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모전에도 좋은 작품이 많아 입상작 선정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중등부 부문 출품작이 적어서 아쉬운 한편, 출품작 대부분이 문학성이 뛰어나 읽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휴대폰을 켜면 몇 번의 손놀림만으로도 수많은 게임과 흥미로운 사이트가 펼쳐지는 시대, 줄임말과 비속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시대에, 글을 쓰고 다듬어 보낸 학생들이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중등부 장원 <도원경>은 판타지 기법을 자연스럽게 도입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점이 돋보였습니다. 외로움과 두려움을 스스로 치유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무리 없이 잘 표현 되어 읽는 재미가 적지 않았습니다. 함께 보낸 작품 <친구 만들기>는 <도원경>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져 아쉬웠습니다. 고등부 장원에는 <주마등>이 선정되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람에게 이승에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특이한 점은 그가 살아 있었다면 전개되었을 미래까지 보여준 것입니다. 일반부 응모작은 장편소설이 많았습니다. 당선작을 정한 후 장원과 차상, 차하를 가리기 위해 신중을 기했습니다. 일반부 응모작 가운데 <끈>과 <웅진성> 두 작품을 놓고 심사숙고한 끝에 <끈>을 장원으로 선정했습니다. 의정부전국문학공모전은 시와 산문의 장원 작품 중 하나를 대상으로 정하는데 <끈>이 대상작으로 선정되어 <웅진성>이 장원에 오르게 됐습니다. 대상작품 <끈>은 보이는 ‘끈’과 보이지 않는 ‘끈’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가 공감하기 쉽게 잘 묘사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포기할 수 없는 엄마의 끈과, 아들과 아내를 떠났으나 아예 그 끈을 끊을 수는 없는 아버지의 끈 이야기가 제목에 걸맞게 진술된 수작이었습니다. 장원작품 <웅진성>은 문체가 유려하고 문장력이 뛰어났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삶을 마감하는 장면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 탓에 작품이 전체적으로 산만한 감이 있어 독자의 몰입을 방해한 것입니다.
심사를 마치며, 정해진 편 수 탓에 수상작에 올릴 수 없었던 작품들이 생각났습니다. 글을 쓰고 다듬고 결과를 기다리는 응모자들의 심정도 떠올랐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창작에 관련된 모든 시간이 이미 각자의 마음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씨앗을 뿌렸다고 믿습니다. 모두의 건필을 빕니다.
심사평: 의정부문인협회 산문분과장 유정숙
심사위원: 의정부문인협회 산문분과 회원
<<제20회 의정부전국문학공모전 입상자 명단>>
<중등부>
장원: 서아름 - 도원경(경포중학교)
차상: 이채린 - 요정의 사과(발곡중학교)
차하: 최예나 - 의자(충주중앙중학교)
장려: 고은아 - 서애 찻집:2주 안에 17GB 채우기(의정부여자중학교)
장려: 송서연 - 더 이상 예전처럼 밝은 네가 아니어도(구리 인창중학교)
장려: 박예준 - 가을의 만남(서울 장평중학교)
장려: 박효진 - 글쓰기(서초중학교)
장려: 김하린 - 프로젝트 ‘시선 24’(유봉여자중학교)
<고등부>
장원: 강다연 - 주마등(인천 초은고등학교)
차상: 김하연 - 고래(서울 성수고등학교)
차하: 강예진 - 목각(서울 해성여자고등학교)
장려: 유하은 - 기억해요, 4월 16일(송림고등학교)
장려: 서수민 - 위대한줄 알았던 쇼맨(송림고등학교)
장려: 김보현 - 영화 ‘코코’를 보고(송림고등학교)
장려: 김영재 - 습관의 역습(송림고등학교)
장려: 최현정 - 빛가루 꿈가루 비비기(용문고등학교)
<일반부>
대상: 한지원 - 끈
장원: 김원유 - 웅진성
차상: 마정열 - 삼부연
차하: 김규리 -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다
장려: 오주훈 - 임계점
장려: 정서인 - 열두 개의 손가락
장려: 최세환 - 풀무질 소리
장려: 배해성 - 나는 오늘 죽었습니다
장려: 이혜진 - 장작의 삶
끝.
첫댓글 책 한 권 분량의 장편소설도 몇 편 있었는데 모두 읽어내시고 눈이 아픈 가운데 빛나는 작품을 찾아내신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작품 전국에서 보내주시고 문학적 자극을 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산문 심사는 체력도 요구되는 작업이지요.
응모하신 모든 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수상하신 분들, 축하합니다!^^*
산문 응모작 분량이 만만찮아 심사 과정이 수고로웠지만 수작이 많아 읽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분과장님을 비롯하여 심사에 임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