상능선과 가야할 문수봉이 바로 앞이다.(동영상 촬영)
분당 사는 동갑내기 친구는 그렇게 자주 산에 다니지 않는데 꾸역 잘도 따라 온다. 분당에서 전철로 1시간 가까이 서울역까지 와서 함께 해준게 고맙다. 친구는 내 덕분에 이곳을 산행하게 되어서 외려 고맙단다 ㅎ
실은 나도 2달여만의 산행이라 힘이 다소 부치는데 친구 핑계 삼아 많이도 쉬었다. 이제 체력이 다 되가는지...늘 올라간다는 81살 먹은 할머니 생각하면 아직은 아니다 싶은데..
비봉능선의 대미는 문수봉 오르는길에서 막을 내린다.
거의 수직 절벽이다. 오르는 절벽따라 세위놓은 쇠줄 가이드가 없으면 도저히 못 오르는 암릉지대인데 여기도 약간의 두려움이 생긴다.
우쨋거나 정신 바짝 차리고 기어 오른다. 옛날 소싯적 군대서 유격 하던것 처럼.
힘들게 오르니 거대하고 기괴한 대 암릉이 눈 호사를 가져다 준다. 역시 북한산 이구나를 실감한다.
앉아 쉬면서 보니 건너편 암릉 소나무 아래에서는 누워 자는 사람도 있네. 서울시민의 쉼터가 맞고 그런 멋진 쉼터를 가진 멋진산을 옆에 두고 늘 볼수 있다는게 부럽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우리도 건너편 자는 사람처럼 넓은바위 위에 하늘을 보며 잠시 누워보았다. 우째 이리 편할까. 금방 잠이라도 올것 같은데 떠 가는 구름보며 삶을 생각해본다. 가물 가물 10대 부터 현재까지. 많이도 산것 같은데 크게 한것은 없네..
그게 인생아닐까
문수봉은 산의 경관에 비해 초라한 정상석만 있으나 백운대가 눈앞이고 경관이 좋다. 산행초입시 자그만것이 지금은 거대하게 다가온다. 알게 모르게 우리 인생처럼 많이도 걸어 왔네.
이제 곧 하산해야 하는가?
정상에 계속 머무르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게 인생이다!
경치에 취해 삶에 취해 저산을 보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하산을 해야한다.
이제까지의 산행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인생의 축소판이었네...이젠 천천히 내리막만 걸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문수봉 바로 아래 대남문이다
아주머니 세사람이 야생 댕댕이들 밥준다고 난리다.
미친듯 허겁지겁 먹는게 많이 굶은거 같다. 그래도 털이 반지르한게 늘 얻어 먹고는 사는것 같다.
대남문 아래 계곡 따라 하산 하는데 암릉등 볼것은 크게 없고 물소리만 귀를 울리고..
돌계단의 연속으로 다소 길이 거칠다. 거의 7시간 정도 산행했으니 다리에 힘이 빠진다.
구기탐방센터700 미터전에서 시원한 물에 족욕까지 하고 터벅 걸어내려 오니 탐방센터다. 무려 1시간 반이 걸렸다.
(보통 1시간)
20 여분을 큰도로까지 걸어나와 서울역을 간다고 버스를 탓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왜 그런가 보니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기 때문에 버스를 돌려야 한다나
된장! 집회 집회 듣기만 했지 여기까지 와서 나도 피해자가 되니 나라꼬라지가 어쩌다 요지경이 되었나 싶은게 오늘 하루의 충만한 에너지가 여기서 쪼로록 꺼지는 느낌이다.
경복궁역에서 다시 지하철타고 환승하고 서울
역까지1시간5분이 걸렸네.
역앞 생맥주집에서 골뱅이 안주에 시원한 맥주한잔에 오늘의 산행을 되돌려 보며 모든 시름마저 잊혀지는 ,인생살이 같았던 하루산행을 종료한다
북한산은 가히 암릉의산이라 해도 무방하다.우리나라 3대암산이라는 설악.월출.주왕산 못지 않은 암릉의 산으로 많은 사연을 간직한 수도 서울의 산이다.
늘 옆에 있어 접근성 좋은 시민친화적인 산이라 할까.
때론 긴 인생에서 통상적관념에서 탈피한 일탈도 더러필요한거 같다. 어쩌면 엉뚱한짓 일지도 모르는 모험같은 일을 벌이는 것이 무료한 삶을 더 스릴있고 재밋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벌써 과거 되어 버린 어제의 산행은 시원하고 짜릿했던 순간도 힘든 순간도 순식간에 흘러가는가는 세월처럼 과거가 되어 버리고
그시절 북한산 비봉능선에서의 기억은 되돌릴 수없는 그리움으로 분명 마음속에 남으리라
힘들면 힘든 만큼 즐거우면 즐거운 만큼의 추억으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함께 해준 친구에게 감사 드린다!
♥︎♥︎♥︎
불광역ㅡ대호아파트 203동 옆ㅡ족두리봉ㅡ향로봉ㅡ비봉ㅡ사모바위ㅡ승가봉ㅡ문수봉ㅡ대남문 ㅡ구기분소
06.20 동대구 출발
06.40 김천
07.00 대전
07.20 천안아산역
07.41 광명역
08.01 서울역 도착
09.05 산행시작.
대호아파트 103동 오른쪽이 입구
09.50 쪽두리봉
11.15 향로봉
11.55 비봉
12.10 비봉출발
12 20 사모바위. 점심
13.45 출발
13.55 승가봉
15.15 문수봉
15.30 대남문
17.00 구기탐방지원센터
17.20 구기파출소
17.30 7022번 버스승차
18.35 서울역 도착
서울역 대합실
초입 은평구 대호 아파트 뒷편
초입. 족두리봉 가는길
자작 한컷
10분뒤 바로 조망
족두리봉에서
뒷편 왼쪽 종착지 문수봉
족두리봉
비봉
백운대. 만경대.의상능선 등
줄곧 이런길이다
비봉 오르는길
비봉 거북바위
진흥왕 순수비
공비 소굴
사모 바위
뒤로 비봉.향적봉
까마귀
댕댕이 야생치고는 땍깔좋다
둘이 눈치 싸움
우측으로 기어내려옴
무서버 엉거주춤?
멋진 소나무도 있네
여기도 통천문 있네. 문수봉 가는길
여길 기어 올라야 됨
냥이. 사람 겁도 안냄
문수봉 수직 절벽
사모바위. 곧 자빠질듯...
문수봉
가운데 구기 골짜기로 하산.왼쪽 보현봉은 휴식년제
문수봉옆 보현봉. 휴식년제중
문수봉 가는길
이자도 사람 겁 안냄. 청솔모
백운대. 인수봉.만경대
댕댕이 문수봉 바로 아래서 취침중
대남문. 먹이 준다고 달려온놈.관망중.나중에 합세
힌둥이 먹이 흡입중. 나중에 문수봉에서 취침하던놈도 달려옴
대남문
서울역앞 골뱅이 안주에 생맥주 두사발
승가봉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