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페루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마추픽추에 한 발 가까이 갑니다.
잉카문명의 중심지, 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던 꾸스코에 입성하는 날입니다.
꾸스코는 3400m에 위치한 고산도시입니다.
한국에서부터 그토록 우리 여행자들을 두렵게 하던 고산병.
예전에 고산지대에서 고산병을 앓은 적이 있든 없든 예측이 되지 않는 것이 고산증세입니다.
같은 고산지대라 해도 그 곳에서 얼마나 천천히 잘 적응하는지에 따라 증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현재의 몸 컨디션에 따라서도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꾸스코를 시작으로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지대까지 이어지는 고산 지대의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려면 꾸스코에서 잘 적응을 해야합니다.
우리팀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예의 그 긍정적인 마인드가 고산증세에 대해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고산증세에 대해 너무 염려하면서 겁을 먹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힘들면 약을 먹으면 된다, 그리고 심리적인 것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모두가 모였을 때는 되도록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얘기는 삼가했습니다.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고산증을 겪는 많은 사람들의 케이스를 보면서 보편적인 주의사항에 대해서 계속 강조해 드렸고,
특히나 일정에 관련해서는 팀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우려했던 것 보다는 무난하게 고산증세를 다스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팀 모두가 각자의 컨디션 관리를 훌륭하게 해내셨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도착 첫 날 잉카박물관앞에서 갑자기 기절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깜박 정신을 잃으셨다가 금세 깨어나시긴 했는데 모두들 깜짝 놀랐고, 가이드 포비님은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그러나 잠시 누워서 휴식을 취하시더니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나 괜찮은데 사람들 앞에서 기절한 게 부끄러워서 죽겠다'고요. ^^
제가 긴장풀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습니다. ㅎㅎ
꾸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입니다.
꽃청춘에서 유희열과 이적이 뛰어다니던 곳이라 많은 분들에게 친숙해진 곳이지요.
거기서도 윤상은 고산증으로 힘들어 했었더랬죠.
가을로 접어들어가는 꾸스코의 하늘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저와 에티오피아 인스펙션 여행을 함께 다녀오셨던 정예멤버 차븐샘님.
언제나 해피댄스를 추시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걸 어색해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 분은 여행을 제대로 즐기실 줄 아는 제가 본 몇 안 되는 분들 중 한 명입니다.
혼자만의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을 제대로 어우를 줄 아시는 진정한 여행자의 모습!
남미를 2번째 오셨다는 사실이 더 놀랍지요.
이번 남미여행에서 나스카라인 경비행기 때 멀리가 온 것과 고산증세로 다소 고생하신 스스로에게 많이 놀라셨다고 합니다.
우리끼리 얘기했습니다. '한 해 한 해가 다르다고요'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화려한 컬러의 케이크들.
한 조각 먹으면 지구를 열 바퀴는 뛰어야 할 것 같은 단내가 풍겨옵니다.
잉카인들이 성스런 땅의 신 '퓨마'를 닮은 도시라고 했다는 꾸스코.
구시가지의 잘 보존된 잉카 건축양식과 돌담들은 남미에서 가장 인상적인 도시라는 칭호에 걸맞지요.
단체사진은 나만 잘 나왔는지 보면 됩니다.
내가 잘 나온 사진으로 퍼가시면 됩니다 ^^
꾸스코를 굽어보는 삭사이와만 유적지입니다.
태양신을 위한 신전의 역활도 했고 꾸스코를 지키는 요새의 역활도 했다고 합니다.
기분 좋게 꾸스코의 이틀째 일정을 소화하려는 날..
꾸스코 외곽의 성스런 계곡을 둘러봐야 하는 일정인데 외곽으로 나가는 도로가 농민들의 데모로 길이 막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도로가 막히면 성스런 계곡투어는 물론이거니와 마추픽추로 나가는 길도 막힙니다.
스탭들과 머리를 맞대로 의논을 해서 내린 결론은 일단은 도로가 봉쇄된 지점 직전까지 있는 모든 유적을 조금씩 보면서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일정에 없는 작은 잉카 유적지를 돌아보는 와중에 이렇게 농민들이 돌이나 나무로 도로를 막아선 곳을 발견했습니다.
데모라고는 해도 험악한 분위기는 없었고 돌과 나무를 치우는 경찰들도 웃고 있습니다.
처음 데모소식을 접했을 때는 '아이고..'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그래도 보는데까지는 다 돌아보자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길 끝까지 가 본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결국 경찰들이 피삭까지는 갈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다음 날 보기로 한 피삭을 미리 보기로 하고 경찰차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가다가 멈추고 치우고 또 가는 상황이었지만... 우리팀은 어느새 이런 상황조차 즐기고 있었습니다.
가이드로부터 농민들이 정부에게 항의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이 이런 방식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오히려 안쓰러운 마음도 듭니다.
우리 버스 기사님은 대단한 분입니다.
오늘 우리팀이 꼭 피삭유적지를 볼 수 있게 해 주겠다며 경찰을 도와 돌과 나무를 치우는 일에 앞장서시더군요.
알고보니 현지 버스회사 사장님이 직접 기사분으로 오신것이더군요.
버스에 앉아 도로가 정리되기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데모 덕에 여행자들로 넘치는 피삭가는 길이 우리팀 외에 한 두 팀 밖에 없음을 발견했으니까요.
가게 되면... 마치 전세 낸 것처럼 둘러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좋은 경험과 여행들 하셨네요~
그 모든것들이 지나고나면아름답고 항복했던 추억이겠지요
네, 지나고 보면 늘 웃게 됩니다. ^^
단체 사진도 많이 찍고 팀웍이 너무 좋은듯... 부러운 마음도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천박사님의 해피해피한 모습에 나도 덩달아 해피해 지려 하네요!!
멋진 사진과 함께 잼나는 여행기 즐감 합니다^^*
어려운 환경중에서도 밀고 나가는 힘에 아마도 그날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을 거유
그런때 천박사님의 리더쉽이 더욱 빛을 내는 것이지유.
'한 조각 먹으면 지구를 열 바퀴는 뛰어야 할 것 같은 단내가 풍겨옵니다.'
ㅇㅎㅎㅎㅎㅎㅎㅎ
딱~~~
행복한 투덜이네!
우~차차
순간포착을 잘하셨구만요.
맘에 듭니당.
탱큐.
문 닫기 전에 좋은 사진 팍 팍 퍼갑니다.
역시 카메라가 좋구만 ㅋㅋㅋㅋ
ㅎㅎ 잉카 박물관 앞에서 잠시 기절하여 포비님을 기절초풍시킨 사람이 저옵니다.
꿈에 그리던 쿠스코였던지라 추억 한가지 보탠 셈인데
여러사람 놀래켜서 정말 죄송!
기절 전에 전조도 없었고 기절 후의 후유증도 없었던지라
심히 창피했죠.
천박사 사진 보니 데모한다고 늘어놓은 돌멩이와 나무들이 참으로 인간적이네요.
밤새 늘어 놓느라 고생하셨을텐데...
삐삭은 비온뒤라 마을이 싹 씻어놓은 듯 맑고 깨끗했고
공기 청정하고 계단식 밭의 푸르름이 정말 예뻤어요
쿠스코에서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땅만 보고 걸어 하늘 본 기억이 없네요 ㅠㅠ
고산 경험이 있는 언니 걱정을 하며 내가 언니를 돌봐주어야지 라고 맘먹고 간 여행인데
도리어 언니한테 더 많은 배려를 받고 말았답니다.
아 하늘만 아십니다. 누가 고산증을 격을지는~~~