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112km 라이딩
10/20(토)에 드디어 일을 저질렀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라이딩을 결행한 것이다.
잠실나루역 4번 출구에서 시작하여 춘천 의암호반을 돌아 춘천역에서 마무리한 107.6km의 거리로 7시간 35분이 걸렸다.
잠실나루역(07:10) → 미사대교(07:40) → 팔당초계국수집 언덕 위 쉼터(08:20) → 양수철교 아래 인증센터(08:45) → 청평생태공원(10:30) → 백양리역(폐역) 근처 문인광장(12:00) → 강촌 풍경밥집(12:20, 50분 휴식) → 반야선원(13:35) → 춘천문학공원 → 소양강처녀상(14:35) → 춘천역(14:45)
※ ±1~2분 정도는 5분 단위 기준으로 반올림 처리. 시간이란 어차피 운용에 따라 얼마든지 융통성이 있으니까 ... 휴식은 5~10분
대학 동기들의 작은 모임에서 작년 4월 말에 라이딩으로 충주를 다녀오자고 한 적이 있다. 나의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로 나는 빠졌고 당시 세 명은 대타로 하트코스를 돌았다. 그걸 알게 된 나도 일주쯤 뒤인 5/5에 하트코스를 탔지. 그 처음 계획이 살아 있어 언젠가 실행하자고 하다가 내가 혼자 지난 10/3에 양수역 왕복 100km를 하면서 다시 불이 댕겨진 것! 결국 갑작스럽게 춘천행이 추진되었다. itx 표는 여유를 두고 일찍 예매하지 않으면 춘천행도 서울행도 구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처음은 춘천으로 가면서 타는 것이었으나 그 보다는 춘천까지 갔다가 오면서 라이딩하자고 해서 그리 알아봤지만 역시 표가 없었다. 원래로 돌아와 춘천으로 가면서 라이딩하기로 했는데 거치대까지 포함한 표를 어렵사리 확보하게 돼 다행이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10/17(수)에 후배 두 명이 같이 가자고 연락이 왔다. 그네는 아라서해갑문(정서진)을 다녀오기로 했다가 내가 16일(화)에 저녁을 함께 먹을 일이 있어 우리의 계획을 말했었는데 방향을 틀어 우리와의 동행을 원한 것이다. 그래서 일행은 5명이 되었다. 운길산역에서 만나자고 해서 각자 잔차를 타고 와서 거기에서 만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네는 운길산역까지는 전철을 타고 와서 합류했고 당일 만나서야 알았다. 그러나 그네는 거치대가 없었고 그로 인해 열차에서 곤란한 일이 생겼다. 구체적인 것은 언급하지 않겠다. 열차 1편당 1, 8호차에 4개씩의 거치대가 있어 총 8개인데 막상 그 서울행 열차에서는 거치대가 비었더라. 예매할 때는 매진이었는데 왜 이리 되었을까? 이런저런 추측을 해 보았지만 다 부질없는 일!
시기적으로 만추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철에다가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았다. 만산홍엽의 단풍에 호수같이 넓으며 잔잔한 강과 그 강가에 조성된 공원들이 어디나 아주 멋지고 기가 막혔다. 팔당 주변의 아침 물안개와 춘천 의암호반의 데크길 등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가을날이었다. 이 시기에 라이딩하면서만 느낄 수 있는 감흥이고 감동이었다. 다만 달리면서 눈은 즐거웠지만 사진으로 남기기는 어려웠고 그저 쉬면서 몇 장 찍은 것만 여기에 올린다. 아무튼 이날 차질이 없이 진행이 잘 되었다. 원래는 의암호반을 돌지 않고 의암댐 위쪽의 신연교를 건너 곧장 춘천역으로 가는 것이었으나 당일 즉석에서 계획을 바꾸어 의암호반을 돌아 신매대교를 건너고 소양2교로 나오게 되었다. 시간이 여유가 많지는 않았어도 쫒기지도 않았다. 더구나 일정이 바뀌며 거리가 길어졌는데도 말이다. 누구도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고 장비도 말썽을 부리지 않았으며 탈 없이 집에 잘 돌아왔으니 얼마나 기쁘고 감사할 일이랴! 한 명은 집에서부터 잔차를 타고와 누적 130km 정도를 탔고, 다른 한 명은 125km쯤을, 나는 112km 정도 탔더라. 셋 다 우리 나이로 60이다. 하여간 모두 수고했고 감사한 일이다. 이런 기회가 또 있을 것 같다. 당연히 참가해야지!
경춘고속국도 미사대교 아래의 첫 휴식. 기온이 내린 아침이라 쌀쌀하고 손도 시렸다. 고덕산 근처 고개를 오를 때 힘들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근처를 지나며 바라본 팔당 근처는 물안개로 자욱했다. 팔당대교 위는 바람이 세서 밀리는 느낌! 초계국수집을 지나 언덕을 오른 후에 있는 쉼터에서 바라본 예봉산이다. 작년 5/6에 운길산-예봉산을 순환 산행하며 갔을 때도 정상에서 큰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도 타워크레인이 보인다.
양수철교 아래의 인증센터. 뒤의 '물의 정원' 입구에서 후배들과 만나기로 했지만 그네들도 집에서부터 잔차를 타고 오는 줄 알고 일단 여기에서 기다렸다. 곧 이동하여 원래 약속 장소에서 합류했다.
동기들
'물의 정원'에서 바라본 운길산. 수종사도 보인다.
청평역 근처 호명산으로 건너는 다리 옆에서 화장실 때문에 잠깐 섰다. 호명산에서 내려오는 줄기
3년 전 호명산에 올라 호명호수를 거쳐 상천역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할 때는 이곳에 징검다리가 있었지만 언젠가 다리가 놓였다. '기타다리'인가? 뒤로 멀게 보이는 게 호명산이다. 이곳에서 곧 더 가서 청평생태공원에서 쉬었다.
가평읍내의 자라섬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인증센터에서 쉬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많아 지나친 것이 이날 힘들게 했다. 쉴 곳을 찾다보니 75분 동안 25km 정도를 가게 되어서다. 다른 네 명은 괜찮았지만 체력이 약한 내가 좀 처지게 되었고 뒤의 두 명이 답답했을 것이다. 특히 빗고개를 넘기 위해 터널까지 이르는 완만한 오르막에서 많이 지쳤다. 강촌교 2km 전 '문인광장'으로 뒤에 강촌교가 보인다. 왼쪽은 등선봉-삼악산 줄기다.
강촌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50분 보냈다. 다시 출발한 얼마 후 내 오른쪽 허벅다리 아래쪽이 뭉쳐 잠시 당혹! 그러나 곧 회복되어 다행이었다. 의암호반의 반야선원. 뒤로 중도가 보이고 오른쪽은 붕어섬이다.
반야선원에서 바라본 의암댐 방향
금산초교 근처의 호수 안쪽 가장자리에 조성된 데크길은 한참 이어졌고 아주 멋졌다. 영화에서나 본 듯한 환상적인 길이었다. 그 데크길에서의 후배들. 뒤 왼쪽에 신매대교가 보인다.
동기들
소양2교 옆의 '소양강처녀상'과 뒤의 스카이워크. 사람들이 많았다.
소양강처녀상
소양2교
셀프샷!
일행 5명이 함께!
힘 자랑? 잔차 자랑? 모두 다 자랑!
후배들
동기들
춘천역 서쪽
2018.10.22.
첫댓글 이날 선두에 나서 리드를 하느라 애쓴 동문이 고생이 많았네.
그 자리가 전체 운행을 잘 조율해야 하는 위치라 쉽지 않은데
작년에 와 봤던 경험이 있어 그런 중책을 맡았고 잘 진행했네.
또 잔차 뒤 짐받이에 큰 가방 가득 먹거리를 챙겨 와서
내내 에너지가 충만하게 해준 재흥이도 역시 고생했고 고마우이.
내 짐이 늘어나면 어려운 일인데 기꺼이 보급대장을 맡았으니
그 덕에 우리 모두가 배를 든든히 채우고 행복감 만땅으로 달렸지.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이번 라이딩이 즐겁고 기쁘고 보람이 가득했으니 감솨!
또 후배들한테도 고맙고, 지산과 호영도 다음엔 같이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